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less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332
330. 신들의 전장 (1)
「하늘의 신 ‘시엘로’의 사령을 흡수하여 특수 조건을 만족했습니다.」
「하늘의 신 ‘시엘로’의 사령이 가지고 있는 신성 중 하나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현재 습득할 수 있는 잠재 신성은 , , 입니다.」
「※이때 고르지 않은 잠재 신성은 이후에는 선택지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신성 선택 및 신성 습득.
여태까지 늘 그래 왔듯…….
천신과의 격전 끝에 얻을 보상이 눈앞에 나타나자 나는 눈을 찌푸렸다.
“이건 또 뭐야.”
그럴 만도 했다.
신성 , 신성 , 신성 .
각각 세 가지의 신성으로 나누어진 선택지는 사실상 꽝이나 다름없었으니까.
신성 이 개념 계열 신성이기는 해도, 딱히 활약한 모습을 본 적도 없었고, 더불어 그다지 쓸모 있지도 않을 터이다.
‘신성 이 무슨 패로 작용할지는 몰라도 그리 좋지는 않을 테지.’
신격의 개념을 대표하는 신성은 확실히 그 격이 보조 신성들보다야 높았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격의 이야기일 뿐이지 않은가.
설령 어느 신격을 대표했던 개념 신성이라고 해도 그게 보조 신성보다 가치가 100% 높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니 나도 개념 신성 중 몇몇을 걸렀던 것이고.
심지어 절망과 추락 그리고 광기의 신이 사도 강림을 쓴 상태로 신성 을 쓰지 않았던 것까지 생각하면 더 그랬다.
“…….”
그것도 모자라 신성 에 붙은 제약이 있을 수도 있었다.
어쩌면 천공에서나 크게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붙어 있을 수도 있었고, 그렇지 않아도 전투에 크게 활용되지 않은 걸 보면 의미는 없었다.
그러니 이제 남은 선택지는 신성 혹은 신성 일 터인데…….
사실상 이 또한 신성 처럼, 신성 은 그렇게 실용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신성 이야 그렇다고 치는데, 신성 은 뭔 능력이야?’
대체 신성 으로 뭘 할 수 있다는 걸까?
‘……신성 , 그리고 신성 은 선택지에서 배제할 수밖에 없네.’
그다지 확실한 건 없으나 적어도 크게 이점이 있을 거 같지는 않았다.
신성의 능력은 해석에 따라서 그 수준이 천차만별일 수 있지만…….
천신이 가진 신성 이 그렇게 엄청난 건 아닐 테니까.
그나마 직관적인 형태를 가진 건 신성 인데 이것도 사실은 국소적인 측면에서 발휘될 능력일 게 뻔했다.
‘그렇다고 해서 신성 도 좋은 건 아니겠지.’
그도 그럴 것이…….
‘만약에 신성 이 압도적인 운의 상승이었다면 애초에 이렇게도 안 됐겠지.’
신성 이 판국을 엎을 수준으로 작용할 수 있었더라면 천신은 패배하지 않았을 테니까.
결국, 이러나저러나 신성 습득의 선택지들이 하나 같이 별로라는 뜻.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선택지 자체를 바꿀 도리도 없었다.
그러니 더는 고민해야 의미가 없을 터인데…….
“이게 그나마 가장 낫네.”
그렇다면 어느 선택지를 골라야 하는지는 정해져 있는 셈이었다.
「선택 완료.」
「신성 이 잠재력으로 치환됩니다.」
최소한 어느 정도 조커로서 기능할 수 있는 신성을 고르는 게 옳았다.
그러니 신성 처럼 국소적인 측면에서 작용해도, 만약의 상황에 조력할 수 있는 선택지를 취했다.
물론 이것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신성일 수도 있긴 한데…….
왜인지 모르게 신성 을 고르는 게 정답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신성 이 의외의 상황에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
그럴 만도 했다.
