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less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233
231. 신전 (4)
「충전 완료.」
「스킬 ‘반격의 방패’가 누적된 피해량을 반사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붉은 장막 형태로 펼쳐 둔 반격의 방패는 충전 완료 메시지를 띄우는 동시에 밝게 빛났다.
키이이이잉-!
여태까지와는 아예 격이 다를 정도로 강렬한 기운이 반격의 방패에서 흘러나온 순간.
나는 바로 손에 쥔 쌍검을 납검(納劍)하고는 그대로 반격의 방패를 검에 가까운 형태로 바꾸었다.
다름이 아니라…….
광검(光劍).
성광을 얻기 전에는 상당히 애용했던 광역기를 사용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에 나는 쏟아지는 화살 세례를 잠시 몸으로 맞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것도 오랜만에 써 보네.’
혼원마검을 쓸 수 없는 탓에 위력을 몇 배로 끌어 올리는 콤보는 쓸 수 없겠다마는…….
그래도 도전자 무리를 일소하기엔 이걸로도 충분할 터.
그에 나는 눈을 번뜩이며 이내 붉은 검을 붙잡은 채로 각인 스킬까지 발동했다.
최대한 힘을 올리기 위해서.
「진(眞) 혈천마검의 를 활성화합니다.」
그리고.
「권능 ‘검기성강劍氣成罡’이 강하게 활성화됩니다.」
「스킬 ‘파천破天’이 활성화됩니다.」
「부술 수 있는 것에 대한 한계가 사라집니다.」
이내 모든 준비를 끝마친 순간.
「스킬 ‘반격의 방패’가 누적된 피해량을 한 번에 방출합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붉은 검처럼 변화한 반격의 방패에서 섬광이 쏘아졌다.
‘백검관천(白劍貫天).’
「스킬 ‘질풍검’이 활성화됩니다.」
「스킬 ‘질풍검(C+)’에 의하여 칼날에 바람 속성이 부여됩니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꽈과과과과광……!!
방어 관통 능력이 붙은 백검관천의 초식까지 곁들인 것도 모자라서 자잘한 스킬까지 섞었다.
사실상 신성 관련 능력이 전부 봉인된 내가 쓸 수 있는 최고의 일격인 셈인데…….
이게 어디까지 먹힐지는 나도 궁금했다.
신성도 쓰지 않고, 능력치도 고정된 상태로, 나는 얼마나 많은 적을 상대할 수 있는 것일까.
그에 대한 의문은 머지않아서 풀리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콰지지지지지지직-!
적진에 있는 도전자들이 광검을 1초도 막지 못한 채로 그대로 갈려 나갔으니까.
주술, 마법, 권능, 스킬, 이능 등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힘이 몰아치고, 수많은 장막이 생겨났지만, 그 모든 게 쓸모없었다.
결국에는 붉은 빛에 집어삼켜져 그대로 파멸에 이르렀다.
「업적 ‘불변의 격차’를 달성했습니다.」
「스킬 ‘꺼지지 않는 필멸의 불꽃(S-)’이 생성됩니다.」
심지어 업적이 달성되어 스킬까지 습득했으니 실로 엄청난 이득이었다.
‘……S-급 스킬이라니. 상당히 괜찮은 걸 얻었네. 뭔지는 몰라도 써 볼 가치는 있겠어.’
그에 나는 눈빛을 반짝이며 기대감을 느꼈다.
그럴 만도 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자그마치 S-급 스킬이니까.
등급만큼 값어치를 못하는 스킬들도 더러 있다마는…….
업적 보상으로 얻은 S-급 스킬은 한 번 그 힘을 기대해 볼 법도 했다.
그에 가슴이 간질거리는 느낌을 받으며 미소를 짓고 있으니 귓가로 소리가 들려왔다.
“아, 아아, 아아아……. 어, 어째서 저런 괴, 괴물이…….”
“노, 농담이지……? 씨발! 이게, 이런 게, 말이 될 리 없잖아……!”
“미친……. 서로 같은 능력치인데도, 이렇게나 압도적으로 당하다니…….”
광검이 쏘아진 곳 바깥에 있어서 살아남은 이들이 있던 것이다.
그러나 크게 상관은 없었다.
