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less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125
123. 무공 (3)
「스킬 ‘혼원마검混元魔劍(S-)’이 생성됐습니다.」
“…….”
새롭게 생성된 검술 스킬을 보며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설마 했는데 S-급의 스킬이라니…….’
여태까지 획득했던 그 어떤 스킬보다 높은 등급의 스킬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운이 좋아도 합성 결과는 A+급의 스킬에서 그칠 줄 알았는데.’
이단 승급이 될 줄은 상상하지도 못한 터라 놀라움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새롭게 생성된 스킬의 효과였다.
『스킬 – 혼원마검混元魔劍(S-)』
『숙련도 – 0%』
『설명 – 여러 가지의 신공절학을 결합한 마검술(魔劍術)이다.』
『기본 효과 – 도검류를 사용할 시, 극마(極魔)의 속성이 칼날에 부여되며 살아 있는 생명이라면 죽을 때까지 꾸준히 피해를 입힌다.』
『세부 효과 – 모든 검술 초식의 출력이 세 배 상승하며 임의로 전용 효과 ‘쌍연격(雙連擊)’을 발동시킬 수 있다.』
혼원마검(混元魔劍).
백검칠식과 창천검형을 섞으며 획득한 검술 스킬에 혈령마검을 합성한 결과물이었다.
혈천심공과 세트 같은 느낌의 혈령마검은 단순히 마의 속성을 부여하며 생명에게 해로운 효과를 주는 선에서 그쳤지만…….
『기본 효과 – 도검류를 사용할 시, 극마(極魔)의 속성이 칼날에 부여되며 살아 있는 생명이라면 죽을 때까지 꾸준히 피해를 입힌다.』
이제 새롭게 재탄생한 혼원마검의 기본 효과는 살아 있는 생명이라면 죽을 때까지 꾸준히 피해를 입힌다는 효과를 품었다.
“진짜 미친 효과네.”
간단히 말해서 적이 죽음을 맞이하기 전까지는 멈추지 않는 도트딜이 생겼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서 방비책을 갖추지 않은 적이라면 속수무책으로 도드딜에 의해서 살해당할 터다.
그런데 이 미친 스킬은 멈추지 않는 도트딜에서 스킬 효과를 끝내지 않았다.
『세부 효과 – 모든 검술 초식의 출력이 세 배 상승하며 임의로 전용 효과 ‘쌍연격(雙連擊)’을 발동시킬 수 있다.』
혼원검의 스킬은 백검칠식 및 창천검형에만 출력 상승이 적용되었지만…….
새롭게 탄생한 혼원마검의 스킬은 이제 검술을 가리지 않고 출력을 세 배 상승시킨다.
심지어 혈령마검의 세부 효과였던 이연격(二連擊)을 계승한 것인지 꽤 흥미로운 효과도 생겨난 것이 눈에 띄었다.
“쌍연격(雙連擊)이라…….”
나는 바로 오른손에 쥔 혈천마검을 전방에 휘두르며 쌍연격의 전용 효과를 시험해 봤다.
「스킬 ‘혼원마검混元魔劍’의 전용 효과 ‘쌍연격(雙連擊)’이 활성화됩니다.」
감각에 걸리는 스위치 같은 느낌을 건드리니 혼원마검의 쌍연격이 활성화되었다.
그리고…….
촤자잣!
흡사 서로 짝을 이루듯 좌우로 검의 물결이 일어났다.
심지어 그것도 내가 휘두른 검격과 완전히 동일한 위력으로.
“……!?”
그 광경을 본 나는 눈을 부릅뜬 채 그제야 쌍연격이라는 전용 효과를 이해했다.
혼원마검의 전용 효과인 쌍연격은 사용자의 뜻에 따라서 실체를 가진 검격을 원본과 완전히 동일하게 사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
환상도 아니고 실체였다.
