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less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305
303. 흑마법 (3)
「마계 군주 ‘알카이드’의 사령을 흡수했습니다.」
「도전자 한성윤이 군주를 상대로 승리함으로써 2차 승천에 8.7% 가까워졌습니다.」
「에 따른 특수 보상으로 전용 효과 ‘어둠의 재능(A+)’을 획득합니다.」
「이제부터 도전자 한성윤의 흑마법에 관련된 재능의 수준이 크게 오릅니다.」
순식간에 시스템 메시지들이 시야를 가리듯 떠올랐다.
‘이번에도 2차 승천의 퍼센테이지가 많이 올라갔어.’
그리고 이어서 시스템 메시지를 전부 읽은 나는 눈을 빛낼 수밖에 없었다.
[ 이대로 간다면 고대 신격의 경지도 아예 꿈은 아니지 않을까. ]그럴 만도 했다.
추측하건대 2차 승천의 퍼센테이지가 100%에 도달하면 고대 신격이 될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렇다면 이대로 군주들을 상대로 승리하는 것만으로도 고대 신격에 다가설 수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렇게 형편 좋을 리는 없음을 알고는 있었다.
‘그래도 2차 승천의 퍼센테이지도 상승할 때마다 성장이 더뎌지니 기대하긴 힘들지만 말이야.’
아마도 군주들을 전부 죽이는 것으로는 2차 승천을 전부 채울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2차 승천의 퍼센테이지가 적잖게 올랐음에도, 신성은 힘은 그렇게 크게 강해지지 않았다.
그러니 형편 좋은 상상을 하는 건 이쯤에서 끝내는 게 옳겠지.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니 담천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허. 보상들이 엄청나군. 승천의 성장에, 더불어 전용 효과로 웬 재능 상승의 상시 발동 능력을 얻을 줄이야.
혈천마검의 검파가 웅웅 떨리며 담천우의 말이 이어졌다.
―군주에겐 신성이라고 해야 할 힘이 없는 게 안타깝군.
[ 그러게요. ……생각해 보니 그 부분은 좀 아쉽긴 합니다. ]그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을 느껴야 했다.
알카이드는 신성으로 경지에 도달한 강자가 아니었으니까.
오로지 그는 흑마법의 힘으로 정식 신격과도 견줄 수 있는 자리에 오른 자였다.
아마도 무림으로 따지자면 19층 퀘스트에서 마주친 혈마신교의 교주보다도 좀 더 높은 수준이지 않을까?
‘그래도 혈마신교의 교주도 신성은 가지고 있었는데 말이지.’
새삼스레 알카이드라는 고블린이 강자였다는 사실이 크게 다가왔다.
한낱 고블린답지 않게 그는 흑마법이라는 비술에 통달한 정점 중 하나.
그러니 알카이드의 흑마법은 설령 마기의 본질과는 좀 엇나갔을지언정, 그래도 수준급에 이르렀다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
신성이 없어도 신격에 견줄 수 있던 것은 그래서였을 터이지.
‘그런데도 알카이드가 62군주 같은 낮은 순위라니.’
그렇기에 이후에 마주칠 군주들이 어떨지 걱정됐다.
사실상 62군주인 알카이드가 이렇게 강하다는 것은, 마계의 다른 군주들은 이것보다 더더욱 강하다는 것 아닌가.
마음이 심란해질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정식 신격의 수준을 넘어서 상위 신격도 존재할 수 있었다.
심지어 그것도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준의.
하지만 어차피 곧 다가올 미래를 걱정하느니 차라리 현재의 보상에 신경을 쓰는 게 옳을 터였다.
그리고 그에 나는 바로 생각을 바꿨다.
[ 그러고 보니 오랜만에 전용 효과를 얻었네. ]이내 신화 으로 얻은 전용 효과를 확인한 순간.
[ 이건……. ]그에 나는 바로 눈빛을 반짝이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을 수밖에 없었다.
[ 흑마법 재능을 상승시킬 수 있다니……. ]그럴 만도 했다.
새롭게 얻은 전용 효과 ‘어둠의 재능(A+)’은 흑마법의 재능을 보조하는 효과니까.
