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116)
형제의 축구-116화(116/251)
형제의 축구 116화
-와, 이거는 치명적입니다!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이 터지네요! 로벤의 영리한 패스, 그리고 한윤석의 치명적인 슈팅이 골을 만들어 냅니다.
-천하의 노이어라고 해도 로벤이 과거의 동료, 노이어를 제대로 파악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옆으로 공을 밀어 줍니다. 그리고 절묘한 위치로 파고든 한윤석! 보아탱도, 훔멜스도 어쩔 수 없는 골이었습니다!
포효하는 윤석에게 동료들이 몰려들었다.
젤케와 브란트, 포스베리가 매달려도 윤석은 흔들리지 않았다.
-카이저와 오반의 자리가 줄어드는 만큼, 이제는 정말 한윤석이 라이프치히의 캡틴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카이저! 듀란! 동부권에서 그를 향한 호칭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라이프치히의 상큼한 출발에 하센휘틀은 주먹을 불끈 쥐고 짧게 어퍼컷 했다.
-이번 시즌도 위태위태한 바이에른 뮌헨입니다! 독일 최고의 포백 라인을 구상해 놓고 이런 허점이라니요! 감독이 문제일까요, 아니면 소문대로 뮌헨 선수들의 태업이 있는 걸가요?
안첼로티의 표정이 별로 좋지 못하다.
덕장이자,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그는 뮌헨 킬러라고 불릴 정도로 뮌헨에게 가장 치명적인 남자였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그에게 뮌헨이 고배를 들이킨 게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인데, 웃긴 건 그때보다 지금 더 뮌헨의 팬들에게서 욕을 많이 먹고 있었다.
[당황하지 마라!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 가자!]그럼에도 안첼로티는 차분한 표정으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뮌헨의 선수들은 그런 안첼로티를 바라보고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안첼로티는 어디를 가든 덕장이라 불리는 사람이었고, 그를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수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뮌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까다롭고 심지어 괴롭기까지 한 펩의 밑에 있던 그들은 안첼로티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에 반했다. 그를 존경하고 좋아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불구하고 태업을 일으켜 그와 충돌을 만들고 있다는 소리를 듣는 것도 괴롭지만, 그가 매번 이렇게 힘겨운 싸움을 이어 가는 것도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오늘 만약 RB 라이프치히에게 패배한다면 그는 정말로 경질당할지 모른다.
주장인 람이 그걸 의식하고 버럭 소리쳤다.
[너희 이대로 감독님을 보낼 생각이냐!]그 말이 전부였지만, 선수들은 결연해졌다.
지금의 감독을 보낼 생각은 결코 없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마음을 다잡고 경기를 시작했다.
[뮐러, 침투합니다! 그대로 크로스!]측면에서 빠르게 치고 올라간 뮐러가 헥토르를 피해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조나단 타의 뒤에 있던 레반도프스키가 민첩하게 움직여 타의 앞에 나타나 떨어지는 공을 향해 머리를 가져갔다.
방향을 바꾼 공이 바닥에 한 번 바운드되고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 뮌헨이 단숨에 동점 골을 만들어 내네요! 레반도프스키의 정확한 헤딩슛!
-뮐러의 크로스가 너무 좋았어요! 굴라치가 미처 반응할 수도 없었습니다! 시작부터 치열한 양 팀! 게임이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굴라치는 아쉬운 듯 주먹을 휘둘렀다.
-RB 라이프치히의 결정적인 약점이라고 할까요? 명문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훌륭한 감독, 뛰어난 필드의 선수들도 필요합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적으로 안정적인 골키퍼라고 생각하거든요. 굴라치가 나쁜 골키퍼는 아닙니다만, 확실히 명문 팀의 골키퍼들과 비교한다면 손색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문제에서 말이죠. 결정적일 때 놀라운 선방을 보여 줄 수 있기도 해야 하는데, 굴라치에게는 이런 게 없어요. 당연히 막아야 하는 것은 막아 주지만, 예상치 못한 슈팅에는 반응이 더딥니다. 이게 결정적인 차이를 보여 줄 수 있어요!