신성력이니 마력이니 하는 코스트를 사용하지 않고 같은 공격을 좌우로 복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설마 이런 것도 할 수 있나……?’
그 사기 같은 효과에 나는 경악하며 이내 기대감을 품은 채 자세를 가다듬었다.
그리고 이내 허리를 끊어 치듯 회전시키며 마력을 담은 검기를 주변에 흩뿌렸다.
창천윤검(蒼天輪劍).
이제는 완전히 습득한 초식이 혈천마검의 칼날을 통해서 주변에 물결치듯 뻗어 나갔고.
「스킬 ‘혼원마검混元魔劍’의 전용 효과 ‘쌍연격(雙連擊)’이 활성화됩니다.」
이어서 쌍연격이 활성화되는 동시에 나는 놀라운 현상을 목격할 수 있었다.
꽈과과과과광……!
세 번이었다.
“…….”
세 번의 검결(劍決)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며 대기실의 벽에 부딪히며 소멸했다.
혈천마검의 칼끝으로 발산된 최초의 창천윤검이 한 번이었고.
나머지 두 번은 쌍연격의 효과로 발동된 창천윤검이었다.
“진짜로 초식까지 다 같은 출력으로 복제된다는 거야……?”
그 사실에 나는 이내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었다.
심지어 방금의 창천윤검은 별도의 강화도 거치지 않았음에도 그 출력이 상당했다.
혼원마검의 효과 중 하나인 초식 출력 세 배 상승이 적용되고 있는 모양새인데…….
‘설마 이거 반격의 방패로 펼치는 광검(光劍)도 복제되는 건가?’
쌍연격의 효과가 스킬의 성질마저도 복제한다면 그때부터는 진짜로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에 대해서 나는 잠깐 고민하다 한 가지의 실험을 더 해 보자고 결심했다.
바로…….
「스킬 ‘선혈의 구도자’가 활성화됩니다.」
주르륵.
「진(眞) 혈천마검의 를 활성화합니다.」
쌍연격이 정말로 스킬 효과까지 담긴 검술을 복제하느냐를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선혈의 구도자로 손가락에서 뽑아낸 혈액을 혈천마검의 칼에 코팅하듯 두른 후 나는 새로운 초식의 자세를 취했다.
백검섬해(白劍閃海).
회피 불가의 이치를 품은 초식이 섬전처럼 발휘되었고 이어서 또 한 번의 활성화 메시지가 스치듯 떠올랐다.
「스킬 ‘혼원마검混元魔劍’의 전용 효과 ‘쌍연격(雙連擊)’이 활성화됩니다.」
쩌어어어엉!
흡사 공간 그 자체를 당기듯 베는 세 번의 섬격이 벽면에 부딪혀서 소멸하고.
“…….”
이어서 나는 실험 결과를 곱씹으며 천천히 허무함을 담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건 그냥 밸런스 붕괴급 스킬이잖아…….”
쌍연격은 스킬 효과까지 복제해 내는 미친 전용 효과였다.
***
혼원마검의 스킬에 관한 탐색은 몇 시간 동안 내리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나는 혼원마검이라는 스킬 자체가 얼마나 사기적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검에 담긴 스킬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뭐든지 그 효과를 복제해 내는 미친 스킬이었고.
심지어 쌍연격의 효과로 공격을 복제하는 걸 반복하며 검에 부여된 스킬의 종류를 따지지 않을 뿐만이 아니라 개수도 따지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진짜 미친 스킬이야.’
한마디로 말해서 검에 깃든 모든 부여 효과를 다 복제하는 것이다.
이제는 아예 검술이라는 영역에 있는 스킬이라 보기 어려울 수준.
‘스킬 효과 복제가 가능한 시점에서 솔직히 순수 검술이라 할 순 없지.’
물론 순수 검술이니 뭐니 하는 것에 집착하는 성향 같은 건 내게는 없었다.
