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133)
형제의 축구-133화(133/251)
형제의 축구 133화
NO.9
펩의 맨체스터 시티를 RB 라이프치히가 종합 스코어 7 대 5로 격파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기에 다들 놀라운 표정을 지었지만, 단 한 사람, 하센휘틀은 자신들이 이렇게 되리라 예상했다며 자랑스럽게 기자회견을 가졌다.
패자는 말이 없는 법.
펩은 그런 하센휘틀을 뒤로 하고 씁쓸하게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가야 했다.
그렇게 AT 마드리드, 파리 SG, 유벤투스, 바르셀로나, 맨유, 레알 마드리드, 도르트문트와 함께 RB 라이프치히가 8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맨시티와 경기 결과에서 자신만만한 대답으로 기자회견을 마무리 지었지만, 다음 상대 팀이 결정되지 않았음에도 하센휘틀의 근심이 깊어졌다.
일곱 팀 모두가 만만치 않은 팀이기 때문이었다.
이미 세계에서 내놓으라 하는 최강의 팀들이라고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뿌듯한 일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과 수준이 같다고 하센휘틀은 생각하지 않았다.
[바르샤나 마드리드만은 제발…….]그중에서 하센휘틀이 가장 꺼리는 팀은 세계 최고를 다투는, 그리고 세계 최강의 선수들을 보유한 프리메라리가의 두 팀이었다.
간절한 기도가 통하길 바라며, 하센휘틀은 당면한 분데스리가 일정을 준비했다.
26라운드의 상대는 프랑크푸르트였다.
7위로 자리 잡으면서 나름대로 괜찮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팀이었다.
경기를 앞둔 상황.
뜬금없이 이보네의 아버지, 장인어른에게서 윤석에게 전화가 왔다.
[예, 아버지.]유럽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배우자의 아버지를 장인이나 가깝게 지내면 아버지라 부른다는 이유로 윤석은 장인어른을 편하게 아버지라 부르고 있었다.
-그래, 다음 경기가 프랑크푸르트지?
[하하, 네.]장인의 말에 윤석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보네 가족이 프랑크푸르트의 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그래, 내가 많은 것을 바라지 않네. 살살하게, 살살. 우리 팀이 처참하게 깨지는 것은 두 눈 뜨고 보질 못하겠어.
[하하, 그게 말처럼 쉬운가요. 그리고 프랑크푸르트가 만만한 팀도 아니고요.]-그렇지, 우리 팀이 그렇긴 하지만…… 아무튼, 경기 지켜보겠네.
[알겠습니다. 조만간 찾아뵐게요.]-그러게.
전화를 끊은 윤석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다가온 프랑크푸르트와 일전.
이날 윤석은 미친듯한 활약으로 2골 1도움으로 MOM이 되었다.
장인어른은 내색하지 않았지만, 장모의 전언으로는 윤석이 골을 넣고 어시스트를할 때마다 망할자식이라며 욕을 했다고 전했다.
26라운드를 치루면서 리그에서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볼프스부르크가 뮌헨에게 패배하게 되면서 뮌헨이 승점 65점으로 3위를, 볼프스부르크의 승점이 그대로 머물게 되면서 4위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큰 변화는 아니었지만, 남은 경기가 8경기 남은 시점에서 치명적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다른 팀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었다.
27라운드.
3월의 마지막 경기에서 RB 라이프치히는 뉘른베르크를 상대로 무승부를 거두게 된 것이다.
이와 동시에 도르트문트가 레버쿠젠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게 되면서 2점 차로 도르트문트가 마침내 1위를 거머쥐게 되었고, RB 라이프치히는 바이에른 뮌헨과 승점이 동률이 된데다가 득실차에 밀려 3위에 머물게 되었다.
패배를 당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지만, 전반기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이후로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던 RB 라이프치히의 입장에서는 쓰디쓴 무승부였다.
반대로 안첼로티 체제에서 흔들리면서 4위까지 추락했던 바이에른 뮌헨은 어느새 2위까지 오르게 되면서 다시금 우승의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되었다.
남은 7경기 동안 누가 우승을 할지 예측할 수 없는 분데스리가였다.
27라운드까지 진행된 시점에서 기다리던 것이 나왔다.
바로 챔피언스 리그 8강 조추첨이었다.
하센휘틀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집무실에서 조 추점을 지켜보고 있었다.
[제발, 제발…….]초조한 마음에 말라 가는 입술을 혀로 적시며 지켜보는 가운데 마침내 조 추첨이 시작되었다.
AT마드리드 VS 유벤투스
[으음.]까다롭지만 개중에서는 그래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되던 팀들이 처음으로 호명되었다.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바로 다음으로 불려진 팀명에 하센휘틀의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마드리드는 안 된다! 마드리드는!]하센휘틀의 간절한 바람을 신이 들어주신 것일까?
레알 마드리드의 상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되었다.
어느덧 절반이나 대진이 완성된 상황에서 다음 추첨으로 도르트문트가 나왔다.
