Boundless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123
121. 무공 (1)
사제지간(師弟之間).
직역하자면 스승과 제자의 관계라는 뜻인데…….
내가 누군가의 제자가 된다는 건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그럴 만도 했다.
예전에는 나 같은 무능력한 각성자를 제자로 들여 줄 사람이 없었고.
탑을 오르기 시작한 뒤부터 나는 스승이랄 것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텟을 흡수하고, 스킬을 흡수하고, 권능을 흡수하고…….
네크로맨시의 특성을 이용하면 원하는 건 대부분 손에 넣을 수 있었으니 당연했다.
이번 12층 시련을 통해서 재능을 자각한 이후부터는 스킬 아닌 기술에도 일가견이 생겼고.
그 탓에 스승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은 일생을 통틀어서 봐도 없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제지간의 연을 맺게 되면 제가 뭘 배우게 되는 겁니까?”
“많은 걸 배울 거예요. 일단은 제 무공에 대해서 배우게 되겠…….”
“배움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이제부터 스승님이라고 부르면 되겠습니까?”
“…….”
나는 바로 백학검선의 제안에 응하여 그녀의 제자가 되기로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백학검선은 40층 이상의 계층을 등반한 도전자야.’
현재 내가 백학검선에게 배움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일종의 행운과도 마찬가지다.
40층 이상의 계층까지 등반한 도전자가 직접 기술을 전수하겠는데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당장 남궁혁이 썼던 검법조차도 이렇게 강력한데 백학검선의 검법이라면 더 쓸 만하겠지.’
심지어 백학검선의 권능을 보면 그녀의 실력이 얼마나 고강했는지도 알 수 있는 바였고.
강자의 기술을 배울 기회라는 건 명확했으므로 나는 크게 망설이지 않았다.
내 딴에는 철저히 타산적이라 할 수 있는 대답이었지만…….
백학검선은 내가 이렇게 빠르게 수긍할 줄 몰랐다는 태도였다.
“성윤. 이건 강요 같은 게 아니에요. 좀 더 고민해 봐도 좋…….”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배움을 거부할 생각은 없습니다.”
진심이었다.
13층 통합 시련에서 전투의 신이 보내 온 메시지를 읽은 이후부터는 더 그러했다.
강해지고 또 강해져서 설령 신이라 할지라도 나를 함부로 대할 수 없을 만큼 성장하는 것.
그게 바로 내가 추구하는 목표였다.
“…….”
그 말에 백학검선은 잠시 고민하는 눈치를 보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성윤의 뜻이 그렇다면 거부하지는 않을게요. 대신, 나중에 후회하지 마세요.”
후회라니…….
생각하지도 못했던 단어의 등장에 나는 물음을 건넸다.
“후회할 정도로 가혹하게 대하실 생각입니까?”
사실 후회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가혹하다면 나로서는 환영이었다.
혹독함은 스킬의 숙련도 또한 올릴 수 있고 경험 또한 올라가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통해서 획득할 것도 큰데 결과물로 스킬 아닌 기술에 대해서도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최상의 결과이지 않을까?
하지만 백학검선의 반응을 보니 그 정도로 혹독하게 대할 생각은 없는 듯했다.
“그, 그런 게 아니라…….”
“……?”
“……무인에게 있어서 스승이란 대부분 일생을 통틀어 한 번 있는 존재라 후회하지 말라고 한 거예요.”
“아…….”
그렇구나.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별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일생에 한 번 둘 수 있다는 게 스승이라면 오히려 좋은 게 아닌가?’
백학검선처럼 고강한 실력자이며 동시에 인격자인 사람을 스승으로 삼을 기회는 없을 터이다.
내가 겪어 온 무림인이란 족속은 대부분 오만하고 또 편협하여 배울 것도 없는 이들이었다.
기술?
훔치면 훔쳤지 절대로 정식으로 배울 수 없는 것이 무림인이다.
‘무림인 중에 내가 스승으로 삼을 사람이 어디에 있다고…….’
스승을 정한다면 차라리 이 자리에서 정하는 것이 옳았다.
그러니 후회하지 않을 수 있으니 어쩌느니 해도 내게는 와닿지 않았다.
“말이 길어지긴 했는데, 한마디로 말해서 저를 스승으로 삼은 걸 후회하지 않겠냐는 거예요.”
“그런 거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후회할 일은 절대 없습니다.”
바로 내놓은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백학검선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런가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그럼 절차에 따라서 성윤이 구배지례를 올리기 이전에 정식으로 저를 소개할게요.”