여태까지 탑을 오르며 본 ‘운’에 간섭하는 힘은, 기대치를 매번 넘어섰으니까.
심지어는 현재의 메인 스킬들을 생성해냈던 고유 권능 ‘스킬 합성’을 보조했던 것도 운에 간섭하는 권능 ‘용사의 가호(C+)’이지 않았는가.
“어찌 되든 간에 운이 좋으면 나쁠 건 없지.”
설령 권능 ‘용사의 가호(C+)’와도 같진 않아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면야, 그것 자체로도 크게 이득이라고 볼 수 있다.
‘어차피 운이 작용할 구간은 많이 있을 테니까.’
그리고…….
「신성 이 조건을 만족하여 자동으로 사용됩니다.」
「신성 이 일부 상황에 행운을 더하여 이로운 방향으로 조율합니다.」
「신성 이 도전자 한성윤의 모든 운에 관련된 능력을 크게 상향합니다.」
“……어?”
그때였다.
「권능 ‘용사의 가호’가 강하게 활성화됩니다.」
「행운이 일시적으로 격렬하게 상승합니다.」
「스킬 ‘희망 전파’가 활성화됩…….」
「스킬 ‘희망 전파’에 의해서 당신에 대한 희망이 급속도로 퍼져갑…….」
「스킬 ‘신앙 전파’가 활…….」
「스킬 ‘신앙 전파’에 의해서 당신에 대한 신앙이 급속도로 퍼…….」
눈 깜짝할 사이에 시야를 시스템 메시지들이 메우며 각종 능력이 발동됐다.
“뭔…….”
심지어 그뿐만이 아니다.
여태까지 스킬 합성을 할 때를 빼면 거의 발동하지 않은 권능 ‘용사의 가호’도 사용됐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 스킬을 습득한 후로 까먹고 발동하지 않은 스킬들도 몇몇 모습을 드러내며 그 힘을 드러냈다.
‘설마 신성 때문에 갑자기 이렇게 된 건가?’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어디에 운이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신성 은 내가 발동한 게 아니라 저절로 발동한 상태.
그러나 그 어디에도 신성 의 발동 조건을 만족할 일은 없었다.
단지, 신성 을 습득하고 그 사용처를 추측할 뿐이었지.
그렇기에 문득 머릿속에 생각이 지나갔다.
“……설마, 이거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 때문에 발동된 건가?”
신성 이 발동할 수 있는 조건을 내가 아니라 다른 이가 만족했다면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제자리에 조용히 있어도 신성 이 사용될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해되지 않는 점이 없는 건 아니다.
바로…….
‘……그럼 대체 누가 신성 을 발동시킨 건데?’
신성 의 발동 조건을 충족시킨 이가 누구냐는 것이다.
“…….”
그걸 확실하게 알아내야 했다.
그래야 어디에서 어떤 식으로 신성 이 작용하는지 알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렇게 생각을 이어 갈 틈은 오래 주어지지 않았다.
다름이 아니라…….
“……?”
어느새 업적에 관련된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르며 신성 의 발동 원인을 알려온 것이다.
「업적 ‘많은 강자의 숭배 대상’을 달성했습니다.」
「스킬 ‘신앙의 변환(S-)’이 생성됩니다.」
“……뭔데.”
……그것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방향의.
***
같은 시각.
출입 자체가 엄격하게 통제된 희의장 내부.
그곳에 세계 각지에서 모인 도전자들이 각자 자리에 앉은 상태로 벽에 걸린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보았다.
[……천신교의 주축, 대표 사도인 아키요시 유우타의 조사 과정에서 ‘도전자 한성윤이 런던에서 천신교 교주의 테러 행각을 막았다’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에 대해서 도전자 한성윤에게 영국 정부는 헌터 협회를 통하여, 적절한 사례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사실상 최고위 등반자로 불리는 한성윤 도전자의 행방이 어디로 향할지, 세간이 주목하고 있습니다.]그리고 그걸 조용히 지켜보던 첸 샤오링이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참나, 어디를 봐도 한성윤 이야기밖에 없네.”