여태까지 귀찮게 굴었던 마법사들이나 궁수들은 대부분 죽었으니까.
그에 나는 바로 쌍검을 손에 다시 쥐고는 그대로 몸을 가속하여 뛰쳐나갔다.
그리고─.
「스킬 ‘꺼지지 않는 필멸의 불꽃’이 활성화됩니다.」
이어서 새로이 얻은 스킬을 발동하니 바로 이변이 일었다.
화르르-!
갑자기 발끝에서부터 검은 불꽃이 일어나더니 그대로 모든 것을 붕괴시키기 시작했다.
이것은 비유도 뭣도 아니었다.
진짜로 검은 불꽃이 대지마저도 재로 만들듯 불태우며 적들에게 쏘아진 것이다.
이내 꺼지지 않는 필멸의 불꽃이 모든 것을 붕괴시키며 도전자 중 한 명에게 닿은 순간.
콰사삭……!
“끄, 끄아아아아아─!”
그대로 그 도전자는 불꽃에 감싸인 채로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어서 쏟아져 내렸다.
그걸 본 도전자들은 바로 각각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불꽃을 꺼 보려 했지만…….
그 어느 것에도 검은 불꽃은 꺼지지 않았다.
단지, 자기 자신에게 닿는 모든 것을, 가리지 않고 태울 뿐.
그제야 도전자들은 꺼지지 않는 필멸의 불꽃을 상대하는 게 의미 없다는 걸 깨달았는지 각각 비명을 지르며 혼비백산 흩어졌다.
“도, 도망쳐야 해……! 주, 죽기 싫어……!”
그에 담천우는 흩어지는 도전자들을 보며 끌끌 혀를 찼다.
―어리석은 놈들이군. 어차피 죽음을 미룬들 크게 의미는 없을 터이거늘.
그 말을 들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어차피 저렇게 도망쳐도 나를 죽이지 않으면 시련을 클리어할 수는 없는데.’
이해할 수 없었다.
굳이 구차하게 목숨을 살려 봤자 결국에는 전부 똑같이 죽을 뿐인데…….
어째서 저리도 추하게 구는지.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확실히 새로운 스킬의 위력에 나는 감탄했다.
‘꺼지지 않는 필멸의 불꽃. 엄청나네. 순수한 위력으로만 보자면 성광에 비견될 수준이야.’
하지만 꺼지지 않는 필멸의 불꽃은 아예 대가 없는 광역기는 아니었다.
‘장점이 확실하니 단점도 확실하네.’
일장일단(一長一短).
모든 것을 재로 바꾸어 버리는 미친 능력에 비해서 꺼지지 않는 불꽃은 확산 속도가 느렸다.
심지어 그것만이 아니다.
1초에 체내 마력이 10%씩 닳는 수준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마력 소모도 또한 엄청났다.
그리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아니었다.
아마도 이대로 몇 초 더 있다가는 도망치는 도전자들 탓에 시간이 끌려서 마력이 전부 소모될 터.
그에 나는 혀를 차며 결국에는 꺼지지 않는 필멸의 불꽃을 잠시 해제했다.
「스킬 ‘꺼지지 않는 필멸의 불꽃’이 비활성화됩니다.」
그리고.
「특수 권능 ‘용인화(龍人化)’가 활성화됩니다.」
「10분 동안, 전체 보유 마력의 양이 두 배 상승합니다.」
「10분 동안, 용족(龍族)의 특징 중 일부를 재현합니다.」
「10분 동안, 마력에 관련된 모든 간섭 및 운용 능력이 상승합니다.」
우드득, 우드득……!
모자란 마력량을 보충할 수 있는 용인화의 권능을 발동했다.
마력 능력치 자체를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마력량만을 올리는 능력이니 신성 에는 영향받지 않는 상태.
체내에 차오른 마력에 만족한 나는 이내 입에서 불꽃을 숨결처럼 쏘았다.
콰아아아아아아─!
드래곤 브레스에 직격당한 도전자들이 반쯤 터지듯 죽으며 선혈을 흩뿌렸고…….
「스킬 ‘선혈의 구도자’가 활성화됩니다.」
그렇게 생겨난 선혈을 폭풍우처럼 일으키며 새로이 꺼지지 않는 필멸의 불꽃을 발동했다.