[제발 우리 팀이 되어야 할 텐데! 아니면 바르샤가 나와라!]도르트문트라면 가장 해볼 만했다. 리그에서 많이 싸워 왔기 때문에 다른 팀들보다는 여러모로 수월했다.
그도 아니면 바르셀로나보다는 파리 SG가 그나마 만만한 상대가 되어 줄 것이다.
그저 바르셀로나만 아니면 된다.
바르셀로나만…….
하지만 추첨에서 나온 팀은 RB 라이프치히가 아니었다.
파리 SG가 호명되는 순간.
하센휘틀은 순간 멍해졌다.
바르셀로나 VS RB 라이프치히.
선명하게 보이는 글자 앞에서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제기랄…….]그 속에서 하센휘틀은 짧게 독백했다.
[제기랄! 망할! 빌어먹을! 악! 아아아아악!]이어지는 괴성 속에.
하센휘틀의 집무실을 지나가던 랄프 랑닉 단장과 클로제가 움찔하며 놀라고 말았다.
[무슨 일이지?] [오늘 조 추첨 결과가 최악이란 소리 아닐까요?] [음…….]두 사람의 표정도 절로 어두워졌다.
그것은 비단 하센휘틀 뿐만이 아니었다.
이 순간 조 추첨을 지켜보던 라이프치히 대부분의 선수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을 터였다. 그것은 형제도 마찬가지였다.
“야, 바르셀로나가 걸리네.”
“와, 우리 어떻게 해, 형?”
“그러게나 말이다.”
윤석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바르셀로나는 여전히 세계 최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팀이었다.
다른 선수들은 뒷전으로 하고, 역사속에서도 남을 만한 환상적인 라인, MSN이 건재했다.
이른바 메시와 수아레즈, 네이마르의 조합.
신계의 선수라 불리는 세 사람이 들이닥치는 순간은 상대팀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그걸 라이프치히가 다가올 챔피언스 리그에서 겪게 되는 것이다.
암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설레고 기대된다.
“이기면…… 대박이겠지?”
“대박뿐이겠냐. 기적이라면서 난리날지도 몰라.”
“이겼으면 좋겠다, 제발.”
멍멍!
형제의 바람을 알기라도 하듯이 복순이가 옆에서 짖는다.
“아이고, 저 녀석 배 엄청 불렀네.”
윤석이 그런 복순이를 바라보면서 혀를 내둘렀다. 사람과 다르게 두 달이면 아이가 나오는지라 출산일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복순이의 배는 크게 불러왔다. 심지어 언제라도 나올 것처럼 눈에도 배 속의 아이들이 움직이는 게 보일 정도였다.
“몇 마리라고 그랬지?”
“여섯 마리 들어 있대.”
“많기도 해라.”
“원래 초산에는 애들이 많이 들어선다고 그러더라. 말 나온 김에 복순이 밥 줘야지.”
그리 말하면서 정우는 부엌으로 가서 할머니가 끓여 놓은 복순이 전용 북엇국에 사료를 넣어서 복순이에게 줬다. 복순이가 게걸스럽게 먹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정우를 보면서 윤석도 흐뭇하게 웃었다.
“복순이도 챙기고, 완전 어른 다 되었구나?”
“뭐래, 끽해야 나보다 한 살 많은 양반이?”
“어허, 총각이랑 애아빠랑 같나!”
형의 말에 정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도 할아버지 된다고. 아이들 태어나면 붙일 이름도 지어 놨어.”
“뭐라고?”
“하나, 두리, 세시, 네네, 오구, 유기.”
“참…… 너답게 짓는다.”
정우는 그런 형의 말을 무시하고 밥 먹는 복순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루하루가 평온했지만, RB 라이프치히의 일정은 결코 평화롭지 않았다.
사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더 높은 산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28라운드 상대가 다름 아닌 바이에른 뮌헨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을 이긴 다음 치러지는 일정이 바로 바르셀로나와 챔피언스 리그 1차전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하나라도 포기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리그나 챔피언스 리그나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일정이었다.
힘들지만 2경기 모두 최고의 전력으로 상대할 수밖에 없었다.
* * *
-분데스리가 28라운드! 빅 매치입니다. 바이에른 뮌헨과 RB 라이프치히의 대결이 펼쳐집니다!
-네, 지난 경기에서는 RB 라이프치히가 한정우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바이에른 뮌헨을 무찌르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과연 이번 경기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그리고 한정우는 이번 경기에서도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득점을 올리며 진정한 바이에른 뮌헨 킬러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지금 승점을 보시면 두 팀 모두 승점 68점으로 동률이지만, 득실차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앞서 있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앞에는 도르트문트가 승점 70점으로 1위, 그리고 아래에는 승점 67점, 단 1점 차로 볼프스부르크가 무섭게 따라오고 있습니다.
-시즌이 막바지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누가 우승할지 점쳐지지 않는 분데스리가입니다.
