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less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273
271. 종지부 (4)
18층.
사람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토대로 태어난 신격인 찬탈자와의 전투로 알아낸 게 하나 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신성 에 깃든 힘은 신격의 신성도 붕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찬탈자에게 신성 을 사용했을 때, 놈의 신성은 확실히 붕괴했었어.’
그럴 만도 했다.
신성 은 본래 모든 것의 죽음을 주관하는 힘이니까.
그러니 신성력 그 자체를 신성 으로 소멸시키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단지, 신성 을 상대에게 침식시키는 게 힘들 뿐이지.
그렇기에…….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야.’
전투의 신에게 신성 을 침식시킨 것은 승리의 찬스라고 할 수 있었다.
이걸로 이제 전투의 신이 가진 신성은 점진적으로 붕괴할 테니까.
그것도 아주 확실히.
실제로─.
[ 사신의, 명부라고……? ]신성 이 새겨지자마자 전투의 신의 얼굴빛이 단숨에 창백해졌다.
마치 갑자기 이렇게 신성이 침식될 줄은 몰랐다는 듯한 모습.
사신의 명부 탓에 44분이 지나면 신성 이 확정 침식되는 줄 몰랐던 거 같은데…….
설령 이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을 터다.
어차피 사신의 명부에 적힌 시점에서 이렇게 되리라는 건 정해져 있었으니까.
[ 강제적인 신성의 붕괴라니……! ]전투의 신이 피를 울컥 토해 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
[ 대체, 대체! 어찌 이런 것이……! 그리고, 어떻게 개념 영역의 신성을 둘씩이나 사용할 수 있지……!? ]그것도 아주 격렬히.
[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고대 신격이 아니고서야, 개념의 신성을 이렇게까지 다룰 순 없─. ]하지만 그 말을 끝까지 들어줄 필요는 없었다.
[ 자기가 못한다고 남까지 못 할 거라고 하는 건 오만한 거 아닌가? ]그에 나는 바로 이죽거리듯 그리 대꾸하고는 혈천마검의 검파를 꽉 쥐었다.
[ 그쪽은 몰라도 나는 원래부터 할 수 있었던 거라서. ]그리고.
「진(眞) 혈천마검의 소울 에고 스킬 가 활성화됩니다.」
「선혈이 원념을 머금은 칼날이 되어서 적에게 쇄도합니다.」
촤자자자자자작─!!
여태까지 전투하며 흘린 피들이 전부 붉은 가시가 되어서 솟구쳤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핏빛의 가시들이 천공을 뚫을 듯 솟구친 순간.
전투의 신은 이를 꽉 악물고는 이어서 손을 내밀어 신성력을 발했다.
「신성 이 사용됩니다.」
「신성 이 신성 를 보조합니다.」
「신성 에 의해서 도전자 한성윤의 힘이 일부분 상대에게 흡수됩니다.」
하지만…….
[ 크, 으……! ]이내 전투의 신의 심장 부근에 신성 의 검은빛이 일렁인 순간.
그의 얼굴이 더없이 처참하게 일그러지며 손에 응축된 신성력이 그대로 흩어졌다.
그리고 그에 따라서 신성 의 발동 또한 같이 취소됐다.
다름이 아니라…….
「신성 이 발동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취소됩니다.」
어느새 신성 이 신성의 발동을 막을 정도로 침식한 것이다.
‘상황이 생각보다 잘 풀렸어.’
그에 나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짓고는 몸에 힘을 줬다.
아마도 전투의 신이 신성 의 침식을 몰아내기란 어려울 터이다.
진정으로 죽음을 다루는 신이 되며 저것은 죽음 그 자체와도 같은 개념이 됐으니까.
촤아아아아아악-!
눈 깜짝할 사이에 의 힘이 전투의 신의 몸을 찢어발기듯 난타했다.
신성 로 심상찮을 정도로 강해졌음을 고려하면 실로 놀라운 힘이다.
하지만 새삼 혈천마검의 힘에 감탄할 틈은 없었다.
