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dless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81
080. 비원 (3)
「관리자 ‘백학검선(白鶴劍仙)’이 당신을 관리자 영역으로 초대합니다.」
「관리자 ‘백학검선(白鶴劍仙)’이 당신을 관리자 영역으로 초대합…….」
「관리자 ‘백학검선(白鶴劍仙)’이 당신을 관리자 영역으로 초대…….」
수없이 쏟아지는 초대 메시지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였다.
곧 나는 백학검선이 왜 이렇게 셀 수 없을 정도로 초대 메시지를 보내는지 눈치챘다.
‘설마 아까 철혈의 군주랑 동시에 초대했을 때 내가 초대를 받지 않아서 이러는 건가?’
추측이기는 하다만 아마도 백학검선은 내가 초대를 받을 생각이 없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조급함에 이렇게 열렬히 초대 메시지를 쉬지도 않고 보내오는 게 아닌가 싶었다.
어쨌든 간에 이번에 확장된 시스템으로도 [추가 계약]은 한 번만 가능하다고 했으니 관리자로서는 애가 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거기까지 추측을 끝낸 나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이제 관리자의 관측 영역이 확장되며 시련의 스테이지만이 아니라 대기실에서도 도전자를 지켜볼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는 건?
‘백학검선도 나를 보고 있다는 뜻이 되겠지.’
동시에 백학검선에게 나도 추가 계약의 의사가 있음을 밝힐 기회이기도 했다.
백학검선(白鶴劍仙).
이 관리자가 가지고 있는 권능은 그렇게 쉽게 여길 수 있는 게 아니다.
당장 검기상인의 권능만 하더라도 사기적일진대 다른 권능은 어떨까?
검기상인 수준의 권능은 그렇게 많지는 않을지언정 꽤 있을 것이다.
그러니 백학검선과 추가 계약을 해 둬서 나쁠 건 없다는 게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초대에 응할 생각이 없는 게 아닙니다.”
굳이 내가 백학검선에게 이렇고 저렇고를 다 말해야 할 필요는 없었다.
왜 철혈의 군주가 보냈던 초대를 우선했는지 그리고 그녀의 초대를 바로 받지 않았는지.
그러한 걸 일일이 다 설명해야 할 정도로 백학검선은 어리석지 않았다.
“잠깐 준비가 필요할 뿐이니 기다려 주시면 곧 초대를 받겠습니다.”
그제야 백학검선도 내가 추가 계약을 할 의사가 있음을 알아챈 것일까?
「관리자 ‘백학검선(白鶴劍先)’이 볼을 부풀리며 알겠다고 답합니다.」
그런 메시지가 떠오르더니 드디어 빗물처럼 쏟아지던 초대 메시지가 잠잠해졌다.
나이를 지긋하게 먹었을 거 같은 관리자가 볼을 부풀린다는 메시지는 좀 그렇지만.
더 관리자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는 걸 보니 내가 뱉은 말의 뜻을 알아들었다는 거겠지.
‘사실은 그냥 백학검선의 초대에 바로 응할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나는 바로 백학검선의 초대를 바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바로 내가 관리자와의 거래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함이다.
스스로의 가치를 모르는 이는 바로 넙죽 이 초대에 응하여 계약했겠지만…….
이번에 김승훈과 오춘석을 만나게 되며 나는 스스로가 얼마나 비상식적인 도전자인지를 확실하게 깨달았다.
‘당장 김승훈을 뺀다면 한국 서버에서도 나랑 비견될 실력자는 없어.’
적어도 한국의 도전자 중에 나만큼 성장을 잘 이뤄 낸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도전자를 육성하여 탑에게 보수를 받는 관리자에게 나는 꽤 매력적인 계약 상대일 거다.
첫 번째 계약은 탑이 주선하여 이뤄졌다지만 추가 계약은 도전자와 관리자의 합의 아래에 이뤄질 수 있다.