이내 백학검선의 얼굴에 진중함이 감돌기 시작하며 그녀의 입이 달싹여졌다.
“백씨검가(白氏劍家)의 17대 가주이고, 동시에, 전대의 무림제일인.”
흡사 말에 힘이라도 담긴 듯 강렬한 기세도 기세였지만…….
무엇보다도 그녀 스스로 하는 소개에 나는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게 바로 당신의 스승이 될 백설화(白雪花)라는 무인이에요.”
……알고 보니 내 관리자는 전대의 무림제일인이었다.
***
무림제일인(武林第一人).
그게 뜻하는 바는 간단했다.
바로 무림 차원에서 적이 없는 강자 중의 강자라는 것이다.
물론 전대(前代)라는 수식어가 붙긴 했다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내 스승이 될 사람이 그만큼 강했다는 것이지.’
백학검선이 알려준 대로 구배지례를 마친 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흡족하다는 듯 입꼬리를 씰룩거리던 백학검선의 입이 열렸다.
“성윤이 배움을 받는 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을 거예요.”
“……?”
“최초의 배움을 제외하면 성윤은 배울 게 더 없을 테니까요.”
“그게 무슨 뜻입니까?”
“간단해요. 성윤이 남궁세가의 창천검형을 정식으로 배우지 않았어도 바로 실전에서 쓸 수 있는 것처럼 수련은 필요하지 않다는 뜻이에요.”
“…….”
창천검형(蒼天劍形).
아마도 남궁혁이 쓴 검법의 정식 명칭인 모양새인데…….
그걸 바로 쓸 수 있을 정도라면 내게는 오랜 기간의 수련이 필요하지 않은 듯했다.
“성윤은 천재예요. 수련 및 대련을 통한 반복 숙달이 없어도 되는. 기본 이론 및 비전 무공의 전수를 끝내면 바로 실전에 들어가는 게 나아요.”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백학검선의 이론 전수가 이어졌다.
“무공이란 크게 심법과 신법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이어서 짧은 이론 전수를 요약하자면 이러했다.
심법은 외부의 마력을 신체 내부로 정제하여 저장하는 기술이며 그렇게 정제 과정을 거쳐서 저장된 마력은 내공이라고 하고.
신법은 몸을 다루는 법으로 크게 이동기에 해당하는 경신술과 검법 같은 게 있으며.
이 모든 걸 통틀어 무공이라 하며 특정 심법의 기운으로만 쓸 수 있는 무공도 있다는 등의 자질구레한 설명까지…….
꽤 많은 설명을 듣는 와중에 나는 의문을 품었다.
‘그러고 보니 혈천심공도 심법 중 하나에 속하지 않나……?’
혈마신교의 패배한 후계자라는 관리자에게 후원받은 권능도 일종의 심법과도 비슷했다.
보통 심법처럼 외부 마력을 단전이라는 장소에 정제하여 저장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해당 권능을 활성화하면 내부 마력을 일시적으로 내공으로 치환하여 사용할 수 있었다.
“궁금한 점이 있는데…….”
그에 나는 내심 끙끙 앓는 대신에 백학검선에게 바로 물음을 던졌다.
“따로 익힌 심법이 있어도 제자로서 배우게 될 무공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겁니까?”
마력을 내공으로 치환하는 혈천심공의 권능은 괜찮은 것인지에 대해서.
“……방금 도대체 뭐라고 했어요?”
그리고 그 찰나에 백학검선의 두 눈동자가 생기를 잃고 공허함을 머금었다.
맑고 청아했던 동공이 처음으로 그 빛을 잃고 이질적인 분위기를 품었다.
“심법을 익히고 있다니……. 좀 더 자세히 말해 보세요. 빨리요.”
그녀의 재촉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여태까지는 몰랐는데 심법이랑 비슷한 걸 익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일반 심법이랑 달라서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긴 한데…….
나는 무공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것이 없으니 백학검선에게 물어보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비슷한 것……? 서, 설마 그 여자한테, 철혈의 군주한테, 오러 연공을 배웠어요……?”
오러 연공이라.
‘다른 세계의 심법 같은 개념인가?’
지구 차원에서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개념들인데…….
아무래도 외부 마력의 정제 및 저장은 꽤 다른 세상에서는 흔한 듯했다.
‘하기야, 시스템이나 고유 특성이 없는 세상에서는 마력을 올린다는 개념이 없겠지.’