무게감을 두고 보자면 확실히 굴라치는 명문 팀의 골키퍼들과 비교했을 때 여러모로 손색이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RB 라이프치히의 불안 요소가 굴라치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브란트, 공을 빼앗깁니다! 알론소 그대로 좌측의 데파이에게! 이런 베르나르드가 너무 깊이 올라갔어요, 뒤늦게 움직이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측면 라인을 타고 들어가는 멤피스 데파이!
바로 우측 풀백.
클로스터만이나 베르나르드나 공수 전환이 안정적인 풀백이 아니었다. 게다가 둘 다 지나칠 정도로 공격적이었기 때문에 수비의 구멍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 빌드 업 과정에서 공격 지원 능력이 탁월한 헥토르가 이번 시즌 RB 라이프치히로 오면서 공격 지원이 드물고 수비 라인에 오래 머물러 있는 이유는 이런 우측 풀백의 빈자리를 메워 주려 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헥토르의 재능을 모두 살리지 못하고 아쉽지 않을 정도로 우측 풀백이 잘해 주는 것도 아니었다.
하센휘틀로서는 우측을 보강하지 않은 것이 후회될 상황이 지금 펼쳐지고 있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온갖 비난과 욕을 들어왔던 데파이가 지금 이 상황에서 훨훨 날아다니는 것을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빠르게 라인을 타고 올라간 데파이는 중앙으로 들어오지 않고 그대로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안첼로티는 한윤석의 안정적인 수비를 피하기 위해 선수들이 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주문했고,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데파이는 이 지시에 충실했다.
빠르게 뻗어 나간 크로스는 비록 뮐러만큼 정확하진 않았지만, 중앙의 레반도프스키가 가슴으로 공을 받아 낼 수 있게 했다.
데파이를 커버하기 위해 리뒤거가 움직인 뒤여서, 레반도프스키를 상대하는 사람은 조나단 타 박에 없었다.
레반도프스키는 조나단 타를 등지고 턴하면서 그대로 골대를 향해 슈팅하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굴라치가 레반도프스키의 슈팅 코스를 예측하고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레반도프스키는 욕심내지 않고 그대로 조나단 타를 밀어 내면서 몸을 조금 앞으로 빼면서 다리를 놀렸다.
굴라치는 레반도프스키가 슈팅하려는 줄 알고 멈칫하고 자세를 잡았다. 그 순간 레반도프스키의 발에서 공이 떠나 옆으로 빠르게 뻗어 간다.
굴라치를 묶어 두고 노마크가 된 뮐러에게 패스한 것이다.
철썩!
헥토르를 따돌리고 기민하게 안으로 들어오던 뮐러가 그 공을 받고 빈 골대를 향해 손쉽게 골을 만들어 냈다.
-역전입니다! 전반 23분! 뮐러의 역전 골!
-뮌헨이 RB 라이프치히를 제대로 공략해 냅니다! 안첼로티가 환호하며 펄쩍 뛰고 있어요!
-아, RB 라이프치히 어려운데요? 초반의 기세는 어디로 갔는지 뮌헨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고 있어요.
-보시면 바이에른 뮌헨은 지금 RB 라이프치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한윤석과의 경합을 철저하게 피하고 있습니다. 집요하리만치 측면으로 파고드는데, RB 라이프치히의 공격 본능이 오히려 구멍을 만들어 냈네요. 라이프치히의 입장에서는 한윤석을 피하려는 뮌헨의 움직임을 오히려 역이용할 수 있을 텐데, 아쉬울 뿐입니다.
-하센휘틀의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율리안 브란트를 둔 것은 최악의 한 수라고 할 수 있어요. 두 명의 공격수에서 부터 포스베리, 로벤까지 공격 자원은 충분해요! 여기에 그들을 지원해 적재적소에서 움직여 주는 한윤석도 있습니다! 굳이 최전방을 향하는 선수를 한 명 더 두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어요! 오늘 율리안 브란트의 자리를 나비 케이타나 카이저, 일잔커 같은 선수가 있었다면 한윤석은 좀 더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할 때 부담을 덜 수 있을 테고, 지금처럼 뮌헨이 한윤석을 피해 측면을 이용한 공격을 하고자 할 때에도 지금과 같이 수비수들이 모든 부담을 떠안고 불안한 모습을 보여 줄 필요도 없었어요!
