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less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67
066. 스킬 습득 (1)
곧 주위의 풍경이 뒤바뀌며 콜로세움에서 본래 10층 공용 구역의 투기장으로 돌아왔다.
캐서린 베넷과의 결투를 치르기 이전과 달라진 것이 거의 없었다.
아직도 투기장은 다들 흥분하며 다른 도전자들에게 포인트를 ‘배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킬 – 질풍검(C+)』
『숙련도 – 없음』
『기본 효과 – 검을 내찌르며 돌진할 시 활성화되며 ‘찌르기’에 한하여 공격 속도가 3배 상승한다.』
『세부 효과 – 스킬이 활성화될 시 30%의 확률로 ‘찌르기’에 바람 속성이 부여되며 이동 속도가 크게 상승한다.』
그렇다고 해서 나까지 아예 달라진 것이 없는 건 아니었다.
캐서린 베넷에게서 결투 보상으로 받아 낼 수 있었던 ‘질풍검’이 그러했다.
나는 이내 천천히 자리에 앉아서 질풍검의 설명을 읽고는 눈을 찌푸렸다.
본래는 ‘검술’이라 생각했던 질풍검은 내 생각과는 꽤 그 내용이 달랐다.
“검술 스킬이 아니었다고……?”
오로지 ‘찌르기’에 특화된 스킬이라고 해야 하나?
검을 내찌르며 돌진할 시 활성화되며 찌르기의 공격 속도가 3배 상승한다고 서술된 것을 보며 나는 한탄했다.
‘심지어 숙련도도 없어서 성장할 수 있는 스킬도 아니네.’
그나마 다른 도전자들과는 달리 쓸 만한 스킬을 들고 있길래 결투했던 거였는데…….
‘그랬던 이유가 있었나 보네.’
심지어 캐서린 베넷은 검을 쓰지 않는 전투에 특화된 마법사였다.
즉, 거의 쓰지 않는 성능 좋은 스킬을 내놓았다는 뜻인데…….
그 스킬의 능력도 꽤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기에 좀 허탈했다.
물론 등급도 높은 만큼 아예 쓸모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이 정도 수준의 스킬은 쉽게 구할 수도 없는 만큼 캐서린 베넷도 보조 기술로 쓸 생각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녀 수준의 신체 능력으로는 질풍검 스킬을 활용하기 어렵겠지만 말이다.
‘C+급이면 순간 가속보다도 더 등급이 높긴 하지.’
현재 성장한 순간 가속 스킬이 C-급이니 그만큼 좋은 능력일 것이 분명했다.
‘검술이 아닌 건 아쉽긴 한데……. 뭐, 어쩔 수 없지.’
그나마 세부 효과에 바람 속성을 부여하는 이점도 있는 만큼 만족하기로 했다.
‘잘 이용하면 이동기로 쓸 수 있을지도 모르고…….’
물론 이동 속도가 얼마나 상승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일단은 그랬다.
뭐, 어쨌든 간에 스킬명에 ‘검’이 들어갔으니 나중에 스킬 합성의 재료로 삼아도 될 테고.
그렇게 생각하니 이내 좀 불만족스러웠던 마음도 꽤 안정되었다.
“…….”
그제야 이내 콜로세움에서 보았던 캐서린 베넷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다시 찾아오겠다고 했었지.’
그렇게 말하고 곧장 항복해서 그게 무슨 뜻인지 잘 알 수는 없지만…….
‘뭐, 악의가 있던 건 아닌 거 같았으니까…….’
그다지 해가 될 것은 없다고 생각됐기에 이내 곧 그만 생각하기로 했다.
‘캐서린 베넷이 누군지는 나중에 돌아가서 알아보면 될 일이고.’
그렇게 당당히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미국의 유명한 헌터인 것 같았는데…….
그럼 굳이 이런저런 고민할 것도 없이 이하연에게 물어봐도 금방 알 수 있을 터다.
