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110)
형제의 축구-110화(110/251)
형제의 축구 110화
-오늘의 선발 라인업입니다. 먼저 홈팀인 유벤투스 부터 보실까요.
FW 이과인, 디발라.
MF 에브라, 마르키시오, 케디라, 퍄니치, 알베스.
DF 키엘리니, 보누치, 루가니.
GK 부폰. 이상입니다. 수비력을 강화한 3-5-2 포메이션입니다. RB 라이프치히의 득점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으로 전환한다면 무서운 위력을 자랑할 것 같은 포메이션이네요. 중원과 측면 모두 장악해 RB 라이프치히를 압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이어서 RB 라이프치히입니다.
FW 베라르디.
MF 한정우, 한윤석, 로벤, 드메, 케이타.
DF 헥토르, 조나단 타, 리뒤거, 베르나르두.
GK 굴라치. 이상입니다.
-아, 라이프치히가 처음으로 4-2-3-1 포메이션을 선보입니다. 사실상 4-3-3 포메이션으로 운용되겠지만, 한윤석 선수가 중앙 미드필더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뛰게 됩니다. 한윤석 선수의 수비력을 버리고 공격적인 능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라이프치히가 유벤투스를 상대로 많은 것을 준비한 것 같습니다.
-네, 그런 것 같군요. 하지만 알레그리 감독은 전술적인 능력이 매우 뛰어난 감독입니다. 순간적인 대응능력이 매우 뛰어난 감독이기도 하죠. 그러고 보니 양 팀 모두 활동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 나가는 점은 비슷하군요. 챔피언스 리그 경력이 좋지 못하지만, 하센휘틀 감독은 이번이 챔피언스 리그 첫 데뷔 무대인 만큼 그를 상대함에 있어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릅니다.
이탈리아의 해설들은 중립을 유지하는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RB 라이프치히를 깎아내리기 바빴다. 그도 그럴 것이 유벤투스는 남은 이탈리아의 자부심이었고, 이제 창립된 지 5년을 간신히 넘어선 전통 없는 RB 라이프치히를 챔피언스 리그에서 상대하는 것 자체를 아니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관중석에서도 RB 라이프치히 선수들을 향한 야유 소리가 보통을 넘어서고 있었다.
“거 더럽게 떽떽거리네. 왜 이리 시끄러운 거야.”
정우는 귀를 후비며 관중석을 바라봤다. 독일보다 더 시끄러운 것 같았다.
사실 과격함으로 따지고 보면 이탈리아의 관중이 더할지도 모른다.
“그러게 목소리도 안 들리겠다, 시끄러워서.”
윤석은 그런 걱정을 하면서 주장 완장을 고쳐 찼다. 주장과 부주장보다 더 많이 주장 완장을 차다 보니 이제는 익숙해졌다.
[이탈리아 수비는 견고하니까 더 많이 움직여서 뒤흔들어야 해.]그 가운데 로벤이 젤케에게 뭐라 가르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런 로벤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는 젤케를 바라보며 정우는 자신도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이 양 팀의 선수들이 교차하며 악수를 시작한다.
“와, 잘생겼네.”
자신의 손을 슬쩍 잡고 옆으로 향하는 마르키시오를 바라보며 정우는 감탄했다. 마치 헐리우드의 영화배우같이 준수한 외모를 자랑하는 마르키시오였다. 지금까지 본 축구 선수들 중에서 가장 잘생긴 선수인 것 같았다.
“이 아저씨는 탈모가 오고 있구먼.”
마치 동네 아저씨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이과인과 손을 마주 잡으며 그를 평가한 정우는 그가 왕년에는 잘생긴 선수로 손꼽혔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헬로?”
자신에게 윙크하며 웃어 보이는 디발라를 바라보며 정우는 인상을 찌푸렸다.
“징그럽게…….”
거북스러운 윙크를 보며 툴툴거리긴 했지만, 정우는 이 선수가 요즘 그렇게 잘나간다는 디발라임을 알 수 있었다. 하센휘틀도 각별히 주의하라고 했던 그 선수였다.
“반갑다, 자식아.”
정우는 그리 말하며 일별했다.
‘주의하라고? 내가 더 많이 넣으면 그만이다.’
정우가 그리 투덜거리는 사이, 유벤투스는 우뚝 솟은 거인, 윤석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저 선수 정말 큰데?] [동양인도 저렇게 클 수가 있나?] [이봐, 유럽에도 저렇게 큰 선수는 몇 없다고.] [경기 영상에서 본 것보다 실제로 보니 더 커 보이네, 선수들이 피지컬에 밀릴 만한 이유가 있었어.] [감독님이 가장 조심하라고 한 게 저 선수잖아.] [헐크 같은데? 마블에서 튀어나온 것 같아.]그 말을 엿들은 베라르디는 자신의 포지션으로 걸어가면서 윤석에게 말했다.
[쟤들, 위험하다고 한다. 너.]짧은 독일어였지만, 형제보다는 빠르게 독일어를 배워 가는 그의 말에 윤석이 어깨를 으쓱했다.
