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112)
형제의 축구-112화(112/251)
형제의 축구 112화
-경기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유벤투스가 경기를 주도한다고 볼 수 있죠. RB 라이프치히의 선수들은 전방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 주고 있지만, 후방을 책임지는 선수들은 유벤투스 선수들에게 기량으로 압도당하고 있습니다. 오늘 유벤투스를 상대하기에 케이타와 디에고 드메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이 드네요.
-유벤투스, 침착하게 경기를 이어 가면 됩니다. 그러면 이길 수 있어요! 순간적인 번쩍임으로 만든 골이지, 결코 유벤투스가 못해서 당한 실점이 아니에요!
모두가 당황하며 반감을 드러내는 사이.
하센휘틀은 환호하는 선수들 틈에서 한윤석에게 작전 지시를 전달했다.
조그마한 쪽지가 윤석의 손에 쥐어졌다.
-체력을 소진시켜야 함. 마구 뒤흔들 것.
윤석은 그것을 읽고는 하센휘틀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감독이 강조하던 사항이 하나 있었다.
윤석은 다시 시작되는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이 사항을 전달하면서 압박하도록 지시했다.
최전방부터 압박해 들어가 유벤투스가 분주하게 움직이도록 강요했다.
유벤투스는 지금까지는 몰랐다.
이것이 개미귀신이 개미를 잡아먹기 위해 파고 있는 개미지옥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저 감독인 알레그리의 철칙에 따라 많이 움직였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드메와 케이타가 유벤투스의 미드필더들에게 압도당하며 당황하는 사이 헥토르와 윤석이 그들에게 가담해 중원을 가득 채웠다.
베르나르드는 조나단 타와 리뒤거와 함께 스리 백을 형성해 공격수들을 견제했고, 측면에 로벤과 정우도 내려와 중원에 가세하려는 에브라와 알베스를 차단하려고 분주히 움직였다.
집요한 RB 라이프치히의 선수들을 피해 유벤투스의 선수들은 분주히 움직였고, 그 사이 공을 차지한 마르키시오가 앞으로 나가는 퍄니치에게 공을 패스했다.
그 순간 누군가 나타나 마르키시오가 보낸 공을 차단한다.
2선에서 내려온 윤석이 공을 인터셉트한 것이다.
윤석은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순발력이 좋았는데 이는 경기에서 몇 번이나 상대방의 공을 가로채고는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하나의 인터셉트를 만들어 낸 윤석이 공을 가지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윤석은 자신에게 유벤투스 선수들이 압박해 들어오면 다른 곳을 공을 보냈다가 다시 공이 오면 움직이면서 이곳저곳 들쑤시고 달렸다.
전방에서 후방으로, 또는 좌측에서 우측으로.
유벤투스는 공을 따라 분주히 자신의 진용을 움직이면서 효과적으로 RB 라이프치히의 공을 막아 냈다.
-한윤석이 분투하지만, 유벤투스의 수비를 뚫지 못합니다!
-이탈리아 수비의 수준이 이 정도입니다! 아무리 분데스리가를 호령하는 압도적인 공격력이라고 해도 이곳에서는 쉽지 않죠!
-경험의 차이라고 봅니다. 이탈리아를 경험하지 못한 선수들은 이 체계적인 수비에 당황할 수밖에 없어요!
그렇게 무의미한 시간이 흘러갔다.
RB 라이프치히는 공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움직이는 것 같았고, 유벤투스는 분주하게 그것을 압박하고 언제든지 공을 빼앗기 위해 움직였다.
-아, 이대로 속절없이 전반전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습니다. 양 팀 모두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지루한 전반전을 만들어 가네요.
-RB 라이프치히가 유벤투스를 상대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칭찬해 줘야 겠는데요.
-아, 마침내 주심 휘슬이 울립니다! 전반전이 종료됩니다!
분주하던 전반전이 마무리되고 선수들이 로커 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 와중에 RB 라이프치히를 향해 유벤투스 관중의 야유가 이어졌다.
“거 드럽게 떽떽거리네, 조용히 하라니까.”