세계의 섭리를 비틀어 거스를 수 있는, 지고의 기술에 관한 재능을 상승시킬 수 있다니?
사실상 흑마법에 대한 숙련도가 부족한 나에게는 가장 쓸모 있는 전용 효과라고 할 수 있을 터.
[ 생각한 것보다 더 좋은 걸 얻었어. ]그렇기에 나는 바로 정신을 집중하여 재차 흑마법을 일으켰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체내 마력이 마기로 전환되며 검은색의 빛이 몸의 곳곳에서 일렁이며 터져 나왔다.
하지만 이걸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기껏해야 이대로 마기를 둘러 봤자 신체 능력을 올리는 정도에서 그치겠지.
그대로 나는 잠깐 눈을 반쯤 감듯이 가늘게 뜨고는, 이전에 알카이드와의 전투에서 봤었던 술식들을 떠올렸다.
[ 술식은 많이 알 것 같은데……. ]하지만 그다지 성에 차지 않았다.
[바라지 않은 안식처], [검은 후광], [어둠에 숨어든 벼락의 그림자] 등등…….여태까지 여러 흑마법을 봤고, 심지어는 검은 후광이라는 흑마법을 창조하기까지 했었지만, 그럼에도 부족했다.
[ 그래도 아직은 부족해. ]흑마법은 본질을 비틀고 그것을 보조하는 기술이다.
그렇다면 필시 신성 권능을 넘어서, 스킬이랑 권능에도 적용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하지만 알카이드와의 전투에서 흑마법 [검은 후광]으로 신성 을 보조한 것은, 신성의 갑주를 이용한 연계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오로지 흑마법만을 이용한 기술은 아니다.
‘신성 에 흑마법 [검은 후광]을 쓸 수 있던 것은, 굳이 따지자면 신성의 갑주랑 연동시킨 덕이지.’
그러니 그걸 똑같이 스킬이나 권능에는 쓸 수 없었다.
[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그에 나는 잠깐은 호흡을 고르며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이건 시간이 지나며 흑마법에 관한 기술적 숙련도를 쌓는 것밖에 답이 없을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이번에 새로운 전용 효과를 얻으며 흑마법에 관한 재능이 오르지 않았는가.
만약에 정말로 내가 가진 흑마법의 재능이 크게 올랐다면, 반드시 이에 관한 해결책을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 ……. ]그게 바로 재능이라는 거니까.
[ 알겠다. ]그리고.
[ 그냥 아예 술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짜면 되네. ]실제로도 그러했다.
츠츠츠……!!
하지만 그 과정은 흑마법 [검은 후광]을 창조할 때와는 달랐다.
이전에 흑마법 [검은 후광]을 창조했던 것은, 순전히 신성의 갑주에 마기를 연결시킴으로써, 흑마법의 적용 여지를 줬을 뿐.
그것은 알카이드가 사용했던 흑마법의 기초 중의 기초를 신성의 갑주라는 힘에 접목시킨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건 다르다.
‘술식을 처음부터 탑의 도전자에게 알맞은 형태로 짜 올리면 되는 거였어.’
순식간에 나는 알카이드와의 전투에서 본 술식들을 낱낱이 해체했다.
아니.
사실, 말이 해체라는 것이지, 그냥 술식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분모를 탐색하여, 그중에서 술식 구성의 기초 원리를 파악할 뿐이다.
술식의 구성에 있어서 가장 기초적인 요소들.
그것을 모조리 빼내 올 수 있다면 새로운 술식을 짤 때도 그렇게 크게 애먹을 게 없을 테니까.
서로 같은 이치를 공유하는 기술에는 틀림없이 공통분모라고 해야 할 점이 있다.
그렇다면 그걸 이용해야 하지 않겠는가.
‘어?’
그런데…….
[ ……. ]생각과는 달리 점점 술식을 해체하면 해체할수록 이변이 일어났다.
[ 이건 또 뭐지……? ]그도 그럴 것이…….
[ ……이거 이렇게 쉬워도 되는 건가? ]이제는 흑마법의 기초 구성 원리를 빼내는 걸 넘어서고 있었다.
