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115)
형제의 축구-115화(115/251)
형제의 축구 115화
[감독님.]정우는 하센휘틀의 사무실로 찾아가 단독 면담을 신청했다.
[그래, 정우, 무슨 일인가?]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선발로 출전하고 싶어요.]그런 정우를 바라보며 하센휘틀은 인상을 찌푸렸다.
[아쉽지만, 이미 선발 라인업을 정해 뒀네. 갑자기 바꾸고 싶지는 않군.]감독의 말을 들은 정우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제가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드린 건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문제가 경기력에 영향을 끼친 것이 자랑이 아니라는 것도요. 하지만…… 보여 드리고 싶어요. 이제 더 이상 그런 일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걸요.]정우의 진지한 말에도 하센휘틀은 고개를 저었다.
[다음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자네도 알지 않나? 그런 상황에서 자네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투입한다는 게 다소 무리라고 본다만?] [그래도 나가고 싶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물러서지 않는 정우를 바라보며 하센휘틀은 눈을 빛냈다. 요 며칠 어딘가에 정신을 놓고 다니던 정우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준다면. 고려해 보도록 하지.] [알겠습니다.]정우는 주먹을 쥐고 전의를 불태웠다.
* * *
-레드불 아레나에서 잠시 후 RB 라이프치히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가 펼쳐지겠습니다! 오늘 만원 관중이군요!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 온 순간이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이번 시즌도 치열한 분데스리가! 1위와 2위 팀의 경기입니다. 현재 승점이 동률이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패한 팀은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죠.
-네, 맞습니다. 볼프스부르크가 승점 24점으로 불과 승점 1점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고, 4위인 마인츠와 5위인 도르트문트도 현재 승점 21점으로 추격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패자는 경우에 따라서 힘겨운 순위 싸움으로 심리적으로 부담이 갈 수밖에 없게 됩니다!
-연승을 이어 가던 RB 라이프치히는 8라운드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연승 행진이 멈췄고, 9라운드에서 패배, 그리고 이어지는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AS 모나코에게 패배를 당하며 팀 내 분위기가 좋지 못했죠?
-네, 다행히 10라운드와 포칼컵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팀 분위기를 수습한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 경기에서 젊은 팀의 단점을 그대로 보여 줬습니다. 뮌헨을 상대로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 줬지만, 오늘은 쉽지 않을 겁니다.
-뮌헨은 로벤을 떠나보냈지만, 더글라스 코스타, 뮐러, 고레츠카가 좋은 모습으로 활약하면서 여전히 강팀의 위용을 뽐내고 있습니다! 노련한 경험과 실력이 어우러져 리그에서 같은 활약을 보여 주는 RB 라이프치히와 비교했을 때보다 더 안정적인 느낌이에요. 게다가 지난 시즌 패배로 인해 단단히 벼르고 나왔을 거예요.
-그만큼 기대가 되는 오늘 경기입니다. 오늘 선발 라인업을 보시겠습니다. 먼저 RB 라이프치히입니다.
FW 한정우, 젤케.
MF 포스베리, 한윤석, 율리안 브란트, 로벤.
DF 헥토르, 조나단 타, 리뒤거, 베르나르두.
GK 굴라치. 이상입니다. 나비 케이타가 부상을 입었는데 그 자리를 율리안 브란트가 들어가네요. 측면 자원이지만 라이프치히에서는 중원에서 뛰는 모습을 자주 보여 주네요.
-율리안 브란트가 이번 시즌 중원에서 수비적인 능력은 떨어질지 몰라도 공격적으로 올라갔을 때 한윤석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침투하는 종종 보여 줬어요. 한윤석이 공수 양면에서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서 수비적 부담을 덜어 주기보다 공격적 부담을 덜어 주는 쪽을 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한정우가 선발로 출전하는군요. 7라운드까지는 좋은 모습을 보여 주던 한정우였지만, 유벤투스와 경기 이후에는 단 1골도 넣지 못하면서 기복을 보여 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바이에른 뮌헨과 경기에서 선택을 받았네요. 하긴, 컨디션이 좋을 때 한정우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 주니까요.
-네, 그렇죠. 이번에는 바이에른 뮌헨의 선발 라인업입니다.
FW 데파이, 레반도프스키, 뮐러.
MF 알칸타라, 알론소, 비달.
DF 알라바, 훔멜스, 보아탱, 람.
GK 노이어. 이상입니다. 오늘 경기를 위해서 이번 시즌 주전으로 활약하는 선수들 대부분을 기용했습니다. 뮌헨도 오늘 경기가 중요하거든요.
