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less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205
203. 고대 신격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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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이 사용하는 신성 권능 중 하나로…….
이 신성 권능 은 일시적인 능력 상실을 일으키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여태까지 지켜본 바로는 아마도 사용이 관측된 능력을 대상으로 지정하여 해당 능력 자체를 일시적으로 소실시킨다.
‘확실히 치트 같은 엄청난 능력이야.’
인정했다.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이 사용하는 은 엄청났다.
하지만 그렇다고 신성 권능 이 흠결 없느냐고 한다면 그건 또 아니었다.
사용한 적 없는 능력은 으로 소실 대상 지정할 수 없는 것도 그렇다마는…….
알고 보니 이 신성 권능을 막을 수 있는 길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라는 걸 알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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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에서 획득한 이 특수 버프는 에 관한 저항력을 생성했다.
물론 이걸로도 신성 권능 에 완전히 저항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움직임에 있어서 제약이 몇몇 사라졌다.
저항력이 생겼다는 건 이제 에 속절없이 능력이 소실되지 않는다는 뜻이니.
이제는 쓰지 못한 채로 간직했던 스킬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스킬 ‘성광星光’이 강하게 활성화됩니다.」
파아아……!
공중에 생성된 빛의 구체가 맹렬히 그 안에서 신성을 부풀린다.
그리고.
콰아아아아앙───!
이어서 성광 외부에 씌워 둔 껍질을 제거하자마자 바로 신성의 빛이 폭주했다.
카지지직!
몸을 뚫어 버릴 것처럼 쇄도했던 모래알, 그리고 뇌전을 머금은 태풍이 단숨에 소멸했다.
그것도 흔적 하나 남기지 않은 채로.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이 쓴 힘에서 2회 버텼습니다.」
그러므로 소멸 판정이 이루어져 클리어 조건 중 절반이 달성됐다.
‘나이스.’
사실상 최후의 저항으로 남은 한 턴은 조건 없이 버틸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제 1회 남은 셈이다.
하지만…….
[ 필멸자……. 어리석은 짓을……. 하는……, 구나……. ]상대방도 내 목적이 완전 승리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으니 난이도는 이전과는 달라질 터이다.
치지직.
노이즈 낀 음성은 이제 듣는 것만으로도 정신력이 뭉텅이로 깎이는 수준이 되었다.
신언을 듣고 있자니 머릿속에 벌레들이 자글자글 들끓는 느낌이라 해야 하나?
썩 좋은 감각은 아니다.
[ 너 같은 것으로는……. 탑이……. 원하는 결말을 이뤄 줄 수 없을 것이다……. ]그에 나는 바로 신성을 몸에 운용하여 그 불쾌함을 떨쳐 버렸다.
[ 그 힘……. 역시……. 너 같은 필멸자보다는……. 내게 주어지는 게 옳을 것이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노골적인 공격으로 이어지지 않아서인지 공격 소멸 판정은 나타나지 않았다.
[ 건방진 발버둥도 곧 멈추게 해 주마……. ]그 말을 끝으로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은 바로 이변을 일으켰다.
「신성 에 의해서 스킬 ‘성광星光’이 일시적으로 소실됩니다.」
「특수 버프 로 스킬 소멸에 저항합니다.」
물론 에 대한 대책은 이미 준비해 둔 상태이니 이전처럼 무력하게 당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신성 이 전용 권한 #A-9871[시선 차단]을 소실 상태에서 해방시킵니다.」
갑자기 처음에 을 통해서 소실시킨 전용 권한을 복구한 것이다.
‘이건 또 무슨 수작이지?’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은 아직도 내게 적대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포기 선언?
그런 것이 아니라 이제는 전투의 페이즈가 바뀌었다는 의미 정도로 알아들을 수 있었다.
실제로 그 추측은 틀리지 않았다는 듯 다음 순간에 들어맞았다.
「신성 이 추락 지정 개수를 초과치로 소모하여 저항력을 관통합니다.」
「신성 에 의해서 스킬 ‘성광星光’이 일시적으로 소실됩니다.」
추락 지정 개수를 초과함으로써 성광을 억지로 봉인시킨 것이다.
그에 나는 이를 갈았다.
‘……는 절대적인 저항력이 아니라더니, 그게 이런 경우를 뜻하는 거였나.’
