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less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399
397. 착생의 신 (3)
순식간에 검은 별빛이 사방으로 흩뿌려지며 생명의 빛들이 단숨에 줄어든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앙───!
「도전자 한성윤이 정식 신격을 상대로 승리함으로써 [초월]에 0.41% 가까워졌습니다.」
「도전자 한성윤이 정식 신격을 상대로 승리함으로써 [초월]에 0.34% 가까워졌습…….」
「도전자 한성윤이 정식 신격을 상대로 승리함으로써 [초월]에 0.29% 가…….」
그럴 만도 했다.
신성 은 이쪽이 가진 개념 신성들 중 수위를 다툴 만큼의 가치를 가진 힘이지 않은가.
단지, 신성 에 닿은 것만으로 만물의 끝 그 자체에 대한 관념이 그 본질까지 침식하여, 순수한 죽음의 빛으로 물들인다.
‘한낱 상위 신격도 아닌 정식 신격들 따위가 막아 낼 힘은 아니지.’
그야말로 최강의 공격 수단 중 하나였다.
‘─그야, 이건 고대 신격인 내 개념 신성이 가미된 일격이니까.’
심지어 그뿐만이 아니다.
「초월 신화 이 활성화됩니다.」
「이제부터 도전자 한성윤의 신성 운용에 의 신성 효과가 붙습니다.」
「※어느 상대를 지정하여 [4분] 동안 모든 종류의 격이 상대랑 동등해질 수 있습니다.」
「※단, 격의 상승으로 축적되는 부담을 버티지 못할 시, 의 힘이 중단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도전자 한성윤에게 의 신성 효과가 붙습니다.」
「※스스로 지닌 영격을 자유롭게 조율하여 다루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형태 없는 힘을 영격으로 조율하여 해당 힘에 영격의 효과를 작용시킬 수 있습니다.」
이내 초월 신화 을 토대로 하여 고대 신격으로써 쌓아 올린 격 그 자체를 검은 별빛에 뒤섞은 순간.
꽈지지지지지지지지직───!
눈 깜짝할 사이에 파멸적인 굉음이 일어나며 일대의 공간이 완벽하게 초토화되었다.
[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단…….
[ 큭! ] [ 크흐흐! 적습이다! 적습이라고-! 어서-! 어서 저 개자식을 찢어발기자고-! ] [ 감히! 감히! 이 모든 바다의 종주인 나에게 상처를 입히다니……!? 찢어 죽여주마─! ]그래도 상위 신격쯤 되면 이쪽의 신성 을 힘들게나마 버텨 낼 재간이 하나씩은 있다는 것일까?
“참…….”
어느새 나는 일대의 공간이 초토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생명의 빛을 잃지 않은 신격들을 둘러보고는 비틀린 미소를 지었다.
“끈질기네.”
눈앞에 보이는 상위 신격들은 하나같이 각양각색의 신성을 빛내고 있었다.
‘이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눈치챈 거려나?’
아마도 이쪽이 고대 신격이라는 것은 알 수 없어도 합공해야 겨우 이길 수 있는 상대라는 건 알아챈 것 같은데…….
‘그래봤자지.’
상관없었다.
사실상 눈앞에 있는 적들은 상위 신격이라고 해도 고대 신격에 닿을 만큼의 격 따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굳이 따지자면 상위 신격 중 가장 낮은 단계의 신성을 이루고 있는 수준.
그렇다면 어려울 것 따위는 없잖은가.
그에 나는 곧장 혈천마검, 그리고 파천검을 빼내어 양손에 쥔 채 달려 나가려 했다.
한데…….
「신성 에 의하여 신성의 압력이 도전자 한성윤을 찍어 누릅니다.」
[ 끄으으! 배, 배신자가! 어, 어딜 감히 가려 하는 거냐! 내가, 너를, 가만히 둘 것 같─. ]이쪽의 신성 으로 구축된 성광을 맞았음에도 어떤 수를 써서 기사회생한 것일까?
어느새 압축의 신이 피로 얼룩진 몸을 일으킨 채 이쪽을 개념 신성으로 짓누르는 개수작을 부렸다.
그제야 나는 표정 변화 하나 없이 고개를 돌려 압축의 신을 바라보고는 이어 입술을 떼어 말했다.
“그러니까.”
그리고…….
「권능 ‘순보’가 활성화됩니다.」
「10분 동안 해당 권능에 재사용 대기 시간이 부여됩니다.」
「신성력을 소모하여 시야 내의 원하는 지점으로 즉시 이동합니다.」
“나는, 너 같은 놈과는 애초에 같은 편이었던 적이 없었다고 몇 번을 말해야 하지?”
그것을 끝으로 나는 압축의 신 앞에 찰나 사이에 이동하여 검을 내리찍듯 그었다.
콰지직─!
