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less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343
341. 진짜 (2)
순식간에 신들 간의 눈치 싸움이 벌어졌다.
[ 선착순으로 사도 발탁이라고……? ]그럴 만도 했다.
고대 신격의 사도로 지정된다는 것은 곧 강제적인 경지의 상승으로 직결될 수 있다.
그렇기에 정식 신격의 경지에 올랐다고 해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신들의 전장, 이곳에 저들이 온 사유는 탑이 높은 경지의 신이 될 수 있다고 피력한 탓이지 않은가.
‘그럼 내가 탑처럼 꼬드기지 못할 것도 없지.’
눈앞에 있는 힘에 자극되어 이곳까지 온 신이다.
그러니 고대 신격의 사도 자리에 집착하지 않을 리 없다고 생각은 했는데…….
설마 생각했던 것보다 고대 신격의 사도라는 것이 엄청났던 걸까?
어느새 신들은 서로 누구 하나 먼저랄 것 없이 거의 동시에 뛰쳐나오며 많은 걸 바쳤다.
[ 뇌, 뇌신의 보주다! 이것은 패도를 걸었던 뇌신이 최후에 남긴 성유물! 그러니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하……. ] [ ─꺼져! 뇌신? 하! 그딴 퇴물 자식의 성유물을 어디에 비벼-! 고, 고대 신격이시여! 저는 아레스의 일곱 주신 중 하나인 구도의 신의 성유물을 바치겠……. ] [ 시간! 시간의 신이 남긴 성유물 중 하나를 바칠게요……! 그러니까! 제게 사도로 발탁될 은총을 내려 주시면 안 될까요!? ]실로 신격답지 않은 치열하기 짝이 없는 설전.
하지만 그 너머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이가 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시간의 신’의 성유물을 가지고 있다는, 분홍빛 머리칼에 뱀 같은 눈의 여인, 격노의 신이 그랬다.
‘시간의 신이 남긴 성유물 중 하나라.’
그리고 그녀의 말에 나는 눈을 반짝일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시간의 신’은 직접적인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을지언정 그 성유물을 나도 본 적이 있는 탓이다.
당장 내가 손목에 차고 있는 성유물 ‘회귀자의 낡아빠진 손목시계(SSS+)’도 ‘시간의 신’이 남긴 성유물 중 하나이지 않나.
그렇기에 관심이 쏠리는 건 어찌하기 힘들었다.
‘이건 좀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지.’
심지어 나만이 그런 것도 아니다.
[ 시, 시간의 신이라고? 그렇다면 격노의 신, 너에게 시간 계열 시리즈의 성유물이……!? ] [ 헛소리일지어다! 시간의 신이 남긴 성유물은 우주 곳곳에 얼마 남지도 않았단 말이다! ] [ 동감이오. 격노의 신. 당신 같은 게, 어찌 그 사라진 노괴의 성유물을 가지고 있소? ]어느새 이곳에 있는 신격들이 그리 경악을 뱉었다.
[ 후후! 그거야, 너희들 따위가 알 바는 아니지? 큭! 어쨌든, 나는 시간의 신이 남긴 성유물이 있다고! ]그리고 그 와중에 격노의 신은 그 반응을 보며 승기를 잡았다는 듯, 의기양양하게 이죽거리더니 어깨를 쭉 펴댔다.
[ 이건 아무래도 내 승리인 것 같네! ]하지만 나는 그에 선뜻 편을 들기보다는 눈매를 좁혔다.
“그러고 보니 너 나한테는 이전에 성유물 가진 거 더 없다고 하지 않았나?”
[ 앗……? ]“괘씸하네.”
[ 그, 그렇지만 이건 설명할 수 있─. ]“일단은 보류하는 게 낫겠네.”
[ !? ]“그럼, 다음.”
그에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신을 봤다.
……물론 굳이 따지자면 사실상 이미 승자는 결정이 난 것과도 같다.
시간의 신이 사라지기 전에 남겼다는, 얼마 안 되는 시간에 간섭하는 성유물.
그것을 격노의 신이 가지고 있는 시점에서, 웬만한 성유물 따위로는 비교도 되지 않을 테니까.
그러나 나는 그것을 바로 인정하진 않았다.
‘만약에 바로 인정을 해 주면 다른 신이 밑천을 안 까잖아.’