[난 항상 위험했어.]자신감 가득 찬 그 말에 베라르디는 웃음을 흘렸다.
[틀린 말은 아니네.]윤석의 말대로 그는 항상 위험한 존재였다. 심지어 훈련 때에는 동료들에게 조차 말이다.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됩니다! RB 라이프치히의 선축입니다! 예상대로 한윤석이 중심이 되어 경기가 운영되고 있네요. 대부분의 공을 그가 가지고 플레이합니다.]필드 밖에서 유심히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알레그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예상이 맞아들었다.
RB 라이프치히는 압박과 역습이 가장 무서운 팀이었다.
젊어서 그런지 자신이 추구하는 미친 활동력의 팀을 RB 라이프치히가 구현하고 있었다. 그래서 연구를 하면서 좋아하게 될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은 그것이고, 지금은 자신의 팀과 경기를 펼치는 시점.
반드시 이겨야 했다.
아까 말한 대로 RB 라이프치히는 압박과 역습, 그리고 활동력에서 무서울 정도로 대단한 팀이긴 하지만 이 팀에도 약점이 있었다.
이런 스타일의 팀이 흔히 가지고 있는 약점이기도 했다.
그것은 바로 지공 상황.
빠른 템포를 이어 가는 그들은 역습 때는 미친 위력을 자랑하기도 하지만, 지공에서 이런 빠른 템포는 정확도가 떨어져 실수로 이어지고, 지공 상황에서 집중하고 있는 상대편에게는 수비하기 쉬운 순간을 만들게 마련이다.
그런데 RB 라이프치히에서는 그 점을 보완하는 선수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위와 같은 상황은 별로 연출되지 않는다. 확신이 없다면 그 선수에게 공을 몰아 줘 팀을 정비하고, 그가 새로운 기회를 연출하기 때문이었다.
알레그리는 오히려 그것을 약점으로 보았다.
그 선수를 막으면 RB 라이프치히의 지공은 위력이 반으로, 아니, 반에 반도 안 되게 뚝 떨어져 버린다.
물론 그를 막는 게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는 비록 어리더라도 대단한 선수였다.
피지컬로도, 기술적으로도 전술적으로 저 어린 나이에 저 정도 수준을 보여 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작정하고 공을 가지고 들이닥치면 막기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만 공략하면 RB 라이프치히의 빈틈을 파고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어려운 존재.
그게 한윤석이었다.
그래도 막아야 했다.
그를 막으면 반은 이기고 들어가는 샘이니 말이다.
알레그리는 그를 막기 위해 한 가지 철칙을 세웠다.
그가 최전방으로 오기 전까지는 근접전을 절대로 벌이지 말아라.
그는 피지컬로는 당대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선수였다. 이 점을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 어중간한 지점에서 그와 몸싸움을 하는 것은 선수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온다.
그저 근처에서 그를 압박하며 그가 위력적인 패스를 보내지 못하도록 막도록 지시했다.
그의 지시에 철저히 따라 유벤투스의 선수들은 한윤석의 주변을 배회하며 점차 그의 패스 루트를 차단해 들어갔다.
세계 최고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스리 백의 선수들이 베라르디와 정우, 로벤을 철저히 마크하는 가운데 케디라와 퍄니치와 마르키시오가 거의 일직선으로 대형을 유지하며 그가 전진 패스를 하지 못하도록 막아 냈다.
여기에 알베스와 에브라가 가세하면서 중원을 장악한다.
압도적인 수의 중원으로 인해서 RB 라이프치히의 활동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허, 이거 쉽지 않네.”
그 가운데 윤석은 감탄했다.
이탈리아는 카테나치오라는 이름 아래, 예전부터 세계적으로 수비가 유명한 곳이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마치 기계 같았다.
잘 돌아가는 기계처럼 그들은 누군가 부족한 부분을 가세하고 그래서 생긴 빈틈을 또 다른 선수가 메워 준다.
어마어마한 활동력은 같지만, 공격적인 RB 라이프치히와 달리 그 활동력으로 수비에 전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그래서 쉬이 공을 전진시키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공을 뒤로 돌리자니 기다렸다는 듯 유벤투스의 선수들이 윤석을 뒤로 하고 전방위 압박을 가할 것 같았다.
“음.”
윤석의 고민은 짧았다.
윤석은 좌측 측면 전방, 그것도 측면 라인에 가까울 정도로 공을 보냈다.
루가니의 견제를 받고 있던 정우가 뻗어 나가는 공을 보고 즉각 움직였다. 루가니가 몸을 돌려 정우를 따라 잡으려고 했지만, 정우의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웠고, 낮고 채찍같이 뻗어 나간 공을 정우가 빠르게 따라잡고 있었다.
루가니는 정우를 따라가는 것을 포기하고 정우가 중앙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코스를 차단해 들어갔다.
그런 루가니를 지원하기 위해 루가니의 근처에 알베스가 자리 잡는다.
“이야, 몸 둘 바를 모르겠네.”