정우는 인상을 찌푸리면서 관중석을 흘끔 바라보며 안으로 들어갔다.
로커 룸에서 선수를 맞이한 하센휘틀은 박수부터 치며 말했다.
[자, 다들 잘해 주고 있다. 비록 1 대 1이긴 하지만, 나는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 다들 로커 룸으로 들어오면서 유벤투스의 선수들을 봤나?]선수들이 하센휘틀의 물음에 서로를 둘러보며 의아해하자 하센휘틀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늙은 그들이 지쳐 헐떡이는 것을 나만 본 모양이군.] [아아…….]누군가 알았다는 듯 탄성을 터뜨리고, 이런저런 대화가 오가는 사이, 하센휘틀은 다시 박수를 쳐 자신에게 선수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며 말했다.
[후반에도 마찬가지로 유벤투스의 체력을 최대한으로 빼놓는다. 알레그리는 활동력을 강조하는 사람인데, 자신의 선수들이 많이 늙어 체력적으로 우리보다 못하다는 것을 간과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분주히 뛰었지. 그 덕분에 체력 하나는 자신 있지 않은가? 그지? 지친 사람 있나, 혹시?] [고작 전반 가지고 아무도 지치지 않습니다!]케이타의 자신감 찬 목소리에 하센휘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다. 그러니 후반에도 나가 저들이 얼마나 저질 체력인지를 가르쳐 주고 와라. 헉헉거리는 선수만큼 만만한 선수는 없겠지? 그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겠지?]하센휘틀의 말에 선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대단한 선수라고 해도 체력이 바닥난다면 본래 기량을 보여 주기 어렵다. 정신적으로도 지쳐서 판단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하센휘틀은 유벤투스를 그렇게 되기까지 몰아붙이라 지시한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후반전.
RB 라이프치히는 그런 하센휘틀의 지시를 충실히 따라 유벤투스를 상대했다.
알레그리는 그것을 보며 자신의 선수들이 활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자신의 지시를 잘 따라 준다고만 생각했다.
그렇게 10분이 지나고, 20분이 흘러가는 시점.
그는 무언가 잘못되어 간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 선수들이 너무 많이 지쳐 보이는군.]유벤투스의 선수들은 지난 시즌 활동량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 나가며 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우승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RB 라이프치히에게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알레그리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사실 세리에 A에서는 이런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팀이 그리 없었다. 그래서 느끼지 못했지만, 오늘 보면서 알게 되었다.
똑같이 활동량을 바탕으로 경기를 하는 팀을 맞이하게 된다면 노쇠한 자신의 선수들이 더 빨리 지친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루가니나 디발라 같은 젊은 선수들에게 해당되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중원과 풀백들이었다. 그들은 지쳐서 아까와 같은 왕성한 활동력도, 그리고 민첩한 모습도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었다.
반대로 RB 라이프치히의 선수들은 지친 듯하지만 아직도 생기가 돌고 있었다. 더욱더 왕성하게 움직이면서 유벤투스를 압박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괴물 같은 체력이었고, 젊기에 가능한 모습이었다.
그때를 맞춰서 하센휘틀은 선수 교체까지 단행했다.
한정우를 최전방으로 올리고 드메를 빼고 포스베리를 투입해 좌측 윙어로 두고, 지친 로벤을 대신해 사비처를 투입했다.
본래의 4-4-2 포메이션으로 돌아가면서도 단숨에 최전방을 공략할 네 명의 선수들을 발이 빠르고 체력적으로 왕성한 선수들로 구성했다.
-RB 라이프치히가 선수 교체를 단행하면서 포메이션까지 변경했습니다.
-아, 이거 심상치 않은데요.
-어떤 의미에서 그렇죠?
-그것이…… 앗!
해설이 놀라 소리친다.
케디라가 공을 가졌다가 윤석의 태클에 공을 빼앗긴 것이다.
윤석은 자신이 오래 공을 소유하지 않고 포스베리에게 공을 패스했다.
좌측에서 공을 받은 포스베리가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한다.
