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less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362
360. 도장 깨기 (1)
「조건 만족.」
「랜덤 확률에 의하여 고유 특성의 특수 습득이 결정되었습니다.」
「화산제일검 ‘청운’이 보유하고 있던 고유 특성을 흡수합니다.」
탐천(貪天).
네크로맨시의 새로운 세부 효과 중 하나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어차피 저번에 네크로맨시의 성장 내용을 확인할 겸, 탐천이 지닌 효과에 대해 살펴본 적이 있기에 더 그랬다.
―세부 효과(11) – 탐천(貪天). 사령을 소모하여 무작위의 확률로 고유 특성을 추출할 수 있다.
굳이 따지자면 다각적인 능력 성장의 최종 단계라고 해야 할까?
여태까지 네크로맨시의 등급이 하나씩 올라갈 때마다 스킬이나, 혹은 권능 같은 능력을 추출하는 능력들을 얻었었다.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효과였다.
‘사령에 내재된 스킬이나 권능을 추출했듯 특수 조건의 성립하에 고유 특성을 얻을 수 있게 된 셈인가.’
심지어 스킬, 혹은 권능의 추출처럼 낮은 확률로 고유 특성을 얻어 낼 수 있는 것도 그랬다.
지금껏 네크로맨시의 기존 효과들은 랜덤 확률로 상대의 능력을 거둘 수 있었듯…….
이번에 얻게 된 새로운 세부 효과 중 하나인 「탐천(貪天)」 또한 어느 정도 운을 타는 경향이 짙었다.
“…….”
그리고 그게 끝이 아니다.
비원의 시련에 들어온 이후로 어느 정도 많은 수의 사령을 소모했으나 탐천으로 고유 특성을 얻지는 못했다.
그게 의미하는 바는 하나.
……아마도 「탐천(貪天)」은 특수 조건을 충족한 후에야 랜덤 확률로 고유 특성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발동 조건이 까다롭네.’
물론 그리 불만이 크진 않다.
탑에서 도전자의 신분으로 얻을 수 있는 능력 중 가장 희소한 것이 바로 고유 특성이지 않은가.
설령 네크로맨시의 등급이 한계선을 넘어섰다고 한들, 정말 랜덤 확률 하나만으로 고유 특성을 추출할 수 있을 리는 없다.
‘그래도 고유 특성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자체는 엄청난 일이야.’
실망할 필요는 없었다.
본래 고유 특성이라는 것은 하나만 있어도 탑을 끝까지 올라갈 수 있는 능력.
그것을 약간 까다롭긴 해도 고정된 방식으로 얻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능력 수집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언정 고유 특성을 남들과는 달리 여럿 가질 수 있다는 점은 똑같았다.
‘그럼 걱정할 필요는 없지.’
그리고 화산파 장문인 청운과의 결투로 알아낸 사실이 있었다.
아마도 「탐천(貪天)」은 신성을 가진 적, 혹은 일정 수준 이상의 적을 상대해야 발동하는 듯했다.
어쩌면 신성을 가지고 있는 적, 그리고 그 신성을 가진 적이 일정 수준 이상의 경지에 도달한 강자여야 탐천이 발동되는 것일 수도 있었다.
물론 그 이외에도 몇몇 가능성이 더 있기야 했으나 그다지 현실성 있진 않다.
‘대충 추측해 보자면 정식 신격 이상의 적들은 탐천이 발동한다는 거네.’
이쯤이면 탐천의 가치는 충분했다.
설령 탐천의 발동 조건이 아무리 까다롭다고 해도, 적의 사령에 내재된 고유 특성을 얻어 낼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일이니까.
심지어 탑을 오르는 도전자가 아니더라도 강적을 상대하면 고유 특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만족할 만한 일이다.
‘이제 탐천에 관한 고찰은 충분히 한 것 같고…….’
어차피 탑을 오르면 오를수록 정식 신격 같은 강적쯤은 몇 번이고 마주할 테니까.
「고유 스킬 ‘검의 영역(A)’을 습득합니다.」
“이번엔 이쪽에 집중할 차례네.”
그제야 나는 눈앞에 나타난 시스템 메시지를 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
고유 스킬.
여태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스킬이다.
탑을 오르는 와중에도 스킬 합성 같은 고유 권능으로도 얻어 본 적이 없는 스킬이니 흥미가 솟았다.
‘탑에 선택받은 도전자들이 가지는 고유 특성을 일종의 스킬 형태로 변환하여 습득하는 건가.’
사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고유 스킬이라는 모습을 취하고 있긴 한데…….
그래도 이것이 고유 특성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추측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네크로맨시의 세부 효과 설명에 쓰여 있었듯, 탐천이라는 세부 효과의 능력은 남의 고유 특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으니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껍데기가 스킬일 뿐이지 고유 특성의 기질을 그대로 가졌다는 뜻이었다.