-맞는 말씀입니다! 한윤석의 포지션이 애매해졌어요! 감독의 주문대로 공격적으로 나서자니, 후방이 걱정되고, 그렇다고 공격을 하지 않자니, 알론소와 비달, 알칸타라가 집요하게 한윤석과 그 주변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들의 모토인 압박에서 밀리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뿐 아니라 초반의 보여 준 모습을 제외하고 공격진이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고 있기도 합니다. 오늘 한정우는 보이지 않습니다! 젤케도 마찬가지구요. 활발한 포스베리와 로벤이라고 해도 이들이 지원해 주지 못한다면 그들도 고전할 수밖에 없어요!
“제길!”
정우는 답답한 마음에 욕을 내뱉었다.
어떻게든 골을 넣으려고 움직이고자 했는데 오늘 람과 보아탱 앞에서 꼼짝할 수 없었다. 활동력이 많이 떨어진 람은 공격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집요할 정도로 정우를 견제하고 있었고, 그것은 보아탱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정우, 본인만의 잘못은 아니었다. 브란트가 집요하게 최전방으로 올라와 정우가 들어가고자 하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율리안 브란트는 감독의 지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빈번히 불필요할 정도로 최전방으로 올라온 것도 있지만, 좁은 시야가 정우를 배려하지 못하고 있었다.
짜증이 난 정우는 브란트에게 소리쳤다.
[너무 올라오지 말라고! 공격수냐?]정우의 외침에 브란트도 인상을 찌푸렸다.
[그럼 네가 제대로 좀 움직여 보든가! 완전히 저 두 사람한테 묶여 있잖아!] [빠져나올 공간을 네가 차지하고 있으니 그렇지!] [X랄하고 있네.]본인 스스로도 답답해 흥분한 브란트는 지지 않고 정우에게 욕설을 내뱉었고, 정우는 얼굴을 굳히고 브란트에게 다가갔다. 브란트도 마찬가지로 정우에게 다가간다.
그것을 지켜보던 윤석이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시합 중이다. 둘 다 제정신이야?] [저 새끼 말하는 거 좀 봐, 형!] [뭐, 새끼? 이 자식이!] [둘 다 그만하라고 했다.]윤석이 낮게 으르릉거리듯이 말하자 움찔한 두 사람이 멈춰 선다.
윤석은 정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굳이 최전방만이 답은 아니잖아. 후방으로 좀 더 내려와서 공을 받아 줘도 되고! 조급해하지 말고, 차분하게 넓게 보라고. 며칠 전 다짐은 잊은 거야?”
“으음……. 아니야. 그렇게 할게.”
정우를 진정시킨 윤석은 이어서 브란트를 바라봤다.
[너도 마찬가지야. 너는 어디까지나 공격 지원이지 않나? 내가 1선으로 올라가면 후방에서 수비 롤을 책임져 줄 때가 있어야 하는데 너는 내 움직임까지 제한하고 있어. 알아? 내가 후방에 있을 때나 내 지시가 있을 때를 제외하곤 감독님이 너를 최전방으로 올라가라 지시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하지만…….] [알아, 너도 조급한 거. 하지만 지금같이 무작정 공격 포인트만 노렸다간 오히려 감독의 눈 밖에 날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해. 아니, 당장 케이타와 교체될 수도.] […….알았다.]브란트와 정우를 진정시킨 윤석은 세리머니를 하는 뮌헨의 선수들을 확인하고 추가로 베르나르드를 바라봤다.
[공격은 충분해, 중원으로 지원을 와서 머릿수라도 채워! 정말 수비도 못하는 반쪽짜리 선수라고 불리고 싶은 거야?] […….]날카롭게 선수들을 질타한 윤석은 손뼉을 치며 말했다.