중원에 가세했다가 알베스가 뒤늦게 포스베리를 따라가지만, 지친 그는 포스베리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그 대신 루가니가 분주히 달려와 포스베리의 앞을 가로막는다.
불필요한 행동이었다.
오히려 정우에게 공간을 제공하는 결과를 낳았다.
공을 잡은 정우가 그대로 직진해 측면에서부터 중앙으로 파고들어 가기 시작한다.
보누치가 그런 정우의 앞을 막는 사이, 어느새 아래로 빠진 베라르디에게 공을 패스한다.
베라르디가 정면에서 보누치를 보면서 그대로 공을 다시 왼쪽으로 밀어 준다.
보누치가 당황해 옆을 보는 순간, 공을 받은 정우는 보누치의 위로 공을 띄워 보냈다.
크로스처럼 올라간 공을 사비처가 잡고서 안으로 파고 들어왔다.
지친 키엘리니를 이미 뒷전으로 하고 들어온 모양이다.
보누치는 사면초가에 위기를 맞이했다.
앞에는 베라르디, 왼쪽에는 사비처, 오른쪽에는 정우가 위치를 잡고 있었다.
누군가 슈팅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그 상황에서 사비처는 부폰을 향해 슈팅하려는 시늉을 하다가 부폰을 속이고 뒤에 있는 베라르디에게 패스했다.
베라르디가 슈팅 모션을 취하자, 보누치가 베라르디의 슈팅을 막기 위해 다리를 뻗는다.
[흥!]베라르디는 한때 동료가 될 수도 있었던 보누치를 비웃으며 왼쪽에 정우에게 공을 패스했다.
부폰, 보누치마저 묶인 상황.
정우는 아까 디발라가 그랬던 것처럼 텅텅 빈 골대를 향해 유유히 슈팅했다.
디발라가 골대를 때렸다면, 정우는 정확하게 골 망을 흔드는 슈팅을 선보였다.
-아, 골입니다. 역전을 허용하는 유벤투스.
-이겁니다. 지금까지 유벤투스는 자신의 플레이대로 경기를 풀어 나간 것이 아니라 RB 라이프치히가 의도한 대로 움직인 겁니다. 체력적으로 RB 라이프치히가 압도하고 있었고, 그들은 유벤투스가 마음대로 플레이하도록 내버려 두는 척하면서 그들의 체력을 갉아먹고 있었습니다. 지금 선수 교체가 있었죠? 포스베리나 사비처나 발이 빠른 선수인 데다가, 전반을 뛰지 않았기에 체력적으로 지치지 않은 선수들입니다. 지치지 않아도 따라잡기 힘든 발을 지닌 네 명의 선수들이 유벤투스의 골대를 공략할 겁니다.
알레그리도 골이 들어가는 순간 얼굴을 감쌌다.
[빌어먹을.]그는 신경질적으로 그리 말하고는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그뿐이 아니라 그는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도록 포메이션도 변경하고 투입하는 선수들에게 전술 지시를 적은 쪽지를 몇몇에게 전달할 것을 지시했다.
-아, 유벤투스도 선수 교체를 단행합니다. 알베스가 내려가면서 포백을 형성하고, 에브라가 교체됩니다. 그리고 퍄니치 선수가 빠지고 콰르다도 선수가 들어가고, 공격진형에 만주키치 선수가 들어가네요. 4-3-3 포메이션을 가동합니다.
-너무 급격한 포메이션 변화인 것 같은데요?
-지친 선수들을 수습하고 공격적으로 나갈 생각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퍄니치의 위치에 콰르다도를 투입하는 것은 의구심이 드네요. 예전 콰르다도를 중심으로 이와 같은 포메이션을 형성했다가 크게 손해를 보고 포기한 기억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정말이지 이따금 나오는 알레그리의 선수 기용은 의구심을 들게 하기는 하지만, 일단은 믿고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알레그리는 전술적인 능력이 뛰어난 감독이었다. 고차원적인 그의 전술은 다른 감독들이 봐도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하지만, 너무 고차원인 데다가, 선수들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이해시키기보다 답답해하는 감독인 게 문제였다.