그래야 좀 더 다른 신들에게도 많은 걸 뜯어낼 수 있을 터이니 말이다.
일종의 기대 심리를 기만하는 희망 고문이라고 해야 하려나?
어쨌든 간에 다른 신들도 쓸 만한 게 있는지 탐색을 해볼 생각인 셈이다.
구태여 따지자면 진짜 격노의 신이 괘씸한 것도 있긴 할 테지만 말이다.
‘그래도 격노의 신 덕분에 재미는 많이 봤으니 딱히 화는 안 나지만.’
그건 그리 크지 않다.
격노의 신, 그녀의 기부(?)로 얻은 성유물 ‘간직의 보석(SS+)’으로 최강의 패를 얻었으니까.
그것도 신성 를 중첩할 수 있는, 심상치 않은 수준의 패를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격노의 신을 내심 사도로 받아들일 생각이 충분했다.
단지, 그걸 대놓고 알려 주면 다른 신들이 밑천을 드러내지 않을까 하여 이럴 뿐.
“자아…….”
그에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고대 신격의 사도 신격이 될 수 있는 기회일 텐데.”
다름이 아니라…….
“그래도 이보다 깊은 성의는 어디에 없을까?”
최대한 눈앞의 신들이 가진 밑천을 탈탈 털어먹을 수 있게끔 말이다.
「절단의 신이 깊은 탐욕을 일렁이며 성유물을 색출하여 내놓습니다.」
「공명의 신이 깊은 탐욕을 일렁이며 신도의 신앙을 양도합…….」
「위선의 신이 깊은 탐욕을 일렁이며 종교의 통제권을 내…….」
‘……이번 낚시는, 되게 잘 되네?’
그것도 아주 확실히.
***
시간이 흘렀으나 이변은 없었다.
‘시간의 신이 남겼다는 성유물 이상의 물건은 없구나?’
어느 정도 성유물의 수급에도 한계량이 있다는 걸까?
신들의 밑천을 있는 대로 전부 까봤는데도 더 좋은 것은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타신이 가진 신앙이나, 종교 단체의 운영권까지 받았음에도 그랬다.
아마도 이 눈앞에 있는 신들이 가진 것은 내가 전부 먹은 것 같은데…….
그래 봤자 나에겐 그리 쓸모가 없거나, 없는 것보다야 살짝 나은 수준이 전부였다.
그리고 그에 나는 내정했던 대로 격노의 신을 사도 신격으로 발탁하기로 정했다.
“그냥 이건 격노의 신이 사도 신격이 되는 걸로.”
그런데 격노의 신은 설마 자기가 사도로 발탁될 줄은 몰랐던 것일까?
[ ……네, 넵? 지, 진짜로요? 저예요? 사도 신격이 되는 게? ]그녀는 분홍빛 머리칼을 이리저리 흔들며 손가락으로 자기 자신을 가리켰으나 변하는 건 없었다.
“그래, 맞아.”
어차피 격노의 신을 고르는 건 정해져 있는 수순이지 않았나.
[ 후, 후후후! 지, 진짜로 내가 신격의 사도가 된다고……? 아하, 아하하! ]그대로 나는 감흥 없이 그녀를 택했고 격노의 신은 연신 웃음을 흘리며 크게 기쁨을 표했다.
“그러니 시간의 신이 남겼다는 성유물은 이제 줘야지?”
하나, 그것도 잠시.
[ 아아! 네! 그렇죠~. 당연히 드려야 하는 거잖아요? 누군가와는 달리 저는 사도니까요! 아하하! ]격노의 신은 다른 신들에게 이죽거리듯 그리 말하자 곳곳에서 불만이 터졌다.
[ 썩을……. 심상이 배배 꼬이는 것 같군. 저까짓 잡신에게 저 자리를 주어야 한다니. ] [ 솔직히, 시간의 신이 제작했던 시간 개념 간섭의 성유물을 사기이지 않은가? ] [ 대체 격노의 신 따위가, 저런 건 어디에서 얻은 건지 모르겠군……. ]격노의 신은 그러한 신들의 반응을 즐기며 나에게 고풍스러운 망원경 하나를 넘겼다.
