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less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248
246. 보상 상승 (4)
화아아……!
달빛이 깃든 팔목 보호대의 전용 효과인 ‘달빛 보호’가 활성화된 순간.
바로 찬란한 달빛이 전신을 감싸는 동시에 크게 활력이 돋았다.
다름이 아니라…….
「조건 만족.」
「신체 장점 가 활성화됩니다.」
「달빛이 있으므로 모든 능력치가 10% 상승합니다.」
「달빛이 있으므로 모든 종류의 성장 속도가 10% 상승합니다.」
신체 장점 가 활성화되며 일시적으로 모든 능력치가 상승한 것이다.
그에 따라서 일시적으로나마 잃었던 체력 중 일부가 돌아온 거고.
물론 모든 능력치 10% 상승으로 얻은 체력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스킬 ‘선혈의 구도자’가 활성화됩니다.」
어차피 잃은 체력을 회복할 수단은 차고 넘쳤다.
촤르르르르르─!
눈 깜짝할 사이에 기사 중 몇몇이 흘렸던 혈액이 동시다발적으로 떠오른 후.
그대로 물방울이 폭풍에 휘말리듯 그대로 솟구쳐 내 살갗으로 흡수됐다.
그렇게 흡수한 타인의 피는 이내 잃은 체력을 채우듯 새로운 활력이 되었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생각보다 특수 권능치고는 대단치 않은 효과였네.’
그에 나는 눈빛을 가라앉힌 채 몸을 달달달 떨어 대는 기사들을 봤다.
마치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본 듯한 모습.
이전부터 자꾸 뭔가를 기다리는 모습이길래 뭘 그리 기다리나 했었는데…….
굳이 시간 끌기에 당해 준 것치곤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였다.
‘차라리 실력자 중 하나를 불러왔다면 그나마 괜찮았을 거 같은데.’
여태까지 목숨을 불사를 것처럼 행동하며 믿어온 게 이까짓 체력 소모 권능이라니.
“기대 이하의 수준이네.”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그나마 무림인들과는 다르게 쓸 수 있는 모든 능력을 쓴다는 점에서 기대했던지라 실망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그에 나는 한심하다는 듯 몸이 얼어붙은 것처럼 서 있는 기사들을 훑어봤고.
이내 기사들은 전부 혼란에 빠진 듯 상당히 얼빠진 소리를 냈다.
“지치지도 않는다니……. 무, 무슨 저런 괴물이…….”
“체, 체력이 절반 넘게 사라졌을 텐데? 어째서 서 있을 수 있는 건데!”
“피, 피다……! 피를 통해서 체력을 보충한 거야! 제, 제기랄……!”
아마도 다들 이곳에 적용되고 있는 권능들을 믿고 있었던 거 같은데…….
여태까지 수많은 영역 효과를 겪어 본 내게는 그다지 대단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아니었다.
차라리 권능으로 침입자를 배제하기보다는 기사들이 가진 힘을 올리는 게 나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조금은 전투 양상이 달라질 수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대충 기사들이 어떤 수준인지는 알 거 같네.’
여태까지는 패를 감추고 기사들이 어디까지 나를 몰아붙일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다른 차원 소속 도전자들이 어떠한 특색이 있는지 알아야 했으니까.
나중에도 탑을 오르며 꾸준히 마주하게 될 다른 차원의 도전자들을 상대하는 건 귀중한 경험이니 당연했다.
어쩌면 아레스 차원 소속 도전자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기술이 있을 수도 있고 말이다.
그러나 의미 있는 것은 없었다.
‘오러라고 부르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그냥 검기의 일종이고, 기사들이랍시고 따로 특수 능력이 있지는 않았네.’
이들은 21층 공용 구역을 점령한 것치고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약했다.
능력치가 가지는 이점으로 발을 살짝 구른 것 정도로도 진형이 와해될 정도이니…….
사실상 더는 전투를 길게 지속해도 얻을 게 없을 터.
그리 생각을 마친 나는 바로 지금껏 쓰지 않고 있었던 스킬들을 모조리 발동했다.
「스킬 ‘전투 가속’이 활성화됩니다.」
「스킬 ‘전투 집중’이 활성화됩니다.」
「스킬 ‘순간 가속’이 활성화됩…….」
「스킬 ‘의념 증폭’이 활…….」
그리고…….
「권능 스킬 ‘바람의 은총’이 활성화됩니다.」
「모든 속도가 80% 상승합니다.」
「현재 스킬 중첩 진행도 – [8]」
이내 신성력까지 소모하여 권능 스킬을 활성화한 순간.
그대로 발을 가볍게 튕기듯 지면을 박차고는 쌍검을 휘둘렀다.
눈 깜짝할 사이에 검들이 선을 긋듯 움직이니, 이어서 경쾌한 절삭음이 귓가에 울렸다.