「도전자 한성윤이 정식 신격을 상대로 승리함으로써 [초월]에 0.42% 가까워졌습니다.」
「압축의 신 ‘바이안’의 사령을 흡수했습니다.」
「…….」
“짜증 나게.”
그에 나는 혈천마검에 묻은 피를 귀찮다는 듯 털어 내고는 짜증에 찬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상위 신격들이 이쪽을 보고 겁먹는 일 따위는 없었다.
되레 상위 신격 중 대부분은 이것을 일종의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각자의 개념 신성을 강하게 발동했을 정도.
그것을 보며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대단하네.’
그야말로 압도적인 힘이 폭풍처럼 몰아친다.
‘그렇지만.’
하나, 그것도 잠시.
‘그게 다야.’
다음 순간.
「신성 이 사용됩니다.」
「신성력을 소모하여 현실 세계에 말로 영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단, 세상의 이치를 간섭하는 언령에는 매우 많은 신성력이 소모됩니다.」
《 정지해라. 》
쩌어엉─!
눈 깜짝할 사이에 신성 , 그리고 신성 이 발동되니 수많은 신성의 격류가 크게 느려지며 거의 멈추다시피 했다.
그것을 본 상위 신격들이 하나같이 경악스럽다는 듯이 구는 걸 보며 나도 놀라움을 느꼈다.
“이게 되네?”
당연했다.
본디 신성 , 그리고 신성 의 시너지라고 해도 상위 신격쯤 되면 크게 통하진 않아야 했을 터다.
설령, 상위 신격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적들이라고는 한들, 그건 달라지지 않아야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위 신격 중 대부분의 개념 신성이 눈에 띄게 느려진 걸 보니 입가에 웃음기가 맺혔다.
그게 의미하는 바는 하나.
‘나도 슬슬 상위 신격과는 궤를 달리하는 더 높은 경지로 나아가고 있다는 건가.’
어느새 나도 고대 신격 중 가장 낮은 단계의 경지를 벗어나서 상승 궤도에 올라탔다는 것이다.
‘재밌네.’
그리고.
촤라라라라라라라라-!
「신격 전용 권능 ‘명부’가 활성화됩니다.」
「1,000m 내에 있는 모든 존재 중 최대 100명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사신의 명부에 적힌 존재들은 1분마다 죽음에 가까워지며 크게 쇠약해집니다.」
「사신의 명부에 적힌 채로 44분 넘게 전투를 지속한 이는 신성 에 침식됩니다.」
이내 내가 바로 사신의 명부를 허공에 펼쳐내 발동한 순간.
“착생의 신은, 고대 신격이 와도 찾아낼 수 없다고 했었나?”
그대로 나는 입가에 비틀린 미소를 지은 채 입술을 떼어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간단하지.”
이쪽의 생각이 옳다면 착생의 신은 귀찮게 찾아낼 필요 따위는 없었다.
“착생의 신이 직접 나타나지 않고는 바라는 것을 하나도 얻을 수 없게 하면 그만이잖아?”
다름이 아니라…….
꽈지지지지지직─!
「신화 이 활성화됩니다.」
「이제부터 도전자 한성윤에게 의 효과가 붙습니다.」
「이 활성화될 시 신성력을 소모하여 일정 반경 내의 생명력을 남김없이 흡수합니다.」
「이제부터 도전자 한성윤의 신성 운용에 의 효과가 붙습니다.」
「가 활성화될 시 신성력을 소모하여 특정 상대의 격을 타락시킬 수 있습니다.」
이쪽이 착생의 신이 바라는 목적을 하나도 이룰 수 없게 하면 상대방도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초월과 죽음의 신이 스칸디아의 생명력에 눈독을 들이며 입맛을 다십니다.」
[ ─너희들을 전부 다 죽이고 스칸디아의 생명력까지 내가 갈취해도 착생의 신이 안 나타날지 봐보자고. ]그대로 나는 악의와 탐욕이 섞인 눈빛을 번뜩이며 더더욱 힘을 강하게 발했다.
***
그다지 승리는 어렵지 않았다.
「업적 ‘적반하장’을 달성했습니다.」
「전용 권한 #D-0007[보상 상승]이 조건을 만족하여 자동으로 발동됩니다.」
「업적으로 얻는 보상 수준이 상승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10 상승합니다.」
순식간에 스칸디아, 그리고 상위 신격들에게서 비롯된 초록빛 알갱이들이 이쪽으로 흡수되어 사라진다.
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것은 신화 을 토대로 추출한 생명력의 정수였다.
어느새 상위 신격 중 전원이 빈사 상태에 처한 채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다.
단지, 이쪽이 신성 을 약간 더 강하게 발동하는 것만으로 상위 신격 중 대부분이 단숨에 사망에 이른다.
「도전자 한성윤이 상위 신격을 상대로 승리함으로써 [초월]에 0.81% 가까워졌습니다.」
「도전자 한성윤이 상위 신격을 상대로 승리함으로써 [초월]에 0.74% 가까워졌습…….」
「도전자 한성윤이 상위 신격을 상대로 승리함으로써 [초월]에 0.69% 가…….」
“진짜 일석이조긴 하네.”