「스킬 ‘꺼지지 않는 필멸의 불꽃’이 활성화됩니다.」
그에 검은 불꽃이 선혈의 구도자로 생성된 핏빛 폭풍에 옮겨붙으며 이리저리 난무했다.
물론 각인 스킬 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찰나 사이에 핏빛 폭풍이 사그라들기에, 꾸준히 피를 보충해야 했지만…….
그래도 나쁘진 않았다.
“이것도 생각대로 써먹기 좋은 스킬 콤보네.”
핏빛 폭풍의 기동력에 꺼지지 않는 필멸의 불꽃이 가진 파괴력을 더한 셈이니…….
단점을 많이 보완한 연계기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꺼지지 않는 필멸의 불꽃에 소모되는 마력량이 엄청난 탓에 오래 유지할 순 없다마는.
그래도 이걸로 어느 정도 도전자들은 정리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건 성녀 쪽에 붙은 놈들.’
이 20층 시련에 배정된 도전자 중에서도 정예라는 것일까?
성녀 측에 붙은 도전자들은 하나 같이 이것밖에는 살아남을 길이 없다는 걸 인지한 듯했다.
그것도 아주 확실히.
그에 나는 눈을 찌푸린 채 곧장 선혈 폭풍을 성녀에게 쏘았다.
‘꺼지지 않는 필멸의 불꽃을 사용할 수 있을 때, 20층 시련을 클리어해야 해.’
현재 체내에 남은 마력은 30% 정도.
마력 회복 자체가 신성 에 의해서 크게 낮아진 점을 생각하면 유지는 힘들다.
급속 마력 충전 권능을 발동해도 꺼지지 않는 필멸의 불꽃 유지 시간이 길어지진 않을 터.
그러니 최대한 빠르게 결판을 내는 것이 옳았다.
하지만…….
[ 수많은 희생 너머에 균형이 있을지니. 그대가 바라는 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성녀에게 을 한 균형의 신이 그리 말하자마자 선혈 폭풍이 사라졌다.
「신화 이 도전자 한성윤을 지정했습니다.」
「도전자 한성윤이 가진 스킬 중 대부분이 4분 동안 사용 불가 상태로 전환됩니다.」
“…….”
그에 나는 물이 끓는 것처럼 서서히 올라오는 짜증에 이를 갈았다.
모든 능력치 균일화에 신성 관련 능력은 대부분 봉인시키더니…….
이제는 아예 대놓고 나만을 콕 집어서 스킬들을 사용 불가 상태로 전환시켰다.
대놓고 나를 죽이려 하는 게 느껴진 탓에 달갑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이 괴물 자식 같으니. 이제야 죽일 수 있겠군.”
“전부 쳐라! 4분 안에 못 죽이면 우리들이 죽는다고 생각해!”
“이제는 그냥 좀 곱게 죽으라고, 이 개 같은 괴물 새끼야……!”
성녀 쪽에 붙은 도전자들이 각각 오러 그리고 검염을 일으키며 달려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이제는 움직임을 따라가는 것도 벅찼다.
그럴 만도 했다.
모든 능력치 고정도 모자라 스킬들까지 사용 불가로 전환됐으니까.
그러나 나도 숨겨 둔 한 수 정도는 있었다.
그것도─.
「회귀자의 낡아빠진 손목시계(SSS+) 전용 효과 ‘공격 무효’가 활성화됩니다.」
「신화 이 ‘공격 무효’에 의해서 ‘공격 발동 전 상태’로 되돌아갑니다.」
「회귀자의 낡아빠진 손목시계(SSS+) 전용 효과 ‘공격 무효’에 재사용 대기 시간 30분이 생성됩니다.」
이 불합리를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숨겨 둔 한 수가 말이다.
***
콰르르르르릉-!
눈 깜짝할 사이에 공격 무효의 전용 효과로 선혈 폭풍 그리고 꺼지지 않는 필멸의 불꽃이 복구됐다.
당연했다.
회귀자의 낡아빠진 손목시계에 내재된 전용 효과 중 하나인 공격 무효는 ‘공격 발동 전 상태’로 모든 것을 되돌린다.
해당 공격에 관련된 모든 것이 회귀하는 것이다.