“…….”
실제로 새롭게 얻은 고유 스킬을 확인해 보니 그 추측이 옳았음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고유 스킬 – 검의 영역(A)』
『숙련도 – 0%』
『기본 효과 – 검의 영역을 발동하여 특수 전장을 구축할 수 있다.』
『세부 효과(1) – 검의 영역으로 구축된 고정 반경을 최대 세 번까지 이동시킬 수 있다.』
『세부 효과(2) – 검의 영역으로 구축된 고정 반경 내에서 모든 받는 피해가 10% 감소한다.』
『세부 효과(3) – 검의 영역으로 구축된 고정 반경 내에서 모든 능력치가 10% 상승한다.』
『세부 효과(4) – 검의 영역으로 구축된 고정 반경 내에 들어온 상대의 다음 행동을 최대 4초까지 예지할 수 있다.』
『세부 효과(5) – 검의 영역으로 구축된 고정 반경 내에서 검 이외의 능력을 대부분 봉인시킨 상태로 싸울 수 있다. 단, 사용자 본인도 검 이외의 능력은 사용할 수 없다. 사용 직후, 7일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부여된다.』
‘이건 또 무슨…….’
엄청났다.
고작해야 화산제일검 같은 필멸자에 가까운 적을 이기고서 얻은 보상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상대의 행동을 최대 4초까지 예지할 수 있다니?
사실상 개념 신성에 비견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지 않은가.
그리고 그것만이 아니라 일정 반경 내에서 모든 능력치가 10% 상승한다거나, 일정 반경 내에서 검 이외의 능력을 봉인시킨 상태로 싸울 수 있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힘이다.
‘상위 신격을 상대로도 통한다면 반칙이나 다름이 없지.’
설령 신격이라고 해도 검 이외의 능력이 대부분 봉인되면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을 터다.
‘물론 상위 신격 이상쯤 되면 고유 특성의 능력을 무마시킬 수도 있긴 한데…….’
살짝은 걱정되는 점도 있었으나 그걸 감안해도 훌륭한 힘이다.
‘그것도 내가 가진 초월 신화 같은 걸로 격을 끌어올리면 해결될 일이지.’
그에 바로 고유 스킬 ‘검의 영역’을 발동하여 효과를 확인한 순간.
「고유 스킬 ‘검의 영역’이 활성화됩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내가 서 있는 곳을 기점으로 하여 붉은빛을 뿜어내는 둥근 영역이 펼쳐졌다.
그것이 일종의 표시선이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눈치채고 나니, 새로운 감각이 단숨에 꿈틀거리며 올라오는 걸 느꼈다.
마치, 이곳 영역 내에서는 정식 신격이라고 할지라도 오로지 검술만을 사용하여 가뿐히 승리할 수 있을 것 같은 감각…….
‘이게 바로 검의 영역인 건가.’
그제야 나는 고유 스킬 ‘검의 영역’에 대한 파악을 마쳤다.
일단은 시스템 내의 설명에 기재되지 않은 효과는 검에 관한 압도적인 보정인 듯했다.
최소한 고유 스킬 ‘검의 영역’에 의해서 형성된 일정 간격 내에서는 검술에 크게 보정이 들어가는 모양새.
‘재밌네.’
그리고 그에 더하여 많은 이점이 있었다.
가령, 검의 영역 내에 들어온 상대의 행동 예지라거나, 일정 반경 내의 상대가 검 외의 기술을 쓸 수 없게끔 하는 것이 그랬다.
그러나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있다는 것일까.
어느새 검의 영역에 대해서 파악을 마치고 나니 깨달은 바가 있었고 이어서 나는 짙은 아쉬움을 느꼈다.
“내가 이동한다고 해도 검의 영역도 같이 따라서 움직일 수는 없나.”
간단했다.
……고유 스킬 ‘검의 영역’은 발동 후에 이쪽이 검의 영역 바깥으로 벗어나도 나를 따라서 이동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검의 영역은 어느 한 곳에 발동하여 교전 목적의 진지를 구축해 두는 능력이나 다름없다는 뜻이었다.
‘일종의 고정된 영역인 셈인가…….’
그렇다면 취약점이 늘어난다.
본래도 상대의 회피 능력이나, 기동 능력이 월등하다면 고유 스킬 ‘검의 영역’이 적용되기 어려웠을 터.
그런데 아예 교전 목적의 진지를 구축하듯 고유 스킬을 발동해야 한다면, 상대가 스스로 이쪽에 오지 않는 한에는 능력의 발동이 불가능한 것이다.
“…….”
그래도 아예 돌파구가 없진 않았다.
―세부 효과(1) – 검의 영역이 발동하여 고정되는 자리를 최대 세 번까지 이동시킬 수 있다.