「시간과 관측의 망원경」
「등급 : SSS-」
「시간의 신이 관측의 신성을 토대로 창조한 평행 세계의 시간 관측의 망원경.」
「[고대 신격]이 사용할 시 전용 효과 ‘관측자의 시간’을 활성화할 수 있다.」
「전용 효과 ‘관측자의 시간’을 사용한 후에는 해당 아이템 자체가 소멸한다.」
「※그리 머지않은 평행 세계의 미래를 관측하여 또 다른 자기 자신의 힘을 불러올 수 있다.」
「※‘평행 세계’는 실존하되, 실존하지 않으며 일종의 ‘가능성’에 불과한 곳이다.」
「※단, 평행 세계의 시간대 중 사용자가 감당할 수 없거나, 아예 밀접한 관계가 없다면 관측할 수도 없다.」
“……재밌네.”
그리고.
‘고대 신격만이 성유물의 힘을 쓸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그것을 본 나는 작게 미소를 지었다.
왜인지 모르게 기하학적인 무늬들이 새겨진 아름다운 망원경.
그것의 위에 나타난 시스템 메시지 속의 설명을 읽은 나는 눈매를 좁혔다.
수많은 조건들 중 콕 집어서 ‘고대 신격’만이 쓸 수 있는 아이템이라니?
어째서 격노의 신이 이것을 숨기고 있었음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고 이어서 그 아래에 덧붙여진 설명을 전부 읽은 나는 눈을 빛냈다.
‘이건 평행 세계의 내가 있는 미래를 관측할 수 있다는 건가…….’
이래서야 증명의 신이 보여 준 미래를 읽는 거울과도 같잖은가.
그러나 그것과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
성유물 ‘시간과 관측의 망원경(SSS-)’은 미래의 자기 자신이 가지는 힘을 가져올 수 있으니까.
사실상 일시적인 성장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이것이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없었다.
‘회귀자의 낡아빠진 손목시계에 비하면 딱히 감이 잘 오지는 않는데.’
그럴 만도 했다.
성유물 ‘시간과 관측의 망원경(SSS-)’이 내가 미래에 도달해야 할 모습들 중 하나를 빌릴 수 있다면 그게 얼마나 쓸모가 있을까?
심지어 평행 세계, 그리고 미래의 시간대에 도달했을 ‘나’의 힘을, 현재의 ‘나’가 감당할 수 없다면 불러올 수도 없었다.
그렇기에 애매했다.
그냥 쓸모없는 ‘만약의 이야기’를 현재의 나에게 불러올 수 있을 뿐이라면 활용도는 높지 않을 테니.
‘그래도 성유물의 능력 자체는 상당히 독특해.’
평행 세계.
수없이 늘어진 수많은 가능성의 시간대 중 머지않은 미래의 ‘나’의 힘을 불러온다는 것.
그 자체는 확실히 흥미롭기 짝이 없다.
‘만약의 경우에 내가 도달할 가능성’을 이곳의 ‘나’에게 불러올 수 있다면 경우에 따라선 크게 힘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
하지만 도박성이 짙었다.
‘아마도 그리 먼 미래는 관측할 수 없는 듯하니 성능이 애매하게 보이네.’
그냥 대놓고 ‘회귀자의 낡아빠진 손목시계(SSS+)’처럼 사기적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하지만 그래도 추후에 써먹을 기회는 올 수 있을 터.
그에 나는 바로 성유물 ‘시간과 관측의 망원경(SSS-)’을 인벤토리에 넣은 직후.
그대로 다른 신들에게 받은 성유물 중 대부분을 신성력으로 바꿨다.
「공양의 인장(SS-) 전용 효과 ‘공양(供養)’이 활성화됩니다.」
「당신이 지닌 [재능], [능력], [보물]을 신에게 공양할 수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신에게 [보물]을 공양할 것을 선택했습니다.」
「신에게 공양할 [보물]을 원하는 대로 지정하십시오.」
「자기 자신에게서 19개의 아이템을 공양받았습니다.」
「해당하는 아이템들을 신성력으로 치환하여 심장에 축적합니다.」
오직 나의 신전에 장식할 성유물 하나 빼고는 전부 신성으로 바꾼 거다.
“깔끔하네.”
그리고 그제야 나는 몸을 틀어서 신전 내부로 들어섰고 그 내부에 대충 성유물 하나를 놓았다.
딸칵-.
「조건 만족.」
「신들의 전장 의 클리어 조건을 모두 만족했음을 확인했습니다.」
「신들의 전장 을 탈출하여 다음 구역으로의 이동이 실행됩니다.」
그에 따라서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들이 떠오르며 다음 구역으로 갈 수 있음을 알린 순간.