‘그러니 꺼지지 않는 필멸의 불꽃이 깃든 선혈 폭풍도 같이 생기지.’
하지만 적들은 그 사실을 모르니 단숨에 패닉에 빠졌다.
“시, 시간이 되돌아갔어……!? 어, 어찌 이런 것이……!”
그러나 그 의문을 굳이 해결해 줄 생각은 없었다.
“전부 죽어.”
콰아아아아아앙─!
그에 나는 바로 선혈 폭풍을 성녀 쪽에 있는 도전자들에게 내쏘았고.
이내 그들은 제대로 된 비명도 내지르지 못한 채 한 줌의 재가 되었다.
「도전자 한성윤이 수많은 적을 상대로 승리함으로써 승천에 1.8% 가까워졌습니다.」
「에 따른 특수 보상으로 전용 효과 ‘일인군단(D+)’을 획득합니다.」
「이제부터 도전자 한성윤의 집단과의 전투 때마다 모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여태까지 도전자들을 살해한 것이 승천 발동으로 이어지며 보상이 주어졌다.
‘승천이 1.8% 상승했다, 라…….’
추방의 신에게 선택받은 클리프 셰리드를 살해했을 때보다도 승천 상승량이 늘어났다.
‘나름대로 짭짤하네.’
심지어 전용 효과로 ‘일인군단(D+)’까지 획득했으니 실로 좋은 성장을 이뤘다.
소소하긴 해도 이런 작은 효과들이 모여서 나를 강하게 해 주는 것이니…….
만족스러웠다.
‘이대로 간다면 승천도 100%를 채우는 게 멀지 않은 거 같은데?’
의외로 승천이 상승하는 속도는 느리지 않았다.
승천이 100%에 도달하면 무엇이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때는 꽤 괜찮은 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직감이 들었다.
그에 옅은 미소를 짓고 있으니 이내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20층 시련에서 배역을 맡은 수많은 도전자를 해치웠습니다.」
「도전자 한성윤의 [롤 플레잉 전투 달성률]이 10% 상승합니다.」
어느새 [롤 플레잉 전투 달성률]이 총합 70%까지 올라온 것이다.
[ 고작 이제 막 20층에 도착한 주제에 어찌 그 정도의 힘을……. ]시스템 메시지를 전부 읽어 내리니 성녀에게 을 쓴 균형의 신이 사색이 된 채 중얼거렸다.
[ 너는……, 너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몰래 대지에 흩뿌려진 핏물을 조용히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체력이랑 마력을 최대한 채워 두는 게 유리하겠지.’
선혈의 구도자로 피를 체력 그리고 마력으로 전환시킬 수 있으니 이를 이용할 심산이었다.
나는 시간을 끌 겸 금발을 처연하게 떨어뜨린 채 부르르 몸을 떠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원래 이 정도로 힘을 쌓는 게 불가능한 건가?”
[ ……그래, 그 누구도, 너처럼 그 정도의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다 ]“…….”
[ ……너의 그 붉은 검 안에 있는 예전의 후보도 마찬가지이지. ]―……마치 본좌를 알고 있다는 태도로군.
그녀의 말에 불쑥 담천우에게서 웅웅 울림이 퍼져 나왔다.
살짝은 놀랐다.
설마 담천우가 이렇게 직접 말할 줄은 몰랐으니까.
하지만 성녀에게 을 쓴 균형의 신은 예상했다는 듯 비소를 흘리며 말했다.
[ 그래. 나는 너를 알고 있다. 너 또한 수많은 균형을 무너뜨리려 했으니까. 하지만……, 결국에는 너도 탑의 비원을 이루지 못했지. ]―그랬었지.
[ 선택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정하지 못한 것 같구나. ]―…….
[ 저런 괴물이랑 같이 지내니 알게 된 것이 있지 않나? 담천우, 예전의 후보자여, 너는 설령 새로운 기회를 얻어도─. ]―그 쓸데없는 입은, 닫는 것이 좋을 것이니라.
드드드.
혈천마검이 가늘게 진동하며 짙은 살기를 흘려보냈고, 그녀는 눈꼬리를 가볍게 구부러뜨리며 말을 이었다.
[ ……그래도 나는 그 이기적인 선택이 싫지는 않다. 너의 그 이기적인 선택 또한 균형을 이루는 것일 터이니.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였다.
