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less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220
218. 등반자 (1)
[ 이런, 말도……, 안 되는……. ]찬탈자는 심장을 관통한 검을 내려다보며 눈을 부릅뜬 채 중얼거렸다.
[ 신성을, 강제로, 붕괴시키다니……. ]이 일격으로 바로 죽음을 맞이할 줄은 몰랐던 것일까?
아마도 신성 권능 혹은 특수 권능 ‘사신안’을 말하는 것 같은데…….
그다지 놀랍진 않았다.
신성 은 모든 것에 죽음을 선사하고, 이에 따라서 생성된 사신안의 권능은,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약점을 생성하는 힘.
이걸 맞은 시점에서 이미 찬탈자의 패배는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나 마찬가지.
‘정통으로 이걸 맞고도 살아남는 게 이상하지.’
그러니 탑도 시련 클리어 메시지를 출력한 것이다.
찬탈자가 살아남을 방도는 이제 그 어디에도 없으니까.
그런데 아직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찬탈자는 손과 발을 휘적이기 시작했다.
[ 이대로……, 끝날 순 없어……. 좀 더 많은 힘을……. ]그리고 동시에 그의 눈동자에서 끝을 모를 탐욕이 비추어졌다.
여태까지 수많은 이들의 힘을 약탈하여 한 차원의 신격이 될 정도의 격을 끌어모은 자.
그런 존재의 끝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마는…….
그다지 오래 보고 싶지는 않았다.
‘기분 좋진 않네.’
그럴 만도 했다.
찬탈자는 따지고 보자면 나랑 어느 정도 닮은 면이 있으니까.
강해지는 것을 갈망하는 모습, 그리고 끝을 모르고 남이 가진 힘을 탐하는 것도 비슷했다.
그런데 그 최후를 직접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을 리 없는 건 당연했다.
[ 이제는 진짜로 끝이야. ]그에 나는 눈을 찌푸린 채 바로 신성 권능을 발동했다.
「신성 을 사용합니다.」
그것을 끝으로 찬탈자의 몸은 더 움직이지 않게 되었고.
그대로 찬탈자의 몸은 찰나 사이에 재가 되어서 사라졌다.
탑을 오르며 처음으로 신격을 상대로 승리했다는 사실을 만끽할 틈도 없이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도전자 한성윤이 신격을 상대로 승리함으로써 승천에 7.4% 가까워졌습니다.」
「에 따른 특수 보상으로 전용 효과 ‘신성 회복 속도 상승(B+)’을 획득합니다.」
「이제부터 도전자 한성윤의 신성력이 이전보다 빠르게 회복됩니다.」
신화 에 의해서 이 발동한 것이다.
그것도 승천이 7.4% 상승하는 결과로.
심지어 특수 보상으로 ‘신성 회복 속도 상승(B+)’도 획득하며 소모됐던 신성력이 빠르게 차오르기 시작했다.
확실히 이전과는 다르게 몸에 엄청난 힘이 깃드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 기분 좋은 성장을 만끽하며 나는 작게 웃음을 지었다.
[ ……. ]이제 신성의 격이 상승하며 신성력으로 재미있는 걸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에 나는 바로 신성력 권능을 활성화했다.
「권능 ‘신성력’이 활성화됩니다.」
본래 신성력 권능만으로는 그리 쓸모 있는 힘을 사용할 수 없었다.
기껏해야 신성 권능이 미치는 힘에서 몸을 보호하는 정도에 불과했으니까.
굳이 그 외에도 있는 용도라면 살갗에 신성을 둘러서 빛을 내는 정도겠지.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시간 종료.」
「신성 권능 ‘신격화’가 비활성화되며 8시간 동안은 재사용할 수 없습니다.」
굳이 신격화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라도 신성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바로 이렇게 말이다.
쩌저적!
눈 깜짝할 사이에 외부로 흘러나간 신성력이 얼음으로 바뀌었다.
심지어 신성을 띤 채로 말이다.
신성력에 의해서 생성된 얼음은 자유자재로 그 형태를 변화시키며 여러 형상을 취했고.
이내 나는 신성으로 된 얼음 옆에 신성력을 또 소모해서 상극에 가까운 화염도 생성했다.
화르르!