이내 나는 그런 생각을 지우며 다시 눈앞에 있는 화면으로 눈을 돌렸다.
「한성윤」
「소속 서버 – 한국」
「결산 순위 – 3위」
「승리 횟수 – 1회」
「패배 횟수 – 0회」
캐서린 베넷과의 결투를 승리로 이끌게 되며 전적에 변화가 생겼다.
‘1승이라…….’
좀 더 이겨서 승리 횟수를 더 올려야 했다.
아직은 이 투기장을 나갈 때가 아님을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
이토록 성장하기 딱 좋은 무대에서 더 머물지 않고 나가다니?
그만큼 어리석은 행동도 따로 없을 것이다.
캐서린 베넷은 분명히 강했고 결산 순위 6위인 만큼의 강력함을 보여 줬지만…….
결국에는 중간에 ‘섬전검기’를 습득하지 못했어도 내가 이겼을 것이다.
그런 만큼 그녀보다 약한 이들에게 질 리는 없다고 나는 확언할 수 있었다.
그러니…….
‘이제 더 성장할 시간이다.’
「결투가 성립되었습니다.」
「콜로세움으로 이동합니다.」
더는 싸우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다.
***
「도전자 한성윤 vs 도전자 오오와키 유우지」
「결투를 시작합니다.」
미국 서버의 도전자였던 캐서린 베넷과는 다르게 이번 상대는 일본 서버의 도전자였다.
‘오오와키 유우지라……?’
왼쪽 어깨에 얹은 견갑(肩甲)과 더불어서 길쭉한 창을 들고 있는 것을 보니 창술을 쓰는 듯한데…….
‘그렇게 실력이 높은 것 같지는 않네.’
엽마검 스킬을 습득하게 되며 나도 꽤 무기술에 일가견이 생겨서 그런 것일까?
현재 내 눈에 보이는 이 남성 도전자는 허점투성이라 해도 좋을 수준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이 남자의 무기술이 C-급도 안 된다는 뜻일 텐데…….
‘이게 일본 서버의 결산 순위 11위라고……?’
그 사실을 깨달으니 어이가 없음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관리자 ‘철혈의 군주’가 시시한 결투가 될 것을 직감합니다.」
「관리자 ‘백학검선(白鶴劍仙)’이 창을 든 것이 어색하다고 지적합니다.」
「관리자 ‘검은 악마’가 압도적인 유린을 기대하며 입꼬리를 씩 올립니다.」
그건 나를 지켜보던 관리자들도 마찬가지였는지 다들 똑같은 의견이었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상대는 모르는지 꽤 거만한 얼굴을 한 채 입을 열었다.
“한국의 도전자 중 3위 안에 드는 놈이라 해서 기대했는데……. 볼 것도 없군.”
그 말을 들은 순간 나는 피식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왜 웃는 거지?”
“우스워서 그렇습니다.”
“……?”
“서로 똑같은 생각을 할 줄은 몰랐거든요.”
설마 서로 똑같이 깔보고 있을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그건 상대도 똑같은 것인지 불쾌하다는 듯 눈을 찌푸렸다.
“고작 그딴 아이템으로 무장한 주제에 나랑 동급이라고 생각하……!?”
그 순간이었다.
「스킬 ‘순간 가속’이 활성화됩니다.」
콰아아앙……!
더 말하는 대신에 나는 순간 가속 스킬을 발동했고…….
순식간에 콜로세움의 바닥을 박차며 유우지를 향해서 검을 내찔렀다.
그리고 동시에…….
「스킬 ‘질풍검(C+)’이 활성화됩니다.」
캐서린 베넷에게서 습득했던 ‘질풍검’이 활성화되며 몸이 더 가속됐다.
「스킬 ‘질풍검(C+)’에 의하여 칼날에 바람 속성이 부여됩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30% 확률로 바람 속성이 부여되는 능력이 발동한 것인지 검날이 바람에 휩싸였다.