쓸 수 있는 건 모두 쓴다는 주의라서 검술 같지 않은 검술이라 해도 좋았다.
이제 진짜 중요한 건 혼원마검의 스킬 활용 방법인데…….
이 부분에 관해서도 몇 시간 동안 끝없이 스킬을 써 보는 와중에 몇몇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그중에서 하나는 혼원마검의 쌍연격은 공격 복제의 지점 및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니, 설정이라기보다는 지정이라고 해야 하나?’
어느 방향으로 공격을 복제할지를 기본 설정에 맞춰 두는 게 아니라 그때마다 바꾸는 느낌인지라 지정에 가깝다.
하여튼 이 점을 잘 활용하면 여러 방향으로 같은 위력의 공격을 쏟아낼 수 있을 터이니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해 뒀다.
‘여러 방향을 커버하든 아니면 집중포화를 퍼붓든 잘 사용하면 엄청날 거 같은데…….’
물론 그것도 잠시였고 이내 나는 혼원마검에 대한 탐색을 그만뒀다.
그도 그럴 것이…….
“의외로 숙달이 어렵진 않네.”
해당 스킬은 그저 단순히 백검칠식과 창천검형을 섞은 검법을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 줄 뿐이고.
나머지 부과 효과도 숙달을 요구하지 않아서 더 스킬 자체를 탐색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이런 것은 이제 실전에서 사용하며 새롭게 그 사용처를 알아가는 것에 가까울 터이다.
이제 대략 새롭게 습득한 스킬의 활용법을 알아 보았으니 대비를 할 시간이었다.
「미완성 엘릭서(A+)를 구매하셨습니다.」
「97,700포인트가 차감됩니다.」
「신체 강화의 물약(A+)을 구매하셨습니다.」
「99,600포인트가 차감됩니다.」
정말로 오랜만에 구매하는 물약류 아이템들이었지만…….
나로서는 다음 시련을 이렇게까지 대비해야만 힘겹게나마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남궁혁은 분명히 다음 시련에라도 찾아올 거야.’
새롭게 계층 난입 페널티 완화의 아이템이 추가되며 가능성이 생긴 탓이다.
남궁혁이 내 시련에 막대한 포인트를 들여서까지 침입하는 최악의 가능성이.
물론 스킬 및 권능 그리고 능력치들의 성장을 신뢰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목숨이 몇 개씩 있는 건 아니니 어쩔 수 없어.’
잿빛 선혈의 스킬은 죽을 위기에서도 신체를 수복하며 불사신에 가까운 재생력을 자랑하고.
네크로맨시의 보호막 또한 사령만 충분하면 어떤 피해든 막아 내는 미친 효과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이능이 있다고 한들 나도 한계까지 몰리면 죽는 한낱 인간에 불과하다.
심지어 내가 만날 것을 상정하는 적의 수준 또한 만만치 않았다.
완전히 쓰러지기 직전까지 몰렸음에도 막판에 나를 포함한 도전자들을 다 리타이어시킨 괴물이니…….
놈이 탑에 의한 제약을 짊어지지 않은 상태라면 그 저력은 이번 일대일 전투에서 유감없이 발휘될 것이다.
그럼 내가 죽을 확률 또한 낮지 않을 테고.
그 탓에 시련 두 번 정도를 돌파한 분의 포인트를 쏟아서 물약을 구매한 것이다.
「미완성 엘릭서」
「등급 : A+」
「전설적인 연금술사의 후예가 완성하지 못한 채 남겨둔 엘릭서.」
「어떤 상태에서도 부활할 수 있는 엘릭서의 완성되지 않은 형태로 복용할 시 모든 상태 이상을 해제할 수 있다.」
「단, 완성된 엘릭서와는 다르게 죽은 자를 되살릴 수는 없으며 강력한 상태 이상을 해제할 시 몸에 다소 부작용이 남을 수 있다.」
「신체 강화의 물약」
「등급 : A+」
「강화 계열 물약의 정점에 선 걸작으로 복용할 시 모든 능력치가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물약.」
「해당 물약을 전부 복용할 시 41분 17초 동안 모든 능력치가 +10 상승한다.」
「단, 이 모든 능력치 상승의 효과는 다른 신체 능력 상승 물약과는 중복되지 않는다.」
미완성 엘릭서는 남궁혁이 잿빛 선혈의 재생에 ‘치유 불가’의 효과를 담은 검염을 날릴 것을 상정해서 사 둔 것이고.