서걱─!
붉은 선혈이 곳곳에 흩뿌려지는 동시에 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에 나는 슬며시 흡족함을 띠는 미소를 지었다.
어이없이 도전자들이 쉴 수 있는 장소를 점령한 쓰레기들을 심판했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애초에 나는 눈이 찌푸려질 정도로 엄청난 악행을 본 게 아니면 그리 크게 신경 쓰지 않으니.
단지, 시야에 떠오른 시스템 메시지가 마음에 든 탓이다.
「파천검(破天劍)이 부수기 힘든 것을 부수어 등급이 S급(9,160/50,000)으로 성장합니다.」
「파천검(破天劍)이 부수기 힘든 것을 부수어 등급이 S급(10,071/50,000)으로 성장합…….」
「파천검(破天劍)이 부수기 힘든 것을 부수어 등급이 S급(12,499/50,000)으로 성…….」
‘그래도 기사라서 좋은 점이 있었네.’
검은 갑주를 입고 있었던 기사들을 뭉텅이로 베어 버리니 파천검 등급 수치가 올랐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고작 칼질 한 번에 이렇게 파천검을 성장시킬 수 있다니?
웬만한 내구도를 가진 아이템이 아니면 처참하게 부술지라도 등급 수치가 잘 올라가지 않는 파천검인데…….
아무래도 기사들이 입고 있는 갑주는 전부 훌륭한 내구도를 갖춘 듯했다.
‘이대로 좀 더 많이 베다 보면 파천검 등급이 상승할 수도 있겠어.’
상정 외의 이득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
그에 나는 쌍검에 검강(劍罡)까지 덧씌운 채로 학살극을 이어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심검이나 무형검 같은 건 쓰지 않았다.
검으로 자르는 게 아니라 신성력 혹은 마력으로 생성한 보이지 않는 검들로 죽이면 성장이 되지 않을 것이기에.
촤자작-!
“퇴각……, 퇴각해야 해……, 저, 저런 거 이길 수 있을 리 없잖아…….”
“오, 오러 블레이드? 이런 미친! 소, 소드 마스터가 어째서 이런 곳에 나타난 건데!”
“소, 소드 마스터라고? 젠장……! 그루틴 경을 불러! 같은 소드 마스터가 있어야 상대가 된다!”
심지어 성장은 파천검만이 하는 게 아니다.
「진(眞) 혈천마검(A)의 전용 효과 ‘혈식(血食)’이 활성화됩니다.」
「대량의 피를 흡수하여 아이템의 등급이 A+급(9,200/9,200)으로 성장합니다.」
「등급 수치가 성장 가능 지점에 도달하여 해당 아이템이 A+급에서 S-급으로 성장합니다.」
―흐하하핫! 버러지들뿐인 줄 알았더니……! 그래도 21층쯤 되니 제법 피에 깃든 힘이 짙구나!
드디어 혈식을 통해서 혈천마검의 랭크를 성장시킨 것이다.
여태까지 탑을 오르며 흡수했던 피, 그리고 기사들을 죽인 피까지 합치니 바로 등급이 상승했다.
하지만 혈천마검의 성장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수많은 기사를 베며 허공에 흩뿌려진 핏물이 저절로 떠오르더니, 중력을 거슬러서 그대로 혈천마검에 집약됐다.
「진(眞) 혈천마검(A)의 전용 효과 ‘혈식(血食)’이 활성화됩니다.」
「대량의 피를 흡수하여 아이템의 등급이 S-급(1,201/15,000)으로 성장합니다.」
「대량의 피를 흡수하여 아이템의 등급이 S-급(1,427/15,000)으로 성장합…….」
「대량의 피를 흡수하여 아이템의 등급이 S-급(2,246/15,000)으로 성…….」
―자아, 어리석은 버러지들아, 얼른 본좌에게 더더욱 많은 피를 보여다오!
담천우는 감정이 고양됐는지 주위에 들리게 소리까지 쳐가며 크게 광소하며 힘을 발휘했다.
「진(眞) 혈천마검의 소울 에고 스킬 가 활성화됩니다.」
「선혈이 원념을 머금은 칼날이 되어서 적들에게 쇄도합니다.」
실로 간단한 설명 문구.
하지만 이어서 발동된 소울 에고 스킬의 힘은 간단한 설명에 어울리진 않았다.
살갗이 잘리며 흩뿌려지는 선혈, 그리고 투쟁이 이어지며 갑옷에 묻은 피, 혹은 흙을 적신 핏물이 움직인다.
그리고─.
촤아아아아아아아─!
그 모든 피는 그대로 적들을 찌르는 칼날이 되어서 그들에게 솟구쳤다.
불시에 솟구친 핏빛 칼날은 적들을 갈아 버리겠다는 듯 거침없이 돌풍처럼 쇄도했다.