-아, 데파이가 3경기 연속으로 선발로 나오게 됩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지독한 오명을 쓰고서 뮌헨으로 임대 왔는데요, 최근 3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습니다. 네덜란드에서 보여 주던 기량을 회복한 것인지, 일시적인 것인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습니다만, 더글라스 코스타와 함께 로벤의 빈자리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 로벤은 이제 라이프치히의 선수가 되었네요. 라이프치히에서도 나이가 무색한 활약을 펼쳐 주고 있습니다. 뮌헨의 입장에서는 이런 선수를 거저 주게 되었으니 배가 아플지도 모르겠습니다.
-데파이나, 코스타나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 주고 있지만, 사실 로벤의 빈자리를 완전히 메꿨다고 보기에는 힘들죠.
해설들이 열정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사이.
관중석에서는 RB 라이프치히를 응원하는 연고지 팬들이 응원가를 부르짖고 있었다.
응원가가 들려오는 가운데 입장에 앞서 정우는 크게 심호흡했다.
“후우.”
처음으로 감독실을 찾아가 감독에게 억지를 부렸다.
물론 해외, 유럽에서는 이런 일이 흔한 일이지만, 한국에서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개방적인 성격을 지닌 정우라고 해도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던 만큼 감독을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것을 감수한 것이다.
“잘해야지.”
그런 만큼 부담도 컸다.
그렇게까지 해서 얻게 된 선발 출장인데, 만약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면…….
아마 적지 않은 신뢰를 잃을 게 분명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경기를 앞둔 지금, 다른 경기 때보다 더 긴장되었다.
“아자, 아자!”
때 아닌 응원 구호까지 외치는 사이 마침내 입장이 시작되었다.
-네, 양 팀 선수들이 들어옵니다. 리그 1위를 독점하기 위한 오늘의 경기, 진 팀은 상황에 따라서는 3위, 4위까지도 떨어질 수 있는 오늘의 경기입니다. 과연 누가 승리를 거머쥘 것인지!
-생각해 보면 분데스리가 2년 차의 젊은 팀, RB 라이프치히가 고작 두 번째 시즌 만에 바이에른 뮌헨을 위협하며 1위 다툼을 하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습니까? 엄청나게 빠른 성장입니다.
-그럴 만하죠. 막대한 자금력을 뒤에 두고서 분데스리가답지 않은 운영을 하는 팀이 아니겠습니까? 이에 대해서 적지 않은 분데스리가 팬들이 우려를 표하고 반감을 드러냈지만, RB 라이프치히는 동부권의 유일한 분데스리가 팀으로 수많은 동부권 팬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늘 동부권의 기대는 서부권의 절대적인 강자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라이프치히가 승리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겁니다.
세계에서 평균 관중이 가장 많은 축구 리그를 보유한 만큼 누구보다 축구를 사랑하는 독일이지만, 지금의 와서 최상위 리그인 분데스리가는 엄밀히 말하면 서독만의 리그, 그들만의 잔치였다.
물론, 그것이 서독만의 잘못은 아니었다.
동독의 축구팀들은 서독의 축구팀들에게 자본에서 밀렸고, 그들이 제시하는 거액의 유혹을 거절할 수 없었다. 돈에 눈이 멀어 수많은 전력을 서독의 팀들에게 팔아넘겼고, 그들은 자연스럽게 독일 축구의 주연에서 멀어져, 분데스리가, 심지어는 분데스리가 2와 3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동독 클럽의 잘못이지, 동독 지역 주민들의 잘못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그들은 자신의 연고 팀이 큰 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을 지켜볼 권리를 잃은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RB 라이프치히가 모습을 드러냈다.
차근차근, 비록 막대한 자금력을 투자했다고 하지만, 소외된 그 긴 시간을 단숨에 따라잡으며 마침내 분데스리가, 서독 지역 연고지 팀들의 잔치에 ‘침입’하게 되었다.
많은 동독 지역 주민들, 그리고 무엇보다 라이프치히의 지역 주민들이 거는 기대와 관심은 컸다. 아주 오래전, 두 차례나 독일 리그 우승을 거둔 팀을 보유했던 라이프치히의 자부심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과연 분데스리가의 자존심, 바이에른 뮌헨이 승리할 것인가, 분데스리가, 동독 지역의 희망 RB 라이프치히가 승리할 것인가! 지금…… 주심의 휘슬과 함께 시작됩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레반도프스키가 데파이에게 공을 밀어 주고 전방으로 치고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것을 바라보며 하센휘틀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 펴면서 명장, 안첼로티 감독이 건너편 벤치에서 라인 가까이 서서 경기를 지켜보는 것을 흘끔 바라봤다.