즈으으-.
어느새 나는 신전 내부에 공간이 찢어지며 길이 열리는 걸 보며 웃음을 지었다.
‘이제야 다음으로 갈 수 있는 거구나.’
여태껏 신들의 전장을 공략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을 들인 것 같은데…….
“…….”
굳이 시간을 질질 끌 필요는 없다.
“그럼 신들의 전장을 빠르게 끝내 보도록 할까.”
어차피 신화 이나, 네크로맨시의 성장은, 저 너머에 도사리고 있을 테니까.
“그래야 빠르게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을 테니까.”
그러니…….
“재미있겠네.”
이제는 신들의 전장의 끝을 볼 차례이지 않은가.
***
눈 깜짝할 사이에 신전 너머의 세계로 진입한 후.
「고대 신성 권능 ‘사도 신격 지정’이 활성화됩니다.」
「사도 신격을 지정하여 신도를 신격, 혹은 신도를 사도 신격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초월과 죽음의 신을 모시는 사도 신격 후보 및 신격 신도의 수는 [7]입니다.」
그대로 나는 신들을 데리고 오며 고대 신성 권능 ‘사도 신격 지정’을 발동했다.
‘이건…….’
그리고.
「사도 신격으로 지정할 수 있는 신도의 목록을 불러옵니다.」
「※사도 신격을 지정하여 강제적으로 신도가 가진 신성의 경지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사도 신격 지정 가능 신도(1) : 이하연」
「사도 신격 지정 가능 신도(2) : 캐서린 베넷」
「사도 신격 지정 가능 신도(3) : 루시아 미미르」
「사도 신격 지정 가능 신도(4) : 카티아」
「사도 신격 지정 가능 신도(5) : [격노의 신], 솔리엣 렐리아」
…….
…….
이내 시스템 메시지를 통해서 사도 신격으로 지정할 수 있는 목록이 나타난 순간.
“……신기하네.”
그에 나는 크게 감탄해야 했다.
‘캐서린 베넷, 그리고 이하연도 사도 신격으로 지정할 수 있구나…….’
설마 사도 신격으로 지정할 수 있는 이들이 격노의 신 말고도 이렇게 많을 줄이야.
심지어 신성의 격이 그리 높지도 않은 캐서린 베넷, 그리고 이하연도 사도 신격으로 지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뿐만이 아니다.
루시아 미미르, 혹은 카티아 같은 탑을 오르며 봤던 여러 세계의 신도들도 그곳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이들을 사도 신격으로 지정할 생각은 없었다.
‘이건 다음에 지구로 돌아가면 지정하는 게 나을 것 같네.’
그럴 만도 했다.
설령 이곳에서 캐서린 베넷, 혹은 이하연을 사도 신격으로 지정해 봤자 의미는 크게 없다.
어차피 그녀들은 사도 신격 이전에 신격과의 연관성도 그리 깊지 않았고,
그것도 모자라 사도로 갑자기 발탁되어 혼란을 느낄 수 있었다.
‘쓸모없는 신성들은 얼른 버리고 싶지만 어쩔 수 없으려나…….’
그렇기에 나는 딱히 다른 것은 하지 않고 격노의 신을 사도 신격으로 발탁했다.
「초월과 죽음의 신이 신격 신도 ‘솔리엣 렐리아’를 사도 신격으로 지정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서 수많은 시스템 메시지들이 떠올랐으나 더는 관심을 가질 생각이 없었다.
오로지 신들의 전장을 깨부수고 나아가는 것에 집중할 뿐이지.
어느새 나는 잡념을 싹 지우고는 신격들을 데리고 모든 신들의 전장을 넘었다.
사실상 나만의 힘으로 말이다.
「신들의 전장 의 클리어 조건을 만족하여 다음 구역으로 이동이 실행됩니다.」
「신들의 전장 의 클리어 조건을 만족하여 다음 구역으로 이동이 실행됩…….」
「신들의 전장 의 클리어 조건을 만족하여 다음 구역으로 이동이 실…….」
…….
…….
순식간에 수많은 신들의 전장이 뚫리며 시련의 클리어 조건마저도 만족됐다.
「시련 클리어 조건 만족.」
「시련 진행을 멈추시겠습니까?」
그러나…….