그리고 화염 또한 마찬가지로 신성을 띠며 얼마든지 형태를 변환하는 게 가능했다.
추측하건대 이 신성력은 화염이나 얼음이 아니라 마력 같은 걸로도 바꿀 수 있을 터.
그것만이 아니었다.
어쩌면 이 신성력은 스킬 혹은 권능 같은 것들마저 구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직접 해본 적은 없으니 단정 지을 수는 없다마는.
‘그래도 좋은 변화긴 하네.’
그때 귓가로 이제는 익숙해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허. 이제는 신성력을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게 된 건가. 고작 18층에서 이 정도의 힘을 손에 넣다니…….
담천우였다.
―신성 치환은 아직 미숙한 신격들은 제대로 다룰 수도 없는 기교이거늘…….
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 그리 중얼거리고는 이어서 헛웃음을 지었다.
―성장 속도 하나만큼은 괴물이로구나.
“신격을 잡았는데 이 정도는 성장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되레 억울했을 겁니다.”
―……그것도 그렇긴 하다만. 그래도 이 정도의 성장세는 이례적이니라. 탑에 두 번은 없을 기록이 되겠지.
“그럼 업적이나 더 주면 좋을 텐데.”
그 말에 나는 입맛을 다셨다.
탑에 둘도 없을 기록이니 어쩌느니 하는 건 상관없었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이득이니까.
업적이라도 더 얻어서 능력치를 올리든 스킬을 습득하든 했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자잘한 성장은 업적을 주진 않는지 업적 달성 메시지는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아쉬움은 잠시에 불과했다.
‘……그러고 보니 18층 시련 클리어면 이제 그 권한도 쓸 수 있지 않나?’
문득 거목 미궁에서 증명의 신에게서 받았던 전용 권한을 생각해 내곤 바로 그 권한을 발동했다.
「전용 권한 #D-0007[보상 상승(1/2)]을 발동합니다.」
보상 상승.
탑의 시련을 통해서 얻는 보상의 수준을 상승시켜 주는 전용 권한의 효과는 직관적이었다.
「전용 권한 #D-0007[보상 상승(1/2)]에 의해서 보상의 수준이 상승합니다.」
「18층 돌파 보상 ‘찬탈자의 가죽 장갑(SS-)’이 ‘찬탈자의 가죽 장갑(SS+)’으로 강화됩니다.」
「18층 추가 돌파 보상으로 스킬 ‘충격 반전(B+)’이 ‘충격 차단(A-)’으로 강화됩니다.」
「18층 추가 돌파 보상으로 ‘최상급 전투용 사이버웨어(A-)’가 ‘라그나트사 No.17 한정판 전투용 사이버웨어(A+)’로 강화됩니다.」
18층 시련 보상으로 받은 스킬 및 아이템이 전부 강화된 것이다.
보상 상승 권한을 습득했을 적에 본 설명으로는 고작 보상 등급에 [+]를 덧붙이는 정도라고 했었는데…….
그것보다 몇 배는 뛰어났다.
돌파 보상 등급은 두 번 상승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추가 돌파 보상은 아예 스킬 및 아이템 명칭이 바뀌었다.
“엄청나네.”
보상 상승은 완전한 전용 권한이 아니었다.
증명의 신에게서 받은 보상 상승 권한은 본래 권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이 정도의 성능이라니…….
본래 모습을 갖춘 보상 상승 권한을 얻는다면 어찌 될지가 기대됐다.
그에 나는 짙은 웃음을 지으며 생각했다.
‘21층 공용 구역에 빠르게 들러야겠어.’
증명의 신에게서 얼른 나머지 보상 상승 권한도 얻어 내자고.
물론 21층 대기실까지 가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마는…….
그래도 최대한 빠르게 등반하면 금세 거기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단지, 걱정되는 점이 있다면,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이 또 수작질을 부릴지도 모른다는 것인데.
‘아무리 고대 신격이라 해도 바로 또 수작을 부리진 못하겠지.’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은 이번 일로 많은 신성을 소모했을 것이다.
찬탈자에게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 줬으니 말이다.
그러니 바로 다음 층에 또 이렇게 억지로 개입할 수는 없을 터.