오히려 지구 차원이 다른 차원에 비해서 이런 부분이 덜 발전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그러한 감상은 오래는 가지 못했다.
백학검선이 여전히 빛을 잃은 눈을 유지하며 내게 대답은 재촉했기 때문이다.
“배웠어요? 오러 연공을? 그 여자한테?”
“아니, 그건…….”
“그럴 리 없는데.”
“……예?”
바로 대답을 내놓으려는 찰나에 백학검선이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그 여자의 잔향도 안 느껴지고, 아무리 그래도 이런 약조를 어길 여자도 아닌데…….”
“……?”
“믿을 수 없어요. 확인을 좀 제대로 해 봐야겠어요.”
“확인이라니, 그건 또 무슨…….”
내가 한 말이 다 끝나기 전에 백학검선이 내게 더 가깝게 접근했고.
이어서 나는 어느새 은밀히 이동한 백학검선의 손이 내 하복부에 맞닿았음을 깨달았다.
심지어 그것도 겉옷에 닿은 게 아니라 겉옷의 안에 있는 살결에.
자그맣고 서늘한 손이 옷 안의 살갗에 맞닿으니 경종이 울리는 듯했다.
‘어느새 이렇게……?’
바로 앞에 있었는데 손이 맞닿기 직전까지도 그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다.
이것이 만약에 적의 손이었다면 상당히 위험했을 것이다.
‘……나중에 한 번 이것도 배울 수 있는지 물어봐야겠네.’
이것도 스킬 아닌 기술이라 한다면 분명히 나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바로 몸을 뒤로 빼려 했으나 그럴 수 없었다.
어느새 백학검선의 다른 손이 내 허리를 붙잡고 퇴로를 막아선 탓.
그에 이게 무슨 확인 작업인지 물어보려 입을 열려고 했지만…….
“쉿……. 잠시만 조용히.”
이어진 백학검선의 말에 그마저도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
나는 조용히 살짝 허리를 숙인 채 집중하고 있는 백학검선을 바라보았다.
근원지를 알아내기 어려운 정향(丁香)이 코를 살며시 스치며 후각을 자극했다.
그렇게 잠시 마음을 비운 채 서 있다 보니 백학검선이 이내 내게서 손을 떼어 냈다.
옷의 밑으로 들어간 손길이 밖으로 빠져나갔고 이내 백학검선이 확인의 결과를 입에 담았다.
“순수 마력을 빼면 별도의 심법은 익힌 흔적이 없는데요……?”
흡사 꾀병을 본 것 같은 의사처럼 백학검선의 표정이 묘해졌다.
***
“불쾌한 사기(邪氣) 같은 게 왜인지 모르게 떠도는 것 같긴 한데……. 그것 빼곤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어요.”
진단 결과로는 혈천심공의 잔재 같은 기운을 빼면 괜찮다는 듯했다.
혈천심공은 일반 심법의 개념처럼 외부 마력을 정제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정식 심법으로 취급되지 않는 모양.
“다행이네요.”
그에 나는 바로 혈천심공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12층에서 세 명의 관리자에게 후원받은 권능 중 하나이며…….
혈천심공은 활성화하면 일부 마력을 내공으로 치환할 수 있다고.
그 말을 들은 백학검선이 그제야 두 눈에 생기를 되찾은 채 작게 웃음을 지었다.
“그건 심법이 아니라 권능이잖아요. 물론 생전에 익힌 심법이 권능으로 화한 형태긴 한데 심법이라고 볼 수 없어요.”
“그렇군요.”
“깜짝 놀라서 무례하게 확인했네요. 그, 죄송해요. 심법을 따로 익혔다고 하니 잠깐 감정이 과해져서…….”
“괜찮습니다.”
그럴 만도 했다.
심법에 따라서 쓸 수 있는 무공도 달라진다면 그녀도 상당히 놀랐을 터이다.
기껏 제자로 받아들였는데 전수해 줄 수 있는 기술이 한정되는 거나 마찬가지이니.
그렇게 내가 이해하고 있자니 이내 백학검선이 조용히 중얼거리듯 말했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는 않네요…….”
“……?”
“혈교의 잡종 주제에 이런 천한 심법을 권능으로 후원하다니…….”
“…….”
“아, 물론 성윤이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주제도 모르고 이런 것을 준 작자가 무례한 것이지.”
그에 나는 백학검선에 대한 인격의 평가를 살짝 수정했다.
‘인격자인 건 맞는데 역시 무림인은 무림인이네…….’