명장임에는 분명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경질과 중용론 사이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감독이었다.
어떻게든 지난 시즌 마이스터 샬레를 들어 올렸고, 이번 시즌에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불안전한 경기력은 여전했고, 심지어 RB 라이프치히에게 흔들리고 있는 중이어서 심심하면 경질론이 나오고 있는 감독이었다.
하인케스에서 펩까지 바이에른 뮌헨만의 완벽한 전술이 갖춰져 가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단순히 선수들의 능력만으로 꾸역꾸역 이기고 있다는 평이 많았다.
외신에서는 오늘 경기에 앞서 만약 바이에른 뮌헨이 패배한다면 안첼로티는 경질된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었다.
선수들이 아무리 대단하더라도 지금의 성적과, 작년 시즌 우승을 생각하면 분명 뛰어난 감독임은 확실하다. 그런데 정말 경기력은 누가 봐도 엉망이니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었다.
사실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이와 같은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결국에는 어떤 것이든 우승 하나를 건져서, 어쨌든 우승 하나를 주워 가는 감독이란 이미지가 잡혀 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운이 다 되어 가는 모양이었다.
하센휘틀은 그의 마지막 분데스리가 경기를 자신이 장식하고 싶었다.
그래서 신중하게 선수들을 구성하고 밀어붙일 생각이었다.
그 가운데 불안 요소가 있었다.
다름 아닌 한정우.
그의 요청과 훈련에서 보여 준 그 강력한 열망으로 결국 이번 경기의 라인업을 변경하는 선택을 하게 했지만, 그럼에도 불안했다.
오늘 로커 룸에서, 그리고 필드로 들어서고 필드 위에서 뛰는 이 순간에도 어딘가 경직된 모습을 보이며 그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었다.
[제발, 네 말대로 보여 다오, 네 다짐을.]이 천재가 하나의 벽을 넘어설 수 있는 계기가 바로 오늘이 될 수도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생각과 달리 전혀 다른 곳에서 일을 내고 있었다.
공을 전방으로 전개하는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윤석이 선수단 전원을 진두지휘하며 한쪽으로 밀어내는 사이, 람에게서 헥토르가 공을 뺏었다!
국가 대표 팀에서 람의 대체자, 후계자로서 람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 그가 이제는 선수로서 황혼을 맞이한 람을 상대로 완벽한 태클을 성공한 것이다.
공을 뺏긴 람은 예전 같지 않게 즉각 반응하지 못하고 순간 멈춰 버리고 말았고, 헥토르는 그사이에 완전히 반대편에 노마크나 다름없는 찬스를 맞이하고 있는 로벤에게 다이렉트로 공을 연결했다.
그 먼 거리에서 로벤이 정확하게 공을 받아 내고 미친 속도로 달려가 최전방, 그리고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로벤, 빠릅니다! 그와 재계약을 성사시키지 않은 뮌헨의 배를 아프게 만들 미친 속도네요! 로리베리가 이번 시즌 기량 저하를 보이는 것과 달리 로벤은 여전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속도는 전혀 죽지 않았습니다!
공을 몰아가는 로벤은 묘한 기분이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지금 상대편의 유니폼을 입고, 지금의 적들과 함께 싸워 왔다.
그런 그들이 맞은편에서 자신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언제나 짓궂은 장난을 보이던 노이어가 새삼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에게 달려오는 것을 보며 로벤은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이 배신자야!]노이어는 달려오는 와중에도 뜬금없이 자신을 배신자라 부르며 욕하고 있었다.
[미친놈!]로벤은 그런 노이어에게 한 소리 하면서 노이어가 가까워지는 순간 공을 옆으로 밀어 줬다.
노이어의 반사 신경으로 이 거리에서 자신이 골을 성공시킬 확률이 적다는 것을 함께해 왔기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보다 완벽한 찬스의 선수에게 밀어 줬다.
어느새 중원에서부터 최전선까지 미친 듯이 뛰어 올라온 사람.
-한윤석 슈티이이이이잉!
바로 팀의 실세, 한윤석에게 말이다.
윤석은 노이어가 로벤에게 다리가 묶인 틈에 빈 골대를 향해 힘껏 슈팅하고 있었다.
콰앙!
-고오오오올!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RB 라이프치히가 순식간에 선제골을 만들어 내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