그렇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시기, 혹은 질투와는 달리 질렸다는 기색이 전부였다.
“……하긴, 그렇게 괴물 같은 힘을 가졌는데, 그만큼 거론될 만도 하겠지.”
그럴 만도 했다.
첸 샤오링은 한성윤이 공간을 찢고 나타나는 걸 봤으니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첸 샤오링은 한성윤이 가진 힘의 편린을 얕게나마 재볼 수 있었다.
설령 신성력이 아니더라도 한성윤이 가진 힘은 이제 한낱 필멸자 따위의 범주로 판별할 수 없다.
“그거야, 그렇지…….”
“한성윤. 사실상 처음 봤지만, 지구에 최강이 있다면 그렇지 않을까 싶더군…….”
“아니, 그런데 그 사람, 원래는 검사 아니었어? 대체 뭔데 공간까지 찢고 다니는 거야?”
순식간에 회의장 내부에 소란이 찾아왔다.
현재 이곳에 있는 도전자들은 모두 런던에서 천신을 직접 마주했던 상태.
심지어 세계 각지에서 고위급 도전자들로 치부되는 이들이지 않은가.
그러니 그들은 한성윤이 가진 힘의 크기를 어느 정도는 추측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에 관해서 서로 의견이 나누어질 수밖에 없었다.
탕탕-.
“조용히.”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에 불과했다.
“우리들이 이런 이야기나 하자고 모인 건 아니잖소.”
어느새 데이비드 테일러가 예리한 음성을 내며 시선을 회의장의 상석으로 돌렸다.
“이곳에 모인 건 그쪽의 제안 때문이 아니오?”
다름이 아니라…….
“이하연 도전자.”
그곳에 앉은 이하연에게 시선이 쏠린다.
설령 전투에 적합하지 않다고는 해도, 그녀 또한 고위급 도전자 중 하나.
그렇기에 곳곳에서 그녀에게 흥미의 눈초리가 쏟아졌고, 그제서야 이하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맞습니다.”
그리고 그에 데이비드 테일러는 눈매를 좁히며 말을 이었다.
“……사태 수습 직후, 그쪽이 이렇게 말하지 않았소. 간단한 절차로 ‘천신교 교주에게도 대항할 힘을 주겠다.’라고 말이오.”
“그랬었죠.”
“그래서, 이제는 그에 관한 본론으로 들어가자는 말이오. 이곳에 있는 이들은 모두 그것 때문에 온 것이니.”
“그렇다면야.”
그제야 이하연도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천신교 교주에게도 대항할 힘을 얻는 방법은, 생각보다는 간단할 거예요.”
“…….”
“기껏해야, 여러분이 성윤 씨에게 신앙을 가지는 게 전부니까요.”
“신앙이라고……?”
“예.”
그리고 그에 회의장 내에 있던 남성 도전자 중 한 명이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뭔…….”
마치 헛소리를 한다는 듯 경멸에 찬 표정.
“설마 또 다른 천신교라도 만들 생각으로 우리들을 모은 건가?”
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이하연을 째려보며 그렇게 말을 이어 갔다.
“그렇지 않고야 그런 말을 하는 이유가…….”
하지만.
“정확히 누구에게 신앙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테일러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그렇게 질문했다.
그에 남성 도전자는 눈을 크게 뜬 채 데이비드 테일러를 봤다.
어째서 저까짓 헛소리에 진지하게 대응하냐는 것처럼.
“데이비드 테일러 님. 설마, 지금 저 미친 소리를 믿으시는 겁니까? 신앙이라니요. 그딴 게 힘이 될 수 있을 리가…….”
“그럴 수 있소.”
“……예?”
“신앙이, 정말로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소.”
그러나 데이비드 테일러는 흔들리지 않은 태도로 말했다.
“……아마도, 누구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느냐에 따라서 얻는 힘이 다르겠지.”
