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106)
형제의 축구-106화(106/251)
형제의 축구 106화
동점 골을 넣으면서 경기는 다시 원점이 되었고, 라이프치히가 기세를 살리기 시작했다.
-전반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앞서가는 상황에서 경기를 마무리 지을 생각에 웃었을 샤흐타르의 감독은 속이 쓰리겠네요.
-라이프치히가 기세를 살리기 시작했습니다. 샤흐타르를 압박하는 모습이 평소와 같습니다. 이대로 추가 골을 넣어 줬으면 좋겠는데요.
샤흐타르의 중원인 스테파넨코와 오나지는 상황에 따라서 라인을 내려 수비를 지원하기도 하지만, 측면 공격을 시도할 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풀백들에게 수비적인 역할을 맡기고 대부분 2선까지 올라와 공격을 지원하는 일을 동시에 수행한다. 역할 분담이 없을 정도로 거의 동시에 움직이는 이 두 사람은 측면의 윙어들과 공격수들을 지원하며 원활한 공격이 이어질 수 있도록 최전방에서 움직이는 일이 많은데, 오늘은 그러지 못하고 수비 라인과 간격을 바짝 유지하며 수비진들과 볼을 돌리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라인을 올려서 압박을 가하자 공을 앞으로 전개하지 못하고 있었다.
-라이프치히의 압박에 공을 앞으로 전개하지 못하는 샤흐타르! 공을 뺏기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 같습니다! 더 타이트하게 공간을 좁히면서 라이프치히가 샤흐타르의 숨통을 조여 갑니다!
압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샤흐타르는 의외로 침착했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눈을 하고서 기회를 엿보던 차, 오르데츠의 공이 스르나에게 향했다. 스르나는 공을 잡자 자신의 앞에 있는 윙어인 비슈카에게 공을 보내려 했다. 하지만 사비처가 앞을 가로 막고 옆에선 한정우가, 그리고 대각선 위치에서 한윤석이 공간을 좁혀 오자 생각을 바꿨다.
때마침 라이프치히의 수비 라인 틈에서 손을 번쩍 드는 에드아르두 다 실바를 목격한 것이다. 과거 재능을 인정받아 아스날로 이적했지만, 심각한 부상을 입고 복귀마저 어렵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결국 샤흐타르에서 재기해 샤흐타르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된 그는 확실히 믿을 수 있는 선수였다.
그리고 그를 향하는 스르나의 발 또한 샤흐타르의 비수와도 같았다.
뻥!
스르나는 에드아르두 다 실바의 앞을 향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냈다.
정확하게 떨어져 내리는 공을 향해 다 실바가 전력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스르나의 날카로운 크로스! 그렇죠, 이렇게 라인을 바짝 끌어 올려 최전방에서 부터 압박을 가하는 팀에게는 뒷공간을 노리는 역습이 가능합니다! 이것을 노렸어야 해요!
-에드아르두 다 실바! 달립니다! 막아야 합니다!
리뒤거는 다 실바를 마주하면서 순간 멈칫했다. 아까 받은 옐로카드가 그를 심리적으로 위축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다 실바를 자신 있게 앞으로 공을 앞으로 툭 차며 달려 나갔다.
뒤늦게 움직이는 리뒤거가 발이 빠른 편이기는 했지만, 이미 벌어진 거리를 따라잡기에는 어려워보였다.
그때였다.
뻥!
다 실바가 앞으로 멀리 차내며 따라가던 공을 누군가 달려와 라인 밖으로 걷어냈다.
-조나단 타! 에드아르두 다 실바보다 한발 더 빨랐습니다!
에드아르두 다 실바가 부상 이후 예전의 속도를 회복하지 못한 점도 있었지만, 조나단 타는 준수한 피지컬과 더불어 빠른 발을 가진 수비수였다. 에드아르두 다 실바가 공을 향해 움직이는 순간 리뒤거가 소극적으로 움직일 것을 예측이라도 한 것처럼 미리 앞서 움직인 조나단 타가 실점이나 다름없을 상황을 막아 낸 것이다.
리뒤거가 조나단 타에게 엄지손가락을 내미는 사이, 샤흐타르는 입맛을 다시면서 스로인을 준비했다.
라키츠키의 스로인이 오나지에게 향했다. 오나지는 그대로 베르나르드에게 공을 전달했다.
베르나르드는 측면 라인을 타고 올라가다 클로스터만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그 뒤로 크로스를 올려 보냈다.
우조아와 다 실바가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파고 들어가 공을 받으려는 순간.
거대한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감히 누구도 상대할 수 없는 압도적인 피지컬의 윤석이 그 둘을 가볍게 누르고 공을 가로챈다. 굳이 점프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낮게 뻗어 온 크로스를 가슴으로 받아 땅으로 떨어뜨린 윤석은 우조아와 다 실바가 공을 뺏으려는 것을 양팔을 벌려 막아 내면서 그대로 전방을 향해 롱패스했다.