그런 만큼 9층에서 시작해서 지금까지 쭉 나를 지켜보던 백학검선은 초조함을 느꼈고 [간섭 영역]이 확장되자마자 내게 초대를 보냈다.
‘그만큼 백학검선이 내게 꽤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거겠지.’
그럼 그걸 이용해야 했다.
철저히 이 상황에서 추가 계약 및 관리자 영역으로의 이동은 내게 그 주도권이 있음을 머릿속에 각인시키고.
더불어서 백학검선이 나를 그물망 속의 물고기처럼 이미 잡아 뒀다고 생각해서 소홀히 대할 수 없도록 만든다.
그럼으로써 스스로의 가치를 좀 더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할 수 있다.
간단한 심리였다.
본래 인간이라는 건 손아귀에 쥐어진 보석보다는 눈앞에 닿을락 말락 하는 보석에 좀 더 집착하는 법이니.
물론 내가 바로 초대를 받지 않은 판단에는 그러한 기저가 깔려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내가 아무것도 할 일이 없는데 초대를 거절한 건 아니었다.
철혈의 군주랑 대화하느라 확인하지 못했던 바람의 은총을 제대로 체크하고.
더불어서 10층 시련에서 [어둠을 먹는 뱀]이 남긴 사령을 완전히 능력치로 흡수할 심산이었다.
뭘 해야 하는지 명확한 만큼 나는 더 시간을 끌지 않고 바로 바람의 은총의 스킬창을 열었다.
그리고…….
『스킬 – 바람의 은총(A)』
『숙련도 – 0%』
『효과 – 스킬명을 외울 시, 모든 속도를 10% 올릴 수 있다. 이는 중첩이 가능한 효과이며 총 일곱 번까지 중첩할 수 있다. 이때 최종 중첩에 다다를 시 1분마다 전체 마력의 1%가 소모되기 시작한다.』
이어서 바람의 은총 스킬창을 본 나는 감탄을 자아냈다.
“오…….”
최종 중첩의 페널티로 부여되던 재사용 대기 시간이 사라졌다.
물론 최종 중첩의 페널티는 아예 사라진 게 아니라 전체 마력의 1%를 매분마다 소모한다는 페널티로 바뀐 거겠지만…….
적어도 이제 바람의 은총을 사용할 수 없어서 곤란한 상황은 그렇게 많이 찾아오지 않으리라는 것에 만족스러움을 느꼈다.
‘마력이야 뭐 다른 수단을 써서라도 보충할 수 있게 만들면 되고…….’
물론 이 경우에는 전체 마력의 1%를 1분마다 소모하게 되니 마력의 양이 아니라 회복량이 중요해지겠지만.
그에 대해서 생각하는 와중에 나는 이어서 어둠을 먹는 뱀의 사령을 흡수했다.
혹시라도 네크로맨시의 패시브 보호막으로 소모되지 않게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어둠을 먹는 뱀의 사령을 흡수하여 영구적으로 능력치를 상승시킵니다.」
「근력이 4 상승했습니다.」
「민첩이 3 상승했습니다.」
「체력이 3 상승했습니다.」
「마력이 6 상승했습니다.」
「내구가 4 상승했습니다.」
능력치들이 무더기로 성장하며 온몸에 성장의 쾌감이 올라왔다.
의외로 쉽게 잡은 어둠을 먹는 뱀의 공략 난이도를 생각하면 짭짤한 보상이지만…….
「어둠을 먹는 뱀이 보유하고 있던 스킬 중 한 가지를 흡수합니다.」
이번에는 운이 좋았는지 보상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스킬 ‘마력 운용(A-)’이 생성됩니다.」
일정 확률로 발동되는 ‘스킬 흡수’를 통해서 어둠을 먹는 뱀의 스킬 중 한 가지를 습득했다.
심지어 어중이떠중이 같은 등급의 스킬이 아니라 A-급이라는 살벌한 등급의 스킬을.