하지만 굳이 이해하려 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신들이 말하는 것은 대부분 애매모호한 것들뿐이니까.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혈천마검에서 시선을 떼었고, 담천우도 조용히 입을 닫아 버렸다.
그에 성녀의 몸을 빌린 균형의 신은 나를 노려보더니 이어서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 ……그래도 하나는 알았다. 너. 초월의 신성을 가진 도전자여. 너는 탑이 선택한 후계자구나. ]그리고.
[ 이번에는 물러가마. 하지만 다음에는 이렇지 않을 것이다. 이제부터 우리들도 너를 진지하게 상대할 터이니. ]다음 순간.
[ 그때까지 기다리마. ]서걱─!
그 말이 끝나자마자 나는 바로 검을 휘둘러서 성녀의 목을 베어 버렸다.
***
「도전자 ‘글로리아’의 사령을 흡수했습니다.」
「[성녀] 배역을 맡은 도전자 ‘글로리아’를 처치했습니다.」
「도전자 한성윤의 [롤 플레잉 전투 달성률]이 30% 상승합니다.」
「[마왕] 배역의 [롤 플레잉 전투 달성률]이 100%에 도달하여 시련 돌파 보상에 보정이 가해집니다.」
「도전자 한성윤이 사도를 상대로 승리함으로써 승천에 1.2% 가까워졌습니다.」
성녀의 목이 베어지며 시스템 메시지가 시야에 떠오르자마자 나는 눈을 찌푸렸다.
“이걸 안 막네.”
설마 진짜로 순순히 죽을 줄은 몰랐기에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짜증 나게 굴더니 바로 물러갈 줄이야.’
물론 어느 정도 납득은 됐다.
애초에 그대로 싸웠어도 몇 초도 지나지 않아서 내가 승리했을 터.
추하게 싸움을 이어 가느니 차라리 물러나는 게 옳다고 생각한 거겠지.
그에 나는 검들을 허리춤에 매달고는 턱을 매만지며 생각했다.
“…….”
그녀는 다음에 만날 때는 진지하게 상대할 것이라고 했다.
그것도 우리들이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그건 곧 균형의 신만이 아니라 수많은 신격이 나를 적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저리 자신 있게 다음을 기약한 것이고.
‘그때까지 기다린다는 건 아마도 서로 전력으로 싸울 수 있을 때를 기약한다는 거겠지.’
탑은 충분히 서로의 격이 맞는다면 신격의 개입도 막지 않는다.
그러니 균형의 신은 그 점을 생각하여 전력으로 싸울 수 있는 순간을 기다리겠다고 한 것이다.
그렇지만 크게 걱정되진 않았다.
“그러든지 말든지 상관없어.”
그도 그럴 것이…….
“어차피 나도 가만히 있을 생각은 아니니까.”
원래부터 나는 몇몇 신격들은 확실하게 제거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적이 좀 더 많아진 수준이지.’
그러니 걱정할 것은 없이 지금은 그저 강해지는 것만을 생각하면 되었다.
「축하드립니다, 시련의 탑 20층을 돌파하셨습니다.」
「돌파 보상으로 모든 능력치가 +20 상승하셨습니다.」
「돌파 보상으로 ‘200,000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돌파 보상으로 ‘15,000 SP’를 획득하셨습니다.」
「추가 돌파 보상으로 ‘스킬 숙련도 상승 물약(A+)’이 인벤토리에 전송됩니다.」
「추가 돌파 보상으로 ‘심연에 물든 학살자의 장검(A-)’이 인벤토리에 전송됩니다.」
「대기실로 이동하십시오.」
그에 결의를 다지고 있으니 시스템 메시지가 시야를 가득 메울 정도로 떠올랐다.
“많이도 얻었네.”
모든 능력치 +20 상승, 스킬 숙련도 상승 물약(A+), 심연에 물든 학살자의 장검(A-) 등등…….
20층 통합 시련에 걸맞게 평범한 시련보다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도 아직은 보상 상승 권한을 적용하지 않은 상태이니…….
기대됐다.
「전용 권한 #D-0007[보상 상승(1/2)]을 발동합니다.」
보상 상승 권한을 사용한 결과물은 얼마나 더 대단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