왜인지 몰라도 갑자기 흑마법의 기초 구성 원리의 본질을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게 바로 새롭게 얻은 전용 효과 ‘어둠의 재능(A+)’의 적용된 결과인 걸까?
마치 흑마법 그 자체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신체 일부처럼 느껴질 정도.
그리고 그렇기에 흑마법의 창조에는 말도 안 될 정도로 가속도가 붙었다.
차차차차차차착……!!
순식간에 마기의 형태가 퍼즐을 맞추듯 착착 돌아갔다.
기껏해야 몇 초도 안 되는 사이에 수십 개가 넘는 술식이 형태를 맞추고, 건축물을 쌓아 가듯 점점 높은 경지로 나아갔다.
흡사 자석에 알아서 달라붙는 철 가루와도 같은 모습.
이제는 나도 이게 왜 이렇게 됐는지 알 수 없었다.
단지, 새롭게 얻은 전용 효과의 재능을 따라서 거기에 몸을 맡기고 의식을 흑마법의 창조에 집중할 뿐.
―이건 또 무슨…….
그리고 그걸 본 담천우가 혈천마검을 흠칫 떨고는 경외에 찬 목소리를 내었다.
―너…….
마치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것 같은 어조.
―진짜로 한때 같은 인간이었던 것은 맞느냐……?
이제는 신격의 경지에 도달하여, 40층에 도달했던 전대의 도전자마저도, 어느새 재능에 경악을 느끼고 있었다.
―이래서야, 그야말로 전설 속에서나 들은, 대종사(大宗師)의 모습이잖느냐…….
이쯤 되면 나도 스스로 가진 흑마법의 재능에 어이가 없을 정도.
설마 오늘 처음 본 마족의 전유물이라고 해도 좋을 기술을, 이리 쉽게 해체하여 새롭게 짜 올릴 수 있을 줄이야.
이전에 배웠던 무공마저도 이렇게 새로이 창조하진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무공에 관한 재능마저도 뛰어넘었다는 듯이 새롭게 짜 올려지는 흑마법의 술식을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왔다.
[ 허. ]그리고.
[ 설마 나 무공보다도 이런 거에 더 재능이 있었던 건가……? ]이내 그렇게 중얼거리는 동시에 흑마법의 술식을 하나 더 쌓은 순간.
드드드─!
순식간에 새롭게 짜 올려진 흑마법이 완성됐다.
오로지 탑을 오르는 도전자의 스킬 및 권능을 보조하는, 여태껏 존재치 않았던 새로운 흑마법이 태어난 것이다.
여태까지 마족들 중에서도 선택받은 천재만이 사용했지만, 이제부터 사용하게 될 흑마법은 달라질 것이었다.
그리고.
【 스킬 쿨타임 가속 】
이내 새로이 생성된 흑마법의 술식을 발동한 순간.
차칵, 차칵……!
「스킬 ‘추적의 불빛’이 [스킬 쿨타임 가속]의 적용 대상으로 지정됐습니다.」
「스킬 ‘추적의 불빛’이 [스킬 쿨타임 가속]으로 재사용 대기 시간이 줄어듭니다.」
순식간에 곳곳에서 검은빛이 일렁이며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 ……. ]이전에 사용했던 스킬 ‘추적의 불빛’의 쿨타임이 줄었다.
본래는 군주들을 섬기는 마족에게 추적의 불빛을 소모 값도 없이 붙이는 대가로, 48시간의 재사용 대기 시간을 가지는 스킬이다.
그렇기에 수준급에 도달했던 마족도 추적이 붙었음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었고.
원래는 아직도 스킬 ‘추적의 불빛’에는 40시간 넘게 쿨타임이 남아 있을 터였다.
「스킬 ‘최후의 저항’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 진짜로, 해냈나……. ]성공했다.
흑마법 [스킬 쿨타임 가속]으로 스킬 ‘추적의 불빛’의 쿨타임을 줄였다.
오로지 재능에 의존하여 오늘 처음 익힌 흑마법으로, 새로이 스킬의 쿨타임을 줄이는 흑마법의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스킬의 재사용 대기 시간을 거의 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심지어 스킬 본래의 쿨타임을 50% 가까이 감소시키는 형태로.