『스킬 – 마력 운용(A-)』
『숙련도 – 0%』
『효과 – 마력 운용에 관해서는 천부적인 재능의 영역에 발을 걸치게 되며 마력 운용과 관계된 대부분의 제약이 해제된다. 그러나 스킬의 숙련도는 오로지 독자적 깨달음을 통해서만 올라가며 사용 빈도는 숙련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진짜 운이 좋았네.”
설마 이런 스킬을 사령 흡수로 획득하게 될 줄이야.
A-급의 스킬은 시련 보상으로도 거의 나오지 않는 스킬일진대 네크로맨시로 얻다니?
현재 나는 거의 로또에 당첨된 거나 다름없다고 볼 수 있었다.
‘이럴 때마다 새삼스레 네크로맨시가 사기적인 고유 특성인 게 실감이 되네.’
성장에 관해서는 진짜 다른 특성은 따라올 여지도 없을 것이다.
능력치를 영구적으로 상승시키는 건 물론이고 스킬까지 흡수하는 특성이니.
나는 만족스러움을 느끼며 이내 마력 운용 스킬의 설명을 천천히 읽었다.
그리고 이내 그 설명을 다 읽은 나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
―마력 운용에 관해서는 천부적인 재능의 영역에 발을 걸치게 되며 마력 운용과 관계된 대부분의 제약이 해제된다.
이 문장이 뜻하는 바는 간단했다.
마력 운용은 이제 내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이처럼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마력 운용이랑 관계된 대부분의 제약도 해제된다니 원하는 대로 마력을 운용할 수 있다는 거기도 하고.
물론 그 뒤에 독자적 깨달음이 없을 시 숙련도는 조금도 오르지 않는다는 페널티가 있기야 했지만 그건 어쩔 수 없었다.
‘독자적 깨달음이 없어도 탑을 오르면 오를수록 숙련도를 올릴 방법은 생길 거야.’
이번에 10층 시련의 공통 보상으로 습득한 ‘스킬 숙련도 상승 물약(B+)’이 그러했다.
재능보다는 시련 보상을 토대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가가 더 중요했다.
성장력이 높을수록 이까짓 숙련도는 얼마든 올릴 기회가 생길 것이다.
그럴 수 있게 해 주는 게 바로 이 시련의 탑이고.
“…….”
이내 자리에서 일어선 나는 바로 체내의 마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마력 운용 스킬에 명시된 바로는 이제 나는 마력 운용이랑 관련된 대부분의 제약에서 해방되었다고 했다.
그렇다는 건?
‘아예 마력을 쓰는 능력에 관해서는 격이 달라졌다는 거겠지.’
그 사실을 확인하는 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른발을 잠깐 들었다가 마력을 오른발에 집약시킨 후 내리치는 순간.
꽈아아아아앙……!!
충돌점에서 발생한 풍압(風壓)이 뺨을 얼얼하게 만들 정도로 강력하게 스쳐 지나갔다.
이전에 마력 회로를 통해서 몸을 간단히 강화했던 것이랑은 아예 차원이 달랐다.
‘신체 능력이 몇 배는 올라갔다고 봐도 좋을 수준이네.’
그때였다.
「스킬 ‘마력 운용(A-)’이 활성화되며 체내의 마력 회로가 크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스킬 ‘마력 회로(D)’가 스킬 ‘마력 운용(A-)’에 의해서 강제로 성장합니다.」
마력 운용으로 마력 회로의 숙련도가 크게 올라가며 바로 스킬 등급이 달라졌다.
스킬 등급의 성장 탓에 뒤늦게 체내의 마력 회로도 급하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
우드득―!
마력 회로의 줄기들이 더 많아지고 커지며 점점 마력이 흐르는 길이 넓어짐이 느껴진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통증이 줄어들며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스킬 ‘마력 회로(D)’의 등급이 C+급으로 강제 조정되었습니다.」
단번에 몇 단계나 올라간 스킬 등급을 보며 나는 얼떨떨함을 느꼈다.