아까와 반대 상황으로 샤흐타르가 공격을 위해 라인을 바짝 올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윤석의 힘 있는 패스는 그대로 대포알처럼 쭈욱 뻗어 가 오르데츠의 뒤쪽으로 떨어져 내린다.
그 공을 향해 오르데츠와 정우가 달려들었다.
당연히 정우가 한발 더 빨리 낙하지점에 도착했지만, 공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오르데츠가 허겁지겁 달려와 정우에게 타이트하게 붙는다.
“아, 진짜 귀찮게.”
정우는 바짝 붙은 오르데츠를 향해 인상을 찌푸렸다.
오르데츠는 힘이 장난이 아니었고, 정우는 몸싸움이 좋은 선수는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정우도 예전의 정우는 아니었다.
무식하게 힘으로 버텨 봤자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르데츠에게 간신히 버티며 적극적으로 몸싸움하는 시늉을 하다 공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오르데츠에게 밀려난 것처럼 움직였다.
그 가운데 오르데츠는 머리로 공을 옆으로 떨궜다. 크라우초우가 이를 받아 내길 바라며 말이다.
하지만 몸싸움에 밀려난 줄로만 정우는 그사이 몸을 추스르고 움직여 오르데츠가 떨군 공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얍!”
정우가 공을 가로채는 순간 오르데츠가 다급하게 정우에게 달려들지만 한 끗 차이로 정우는 미친 속도로 전방을 향해 달려갔다.
단숨에 골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퍄토우를 마주하면서 정우가 외쳤다.
“오늘 저녁은 나비가 쏜다!”
펑! 철썩!
-고오오오오올! 한윤석의 대지를 가르는 패스를 동생인 한정우가 결국 골로 연결합니다! 엄청난 단 한 번의 패스가 골로 연결되네요! 전반 막판에 라이프치히가 역전에 성공합니다!
-역시 한정우! 4경기 9골, 어마어마한 득점력을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보여줍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분데스리가 최고의 재능이 데뷔 골을 성공하네요!
-한정우는 정말로 골을 넣을 줄 아는 선수입니다. 1 대 1 찬스를 절대로 놓치는 법이 없어요! 저 어린 나이에 저런 침착함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골을 넣은 정우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이내 나비 케이타에게 달려가면서 손가락질했다. 나비 케이타는 낭패한 얼굴이면서도 웃음을 짓고 있었다.
밥값은 날아가겠지만, 패배는 멀어졌기 때문이었다.
[집중해! 아직 3분 남았다!]그사이 윤석은 선수들이 방심하지 않기를 바라며 잔소리를 했다.
그런 윤석을 바라보며 한곳에 뭉쳐서 득점을 축하하던 선수들이 혀를 내둘렀다. 사비처가 정우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저럴 때 보면 너희 형 꼭 잔소리쟁이 우리 엄마 같다니까.] [그러니까. 그래도 틀린 말은 아니지.] [그러니까 더 그런 거야! 듀란은 얼어 죽을, 잔소리꾼!] [다 들린다.] [히익!]윤석이 다가오자 사비처가 도망가는 것으로 세리머니가 마무리되었다.
선수들은 윤석의 말에 따라 집중을 잃지 않고 전반전을 마무리 지었다.
-전반전이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라이프치히는 불안한 초반을 극복하고 안도하면서 후반을 준비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샤흐타르의 집중력은 여전합니다. 후반에도 방심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센휘틀로 로커 룸으로 들어온 선수들에게 해설과 같은 생각으로 절대 방심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번에 지면 치명적이다! 힘겨운 챔피언스 리그를 보내야 해! AS 모나코, 유벤투스 모두 만만하게 볼 수 있는 팀이 절대 아니다! 알고들 있지? 어떻게든 홈에서 샤흐타르를 잡는다! 알았지?] [예!] [그래, 들이받아라! 우리는 더 많이 움직인다! 너무 경직될 거 없어! 챔피언스 리그라고 해도 어쨌든 우리 홈인데, 휘둘리지 마라!]마지막 당부를 끝으로 하센휘틀이 선수 개개인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동안, 다른 선수들은 후반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사이 나비 케이타가 정우에게 다가왔다.
[이번에는 해트트릭 내기 어때?] [왜, 지니까 분하냐?]정우의 말에 나비 케이타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 자식아.] [그럼 그렇게 계속 분해하라고, 흐흐흐.]정우는 그리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 [어디 가긴, 경기하러 가지. 일어나, 자식아.]정우와 케이타가 투닥거리는 사이 윤석은 감독에게 지시를 받고 있었다.