물론 피로 이루어진 공격이기에 혈액량에 따라서 공격 규모가 각각 다르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피로 된 칼날에 스치면 전부 소름이 끼치는 비명을 내질렀다.
“크아아아아아! 사, 살갗이, 살갗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아……! 사, 살려 줘!”
“고통 증폭 효과가 있는 스킬인가? 젠장……. 대체 저 괴물은 정체가 뭐냔 말이다…….”
“……저주 해제 계열 스킬, 혹은 권능을 써라! 그, 그렇게 한다면 고통은 줄어들 거다!”
그 광경을 본 나는 검을 한 번 크게 휘두르고는 내심 감탄했다.
그럴 만도 했다.
다름이 아니라…….
소울 에고 스킬, 는 지금껏 본 적도 없는 소울 에고 스킬이기에.
‘혈천마검의 등급이 상승하며 이런 것도 가능해졌나…….’
이전과는 달리 혈천마검의 아이템 등급이 S-급에 도달하며 쓸 수 있는 스킬이 늘어난 모양새.
현재 쓸 수 있는 소울 에고 스킬들도 훌륭한 성능을 가지고 있는데…….
설마 이렇게 또 성장하여 쓸 수 있는 스킬이 많아질 줄이야.
새로운 변화에 나는 즐거움을 느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 나중에 등급이 오를 때마다 새로운 스킬이 추가될 수도 있는 건가?’
어쩌면 혈천마검이 전투에서 더더욱 많이 쓰일 수도 있을 터이니.
혈식으로 틈틈이 등급 수치를 상승시키다 보면 얼마나 좋은 소울 에고 스킬을 습득할지 기대됐다.
새로이 습득한 소울 에고 스킬 등급이 S-급이니, 나중에 습득할 소울 에고 스킬은 더더욱 훌륭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혈천마검은 비장의 한 수로도 사용할 수 있겠지.
‘이곳에 있는 전부를 아이템 성장의 경험치로 봐도 되겠어.’
생각했던 것보다도 보상이 많아지니 몸놀림이 빨라졌다.
서걱……!
상대측도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전장에 적응했는지 잽싸게 반격했다마는…….
달빛이 깃든 팔목 보호대의 전용 효과, ‘달빛 보호’에 이어서 여러 가지 스킬이 가미되니 별다른 타격을 주지도 못했다.
물론 이 보호를 뚫었을지라도 사령들을 쌓은 상태이니, 어차피 네크로맨시 전용 보호막이 발동됐을 터.
‘애초에 서로 동등한 전투를 하는 게 아니지.’
처음부터 난전에서 몇 배는 높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내게 승리는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
그러니 이제부터 있을 광경은 그저 단순한 노가다에 불과했다.
그렇게 수많은 기사를 살해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업적 ‘모든 기사의 천적’을 달성했습니다.」
「전용 권한 #D-0007[보상 상승]이 조건을 만족하여 자동으로 발동됩니다.」
「업적으로 얻는 보상 수준이 [D+급]에서 [C+급]으로 상승합니다.」
「스킬 ‘기사도를 짓밟는 자(C+)’가 생성됩니다.」
어느 순간 새로운 메시지가 시야에 떠오르며 새로이 얻은 스킬이 발동이 됐다.
「스킬 ‘기사도를 짓밟는 자’가 활성화됩니다.」
「기사도를 따르는 적을 상대로 모든 스킬 성장이 10% 가속됩니다.」
‘나이스.’
성장 가속 스킬은 많이 있어도 손해를 볼 것이 없다.
스킬 합성 혹은 공양의 인장으로 분해하지 않아도 되는 능력인 셈.
생각 외로 점점 얻는 게 많아지는 데 만족감을 느끼며 웃음을 짓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귓가에 은은한 살기가 맺힌 목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호출이 울리길래 뭔가 하며 왔더니, 진짜로 소드 마스터가 있었군.”
고개를 돌리니 파란 눈을 번뜩이는 날카로운 인상의 청년을 볼 수 있었다.
대충 수준으로 따지자면 이제야 막 검강을 다를 수 있는 경지에 이른 정도.
아마도 아레스 차원 소속 도전자들이 ‘소드 마스터’라고 부르는 자에 가까울 듯했다.
실제로…….
“소개하지. 이 몸은 제국의 67번째 소드 마스터, 그루틴 라스닐이라고 하네.”
그 또한 푸른색을 띠는 머리칼을 흔들며 소드 마스터라고 했고.
“그대는 대체 누구길래 이곳에서 행패를 부리는 건가?”
그제야 나는 어느 사실을 눈치채고는 짙은 웃음을 지으며 그 물음에 답했다.
“누구긴 누구야.”
다름이 아니라…….
“이제부터 너를 죽일 사람이지.”
드디어 메인디쉬라고 할 수 있는 적이 도착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