‘최대 세 번까지 검의 영역을 이동시킬 수 있어.’
고유 스킬 ‘검의 영역’의 고정되어 버린 반경을 세 번까지 이동시킬 수 있다.
그걸 보고 나니 어느 정도 힘이 났다.
아마도 가장 전투 도중에 가장 필요한 시점에 검의 영역을 이쪽으로 불러오면 효과적으로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숨겨 둔 비수 중 하나로 작용할 여지는 생길 터이지.
‘교전 도중에 상대의 능력을 잠깐이나마 봉쇄하는 목적으로 쓰긴 충분할 것 같네.’
그렇다면 이제는 충분했다.
그대로 나는 검의 영역을 단숨에 없애 버리고는 대지를 박찼다.
순식간에 하늘 높이 올라온 나는 고개를 슬쩍 내려서 아래를 내려 봤다.
“기, 긴급 사태다! 일대 제자 전원을 소집하여 검진을 구축해야 하…….”
“젠장. 마을에 내려간 사형들을 데려와라. 그래야 저 괴물을 한시나마 막을 수 있을 터이니.”
“빌어먹을……. 사파 놈들이나 겪어야 할 재액을 어찌하여 우리들이 겪고 있는 것이더냐…….”
소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화산파 곳곳에서 술렁이는 목소리들이 이어지며 긴장감 넘치는 대화가 오갔다.
그리고 그에 공중을 밟고 선 상태로 주의 깊게 아래를 보다 보니 본 적이 있는 얼굴이 하나 있었다.
‘아직도 저곳에 있구나.’
화산파의 장로였다.
내가 심검을 쓰는 것을 보고는 신선이니 어쩌느니 말했던 자이기에 기억하고 있었다.
어느새 임종을 앞둔 노인처럼 초췌해진 얼굴을 한 그는 화산파의 제자들에게 서둘러 지시를 내리는 듯했다.
“무림맹, 그리고 구파일방에 지원을 청하는 전서를 보내거라! 화산파의 장로로서 허락하마! 그리하여 청운 장문인이 저 괴물을 이기게 도와 달라고 하…….”
하나, 그것도 잠시.
「권능 ‘순보’가 활성화됩니다.」
「10분 동안 해당 권능에 재사용 대기 시간이 부여됩니다.」
「신성력을 소모하여 시야 내의 원하는 지점으로 즉시 이동합니다.」
착-.
“그럴 필요 없어.”
“……뭐, 뭐, 뭔!”
그에 바로 순보의 권능을 사용하여 화산파 장로의 눈앞에 섰다.
갑자기 나타난 나를 본 화산파의 장로는 기겁하며 눈을 크게 뜨고는 입을 뻐끔거렸다.
마치 정신적으로 크게 충격받은 탓에 해야 할 말도 잊었다는 듯이.
그제야 나는 피식 미소를 지어 주고는 이어서 말했다.
“이제는 어느 세력이건 간에 도움을 청해 봤자 의미가 없을 테니까.”
“그게 대체 무슨…….”
“비무의 승패가 결정이 났거든.”
“…….”
그리고.
“화산파의 장문인이 패배했어.”
“그럴, 리가…….”
“그리고 나는 이겼지.”
“…….”
이내 화산파의 장로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입을 닫은 순간.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도야 알지?”
그대로 나는 화산파 내에 널린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화산파는 이제 끝장났어.”
멸문지화(滅門之禍).
화산파는 멸문의 재액을 맞이했다.
그것을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입에 담으며 종언을 고했다.
***
순식간에 소란이 정리됐다.
어느새 화산제일검인 청운이 사망했음을 깨달은 이들은 크게 격노했으나 그리 오래가진 않았다.
아예 박살이 나버린 화산파의 정경에 심경에 변화가 있었는지, 분노 조절이 잘 되게끔 교화(?)되어 금세 조용해진 것이다.
“화산파는 앞으로 40년 동안은 봉문이야.”
“그게, 대체…….”
“그때까지 화산파에선 대외적인 활동이 있어선 안 되고, 화산에서 문파를 운영하면 전부 다시 박살 낼 거야.”
“…….”
사실 마음 같아선 화산파 자체를 없애고 싶긴 한데…….
저번에 백씨세가의 가주, 백천혁에게서 듣기를 화산파에 아는 고수가 있는 듯했다.
심지어 인성 또한 화산파의 일반적인 이들과는 달리 어느 정도는 출중한 모양이고 말이다.
뭐, 그게 아니더라도 화산파 자체를 완벽하게 멸문시키면 백씨세가의 입지가 곤란해질 수도 있을 터.
그러니까 지금처럼 멸문에 가까운 봉문의 수준이면 충분했다.
물론 그에 수긍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긴 했다.
“정신병자 놈이 어딜 대고 감히 망발하는 것이더냐─!”
칠대 장로.