그에 나는 흡족함에 찬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진작에 이래야 했었나?’
훌륭했다.
수많은 상위 신격의 생명력, 그리고 신성을 추출하여 얻어내는 것만이 아니라, 스칸디아의 생명력 중 새어나가는 부분을 내가 다 가로채고 있었다.
최대한 착생의 신이 바라는 것은 하나도 얻을 수 없게 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착생의 신을 불러낼 최고의 방법인 것에 더불어 엄청난 이득을 볼 수 있는 신의 한 수잖은가.
‘효율이 엄청나게 올랐어.’
심지어 그뿐만이 아니다.
‘고대 신격 중 가장 약한 수준에서는 이제 슬슬 벗어날 것 같기도 한데…….’
어느새 나는 체내에 차오르는 신성을 느끼며 성장의 쾌감을 느꼈다.
신화 , 그리고 네크로맨시를 토대로 하여 크게 성취를 이룬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상위 신격들을 학살한 것으로는 부족한 것인지, 고대 신격 중 가장 나약한 수준에서 완벽하게 벗어난 것 같지는 않았다.
‘애매하네.’
물론 크게 고민할 필요는 딱히 없다.
이곳에 온 것 자체가 고대 신격 중 가장 낮은 단계의 경지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지 않은가.
이쪽이 바라는 강적을 마주할 수 있다면 신성의 격은 단숨에 성장할 터.
그렇기에 나는 의미 없는 고민을 이어가는 대신에 세계 곳곳에 흩어진 생명력을 끌어모으며 느긋함을 만끽했다.
―미친놈…….
한데…….
―네놈은 정녕 진심으로 고대 신격 중 하나인 착생의 신이 이까짓 허접한 도발에 넘어온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갑자기 혈천마검이 크게 떨리며 담천우의 어이가 없다는 어조의 음성이 들렸다.
―고작해야 백여 년 전에 고대 신격이 되었다고 해도 착생의 신 또한 네놈의 수작을 모를 리는 없을 것이니라.
“그렇겠죠.”
―아마, 착생의 신 또한 네놈이 자신을 도발하여 끌어내려 함을 눈치챘을 테니, 그냥 이에 대응할 것 없이 착생의 신이 도망칠 수도 있…….
“그럴 리가.”
그에 나는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제가 보기에 착생의 신은 이곳에 반드시 나타날 겁니다.”
―어째서 그렇게 확신하는 것이지? 그놈이 이곳에 올 거라고 확신할 근거는 없잖…….
“그야, 제가 착생의 신이었다면 그렇게 했을 테니까요.”
―…….
확실했다.
고대 신격 중 하나인 착생의 신은 이곳에 모습을 드러낼 터다.
설령, 고대 신격이 아닌 상위 신격이라고 한들, 개념 신성에 정신이 오염되어 한없이 아득한 오만함은 기본으로 갖추고 있지 않은가.
“하물며…….”
그렇다면 예측은 간단했다.
“이쪽이 고대 신격 중 그리 높지 않은 격을 갖췄다는 걸 알았다면 더더욱 그렇게 할 겁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실제로도 그러했다.
──────!
갑자기 아무것도 없는 천공에서 붉은빛을 띤 바람이 회오리치며 세계 그 자체를 짓누르는 압도적인 힘을 발했다.
쿠구구구구구구구궁───!
심지어 그뿐만이 아니다.어느새 아무것도 없어야 했을 천공에 붉은빛의 회오리가 한차례 일렁이니 공간이 비틀려 일그러지다시피 하였다.
그것도 아주 가볍게.
단지, 그곳에 그 붉은빛의 기운이 회오리치고 있다는 것만으로, 대지 곳곳이 쩍쩍 갈라지며 하늘은 붉은빛으로 물든다.
그리고, 보았다.
“…….”
본디 아무것도 없어야 했을 천공이 완벽하게 붉음으로 물든 순간.
후우우우우우웅!
순식간에 천공이 쩍- 갈라지며 그 너머에 있는 압도적인 힘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 너, 구, 나───! ]그것은, 세 개의 눈을 가진 압도적인 크기의 붉은 거인이었고, 백여 년 전에 고대 신격이 되어 불멸에 도달한 강자이기도 하였다.
‘아.’
그제야 나는 온몸의 피부가 저릿저릿해지는 감각을 느끼며 오싹함과 호승심을 느꼈다.
‘그렇구나.’
그리고.
‘저게, 바로…….’
깨달았다.
「착생의 신이 당신을 바라보며 격노가 뒤섞인 살의를 빛냅니다.」
착생의 신.
본디 만신전 측에서 성유물을 훔쳐 달아났다고 한 자.
그것은, 그 어떤 결함 하나 없이 고대 신격의 경지에 완연하게 도달한 괴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