똑같은 관리자임에도 바로 혈교의 잡것이라며 적대심을 드러냈으니.
아마도 그녀 또한 적 같은 존재에게는 가차 없는 성정일 확률이 높았다.
물론 그게 문제가 될 부분은 아닌지라 나는 이내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럼 이게 진짜 심법은 아니니 문제는 되지 않는다는 겁니까?”
“그렇긴 한데 이런 것이 있으면 심법은 배우지 않는 게 나을 수도 있겠네요.”
“……?”
“성윤은 심법을 배우지 않아도 마력을 쌓을 수 있고, 권능으로 심법을 배우면 여러 심법을 호환해가며 쓸 수 있으니까요.”
“그건 그렇긴 한데 그래도 되는 겁니까?”
“아, 무공에 관해서라면 제 무공은 그다지 심법에 구애받지 않아서 괜찮아요. 다만, 방금 심법에 관한 건 사제지간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라서…….”
“그렇습니까.”
심법을 마력을 통해서 그때마다 번갈아서 쓸 수 있다면 확실히 그러는 것이 나을 듯했다.
그리고 백학검선의 무공 또한 내공의 기질에 영향을 받지 않는 터라 괜찮다고 했고.
그렇게 내가 이해하고 있자니 이내 백학검선이 분위기가 불편했는지 화제를 돌렸다.
“……흠흠! 우, 우선은 검법부터 알려드릴 테니 한 번 보고 따라만 해 보세요.”
드디어 본론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바로 정신이 확 들었고.
“알겠습니다.”
나는 자세를 잡은 채 백학검선이 시연하는 검법을 바라보았다.
「스킬 ‘전투 집중’이 활성화됩니다.」
「사용자의 집중력이 네 배 상승합니다.」
전투 집중의 스킬까지 써 가며 정신을 집중하니…….
어느새 백학검선의 손에 들린 검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가속된 인지 세계에서도 빠른 검격이니 그냥 바라봤다면 관찰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심지어 나한테 보여 주는 거라서 늦춘 속도가 이 정도겠지.’
그에 나는 내심 침음을 흘리며 백학검선의 실력에 감탄했다.
하지만 감탄은 감탄이었고 나는 바로 잡념을 비운 채 다시 집중했다.
상당히 가속된 인지 세계에서 나는 그녀의 검법을 뇌리에 각인시키듯 관조했다.
그리고.
“……이제 제 검법인 백검칠식(白劍七式)의 첫 번째 초식 백검섬해(白劍閃海)에요.”
백검섬해(白劍閃海).
하얀 검이 바다를 빛처럼 빠르게 가른다는 뜻의 초식 시연이 끝났다.
“제대로 못 봤을 수 있는데……. 죄송해요. 이게 백검섬해의 최소 요구 속도라서…….”
백학검선은 내게 상당히 미안해하는 눈치였으나 그녀의 우려와는 달리 나는 검을 제대로 봤다.
“괜찮습니다. 이 정도라면 따라 할 수 있을 거 같네요.”
이어서 나는 백학검선과의 거리를 살짝 벌린 후 그대로 머리에 각인시킨 검법을 떠올렸다.
흡사 공간 자체를 지배하듯 경로상에 있는 모든 것을 베겠다는 기세의 초식은…….
백검섬해라는 초식의 명칭처럼 빠르고 또 강력한 검격이었다.
‘공간 자체를 피하지 못하게 끌어당겨서 벤다는 느낌인데…….’
어쩌면 인력(引力)과도 같이 작용하는 느낌이 있는 초식이었다.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이내 손에 든 검을 쥔 채 그대로 내리뻗었다.
‘이렇게 해야 하는 건가?’
그대로 감각을 따라서 최대한 똑같은 형태로 백학검선의 검로(劍路)를 재현했다.
실제로 의념을 담은 검기는 아니지만 의념을 담으면 검은 어느 정도는 성질을 구현하는 법.
전투 집중에 의해서 가속된 인지 세계에서 나는 최대한 완벽하게 백검섬해를 재현해냈고.
「스킬 ‘전투 집중’이 비활성화됩니다.」
이어서 전투 집중의 스킬을 비활성화한 나는 고개를 돌려서 백학검선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하는 게 맞습니까?”
방금 내가 펼친 초식이 정답이랑 가깝냐는 물음이었다.
그리고.
“…….”
그에 대한 해답은 경악했다는 듯 나를 바라보고 있는 백학검선의 시선이 대신했다.
“말도 안 돼…….”
정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