[그들은 너란 존재를 단순하게 우리 팀의 중심이고 공을 뺏어야 할 상대로 생각하고 있다. 너에게 공을 뺏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가르쳐 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 나비 케이타에게 후방을 맡기고 좀 더 위로 올라가서 공격을 지휘하도록 해. 상황에 따라서 직접 슈팅을 해도 좋다. 템포도 매우 빨리 가져갈 수 있으면 좋겠군.]감독의 말에 윤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없습니다.] [그래, 우리의 듀란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가서 네가 왜 듀란이라 불리는지 가르쳐 주고 와라.] [하하…….]윤석은 감독의 입에서도 폭군이라는 말이 나오자 어색하게 웃으면서도 또 한 번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로커 룸을 빠져나와 필드를 나서 경기를 준비한다.
확실히 샤흐타르가 분데스리가의 팀들보다는 자신에게 더 적극적이긴 했다.
분데스리가의 팀들은 이미 윤석을 파악하고 윤석에게 공을 뺏기보다는 윤석이 패스를 보내는 공간을 없애고 윤석이 직접 돌파를 시도할 때 윤석을 압박하는 경우가 많았다.
공을 지키면서 패스할 때와 달리 직접 돌파를 시도할 때면 천하의 윤석이라도 선수들 모두들 벗겨 내고 골을 성공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선에서 움직인다면.
그리고 평소에도 이들이 적극적으로 수시로 자신을 압박하고 견제한다면 분데스리가에서보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으리라 계산했다.
그리고 자신의 계산대로 윤석은 후반전을 풀어 나가기 시작했다.
라이프치히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는 가운데 윤석은 공을 대부분 소유하면서 2선, 공격형 미드필더의 위치에서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비 케이타가 그런 윤석의 뒤에서 수비적으로 움직이면서 만일을 대비해 수비수들을 보호했다.
최전방, 지공 상황에서 윤석이 빠르게 공을 받고 공을 돌리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샤흐타르의 선수들이 후방으로 내려와 공격 라인의 선수들을 압박한다.
하지만 샤흐타르의 압박은 확실히 분데스리가 팀들의 압박보다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이미 현대의 전술이 몸에 익은 선수들에게 이제 막 그 뒤를 따르기 시작하는 상대편의 압박은 어딘가 느슨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은 왜 이런 팀에게 휘둘렸는지 의아할 정도로 자신감 있게 경기를 풀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우가 컷 아웃해 오르데츠를 끌고 가고, 크라우초우가 베라르디에게 시선을 빼앗긴 사이.
절묘하게 윤석이 1선으로 깊숙이 침투해 들어왔다.
직접 공을 가지고 들어오는 윤석을 향해 뒤늦게 크라우초우가 달려왔다.
윤석은 기다렸다는 듯 베라르디에게 공을 보내고 자신은 더 깊이 올라갔고, 공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순간 멈칫한 크라우초우의 뒤를 노리고 베라르디가 공을 밀어 줘 다시 윤석이 공을 잡았다.
골키퍼인 퍄토우가 지척에 있는 위치.
윤석은 굳이 큰 힘을 쓰지 않고 짧게 끊어 낮게 깔리는 빠른 슈팅을 시도했다.
잔디를 가르고 뻗어 나가는 공을 향해 퍄토우가 다리를 뻗었지만 근소한 차이로 공이 스쳐 지나가 그대로 골 망을 갈랐다.
-골! 후반 11분만에 한윤석 선수가 추가 골에 성공합니다! 샤흐타르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한윤석이 2선에서 움직이니 공격력이 한층 더 무섭습니다. 스텐파넨코와 오나지는 한윤석을 견제해야 하는 상황에서 뭘 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세 번째 골을 허락한 샤흐타르는 더 이상 RB 라이프치히의 적수가 아니었다.
경기를 압도하면서 RB 라이프치히가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궁지의 몰린 그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이따금씩 스르나가 예리한 크로스로 전방으로 볼을 연결하기 시작했고, 리뒤거의 소극적인 플레이가 계속되면서 다 실바에게 기회를 만들어 갔다.
사비처와 한정우, 한윤석까지 스르나를 교차로 견제하면서 그에게 공이 가지 못하게끔 막았지만, 그러자 스르나는 중원까지 올라와 스스로 공간을 만들어 냈다.
마치 필립 람처럼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도 능력을 발휘하고는 했는데, 그 위치에서도 어색하지 않게 파고들어 와 공을 받아 전방으로 공을 전달했다.
그리고 소극적으로 경기를 펼쳐 가던 리뒤거를 계속해서 흔들던 다 실바는 완벽한 롱패스를 이어 받아 클로스터만과 조나단 타의 추격을 뿌리치고 굴라치가 잡을 수 없는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 냈다.