“……이건 생각했던 거랑은 다른데.”
일석이조(一石二鳥).
사실상 마력 회로의 성능 상승은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마력 운용을 통해서 강제로 스킬 등급이 쭉쭉 올라갔다.
‘그럼 혹시?’
그에 나는 바로 다른 스킬들도 한 번씩 마력 운용을 통해서 발동하기 시작했다.
스킬이란 건 대부분 시전자 본인의 역량이 따르지 않으면 쓸 수 없다.
그러니 스킬 적성이 있고 스킬 습득 방법이 따로 정해져 있는 거다.
‘물론 시련의 탑 덕분에 스킬 적성을 무시하고도 스킬을 습득할 수 있게 됐지만.’
직접 해당 스킬의 효과에 비견되는 능력을 한 번 쓰지 않으면 스킬은 절대로 얻을 수 없다.
반대로 스킬의 능력을 쓸 줄 모르는데 그 스킬을 습득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간단하다.
마력 회로의 등급이 올라감에 따라서 몸 안에 있는 마력 회로가 성장했듯이.
내가 가지고 있는 스킬은 직접 따로 그에 비견되는 능력으로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만큼 조금은 애를 먹었지만 이어서 차례대로 나는 스킬을 마력 운용으로 한 번씩 발동할 수 있었다.
「스킬 ‘삼절三絶(A-)’이 ‘마력 운용(A-)’에 의해서 숙련도가 8% 상승합니다.」
검을 휘두를 때마다 폭발적으로 마력이 활성화되도록 하여 스킬 효과를 발현하고.
「스킬 ‘순간 가속(C-)’이 ‘마력 운용(A-)’에 의해서 강제로 성장합니다.」
「스킬 ‘순간 가속(C-)’의 등급이 B급으로 강제 조정되었습니다.」
온몸을 가볍게 만들던 순간 가속을 일시적인 신체 강화로 구현하고.
「스킬 ‘반격의 방패(B-)’가 ‘마력 운용(A-)’에 의해서 숙련도가 7% 상승합니다.」
스킬의 구성을 토대로 마력을 외부에 응축시켜서 직접 재현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나는 스킬의 숙련도를 올리고 등급까지 올렸다.
“진짜 성장 속도가 미쳤네.”
몇 달을 들여서 성장시켜야 했을 스킬들이 쑥쑥 성장하니 헛웃음이 나올 지경.
그러나 이렇게까지 쉽게 스킬을 스스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에 나는 꽤 놀랐다.
‘스킬을 쓰지 않고 그 효과를 구현하는 건 꽤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스킬 적성도 아예 없이 습득한 터라 이론상으로만 구현할 수 있고 아예 못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 채 한 시도였다.
그런데 순조롭게 스킬이 성장하니 나로서도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내 나는 그 순조로운 발동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챘다.
‘아마도 A-급의 스킬인 마력 운용 때문이겠지.’
마력 운용에 관계된 대부분의 제약이 해제된다는 효과에 이러한 능력도 있을 줄이야.
그에 허탈하게 웃고 있자니 나를 주목하고 있던 두 명의 관리자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관리자 ‘철혈의 군주’가 계약자의 성장력에 다시금 놀라움을 표합니다.」
「관리자 ‘백학검선(白鶴劍仙)’이 당신의 놀라운 발상에 큰 찬사를 보냅니다.」
둘 다 내가 스킬을 발동하는 걸 지켜보고 있었는지 놀라워했지만…….
“…….”
사실상 스킬 구성도를 알고 있어도 본래의 나는 구현할 능력이 없었을 거다.
‘그나마 마력 운용(A-) 스킬 덕분에 스킬을 구현한 거지.’
그걸 알고 있기에 양심이 살짝 움찔하는 게 느껴졌지만 이내 애써서 그 가책을 무시한 채 확인 작업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전처럼 쉽게 스킬이 발동되고 그러지는 않았다.