[아직 게임이 끝난 것도 아니야! 너무 조급해하지마! 다들 정신 차리라고! 뮌헨도 지금 그렇게 대단한 녀석들이 아니야! 나 무서워서 피해 다니는 꼴을 보라고!]평소 남에게 인신 공격을 하지 않는 윤석이 선수단의 사기를 위해 뮌헨의 선수들을 비꼬았다. 그 소리를 들은 뮌헨의 선수들은 인상을 구겼고, 라이프치히의 동료들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자, 가자! 다시 시작하자! 아직 1점 차야!]형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정우는 자신의 뺨을 양손으로 강하게 때렸다.
짝!
얼굴이 붉게 손자국이 날 정도로 때린 터라 아플 법도 한데 정우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입술을 잘근 깨물면서 독한 표정을 지었다.
“아빠…… 문제가 아니지. 배가 불렀던 거야, 내가.”
아빠는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었다.
생각해 보면 그런 사람이기에 가슴 한편에 고이 모셔 두고 언제나 슬퍼했다. 요즘 들어 부쩍 아빠가 보고 싶어진 게 아니라, 요즘 들어 부쩍 다양한 곳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거다.
예전에는 굶어죽기 싫어서, 그리고 성공하기 위해서, 할머니를 위해서 악착같이 살아왔다.
벼랑 끝에서 이거 아니면 죽는다는 심정으로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매년 20억이 넘는 연봉과 다양한 수입으로 남들보다 더 잘사는 사람이 되었고, 이제는 가지고 싶은 것은 다 가질 수 있고, 먹고 싶은 게 있으면 군침만 흘리던 그때와 다르게 실컷 먹을 수 있었다.
그런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안주할 거냐?”
스스로에게 물었다.
지금 이 자리, 이 위치에서 안주하면서 평생을 이렇게 살 것인가?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이런 생각으로 안일하게 지낸다면 과연 이 자리에 평생 머물 수 있을까? 이곳이 그런 곳인가?
아니다.
기껏 얻어 온 모든 것들을 하나둘 다시 잃어 갈지 모른다.
정우는 다시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아갔다.
그 추운 겨울날, 호빵 하나에 안주하고,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 순대국에 감동하던 그 시절로.
살기 위해서 웅크리고 더러운 이불을 덮고, 신문을 돌리고, 라면 하나도 잔뜩 불려 먹어야 했던 그 시절로.
문득 배가 고파 온다.
그땐 가만히 있어도 배가 고팠다.
그때의 굶주림과 다른 굶주림이긴 하지만…….
정우는 다시 벼랑 끝에 선 맹수처럼 날카롭게 눈을 빛냈다.
-다시 경기가 시작됩니다. 기세를 회복한 뮌헨이 라이프치히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군요? 놀랍게도 두 번째 골이 라이프치히를 반성하도록 만든 계기가 되었나 봅니다. 선수들이 아까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면서 차분하게 뮌헨의 전방을 향해 진격하고 있습니다.
윤석은 자신을 지나치게 압박하는 뮌헨을 의식해 오랫동안 공을 소유하지 않았다.
공이 오면 최대한 빠르게 다른 사람에게 보내고, 주변의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윤석을 견제하는 다른 선수들은 그런 윤석의 움직임에 긴장하며 계속해서 윤석을 주시했고, 한 명에서 두 명은 반드시 윤석에게 붙으면서 빈 공간을 만들어 줬다.
그리고 라이프치히는 윤석이 만들어 준 그 공간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한윤석 선수, 우측으로 이동하면서 포스베리가 전방을 향한 공간을 확보합니다! 브란트의 패스를 받은 포스베리! 최전방을 향해 그대로 돌진합니다! 알론소가 따라가지만 아직 거리가 있어요! 포스베리의 발은 알론소가 따라잡을 정도로 느리지 않아요! 오히려 매우 빠릅니다!
포스베리가 중앙으로, 페널티에어리어 안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하자 젤케는 우측으로 빠지면서 훔멜스를 유인했고, 로벤은 알라바를 달고서 움직이면서 알라바를 잡는다.
보아탱이 정우를 잘 마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람은 포스베리를 차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무언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 같은 상황.