이해했다.
신성 권능 에 관한 저항력은 어디까지나 저항력에 불과했다.
그러므로 의 지정 개수를 초과치로 성광 소실에 투자하면 저항력이 뚫리는 것이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이러했다.
10회 타격으로는 부서지지 않는 돌을 100회 타격으로 그 횟수를 늘려서 부수는 것이다.
타격이 늘어나면 돌의 훌륭한 내구성도 닳아서 부서질 테니까.
‘설마 이런 짓이 가능할 줄이야.’
신성 권능 중첩 사용이라니.
상정 외의 상황에 혀를 내두르고 싶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소득은 있었다.
“결국, 신성 권능 에도 지정 개수 제한이 있다는 말이지…….”
어쩌면 이 전투는 생각처럼 그리 불리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
「전용 권한 #A-9871[시선 차단]을 발동합니다.」
「모든 신격 및 관리자의 시선이 일제히 차단됩니다.」
일단은 소실 상태에서 해제된 시선 차단 권한을 다시금 발동했다.
그러자 이내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에게서 보내지는 시선 압박이 줄어들었다.
상대의 시선에 의해서 받는 압박감도 적잖지 않아서 그런지 의미 있는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이 정도로 이득을 봤다고 하기에는 이어지는 공세들이 만만치 않았다.
「신성 에 의해서 신성이 깃든 공격에 닿는 모든 의지를 절단합니다.」
「신성 에 의해서 신성이 깃든 공격에 닿는 모든 의지를 침식합니다.」
그리고 .
여태까지 적극적으로 운용하지 않은 신성 권능들을 발동한 것이다.
심지어 이제는 행성 침식을 통해서 천재지변으로 공격하지도 않았다.
촤아아아아……!
상공에 자리 잡은 검은 구름에서 수백 개의 촉수 무리가 일제히 뻗어진다.
그걸 바라보며 나는 재빠르게 사고를 회전시켰다.
‘절단 그리고 침식이 신성 권능이 가진 본질인 건가.’
은 의지를 절단하고, 는 의지를 침식한다.
본질은 알았다.
하지만 응용 및 결과를 알기엔 아직은 정보가 부족했다.
에 대응하는 것 정도야 어찌 할 수 있는지 이미 상대법을 생각해 둔 상태였다.
‘좀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내야 해.’
현재로서는 리스크를 감수해서라도 일발역전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 중요할 터이니…….
탑을 오르며 쌓아온 검술로 최대한 시간을 벌 심산이었다.
스으으.
침착하게 마음을 가라앉힌 나는 쌍검을 부드럽게 휘저으며 내리뻗었다.
“…….”
손에 들린 두 자루의 검에 담는 것은 한계까지 단련된 부드러움이다.
창천검룡 남궁혁이 선보인 창천비검을 떠올린다.
아마도 창천비검의 초식은 창천을 누비는 용맹한 검을 생각하여 창안된 식(式)일 것이다.
하지만 그걸로는 신의 힘을 흘리기엔 부족할 터.
의지 자체를 없애고 자연에 동화된 수준으로 의념을 가라앉혀야 했다.
「미궁 업적 ‘무념무상(Rare)’을 달성했습니다.」
「미궁 점수 +4점을 획득합니다.」
심상이 완전히 가라앉은 순간.
콰츠츠츠─!
상공에서 쏘아진 검은 촉수들이 쌍검에 맞닿으며 검은 신성을 부풀리듯 방출했다.
하지만 그 모든 신성이 검에서 부드럽게 흘려진다.
검에 깃든 의지는 어느새 침잠하여 에 의한 의지 절단도 에 의한 의지 침식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럴 만도 했다.
검에 깃든 의지는 현재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그에 나는 놀라움을 느꼈다.
‘원래는 이 정도로 잘 막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어쩌면 쌍검으로 공격을 흘려낸다는 미친 생각 탓에 크게 다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극한까지 몰린 상황에서 검의 기량은 나도 놀랄 정도로 성장한 상태였다.
그것도 말이 안 될 정도로 빠르게.
―……이 미친놈 같으니. 이 상황에서 깨달음을 얻다니. 무당파 장문인도 한 수 접고 가겠구나.
이건 천재성이 불러온 성장인가?
잘은 모르겠지만 성장의 원인이 뭐든 간에 크게 중요할 것 같지는 않았다.