어느새 그의 눈빛은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애초에, 한성윤 님이 런던에 나타난 이계의 도전자를 물리친 것도, 신의 사도였기 때문이니까.”
그럴 만도 했다.
한성윤은 이전에 데이비드 테일러에게 스스로 신의 사도라고 밝혔기에.
그리고 데이비드 테일러는 아직도 그 사실을 부정하지 않고 그대로 믿고 있었다.
“그리고 뭣보다 이제 나는 신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았소.”
심지어 그뿐만이 아니다.
“탑을 오르며 신격이라는 게 실존한다는 걸 얕게나마 알게 됐지.”
여태껏 데이비드 테일러는 탑을 오른 결과로, 어느새 그는 신격의 흔적까지 읽었다.
“신의 힘을 가진 한성윤 님을 숭배한다면, 진짜 힘을 얻을 수도 있을 테지.”
그리고…….
“확실히…….”
“그러고 보니 종종 탑에서 신들이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지…….”
“새, 생각해 보니 나도 탑에서 신의 힘을 쓰는 사제들을 본 것 같은데?”
이내 회의장 곳곳에 기대에 찬 음성들이 울려 퍼진 직후.
그대로 신앙을 가지는 것 가지고 강해지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의혹을 뱉은 남성이 입을 닫았다.
만약에 더 의혹을 주장해 봤자 그가 알고 있는 지식이 알량하다는 걸 알리는 것에 불과할 테니까.
심지어 그것만이 아니다.
“성윤 씨를 숭배하는 걸로, 진짜로 힘을 얻을 수 있는지 궁금한 것 같은데.”
어느새 이하연이 회의장 내를 둘러보며 손바닥을 활짝 펴고는 황금빛을 발했다.
파아아-!
“이게 바로 성윤 씨를 숭배해서 얻을 수 있는 능력이에요.”
다름이 아니라…….
「권능 ‘신성력(E+)’이 활성화됩니다.」
이전에 한성윤이 그녀에게 내려준 신성력이 발휘된 것이다.
“진짜라고……?”
“허. 스킬도 마력도 아니야. 설마 저런 게 있을 줄은……!”
“저거, 천신교 교주에게서 느껴졌던, 그 이상한 기운이랑 비슷하지 않아?”
이내 그녀의 신성력을 본 도전자들 사이에서 신성을 인정하는 말들이 오간 순간.
“그냥, 여러분이 해야 할 건 별로 없어요.”
그대로 이하연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성윤 씨를 믿는 것, 그걸로도 충분히 이걸 얻을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어때요?”
다음 순간.
“약간의 믿음치고는, 상당히 매력적인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회의장 곳곳에서 이하연이 가진 신성에 대한 탐욕, 혹은 선망에 찬 눈빛이 흘렀다.
그것도 아주 강렬한 수준의.
다름이 아니라…….
“이쯤이면 어느 정도 숭배할 가치는 있지 않겠어요?”
어느새 지구에 초월교의 중심이 잡히는 순간이었다.
***
「업적 ‘의도치 않은 종교의 성장’을 달성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10 상승합니다.」
「업적 ‘전도의 시작’을 달성했습…….」
「모든 능력치가 10 상승합…….」
「업적 ‘신성 종교’를 달성했…….」
「모든 능력치가 10 상승…….」
웅-.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들이 촤르르 떠오르는 동시에 스마트폰이 떨렸다.
[총 4건의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그에 바로 스마트폰의 메신저 어플을 확인한 직후.
[이하연 : 성윤 씨, 잠깐 저랑 만나 주실 수 있을까요?] [이하연 : 여태까지 저도 나름대로 성윤 씨에게 도움이 될 일을 준비했거든요.] [이하연 : 아마도, 성윤 씨가 이걸 본다면 충분히 좋아하실 것 같은데, 어떠세요?]“…….”
……왜인지 모르게, 이 행운 아닌 행운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알 것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