왜냐면 지금 내가 발동하려는 능력은 ‘검기(劍氣)’이기 때문이다.
섬전검기의 스킬 숙련도를 올리기 위해서라지만 권능을 구현하는 게 쉬울 리가 없었다.
“…….”
어째서인지 삼절 스킬을 발동할 때처럼 구성도를 따라 하려고 해도 그럴 수가 없었다.
삼절 스킬은 그저 검이 적을 타격할 시 검에 주입한 마력이 순간적으로 크게 활성화되게만 해 두면 됐다.
그러니 검의 칼날에 삼절 스킬보다 좀 약하게 마력을 주입해서 그걸 코팅하듯 은은히 감싸면 될 거라고 여겼다.
아니었다.
“부족해.”
검이 완전히 몸처럼 느껴지는 듯한 감각이 없어서인지 섬전검기는 발동하지 않았다.
‘어째서지?’
검에 마력은 충분히 불어넣었고 코팅도 완벽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검기상인의 권능처럼 살상력 높은 검기는 완성되지 않았다.
그에 나는 끊임없이 물음을 내던지며 이내 검을 굳게 잡은 채 눈을 감았다.
“…….”
검을 몸처럼 인식해야 검기를 쓸 수 있다는 전제하에 검기가 발동된다고 치자.
그럼 어째서 검을 굳이 몸처럼 인식해서 마력을 씌워야 검기가 되는가?
마력의 칼날을 만드는 건 그저 마력을 씌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텐데.
하지만…….
‘그건 검기가 아니야.’
심지어 검기처럼 강력한 위력을 상시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삼절 스킬보다 더 낮은 마력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위력을 내는데.
마력 코팅으로는 그러한 검기의 능력을 절대로 따라갈 수 없었다.
왜 그런지 눈을 감은 채 고민하고 있자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까 마력 운용을 썼을 때 오른발에 마력을 응축시키자 신체 능력이 몇 배나 향상됐다.
‘그거랑 비슷한 원리는 아닐까?’
코팅의 수준에서 그친다면 아까처럼 오른발에 마력을 응축시켜도 그런 위력은 안 나온다.
그저 외부의 강도만이 강해져서 몸에 그다지 타격을 입지 않게 되는 게 끝이겠지.
그래서 아무리 마력을 씌워도 검기처럼 될 수 없는 건 아닐까 싶었다.
그럼 검을 몸처럼 여길 수 있고 몸처럼 쓰게 하는 건 무엇인가?
마력이다.
‘그럼 그 마력을 어떻게 사용해야 검을 몸처럼 느낄 수 있는 거지?’
간단했다.
신체랑 다를 바가 없는 마력을 주입이 아니라 연결이라는 느낌으로 검과 나를 잇는다.
마력을 넣고 연결을 끊는 게 아니라 마력을 넣은 채 그대로 선을 끊지 않고 유지한다.
왼손의 손가락과 오른손의 손가락을 서로 맞대듯이…….
그럼으로써 검을 마력으로 장악하고 내부에서 검이 지닌 본연의 능력을 강화한다.
그러자…….
「스킬 및 권능으로 검기를 발현하지 않고 독자적 깨달음을 통해서 검기를 사용했습니다.」
「시련의 탑이 지구 차원 최초로 검기를 스스로 사용한 도전자 한성윤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눈을 뜬 순간에는 눈앞에 이전과는 아예 다른 찬란한 빛무리를 내뿜는 검기가 있었다.
「업적 ‘신검합일(身劍合一)’을 달성했습니다.」
「권능 ‘검기상인(劍氣傷人)’이 존재하기에 권능 지급 대신에 다른 보상이 지급됩니다.」
「권능 ‘검기상인(劍氣傷人)’이 온전히 도전자 한성윤에게 귀속됩니다.」
「권능 ‘검기상인(劍氣傷人)’의 마력 소모율 상승 페널티가 사라집니다.」
정말로 완벽한 검기(劍氣)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