어차피 이 자잘한 기량 성장마저도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을 상대하기엔 부족하니까.
검을 부드럽게 움직이며 나는 힐끗 눈을 굴려서 상공에 있는 검은 구름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눈알이 덕지덕지 붙은 불쾌한 신성의 집합체를.
그리고.
「전용 권한 #K-1547[정보 열람]을 발동합니다.」
용신에게 받은 정보 열람 권한을 사용했다.
「사용자보다도 격이 높은 존재를 대상으로 아주 적은 정보만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격 높은 신격을 상대로 정보를 열람한 것이라 본래 가치를 발하진 않았다마는.
도박처럼 시도한 정보 열람이 성공했다는 점에서 기대 이상의 이득을 봤다고 할 수 있었다.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
「탑이 선정한 최초의 후보이다.」
「현재는 도전자로 분류되지 않으며 탑에게 받은 ■■■를 간직한 상태다.」
「본래 존재했던 신격 중 셋을 ■■■해서 신명을 중첩시킨 고대 신격이다.」
「그는 현재 도전자 한성윤이 가진 ■■■에 매우 큰 탐욕을 품고 있다.」
이어서 정보 열람으로 생성된 시스템 메시지를 전부 읽은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탑이 선정한 최초의 후보라고……?’
설마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이 도전자 출신의 신격이었을 줄이야.
충격적인 사실이다.
하지만 이에 크게 반응하긴 힘들었다.
현재 나는 검을 휘두르고 있었고 이는 곧 정신이 흐트러져서는 안 되는 작업이므로.
그에 마음을 추스르고 있자니 어느새 정보창이 휙 사라졌다.
「전용 권한 #K-1547[정보 열람]은 격 높은 상대의 정보를 오래 볼 수 없습니다.」
「전용 권한 #K-1547[정보 열람]이 강제로 중단되며 재사용 대기 시간이 10분 생성됩니다.」
억지로 격 높은 상대의 정보를 읽은 탓에 권한 사용 중단에 이어서 쿨타임까지 생성됐다.
하지만 중요한 정보는 전부 읽었다.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이 탑이 선정한 ‘최초의 후보’이고…….
이 신격은 다른 신의 신명 및 신성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까지.
‘정보는 충분히 알았어.’
이제 원하는 정보는 대부분 습득했으니 승부수를 걸 차례였다.
승부수는 간단했다.
「스킬 ‘파천破天’이 활성화됩니다.」
「부술 수 있는 것에 대한 한계가 사라집니다.」
신성 권능 이 가진 약점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
그게 바로 이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이었다.
콰드드드─!
검은 촉수를 흘려내던 쌍검에 파천의 기운이 깃들며 검은 촉수가 밀려났다.
파천에 의해서 조금 흠집이 난 상태로.
‘흠집을 낸 정도로는 신의 힘에 버텼다는 판정이 이뤄지진 않는 건가.’
그에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은 바로 검은 촉수를 거두더니 짜증이 난다는 듯 신언을 이었다.
[ 탑이여……. 또 이런 것을 손에 쥐여 준 것인가……. 어차피 다루지도 못하는 힘을……. ]그리고.
[ 필멸자의 손에 쥐여 준……. 이런 장난감 같은 힘은……. 얼마든지 배제할 수 있는데 말이야……. ]그 말을 끝으로 이전에 에 의해서 소실됐던 신성 증폭이 돌아오고 파천이 사라졌다.
「신성 이 을 소실 상태에서 해방시킵니다.」
「신성 이 추락 지정 개수를 초과치로 소모하여 저항력을 관통합니다.」
「신성 에 의해서 스킬 ‘파천破天’이 일시적으로 소실됩니다.」
그에 나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나올 줄 알았지.”
이것이 바로 이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진(眞) 혈천마검의 을 활성화합니다.」
바로 몸에 있는 신성을 증폭시킨 후.
치이익……!
쇄도하는 검은 촉수들을 내 신성으로 불태우곤 허공답보로 상공으로 날아들었다.
수많은 눈알이 돋아난 검은 구름으로.
[ 어이없군……. ]그에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은 한심하다는 듯 바로 을 발동했지만…….
‘역시 생각대로 이렇게 흘러가네.’