―설마 그럼 체내 마력이 넘치는 한, 스킬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쓸 수 있……!?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은 존재했다.
[ ……아뇨. 그러진 못할 겁니다. 체내 마력이 너무 크게 줄게 돼요. ]흑마법 [스킬 쿨타임 가속]은 시스템의 힘을 비틀어 간섭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흑마법에 소모되는 마기의 양이 엄청났다.
사실상 전용 효과 ‘마기 회로(A+)’로 마력을 마기로 전환한다고 치더라도, 체내 마력의 40% 가까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그리고 문제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 그리고 뭣보다 이거 하나의 스킬에는 한동안 중첩할 수 없어요. ]흑마법 [스킬 쿨타임 가속]은 하나의 스킬에 몇 번이고 쓸 수 없었다.
[ 그러니 흑마법으로 스킬의 쿨타임을 몇 번이고 줄일 수는 없을 겁니다. ]흑마법이 세상의 섭리를 비틀 수 있다고 해도 만능의 기술은 아니다.
이것도 무공처럼 한계점이 있었고, 그것을 넘어설 수는 없었다.
최소한 아직은 그렇다고 생각되는 힘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 제약이 있구나.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말도 안 되는 힘이니라. 그건 너도 알고 있을 테지.
물론 그래도 훌륭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제부터 네놈의 생명줄 같은 스킬의 재사용 대기 시간을, 최대한 빠르게 돌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그러니 너는 그 흑마법에 꽤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추후에는 재사용 대기 시간의 절반 감소 같은 게 아니라, 완전 감소가 될 수 있을 터이니.
[ 나중에는 그렇게 될 거라고 확신하고는 있습니다. ]담천우의 말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 제가 창조했으니 제가 더 잘 알 수밖에 없죠. ]―…….
[ 이건 나중에는 스킬의 쿨타임을 한 번이나마 완전하게 줄여 줄 비장의 카드로 쓸 수 있어요. ]―대단하긴 한데 그렇게 말하니깐 재수 없느니라.
[ ……. ]―빌어먹을 재능충 같으니라고.
혈천마검의 칼자루가 웅웅 떨리며 담천우가 불만스럽게 투덜거렸다.
아마도 여태껏 보여 준 재능이 말도 안 되는 수준이라서 그렇겠지.
이해할 수 있었다.
흑마법 [스킬 쿨타임 가속]을 창조하며 본 재능의 끝은, 솔직히 말해서 나도 놀랄 수준이었으니까.
‘아직도 이렇게 재능이 사용될 여지가 있다니.’
아직도 세상에는 배울 것도, 그리고 강해질 것도 많았다.
그렇기에 한없이 즐거웠다.
고대 신격의 힘에 도달하여, 언젠가는 길의 끝에 설 수 있는 수단이, 아직도 세상 곳곳에 있다는 뜻일 테니.
그리고 그에 즐겁게 미소를 지을 때였다.
「특수 조건 만족.」
갑자기 시스템 메시지가 눈앞에 떠오르며 업적의 달성을 알렸다.
「업적 ‘대종사’를 달성했습니다.」
「전용 권한 #D-0007[보상 상승]이 조건을 만족하여 자동으로 발동됩니다.」
대종사(大宗師).
새롭게 흑마법 [스킬 쿨타임 가속]을 창조하게 된 덕일까?
살짝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탑이 업적을 인정하여 보상을 내리려고 했다.
「…….」
「도전자 한성윤이 달성한 업적의 수준이 너무도 높습니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이질감이 있었다.
‘여태까지 뭔 업적을 얻어도 이런 문구는 안 나왔는데?’
그럴 만도 했다.
도전자로서 달성한 업적의 수준이 높다는 문구는 본 적도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의문을 가지는 동시에, 시스템 메시지가 이어지며 보상이 주어졌다.
「…….」
「승인 완료.」
「시스템이 시련의 탑의 승인으로 도전자 한성윤에게 전용 권한의 추가 습득을 허용합니다.」
[ ? ]심지어…….
「전용 권한 #A-0107[초월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시련의 탑에 깊게 관련된, 전용 권한의 보상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