심지어 이 18층 스테이지에서조차도 찬탈자의 신격화를 기다리지 않았다면 그 개입마저도 의미 없어질 수 있었다.
다음 시련 또한 그리 다르진 않을 것 같았다.
‘외부 개입이 생기기 전에 빠르게 탑을 올라가야 해.’
그에 나는 결의를 다지고는 이내 찬탈자의 사령을 흡수했다.
「찬탈의 신 ‘에올드 바르칸’의 사령을 흡수했습니다.」
「숙련도가 27% 상승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네크로맨시의 숙련도가 엄청나게 상승했고.
그에 따라서 이내 네크로맨시의 등급 상승 메시지가 떠올랐다.
실로 오랜만에 겪는 고유 특성의 성장이기에 기대감이 차올랐다.
「고유 특성 ‘네크로맨시’의 숙련도가 100%에 도달했습니다.」
「고유 특성 ‘네크로맨시’의 등급이 한 단계 상승하#^&*!…….」
그런데 기대했던 것처럼 등급 상승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 대신에 시스템 메시지의 문장이 그대로 깨지더니 이윽고 새로운 메시지들이 떠올랐다.
「…….」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으므로 고유 특성 ‘네크로맨시’의 등급이 성장하지 않습니다.」
「성장 조건 만족 시점까지 고유 특성 ‘네크로맨시’의 숙련도는 99.99%로 고정됩니다.」
“이건 또 뭐야…….”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여태까지 네크로맨시의 성장을 여러 번 지켜봤지만, 시스템 메시지가 깨지며 성장이 막히진 않았다.
심지어 성장 조건 같은 것이 따로 부여된 적도 없었고.
그에 나는 눈을 찌푸렸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내 권능 추출이 시작됐다.
「사용자보다 강한 사령을 흡수하여 권능 추출의 판정이 시작됩니다.」
시야를 가리듯 떠오른 권능 추출 메시지를 보며 나는 생각을 이어 갔다.
‘……설마 네크로맨시의 S등급은 따로 성장 조건이 붙는 건가?’
추측 자체는 틀리지 않을 듯했다.
일반적인 고유 특성과는 다르게 네크로맨시는 A급이 되면 공짜로 신성도 얻을 수 있으니.
아마도 네크로맨시가 S등급을 달성할 시 얻게 될 이득은 엄청날 터.
그러니 새로운 효과가 그만큼 사기적이라서 성장 조건이 붙었다면 이해되지 않을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새로이 생성된 등급 상승 조건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숙련도를 올리는 것만이 아니라 따로 해결해야 하는 조건이라.’
아예 감이 잡히지 않는 것도 아니다.
네크로맨시는 죽음을 다루는 힘이니까.
신성 권능 그리고 을 보아도 네크로맨시는 죽음에 관련된 능력에 밀접한 연관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므로 아마도 이 등급 상승 조건도 죽음이랑 연관이 있지 않을까.
「판정 성공.」
「찬탈의 신 ‘에올드 바르칸’의 사령에 권능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사령에서 권능을 추출합니다.」
「특수 권능 ‘신성 영역 창조(C+)’가 사용자 한성윤의 영혼에 각인됩니다.」
물론 추측일 뿐이니 확신할 수는 없다마는…….
그래도 아예 의미 없는 생각이라고 일축할 수는 없었다.
네크로맨시는 내 성장의 원천이니, 등급 상승 조건을 무조건 만족해야 했다.
그래야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터이니.
그리 결론을 지은 나는 바로 찬탈자의 사령을 사용했다.
「찬탈의 신 ‘에올드 바르칸’의 사령을 흡수하여 영구적으로 능력치를 상승시킵니다.」
「근력이 12 상승했습니다.」
「민첩이 9 상승했습니다.」
「체력이 11 상승했습니다.」
「마력이 19 상승했습니다.」
「내구가 9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찬탈의 신 ‘에올드 바르칸’의 사령을 흡수하여 특수 조건을 만족했습니다.」
「찬탈의 신 ‘에올드 바르칸’의 사령이 가지고 있는 신성 중 하나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현재 습득할 수 있는 잠재 신성은 , , , 입니다.」
「※이때 고르지 않은 잠재 신성은 이후에는 선택지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신성을 습득할 시간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