브란트는 윤석의 눈짓에 따라 다시 최전방으로 올라간다.
브란트가 최전방, 조나단 타의 앞을 가리는 순간 공을 몰아가던 포스베리는 그대로 브란트의 옆으로 공을 찔러 넣어줬다.
-포스베리의 스루패스!
보아탱은 브란트에게 기회가 올 것을 예측하고 그대로 달려 나가 브란트의 옆에 붙으면서 그 공을 가로채기 위해 움직였다.
이 순간.
방심하면 치명적인 한 사람을 보아탱이 놓치게 되었다.
나란히 달려가는 두 선수의 옆으로 누군가가 빛살처럼 뻗어 나간다.
두 사람은 자신의 앞을 가로질러 가는 사람을 보고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한정우우우우우!
-한정우가 두 사람을 제치고 속도로 공을 향해 달려갑니다! 보아탱에게 눌려 있던 한정우가 견제가 없는 순간 자신의 장기인 미친 속도를 보여 줍니다!
-뮌헨의 골대를 향하는 RB의 번개!
빠르게 달려간 정우가 자신의 발끝에 걸리는 공을 툭 하고 밀어 내면서 더욱더 속도를 높인다.
아수라장이 되어 버린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정우는 속도만으로 1 대 1 찬스를 만들어 냈다.
상대방, 세계 최고의 골키퍼라 불리는 노이어가 정우를 보며 긴장한 눈빛으로 신중하게 정우를 관찰했다.
자신에게 4골을 넣은 미친 녀석.
그 녀석이 또다시 자신을 홀로 마주하고 있었다.
[덤벼라, 이 자식아!]노이어가 외침과 동시에 달려들었다.
거리는 고작 1미터 가량.
천하의 정우라도 방향 전환을 하기에는 좁은 공간이었다.
코앞에 노이어가 가만히 서서 기다리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노이어가 상체를 숙이고 다리 사이를 보호하면서 빠르게 달려오는 것을 보며 정우는 눈을 부릅떴다.
골을 넣어야 한다.
정우는 그 자리에서 발등으로 공을 띄워 올렸다.
노이어가 떠오르는 공을 향해 기가 막힌 순발력으로 손을 뻗어 오는 순간.
그보다 빨리 정우의 다리가 한 번 더 움직여 공을 더 위로 차올렸다.
몸을 숙인 노이어의 머리를 지나 공은 노이어의 뒤로 넘어갔고, 노이어는 멈추지 못하고 정우의 하반신을 들이받기 전이었다.
[빌어먹을!]충돌 직전.
정우가 훌쩍 뛰어올랐다.
-아! 저게 뭔가요!
-더, 덤블링?
노이어의 위에서 훌쩍 뛰어오른 정우는 공중제비를 돌며 노이어의 뒤에 착지하면서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공!”
정우가 공을 찾았다.
노이어의 머리를 넘어 뒤에 떨어진 공은 바닥에 짧게 튕겼다가 멈춰져 있었다.
정우는 어지러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집요하게 공을 향해 다리를 뻗어 공을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다.
-와하하하하! 역대급 골 장면이 나왔습니다! 한정우의 멋진 덤블링 슈팅!
-골키퍼를 피하기 위해 덤블링하면서 공의 대한 집착을 잃어버리지 않고 골을 만들어 내는 한정우! 태어나서 이런 광경은 처음 봅니다!
-덤블링 슈팅이라니, 푸스카스 상을 줘도 아깝지 않은 골입니다!
해설과 관중이 환호하는 사이 하센휘틀은 눈을 부릅뜨고 이를 지켜보다 주먹을 쥐었다.
[저 미친놈! 대단한 자식!]그래, 이거다.
훈련 때 보여 준 그 간절함.
골을 향한 정우의 욕심이 다시 돌아와 미친 상황을 연출해 버리고 말았다.
[저놈은 분명 미친놈입니다!]뒤에서 클로제가 혀를 내두르는 것을 보며 하센휘틀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전반이 무심히 흘러가는 시점, 천금 같은 동점 골이 터져 나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