「신성 이 스킬 ‘성광星光’을 소실 상태에서 해방시킵니다.」
「신성 이 추락 지정 개수를 초과치로 소모하여 저항력을 관통합니다.」
「신성 에 의해서 이 일시적으로 소실됩니다.」
이게 바로 내 노림수나 다름없었다.
「스킬 ‘성광星光’이 강하게 활성화됩니다.」
콰과과과광……!
검붉은 신성의 빛이 섬전처럼 검은 촉수들을 일제히 밀쳐내며 어느 정도 타격을 입힌다.
물론 바로 신성 권능 이 발동했지만, 이것마저도 예상 범주 내에 해당했다.
‘성광이 사라져도 이렇게 되면 파천이 돌아오지.’
바로 파천을 쌍검에 두른 채 휘두르니 검은 촉수들이 완전히 베어지기 직전까지 몰렸다.
[ 이 빌어먹을 필멸자가……. ]「신성 에 의해서 스킬 ‘파천破天’이 일시적으로 소실됩니다.」
그 사실에 기겁한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이 바로 파천을 봉인시켰지만…….
「신성 이 을 소실 상태에서 해방시킵니다.」
그 대가로 확실히 신성 증폭 또한 내게 돌아왔다.
파아아!
이어서 신성 증폭에 의해서 검은 촉수들이 녹아내리기 시작한 순간.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은 노여움에 찌든 목소리를 내었다.
[ 필멸자 주제에 귀찮게 굴기는……! 쓸데없는 편법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으냐……! ]이제 이 신격 또한 이해한 것이다.
현재 상황이 자기에게 매우 불리해졌다는 사실을 말이다.
‘을 아무리 써도 이제는 순서대로 능력들이 돌아오니 신성 권능 사용 의미가 없지.’
신성 권능 중첩으로 능력을 소실시켜도 초과치 탓에 다른 능력이 돌아오는 구조이니…….
신성 증폭이든 성광이든 파천이든 간에 무엇이든지 하나는 내가 가지게 되는 것이다.
‘아무래도 으로 지정할 수 있는 대상은 이미 한계인 거 같은데, 그럼 전투는 이미 끝난 거나 마찬가지지.’
그러므로 이제 이 가지는 의미는 퇴색됐다고 보아도 되었다.
하지만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은 이내 속삭이듯 신언을 중얼거렸다.
[ ……그래. 필멸자여. 네놈의 놀이에 조금은 어울려 주겠다. ]척 보기에는 분노는 가라앉은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 그 대신에 놀이의 대가로, 네놈의 영혼을 가져갈 것이다. ]그 노이즈 낀 음성에 나는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얼마든지.”
***
같은 과정이 반복되는 전투가 일어났다.
신성 권능 에 의해서 스킬들이 수백 번을 넘게 사라지고 돌아오는…….
실로 힘들고 귀찮은 반복되는 신격과의 전투 속에서 나는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그럴 만도 했다.
저쪽은 고대 신격으로 분류되는 존재인 것에 반해서 나는 제대로 된 신격도 아니니까.
‘아마도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은 내가 지쳐서 죽는 걸 원하고 있겠지.’
알고 있다.
이렇게까지 머리를 굴려서 을 사실상 의미 없는 권능으로 만들어도.
이 전투에서 불리한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 혼자만이고 적을 죽일 길은 없다는 걸 말이다.
하지만 내 승리 조건은 고대 신격인 저놈을 죽이는 게 아니다.
‘미궁 최종 계층 클리어 조건은 저 신격의 공격을 4번 버티는 거잖아.’
그리고 그 버티기의 카운팅은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이 쓴 힘이 완전히 소멸되는 것을 기점으로 삼는다.
즉…….
어찌 되든 간에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이 가진 힘을 소멸시키는 데 성공하면 카운트를 1회 더 채울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1회를 어떻게 채울지 또한 생각해 둔 상태였다.
「스킬 ‘파천破天’이 활성화됩니다.」
「부술 수 있는 것에 대한 한계가 사라집니다.」
그게 무엇이든지 마력을 쏟으면 부수는 게 가능해지는 파천 스킬이 손에 들어온 순간.
「권능 ‘검염지경劍炎之境’이 강하게 활성화됩니다.」
여태까지 쓰지 않은 채 아껴둔 검염의 권능을 활성화했다.