[ 이까짓 것으로, 이렇게 허무히, 의미도 없이 스러질 것 같으냐……! ]갑자기 전투의 신이 격노에 찬 음성을 토해 내며 눈을 번뜩인 것이다.
[ 이기진 못해도 같이 죽는 것 정도는 해 주마─!! ]그리고.
「신성 이 조건을 충족하여 사용됩니다.」
「신성 이 사용되어 재사용 대기 시간이 10년 생성됩니다.」
「신성 의 재사용 대기 시간은 그 어떠한 효과로도 초기화할 수 없습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전투의 신을 중심으로 붉은 기운이 모든 것을 파괴하듯 터졌다.
신성 처럼 도저히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을 수준.
아직도 저렇게 엄청난 신성을 숨겨 뒀다는 것도 놀랍다마는.
그래도 신성 과는 달리 이건 생각보다 쉽게 처리할 수 있을 듯했다.
[ ……. ]다름이 아니라…….
‘쿨타임이 저렇게 확실하게 걸려 있으면 처리는 간단하지.’
여태껏 전투의 신에게 보여 주지 않은 것이 있었다.
신성이나 권능, 혹은 스킬에 속하지 않는 힘이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그럴 만도 했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힘 중에서도 생존기로는 최상위권에 들어서는 효과니까.
‘공격 무효.’
순수 실력이 아니라 아이템의 전용 효과라는 점이 살짝 아쉽긴 한데…….
그래도 부끄럽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회귀자의 낡아빠진 손목시계(SSS+) 전용 효과 ‘공격 무효’가 활성화됩니다.」
「신성 이 ‘공격 무효’에 의해서 ‘공격 발동 전 상태’로 되돌아갑니다.」
「회귀자의 낡아빠진 손목시계(SSS+) 전용 효과 ‘공격 무효’에 재사용 대기 시간 30분이 생성됩니다.」
장비빨도 원래 실력의 일부니까.
***
째깍째깍-.
이내 회귀자의 낡아빠진 손목시계가 발동한 순간.
시곗바늘이 돌아가는 소리가 울리는 동시에 전투의 신에게서 터진 파괴의 힘이 사라졌다.
그것도 아주 깔끔히 말이다.
그리고…….
[ 시간의 신이 남긴 성유물……!? ]그래도 나름대로 이 아이템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일까?
[ 어째서 그걸 네놈이 가지고 있는 것이냐! ]전투의 신은 바로 이 현상을 일으킨 것이 내가 가진 아이템 탓임을 알았다.
아마도 원인은 이 아이템의 제작자가 시간의 신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 시간을 신격으로써 살아온 전투의 신은 그만큼 신에 대해서 아는 게 많을 터니.
하지만 그다지 신경이 쓰이진 않았다.
「신성 이 사용됩니다.」
「신성력을 소모하여 현실 세계에 말로 영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단, 세상의 이치를 간섭하는 언령에는 매우 많은 신성력이 소모됩니다.」
《 됐고, 죽어. 》
어차피 알아도 달라지는 건 없을 테니까.
[ 컥……! ]실제로도 그러했다.
신성 으로 신성 의 침식을 촉진시키자마자 전투의 신은 각혈했다.
아마도 그의 체내에 있는 신성이 신성 에 의해서 뭉개졌겠지.
그에 나는 바로 각종 스킬 및 권능을 사용하여 최고 속도로 상대에게 날아들었다.
그리고 이내 전투의 신이 있는 곳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검격을 날렸다.
하지만…….
콰가가가가가각-!
[ 진짜, 미친……. ]상대를 바로 죽일 심산으로 내지른 일격은 전투의 신의 팔에 가로막혔다.
어느새 전투의 신이 오른팔을 들어서 목에 들어서려는 칼날을 막아 낸 것이다.
그것도 피부의 내구력 하나로.
그래도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다.
이전과는 달리 전투의 신의 오른팔은 반쯤 잘리듯이 됐으니까.
‘신성 의 침식으로 그래도 꽤 약해지긴 했나…….’
그럼 고작 이 정도의 타격을 준 것으로 물러설 순 없다.
신성 이 침식되긴 했어도 전투의 신에게 시간을 주면 어찌 될지 모르니까.