정우는 알베스를 바라보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
비록 최강 바르셀로나를 구성하던 그 당시 폼과 비교하면 기량이 많이 하락했다고 하더라도 누가 뭐래도 한 시대를 주름잡던 오른쪽 풀백이 바로 알베스였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루가니.
시간이 지나고 경험을 쌓으면서, 이번 시즌에는 바르잘리마저 밀어내고 유벤투스의 중심이 되어 버린 사나이였다.
RB 라이프치히가 잡지 못해 땅을 치고 후회될 정도로 정상의 기량을 보여 주고 있었다.
그 두 사람의 견제를 받으면서 정우는 즐겁게 웃었다.
마치 신상을 마주한 아가씨처럼.
새로운 시리즈의 게임을 맞이하는 소년처럼 말이다.
그리고 딱 그 심정이 맞았다.
독일에서는 볼 수 없는 다른 나라의 선수들, 그것도 최고로 불리던 선수들을 상대하는 것에 정우는 호승심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간다, 자식들아!”
정우는 공을 몰고 빠르게 대쉬했다.
정우의 빠른 다리를 이미 전해 듣고 방금 직접 본 루가니는 그런 정우가 최고 속도에 도달하기 전에 차단하기 위해 바짝 붙었다.
알베스는 행여나 루가니가 실수를 할 것을 대비해 사선에 위치해 그런 두 사람을 지켜보는 사이.
정우는 불과 몇 걸음 만에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를 내고 있었다.
허벅지부터 발끝까지 하체에 터질 듯한 근육이 꿈틀거리면서 루가니에게 달려든다.
물론 루가니도, 그리고 유벤투스도 정우가 짧은 거리 만에 최고 속도를 낼 수 있는 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체의 한계가 있는 법이고,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고정관념을 넘어서게 된다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지금 루가니는 자신의 고정관념, 인간이 이 짧은 거리에 최고 속도를 낼 수 없다는 생각을 깨는 사람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최선을 다해 정우의 모든 것을 스캔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이 사라지는 마법을 체험해야 했다.
정우의 다리 앞에 공이 사라졌다 생각하며 놀라는 순간.
정우는 자신과 루가니의 옆구리를 스쳐 지나가는 플릭을 시전해 그를 제치고 있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귀신같이 달려드는 알베스!
정우는 그런 알베스의 움직임을 예상한 것처럼 침착하게 공을 안으로 접었다. 그리고 알베스가 앞을 스쳐가는 타이밍을 노리고 알베스의 등 뒤로 유유히 지나갔다.
“짜식들.”
아무리 강해도 어리 없다고 스스로를 자부하는 순간.
“우왁!”
정우는 자신의 앞으로 짓쳐 드는 상대를 보고 놀라며 허공에 붕 떴다가 넘어지고 말았다.
그대로 벌떡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고 있었다.
언제 나타난 것인지 중앙의 보누치가 정우에게 달려들어 정확하게 공을 따낸 것이다.
“와, 깜짝이야.”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공을 빼앗긴 정우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혀를 내둘렀다.
“귀신인 줄 알았네.”
시야에 없다가 갑자기 나타나 공을 낚아채는 태클 실력이 일품이었다. 보누치는 그 정도야 당연하다는 듯 정우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자존심 상하게 만드네.”
그런 보누치를 보며 정우가 호승심을 불태우는 사이.
보누치가 따낸 공은 케디라를 지나 퍄니치가 소유하고 있었다.
퍄니치를 향해 한윤석과 드메, 그리고 케이타가 압박해 들어가는 사이.
정우를 방어하던 알베스가 어느새 퍄니치의 옆을 스쳐 지나가며 공을 요구하고 있었다.
노익장을 과시하며 여전히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하는 알베스는 퍄니치가 밀어 주는 공을 받고서 그 즉시 이과인에게 크로스를 올렸다.
빠르게 뻗어 올라가는 크로스를 향해 이관인과 리뒤거, 베르나르두가 경합을 벌였다.
리뒤거가 힘껏 뛰어올라 이과인과 공을 따내려는 순간 베르나르두는 이과인의 점프를 방해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과인이 공을 따냈다!
약간의 운이 따라 주긴 했지만, 그 운을 놓치지 않은 결과였다.
리뒤거가 따낸 공이 이과인의 앞으로 떨어지면서, 베르나르두로 인해서 높이 점프하지 못했던 이과인이 빠르게 몸을 수습하고 공을 가져간 것이다. 그리고 그 공은 조나단 타를 피해 들어가는 디발라의 발 앞에 놓이게 되었다.
-디발라! 빠르게 파고듭니다! 굴라치가 공간을 좁히면서 디발라의 슈팅을 방해하는데요! 조나단 타가 빠르게 붙어서 디발라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나단 타가 마크하는 쪽은 오른쪽이었다.
디발라의 주력 발은 바로 왼발.
조나단 타의 견제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디발라는 침착하게 골대 좌측 하단을 향해 낮고 빠르게 슈팅했다.
펑!
-디발라 슈우우우우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