“굳이 멈출 리가 있나.”
그럼에도 꿋꿋하게 나아갔다.
‘이곳에 내가 얻어야 할 게 얼마나 많은데.’
그도 그럴 것이…….
「신성 이 발동되어 [■■]에서 신성을 추출하여 극소량 거두어들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에.
「고유 특성 ‘네크로맨시’의 숙련도가 0.01% 상승합니다.」
「고유 특성 ‘네크로맨시’의 숙련도가 0.01% 상승합…….」
「고유 특성 ‘네크로맨시’의 숙련도가 0.01% 상…….」
어느새 신성 이 네크로맨시의 숙련도를 상승시키며 성장이 가속을 이뤘다.
‘성장이 점점 빨라져…….’
심지어 그뿐만이 아니다.
「도전자 한성윤이 신격을 상대로 승리함으로써 [초월]에 0.94% 가까워졌습니다.」
「도전자 한성윤이 신격을 상대로 승리함으로써 [초월]에 0.91% 가까워졌습…….」
「도전자 한성윤이 신격을 상대로 승리함으로써 [초월]에 0.87% 가…….」
다름이 아니라…….
「완곡의 신 ‘리칼드 세릴드’의 사령을 흡수했습니다.」
「반락의 신 ‘라드파 가라메’의 사령을 흡수했습…….」
「파면의 신 ‘테시드 폰 아스랄 켈리옴’의 사령을 흡…….」
정식 신격에 도달한 이들도 망설임 없이 살해하며 빠르게 강함을 얻은 거다.
최소한 개념의 신성은 10개도 넘을 정도로 모았다.
하나, 그렇다고 하여 쓸모 있진 않다.
도리어 잡다하다고 느껴질 뿐이다.
‘개념 신성이 늘어도 이건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아.’
설령 신성 로 권능 스킬의 개수를 늘릴 수 있다고 해도 같다.
개념 계열의 신성이 늘어나봤자 실질적 활용이 가능한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고, 그에 더불어 권능 스킬도 그리 많이는 활용할 수 없다.
그렇기에 계륵과도 같은 상황이다.
심지어 개념 신성도 하찮은 것밖에 없으니 더 그랬다.
‘이건 확실히 나중에 사도 신격을 지정하는 걸로 덜어낼 필요는 있을 거 같네.’
그에 나는 신성들을 덜어내야 한다는 사실을 재차 상기해야 했다.
「신들의 전장 에 입장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신들의 전장 에 입장했습니다.」
「이곳은 많은 신이 견해의 차이로 대립하여 서로 상잔한 멸망의 땅입니다.」
「조건 1 : 당신을 대적하는 상대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없애십시오.」
「조건 2 : 멸망의 중심부, 그곳에 있는 [■■]을 흡수하여 신격으로서 완성되십시오.」
“…….”
많은 관문을 넘어서 신들의 전장 너머의 끝에 도달한 순간.
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곳의 상공에서 검은 진흙이 대지의 중심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심지어 그 검은 진흙이 떨어질 때마다 신성의 파동이 울렸다.
그것도 아주 이질적이기 짝이 없는 신성의 파동이.
―설마, 저건…….
그리고 혈천마검에 깃든 담천우의 음성이 싸늘하게 얼어붙으며 얕은 경악이 흘렀다.
―네놈의 가짜 네크로맨시를 다른 놈이 멋대로 훔쳐 간 것인가……?
마치 이럴 수 있냐는 듯이.
“그건 아닌 것 같고.”
어느새 가짜 네크로맨시인 검은 구체의 추락 지점에서는, 강대한 신성의 흐름이 느껴지고 있었다.
「※NEW!※」
「신들의 전장 에 최후의 승리자가 탄생했습니다.」
「신들의 전장 에 승리의 신 ‘야크하 루 카도모’가 [■■]을 흡수했습니다.」
“구태여 말하자면 이건 탑의 의도대로 된 것 같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눈앞에 나타난 시스템 메시지를 보며 나는 눈빛을 가라앉힐 수밖에 없었다.
“승리의 신이라고 했었나?”
그럴 만도 했다.
「초월과 죽음의 신이 고대 신격의 탄생을 직감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 그것도, 제 네크로맨시의 마이너 버전을 가진 고대 신격이. ]……시련의 탑의 주도 아래에, 고대 신격이 하나 태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