설령 아무리 낮은 확률이라고 해도 전투의 신이 신성 을 몰아내면 그 후로는 이길 수 없다.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지.’
그러니…….
지금 모든 것을 걸고 전투의 신을 해치우는 게 옳을 터다.
그렇기에 나는 신화 을 크게 활성화한 채로 그대로 검에 신성을 주입했다.
이내 신화의 힘이 깃든 황금빛과 검은빛의 신성들이 전투의 신에게 닿은 순간.
전투의 신의 눈이 핏빛으로 물들며 끔찍한 비명이 내질러졌다.
치이이이이이이-!!
[ 끄, 끄아아-, 끄흐아아아아아아아아악……!! ]다름이 아니라…….
─이 활성화될 시 당신의 신성력은 모든 존재의 힘에 크게 간섭력을 가집니다.
─※의지를 가지지 않은 존재들은 당신의 신성력에 저항할 수 없습니다.
신화 에 붙은 효과 중 하나인 탓이다.
상대의 신성에 간섭력을 가지며, 그에 따라서 천적에 가까운 상성이 되었다.
그러니 전투의 신을 보호하는 각종 신성과 권능도 약해진 거고 말이다.
아마도 물에 닿은 불과도 같은 느낌이 아닐까?
「업적 ‘카운터 마스터’를 달성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서걱─!
그대로 전투의 신의 신성이 약해지자마자 그의 오른팔이 단숨에 잘렸다.
하지만 나는 고작 이 정도에서 만족할 생각은 없었다.
그에 바로 혈천마검, 그리고 파천검을 역수로 쥐고는 전투의 신의 비대한 몸뚱이에 박았다.
그것도 아주 거칠게.
꽈드드드드드드……!!
[ 끄아아아아아아아! 그, 그마아아아아안!! 그만해애애애애애애애애!! ]전투의 신은 눈을 핏빛으로 물들인 채 고통에 찬 신음을 내질렀다.
그럴 만도 했다.
그의 몸에 꽂아 둔 쌍검 중 하나는 신성이 모인 심장을 뚫은 상태니까.
심장에 깃든 신성력이 신화 으로 인해서 크게 손상됐을 터이다.
[ 아, 아아! 신성이, 신성이이이이이……! 전부, 전부! 끄아아아아아아아아─!! ]실제로…….
현재 전투의 신의 신체에서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신성이 터져 나오는 상황.
추측대로 전투의 신은 신격으로서의 힘을 잃어 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힘을 잃으며 감정이 불안해지자 그것은 곧 내게 신앙이 되었다.
그것도 아주 훌륭한 신앙이 말이다.
「이 활성화된 상태이므로 적의 부정적인 감정을 신앙으로 추출합니다.」
「※적의 부정적인 감정이 커지면 커질수록 신앙 추출의 효율도 상승합니다.」
어느새 신화 이 가진 또 다른 효과가 발동한 것이다.
하지만 나름대로 오랫동안 격을 쌓아온 신격이라는 것일까?
전투의 신도 그대로 조용히 죽어 주진 않았다.
[ 아, 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콱-!
전투의 신은 눈에서 피를 줄줄 흘리며 내게 왼팔을 내리뻗어 목을 잡았다.
이제 하나 남은 팔인데도 불구하고 그의 악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
그에 나는 초월적인 내구 수치, 그리고 각종 방어 계열 스킬을 둘렀음에도 목을 그대로 내주어야 했다.
꽈아아아아아악-!
[ 끅……! ]눈 깜짝할 사이에 정신이 단숨에 아찔해지며 목에서 피가 줄줄 샌다.
심지어 전투의 신은 목을 그냥 조르는 게 아니다.
그에게 내가 신성력을 흘려 넣고 있듯이 전투의 신도 내게 신성력을 흘렸다.
그것도 독극물 같은 신성을.
「신성 이 조건을 만족하여 자동으로 사용됩니다.」
「신성 이 신화종의 피를 도전자 한성윤에게 침식시킵니다.」
「신성 이 신성력으로 신화종의 피의 침식 속도를 4배 상승시킵니다.」
[ 초월의 신이여……! 이곳에서……! 같이, 죽자……! ]다름이 아니라…….