신체 강화의 물약은 모든 능력치를 +10 상승시켜준다는 파격적인 효과 탓에 혹시 모를 신체 능력의 차이를 고려하여 구매한 것이다.
‘물론 둘 다 어느 정도의 제약은 있다지만……. 솔직히 흠잡을 곳은 그다지 없지.’
여태까지 성실히 모아온 포인트를 꽤 썼음에도 후회되지 않을 정도의 성능이다.
나는 인벤토리에 미완성 엘릭서를 넣어 두고 신체 강화의 물약은 마개를 딴 뒤 바로 마셨다.
「신체 강화의 물약(A+)을 복용하여 전용 효과 ‘한계 강화’가 활성화됩니다.」
「전용 효과 ‘한계 강화’의 비활성화까지 남은 시간은 41분 16초입니다.」
흡사 맹물 같은 맛이 나는 회색빛의 물약을 단숨에 마셨음에도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포인트는 넘칠 정도로 쌓여서 별로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지경까지 도달한 상태였다.
‘고작 이 정도로 아까울 리 있나.’
물론 낭비되는 시간이 있다지만 바로 전투에 돌입하게 되면 마실 틈도 없을 수 있으므로 미리 마셔두는 것이 현명했다.
「14층 시련에 응하시겠습니까?」
고민할 것도 없이 나는 바로 시련의 커맨드를 발동했고…….
이어서 늘 그렇듯 대기실의 중앙에 나타난 포탈로 나는 발을 내디뎠다.
「시련의 탑 14층에 입성합니다.」
「난이도 – 어려움」
「해당 시련의 주제는 ‘수중전’입니다.」
「도전자가 선택한 고행 끝에 만족스러운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네놈은 본 공자를 얼마나 기다리게 해야 만족할 것이냐.”
이어서 포탈의 너머로 펼쳐진 피에 물든 호수를 보며 나는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14층 시련을 시작합니다.」
「남은 시간 – 7일」
「시련 돌파 조건 – 남은 시간 안에 호수 내에 있는 모든 괴물을 사냥할 것」
「시련 실패 조건 – 도전자의 죽음 혹은 남은 시간의 종료」
「시련 돌파 보상 – 바람 정령의 부츠(A+)」
「시련 실패 페널티 – 사망」
본래 내가 사냥해야 했을 어인(魚人)이 다 도륙 난 광경에 더불어서…….
「사용자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강한 상대를 마주쳤습니다.」
「스킬 ‘불굴의 의지’가 활성화됩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호수의 중앙에 물을 밟은 채 있는 청년이 눈에 들어왔다.
“본 공자가 이 지루한 곳에서 네놈을 만나기 위해서 얼마나 기다렸다고 생각하느냐.”
그날, 도쿄에서 죽이지 못하고 무승부로 끝내야 했던 결투의 상대여서 그런 것일까.
전신에 있는 피가 마치 주전자에 든 물처럼 뜨겁게 맥동하며 신체를 뜨겁게 달궜다.
“이 괴물들을 다 죽인 뒤에도 오지 않길래 잘못 찾아온 줄 알았다.”
피에 젖은 채 눈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놈을 보며 나는 짤막하게 감상을 내뱉었다.
“미친놈.”
창천검룡(蒼天劍龍) 남궁혁(南宮爀).
예상한 대로 이 미친놈은 바로 내게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