그리고.
「권능 스킬 ‘혼원마검’의 전용 효과 ‘배가(倍加)’가 활성화됩니다.」
「신성력을 소모하여 권능 스킬 위력을 [4]배로 상승시킵니다.」
체내에 있는 신성력 중 대부분을 모아서 그대로 검에 깃든 힘을 몇 배로 늘렸다.
그 동시에 내게 쏟아지는 검은 촉수들을 향해서 단숨에 검을 휘둘렀고, 이어서 깔끔한 결과가 도출됐다.
콰지지지직……!!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이 쓴 힘에서 3회 버텼습니다.」
검은 촉수는 전부 검격에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처참하게 베어진 채 소멸했다.
어느새 계층 클리어 조건에 근접한 게 거슬린 것일까?
[ 같잖은, 필멸자가……! 잠자코 그 힘을 내놓으란 말이다……!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이 격노에 찬 노이즈에 가까운 소리를 내질렀다.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이 탑에게 막대한 신성력을 지불했습니다.」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이 일부에 한정된 신화 사용 권한을 습득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마지막 페이즈라는 듯 신화를 발동했다.
「신화 에 의해서 생성된 포식의 물결이 도전자 한성윤을 집어삼킵니다.」
촤아아아아아─!
마치 세상을 집어삼키겠다는 듯 상공에서부터 검은 물결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그걸 보며 깨달을 수 있었다.
“이건 막을 수 없는 수준이네.”
탐인지 뭔지 하는 신화가 무슨 기능을 가졌는지는 몰라도 하나는 확실했다.
저것에서 벗어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 말이다.
하지만 굳이 피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콰아앙!
「스킬 ‘최후의 저항’이 활성화됩니다.」
「당신에게 가해진 치명상을 무효로 처리합니다.」
「일시적으로 모든 감각이 증폭되며 모든 스킬에 대한 보정이 붙습니다.」
「해당 스킬에 일주일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부여됩니다.」
어차피 마지막 공격은 피하지 않고 최후의 저항으로 버텨 내려 했으니까.
‘드디어 끝이네.’
최후의 저항으로 신화 으로 생성된 검은 물결 자체가 무효로 처리되어 사라지자 원했던 메시지가 떠올랐다.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이 쓴 힘에서 4회 버텼습니다.」
바로…….
「조건 만족.」
「거목 미궁 10층, [종말 차원]을 클리어하여 미궁 공략 보상이 주어집니다.」
「축하드립니다……!」
「거목 미궁 내 모든 도전자 중 최초로 루나틱 난이도를 클리어했습니다.」
「클리어 보상으로 ‘회귀자의 낡아빠진 손목시계(SSS+)’가 인벤토리로 전송됩니다.」
미궁 최종 계층 클리어 메시지였다.
쉴 새 없이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들을 보고 있자니…….
새삼 진짜로 미궁 최종 계층을 클리어했다는 것이 실감됐다.
하지만 느긋하게 클리어 감상을 생각하고 있을 틈은 없었다.
[ 탑이여……! 아아……! 내 가장 오래된 친우여……! 어째서 나를 저버리는가……! ]그럴 만도 했다.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은 울분을 감추지 못한 채 울부짖고 있었으니까.
[ 내게 기회를 다오! 저 필멸자의 힘이 내게 있다면……! 이전 같은 실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잠시에 불과했다.
「미궁 최종 계층을 클리어하여 도전자 한성윤이 지구 차원으로 귀환합니다.」
온몸에 빛이 휩싸이며 시야가 가려지더니 이내 이전에 겪은 적이 있는 부유감이 느껴진 것이다.
‘지구로 돌아가는 거구나.’
미궁 최종 계층을 클리어했으니, 이제 이벤트 종료로 원래 자리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오랜 기간이 걸렸지만, 이렇게 미궁을 클리어하고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그리고…….
“…….”
점점 흐려지는 시야 사이로 마지막 메시지가 떠오르는 걸 보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설마 이것도 미궁을 클리어하자마자 생성될 줄이야.’
「새로이 모인 설화가 신화 생성에 충분한 양이 쌓였습니다.」
「실제 결과 및 신도 신앙에 따른 신화를 산정합니다.」
드디어…….
「신화 이 완성되었습니다.」
새로운 신화가 생성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