-아, 경기는 라이프치히가 지배하고 있었지만, 스르나와 다 실바가 결국 일을 내는군요! 추격 골을 성공시킵니다! 점수 차는 어느덧 1점차! 리뒤거의 소극적인 플레이가 부른 실점이라고 볼 수 있어요!
-리뒤거, 옐로카드를 의식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너무 지나치게 의식했어요!
하센휘틀은 멘탈이 크게 흔들린 리뒤거가 더 이상 경기를 이어 가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서둘러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지친 케이타를 대신해서 카이저를 투입하고, 힘겨워하는 리뒤거를 빼고서 윌리 오반을 투입했다.
-하센휘틀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카이저와 윌리 오반을 투입해 수비 라인을 재정비하고 있네요.
-아마 한윤석도 좀 더 아래에서 내려와 수비의 안정을 기할 것 같습니다.
해설들의 예측, 그리고 오늘의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의 예상과 다르게 다시 시작된 경기에서 한윤석은 더 적극적으로 전방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희망이 생겨난 샤흐타르에게 오히려 수비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면 그들의 기세가 더욱더 끌어 오를 것이라는 판단이 앞선 것이다.
윤석의 생각대로 기세를 잡아 가려던 그들은 오히려 윤석이 전방에서 공을 몰아 적극적으로 싸우기 시작하자 당황하면서도 어떻게든 윤석에게 공을 빼앗아 득점을 하려 들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옆에서 자신을 저지하려는 스테파넨코를 힘으로 무너뜨린 윤석이 오나지를 향해 돌진해 라 크로케타로 그를 비켜 간다.
두 명의 미드필더를 지나치자 기다리는 것은 중원으로 가세한 스르나.
정우는 스르나가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방으로 달려갔다.
그런 윤석을 지원하기 위해 정우가 아래로 내려왔다.
윤석은 그런 정우에게 공을 밀어 줬다.
공을 받은 정우를 보고서 스르나가 뒤를 돌아보며 그에게 달려가고, 오르데츠가 정면에서 정우를 막기 위해 앞으로 달려가는 그 순간.
윤석은 오르데츠의 뒤를 잽싸게 파고들었다.
윤석을 처음 상대하는 사람들은 윤석이 피지컬이 전부인 느린 선수로 생각하기 일수이고, 실제에서도 그렇게 빠른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아 윤석이 느리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착각에 불과했다.
굳이 필요 없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이지 않을 뿐이지, 그는 기회가 찾아온다면 준수한 준족을 자랑하며 공간으로 파고들고는 했다.
이미 한 번 그 상황을 겪어 봤음에도 샤흐타르는 윤석의 침투를 간과했다.
정우는 오르데츠의 뒤에서도 훤히 보이는 형을 향해 마치 곡사포처럼 포물선을 그리는 패스를 보냈다.
-한정우의 패스! 한윤석은 이미 예측이라도 한 것처럼 자신의 앞으로 떨어지는 공을 그대로 차서 달려갑니다!
-치명적인 침투! 들어가나요? 들어가나요!
해설들이 흥분해서 외치는 사이, 퍄토우를 맞이한 윤석은 힘을 실어 낮게 깔리는 슈팅을 시도했다.
뻥!
그 특유의 캐논 슈팅이 낮게 깔려 들어간다.
가뜩이나 그 파워 때문에 막기 힘든 슈팅이 낮게 깔아서 잔디를 가르며 온다면 더욱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퍄토우는 자신의 옆을 스쳐가는 공을 막기 위해 발끝을 들이밀었지만, 발에 튕겨 나간 공은 힘을 잃지 않고 그대로 앞으로 전진해 골 망을 뒤흔들었다.
-골! 골골! 결국 한윤석 선수가 마무리 짓습니다!
-아무래도 결승 골이 될 것 같네요!
해설들의 말대로였다.
추격의 의지마저 꺾어 버리는 골 앞에서 샤흐타르는 더 이상 의욕을 보여 주지 못하고 결국 경기는 4 대 2로 라이프치히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기쁜 일이었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로커 룸으로 돌아와 다른 팀의 경기 결과를 들은 선수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AS 모나코는 비록 프랑스 리그의 팀으로 한 수 아래의 리그에서 뛴다고 해도 전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팀이었다.
그런 팀을 상대로 유벤투스는 홈도 아닌 원정에서 4 대 0이라는 대승을 거둔 것이다.
하나 같이 위력적인 공격수들로 무장한 유벤투스이지만, 그중에서도 이번 시즌 제대로 일을 내기 시작한 디발라가 2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RB 라이프치히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리그에서 위력을 과시하는 RB 라이프치히라고 해도 챔피언스 리그는 쉽지 않을 거라고, 본인들도, 그리고 많은 사람들도 예상하게 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