‘신성으로 피에 있는 극독을 강화했나…….’
이전에 한 번 본 적이 있는 수법을 사용한 것이다
마치 곤충이 발버둥 치며 체내의 독을 상대에게 흘리는 것 같은 모습.
전투의 신에게 반쯤 꿰뚫린 목으로 그의 피가 흘러들어오며 현기증이 일었다.
‘의식이, 흐려지…….’
그럴 만도 했다.
신성 이라는 발동에 조건이 있는 신성으로 피의 독을 강화했으니까.
어찌 보면 이것도 최후의 한 수라고 할 수 있을 정도.
하지만 그렇게 의식이 흐려지는 것도 잠시에 불과했다.
「스킬 ‘탈인脫人’이 강하게 활성화됩니다.」
「스킬 ‘탈인脫人’으로 인해서 신화종의 인자를 완전히 받아들였습니다.」
「스킬 ‘탈인脫人’에 저장된 신화종 인자로 인해서 신화종의 장점 중 하나를 서서히 이식받습니다.」
[ 아. ]다름이 아니라…….
이전에도 거목 미궁에서 피에 깃든 독을 흘려내게 해 준 스킬이 발동했다.
탈인(脫人).
이제는 반쯤은 인간이 아니게 해 준 스킬의 발동이 의식을 되돌렸다.
그대로 나는 이를 악문 채로 신성 을 재차 발동하며 전투의 신을 몰아붙였다.
《 죽, 어……!! 》
그리고…….
「신성 을 사용합니다.」
「신성 에 침식된 모든 것의 죽음을 주관할 수 있습니다.」
이내 쌍검에 신성 의 힘이 크게 일렁이며 주입된 순간.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
신성 영역 을 가득 메우는 검은빛의 신성이 터지듯 넘실거렸다.
신성 의 힘이 여태껏 이례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진 순간.
어느새 전투의 신의 왼팔에서 힘이 풀렸다.
바로…….
[ 썩…… 을……. ]전투의 신이 죽음에 도달한 것이다.
[ 그때의……, 필멸자에 불과했던, 애송이가……, 어째서, 이런 괴물이 됐……. ]하지만 전투의 신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그럴 만도 했다.
여태까지 그의 심장에서 흘러나오던 신성력이 이제는 느껴지지 않게 됐으니까.
그리고 그게 의미하는 바는 간단했다.
「전투의 신 ‘아수라’의 사령을 흡수했습니다.」
「도전자 한성윤이 신격을 상대로 승리함으로써 2차 승천에 16.1% 가까워졌습니다.」
추하게 불타오르던 생명의 불꽃이 꺼졌다.
[ ……. ]드디어 결투 끝에 전투의 신이 패배를 맞이한 것이다.
그것도 아주 깔끔히.
그에 나는 피를 울컥 토해 내고는 그대로 전투의 신의 몸에서 쌍검을 빼냈다.
생명을 잃은 전투의 신의 몸뚱이는 그대로 힘을 잃고 신성 영역 중앙의 대지에 떨어졌다.
쿵-.
[ 드디어, 끝났나……. ]탑에서 시작된 길었던 전투의 신과의 악연이 종지부를 내렸다.
「사용자보다 강한 사령을 흡수하여 권능 추출의 판정이 시작됩니다.」
그러니까…….
「판정 성공.」
「전투의 신 ‘아수라’의 사령에 권능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제는 이 이야기의 끝에 있는 과실을 얻을 차례다.
「사령에서 권능을 추출합니다.」
「특수 권능 ‘단독 결투(A-)’가 사용자 한성윤의 영혼에 각인됩니다.」
심지어─.
「전투의 신 ‘아수라’의 사령을 흡수하여 특수 조건을 만족했습니다.」
「전투의 신 ‘아수라’의 사령이 가지고 있는 신성 중 하나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현재 습득할 수 있는 잠재 신성은 , , , , , 입니다.」
「※이때 고르지 않은 잠재 신성은 이후에는 선택지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것도 이 종지부에 어울리는, 더없이 달콤한 과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