후우웅……!
“이게 무슨……!?”
한 합 만에 결투가 끝날 수도 있음을 눈치챘는지 그제야 상대도 다급히 움직였다.
“근원의 방패……!”
아무것도 들지 않은 왼손을 쭉 내뻗으며 그렇게 외친 순간.
화아아아아……!
얇은 노란색의 장막이 손바닥에서 크게 원형으로 펼쳐지며 일본인 도전자의 몸을 가렸다.
이 결투에서 페널티 보상으로 내걸었던 ‘근원의 방패(D-)’일 것이다.
그러나…….
「권능 ‘검기상인劍氣傷人’이 활성화됩니다.」
「스킬 ‘섬전검기閃電劍氣’가 활성화됩니다.」
콰아아아앙……!
이어서 번개 속성의 검기까지 더해지며 한줄기의 풍뢰(風雷)가 얇은 장막을 꿰뚫었고.
“끄, 끄허어어억……!”
몸을 지키던 얇은 방패가 사라지니 상대는 결국 어깨를 내 줄 수밖에 없었다.
그대로 어깨를 관통당한 채 뒤로 밀려나는 것을 보며 검을 내빼고 항복을 종용하려던 찰나였다.
“하, 항복……!”
「도전자 오오와키 유우지가 항복했습니다.」
대뜸 항복을 외친 탓에 곧 그의 신형은 콜로세움에서 사라졌고…….
「승리했습니다.」
「승리 보상으로 스킬 ‘근원의 방패(D-)’를 습득합니다.」
「결투 종료로 인하여 곧 10층 공용 구역의 투기장으로 이동합니다.」
이어서 또 승리했음을 알리는 문구와 함께 결투 보상이 손에 들어왔다.
『스킬 – 근원의 방패(D-)』
『숙련도 – 없음』
『기본 효과 – 스킬명을 외울 시 마력으로 형성된 방패를 소환할 수 있다.』
『세부 효과 – 쏟아붓는 마력에 비례해 방패의 크기 및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벌써 이 투기장에서 두 번째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
***
그 뒤로 꽤 많은 이들에게 결투를 신청했고 연전연승을 달성했다.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독일 등등…….
수많은 타국의 도전자들에게 멈추지도 않고 결투를 신청했다.
물론 그들 중에는 결투를 거부한 이들도 있었지만 그렇다 해도 결투 성립이 된 것도 있었기에 꽤 수확은 컸다.
세 번이나 더 결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고…….
「업적 ‘결투의 달인’을 달성했습니다.」
「근력이 2 상승합니다.」
다섯 번째 결투에서 승리했을 때는 업적마저 생겼다.
이내 곧 투기장으로 돌아온 나는 이제껏 결투로 얻은 능력들을 다 확인했다.
『스킬 – 소리 없는 걸음(E-)』
『숙련도 – 없음』
『효과 – 어디에서든 간에 움직일 때 발소리를 내지 않을 수 있다.』
세 번째 결투에서 습득한 스킬부터 그 설명을 읽었지만…….
뭐, 그렇게 특별한 설명도 없었고 그 능력도 별로 뛰어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숙련도’도 없어서 성장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발소리를 없애 주는 능력도 꽤 좋기야 하겠다만…….’
그게 그렇게까지 내게 도움이 되는 건 아니었다.
일단 가지고 있다가 합성 재료로 쓰든 어쩌든 할 수 있을 테니 보류하기로 했다.
『스킬 – 광란의 맹공(D)』
『숙련도 – 없음』
『효과 – 스킬명을 외울 시 일시적으로 공격 속도를 2배 상승시킬 수 있다. 단, 이는 다른 공격 속도 상승과 중첩될 시 공격 속도 상승 배율이 1.35배로 약화한다.』
이어서 네 번째 결투에서 습득했던 스킬도 꼼꼼히 그 내용을 살폈다.