어쩌면 많은 수를 예상하고 투입시킨 콰르다도일 수도 있었지만, 문제는 콰르다도가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마치 자신이 경기를 풀어 나가려는 듯 공을 가지고 멈춰서며 크랙으로서 움직이려는 그였지만, 빠른 템포를 구사하는 RB 라이프치히에게는 무리수였다.
그가 그렇게 템포를 끊어 먹는 사이 라이프치히의 선수들이 압박해 공을 빼앗아 가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알레그리의 선수 기용, 그리고 콰르다도 특유의 템포를 끊는 단점이 하나가 되어 라이프치히의 역습을 제공했다.
헥토르가 콰르다도의 공을 빼앗고 그대로 앞으로 달려 나가는 윤석에게 패스했다.
윤석은 이번에는 사비처에게 공을 연결했다.
사비처는 측면 라인을 타고 올라가다 키엘리니의 견제를 받고서 미련 없이 반대편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지친 알베스를 따돌리며 이번에는 포스베리가 공을 받고서 중앙으로 들어왔다. 루가니와 보누치가 지키는 가운데, 포스베리와 정우, 베라르디가 골대를 노리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포스베리는 중앙으로 들어오면서 기어코 루가니를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그사이 보누치가 정우를 커버하기 위해 움직이는 순간, 포스베리는 달려오는 보누치를 넘기는 크로스를 올렸다.
베라르디가 그대로 공을 잡고 슈팅했다.
펑!
-베라르디 슈팅! 부폰이 막아 냅니다! 선방입니다!
펀칭으로 공을 막아 낸 부폰은 그대로 허겁지겁 일어나기 시작했다.
보누치가 정우를 커버하고, 키엘리니가 베라르디를 막기 위해 달려오는 틈에 노마크가 된 베라르디가 절묘한 슈팅을 했지만, 미리 예상한 부폰이 막아 내면서 공격이 막히는 것처럼 보였다.
순간 유벤투스의 긴장이 풀리는 시점.
[막아라!]부폰만이 허겁지겁 일어난 이유가 있었다.
펀칭해서 튕겨 나가는 공이 앞으로 떨어졌는데, 어느새 올라온 윤석이 그것을 가로챘기 때문이다.
“이건 못 막겠지!”
윤석이 힘 있게 소리치며 슈팅했다.
콰앙!
윤석의 슈팅이 부폰과 거리가 먼 왼쪽 골대 상단을 노리고 뻗어 간다.
펀칭 후에 허겁지겁 몸을 수습해 일어나며 대비한 부폰은 필사적으로 그쪽으로 달려갔지만, 골대와 불과 6미터 떨어진 위치에서 때린 윤석의 슈팅을 막기에는 너무 늦은 뒤였다.
철썩!
골 망을 마구 뒤흔드는 슈팅과 함께 윤석이 그 자리에서 포효했다.
-세 번째 골…… 아, 유벤투스가 제대로 말려들었습니다.
-이쯤 되면 RB 라이프치히…… 인정해야겠네요. 설마 유벤투스를 상대로 이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 줄 줄이야!
-알레그리 감독이 챔피언스 리그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기는 합니다만, 경험 없는 감독에게까지 이리 당할 줄은 몰랐습니다. 이대로 무너지나요, 유벤투스?
단숨에 기세가 바뀌어 미친 듯이 몰아붙이는 RB 라이프치히 때문에 연달아 골을 먹은 유벤투스는 좌절했지만, 그래도 자신들의 플레이를 잃지는 않았다.
그 와중에 디발라가 꾸역꾸역 개인 기량으로 돌파를 시도하다 이과인에게 패스하면서 이과인이 득점을 올려 RB 라이프치히를 추적하는 듯했지만, 경기는 어느덧 후반 46분.
추가시간이 주어진 상황이었고, 추가 골을 넣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삐익, 삐익, 삑-!
결국, 덧없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며 유벤투스는 RB 라이프치히에게 무릎을 꿇었다.
모두가 설마 했던 파란이 일어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