화산파 내부에서 가장 수준 높은 달인으로 꼽히는 일곱 장로가 그랬다.
사실상 화산제일검인 청운이 나에게 패배한 시점에서 승산이란 쥐뿔만큼도 없을진대 일곱 장로는 각자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표했다.
“그걸 이쪽이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하는 겐가……!”
“사실은 봉문하는 것조차도 관대한 조치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하-! 그러시겠지! 그대는 화산파를 없애겠다느니 어쩌느니 했던 미친 작자이지 않은가? 그러니 그렇게 생각을 하겠지!”
“…….”
“하지만 화산의 기개는 꺾이지 않는다……. 암! 눈 속에서도 매화는 피는 법……! 설령 차디찬 겨울이 올지언정 화산의 검수는 굴할 리 없……!!”
“그래서 어쩌겠단 뜻이지?”
“겨루자!”
그리고 일곱 장로 중 하나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곤 입가를 파르르 떨면서 말했다.
“화산파의 장문인이 패하였다고 하여, 화산파의 패배로는 이어지지 않는다!”
이쯤 되니 무슨 개소리를 할지 궁금하여 계속 듣게 되는 수준.
‘진심인가?’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아니…….
화산파의 장문인이랑 일대일로 겨루어 비무까지 승리했는데 추가로 싸우자고?
내가 저쪽에 합공해도 되니 덤비라고 할 때는 몸을 내빼고 있다가 이제야 싸우자고 하는 꼴이 어이가 없다.
“…….”
이게 무림인들의 사고방식이란 건가?
……그냥 정신병자 같기도 한데.
그래도 충격받은 후유증은 오래가지 않았다.
시련의 탑을 오르며 보아왔던 무림인들의 얼굴들이 차례대로 머릿속을 스친 탓이다.
‘그러고 보니 탑을 오르며 봤었던 무림인들은 대체로 이랬지…….’
이쯤 되니 무림인은 전부 평범하게 정신병을 앓는 것인지 의심될 지경.
“너!”
……분노 조절이나, 충동 조절, 혹은 판단에 있어서 뭔가가 문제가 있는 걸까?
“빌어먹을 낭인 나부랭이!”
……그렇다면 분노 조절 장애의 증세를 치료할 필요가 어느 정도 존재했다.
“이곳에서 칠대 장로를 꺾지 못한다면 네가 가져갈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노라!”
그리고.
“이제야 좀 알겠네.”
“무얼 알겠다고 지껄이는 게지……?”
“이곳의 사람들은 전부 정신에 문제가 있구나…….”
“…………?”
“가엾게도.”
“…….”
시련의 탑을 오르며 겪어온 경험에 의하면 충동, 혹은 분노의 조절이 힘든 이들에게 있어서 나는 만능 치료제와도 같았다.
“근데 이제 걱정할 필요는 없을 거야.”
그러니까.
“그렇지 않아도 내가 이쪽에선 이쪽 방면에선 치료의 달인 중 하나라서 말이야.”
“치료의 달인이라니……?”
“그쪽 머리에 문제가 가득 차 있는 건 내가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네.”
“……비, 빈도의 머리에 문제 따위는 없거늘, 어찌 그런 말을 하─.”
“그럴 리가 없지.”
눈앞에 있는 화산파의 칠대 장로는 실력 좋은 치료사를 만났다고 해도 될 것이다.
“아까부터 자꾸 상황 파악을 못 하고 헛소리를 입에 담았잖아?”
사실상 분노 조절 장애의 개선에 있어서 이곳에서 나 같은 실력자는 아무도 없을 테니까.
“아무리 봐도 그쪽 장로들은 정신에 문제가 있는 게 맞거든.”
“그게 대체 무슨…….”
“아마, 치료 후에는 아까 했던 개소리는 입에 담지도 못하게 될 거야.”
“자, 자, 자……! 잠깐만……! 대,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겐가……?”
물론 눈앞에 있는 늙은 도사들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중증 환자이다 보니 물리 시술이 주가 될 터이긴 한데…….
“정신 치료.”
상관없었다.
물리적인 치료야말로 가장 효과가 좋은 전통 의술이라고들 하잖은가.
예로부터 그랬다고 언젠가 들었었던 기분이다.
……아마도.
‘……뭐, 아님 말고.’
어쨌든 간에 저들의 고약한 심성을 고쳐 주기엔 이만큼 적절한 치료 행위도 없을 것이다.
「신성 이 사용됩니다.」
「신성력을 소모하여 현실 세계에 말로 영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단, 세상의 이치를 간섭하는 언령에는 매우 많은 신성력이 소모됩니다.」
《 꿇어, 전부. 》
다음 순간.
꽈아아아아앙───!
화산파의 일대를 짓뭉갤 듯 압도적인 힘이 대지에 내리꽂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