‘광란의 맹공은 나쁘지 않네.’
공격 속도가 올라간다는 것은 내게 꽤 많은 도움이 된다.
남들보다 빠른 점을 이용해서 폭풍처럼 공세를 가하는 것이 주특기인 만큼 더 그랬다.
공격 속도는 곧 공격이 얼마나 빨라질 수 있는가다.
즉, 공격 속도가 오를수록 검을 휘두르는 속도도 더 빨라진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상대방은 공격에 대처할 수가 없게 되지.’
물론 또 다른 공격 속도 상승이 있을 시 상승 배율이 1.35배로 약화된다지만…….
‘아예 공격 속도가 올라가지 않는 건 아니지.’
그렇다고 해서 쓸모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스킬 – 불굴의 보호막(E-)』
『숙련도 – 없음』
『기본 효과 – 스킬명을 외울 시 바라보는 방향에 보호막을 생성할 수 있다.』
『세부 효과 – 이때 생성되는 보호막에 닿는 공격은 그 위력이 15% 반감한다.』
마지막으로는 오오와키 유우지란 도전자에게서 습득했던 ‘근원의 방패’와도 비슷한 부류인 스킬인데…….
‘이것도 위에서 얻었던 스킬들처럼 성장이 불가능한 스킬이네.’
그게 꽤 아쉬웠다.
어쨌든 간에 스킬 등급이 올라간다는 것은 기본 능력이 충실해지든 새로운 능력이 추가되든 한다는 것일 텐데.
그런 것이 아예 불가능하단 것이니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물론…….
‘결국, 다들 스킬 합성에 쓰일 테니 그렇게 중요하진 않겠지만.’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후광 ‘지배자’의 고유 권능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여태껏 그렇게 해 왔듯 이 스킬들도 모두 합성하면 되는 것이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스킬의 수였다.
‘스킬 합성의 조합을 생각하면 좀 더 비슷한 스킬들이 있으면 좋겠는데.’
습득한 스킬도 적고 합성할 때 꽤 좋은 조합일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런 만큼 비슷한 스킬들을 얻고 싶은데 다 결투를 거부하니…….
이름 및 결산 순위를 밝혀야 하는 리스크를 감내하고 신청했음에도 다들 기겁하며 내 신청을 거부했다.
“흠…….”
이제 진짜 투기장에서 나가야 하나 싶은 순간이었다.
‘이거 혹시……?’
머릿속에 번갯불이 번뜩이는 듯 기가 막히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다.
‘어차피 이름 및 결산 순위를 밝혀야 한다면 굳이 일일이 신청할 건 아니지.’
캐서린 베넷이나 오오와키 유우지 같은 이들은 스스로 결투 신청을 받고 있었다.
즉, 페널티 보상을 미리 걸어 두고 결투 신청을 받으면 된다는 것인데…….
‘그럼 어떻게든 도전할 수밖에 없게 해 줘야지.’
곧장 나는 눈앞에 있는 화면을 조작해서 ‘결투’에 내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명경지수』
『등급 : C-』
『어떤 상황에서도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해진다. 분노 및 혼란 같은 상태 이상들이 전투 중에는 반감되며 전투 몰입도가 상승한다.』
이어서 페널티 보상으로 그 누구도 올리지 않았던 ‘권능’을 올렸다.
물론 이제부터는 내 이름과 결산 순위가 곳곳에 드러나겠지만…….
「승리 보상 – 권능 ‘명경지수(C-)’」
그런 것보다도 이 ‘승리 보상’에 사람들은 많은 관심을 가질 터다.
그리고 일종의 낚시 기법이라 해도 좋을 이 권능 낚시의 효력은…….
「도전자 ‘모치야마 야치하’가 결투를 신청합니다.」
「도전자 ‘캐롤 베가’가 결투를 신청합…….」
「도전자 ‘이진철’이 결투를 신…….」
“월척이네.”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뛰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