-이런 시즌은 참 오랜만인 거 같아요. 도르트문트가 우승을 한 이후 다시 바이에른 뮌헨이 항상 압도적인 승점으로 이맘때쯤이면 우승을 확정 짓고는 했으니까요.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이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아니, 한다고 해도 아마 다음 시즌에는 폭풍 영입을 시도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바이에른 뮌헨은 항상 그래 왔거든요.
바이에른 뮌헨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모양인지 해설이 바이에른 뮌헨의 행보를 비꼬았다.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미 바이에른 뮌헨은 팀의 전력을 보강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 두고 추진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형제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바이에른 뮌헨 구장 안에는 뮌헨의 스카우트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었다. 형제를 더욱더 심층 깊게 파악하고 일을 추진하려는 모양이었다.
그 외에도 볼프스부르크에서 활약하는 선수들과, 추가적인 공격수의 영입도 노리고 있었지만, 그 속내는 열어 봐야 알 일이었다.
그 가운데 마침내 경기가 시작되었다.
양 팀 모두 간절한 경기였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16강에서 탈락하며 체면을 구긴 바이에른 뮌헨은 마이스터 샬레와 포칼컵을 들어 올리는 것에 집중하려 하고 있었고, 신생 구단으로서 역사를 써 내려가는 RB 라이프치히도 자신들의 격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이번 시즌 우승이 간절했다.
하지만 경기가 전반이 지나 후반전이 되도록 양 팀에 득점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서로의 목표 때문에 치열할 정도로 공격, 또 공격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두 팀 모두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만큼 고도로 집중하고 있다는 소리이리라.
-경기는 어느덧 후반 32분, 아직도 양 팀 모두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찍이 도르트문트가 승리를 확정 지은 가운데 무승부로 경기가 마무리된다면 도르트문트와 승점 4점으로 벌어지게 됩니다.
-그렇다고 너무 조급해하다간 경기를 망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지금 상황을 지켜보면 단 1골만으로 승부가 날 수 있거든요?
[후…….]하센휘틀은 초조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봤고, 필드 안에 선수들도 초조하긴 마찬가지였다. 연신 전광판을 바라보면서 기세를 올렸다.
-한정우! 보아탱을 가로질러 그대로 골대를 향해 슈팅!
그 가운데 정우가 보아탱을 드리블로 제치면서 골대 구석을 노리고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절대로 당하지 않겠다며 벼르고 벼르던 노이어가 미친 선방으로 정우의 공을 막아 내고 말았다.
“씨……!”
정우는 절로 욕이 나오는 것을 간신히 집어삼키며 흐르는 땀을 닦았다.
시즌이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강철 체력을 자랑하던 정우도 지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제는 후반 막바지가 되면 몸이 무겁기 그지없다.
[좋은 슈팅이었어!]그런 정우를 향해 오늘의 파트너인 베르너가 말했다.
[으응, 모처럼 좋은 기회 줬는데 놓쳐 버렸네.] [뭐, 어쩔 수 없지. 노이어는 미친놈이니까.]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노이어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어이, 거기! 다 들린다?]노이어의 외침에 정우가 베르너에게 말했다.
[미친놈이라 그런가 귀도 밝네.] [야!]정우는 노이어의 반응을 보고 낄낄 웃음을 터뜨렸다.
그 가운데 야속하게 시간은 흘러간다.
시간은 어느덧 인저리 타임을 추가한다고 해도 6분 정도가 남은 시간.
정우는 문득 들어오는 생각에 혼자 중얼거렸다.
“이런 상황에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게 에이스 스트라이커의 숙명이라고 했나.”
잔뜩 폼을 잡으며 근엄한 목소리로 말하던 클로제의 목소리가 생각난다.
클로제는 실제로도 그랬다.
적어도 국가 대표 팀에서 팀의 승리를 이끌던 그이기에 당당하게 할 수 있는 말이었고, 어린 마음에 그 말이 멋있다고 생각한 정우는 그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문득 생각해 본다.
나는 에이스 스트라이커인가?
일부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고개를 주억거릴 거다.
24골로 분데스리가 득점 1위, 팀 내 득점 1위에 오른 정우를 그 누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뭐, 드문드문 기복을 보이긴 했지만 말이다.
“오늘은 넣는다.”
그 기복을 무시할 활약을 다짐하며 정우가 움직였다.
어느새 윤석이 공을 가로챘고, 가로챈 공이 빠르게 앞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선수들 모두가 빌드업해 전방을 향해 진격하는 가운데 정우는 보아탱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기회를 노리다 갑작스럽게 2선으로 내려왔다.
보다 빨리 공을 잡기 위한 정우의 움직임을 지켜보던 로벤이 중앙으로 들어오다가 그대로 공을 밀어 준다.
정우는 로벤의 공을 받고서 빙글 몸을 돌렸다.
그의 앞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비달이 막아선다.
뛰어난 수비력을 선보이는 비달을 상대로 정우는 그대로 돌진했다.
번개 같은 속도로 달려드는 정우를 바라보며 비달이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가운데.
정우 특유의 고속의 개인기가 펼쳐졌다.
순간 사라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라 크로케타 앞에 비달은 놀라면서도 본능적으로 몸을 돌렸다.
지난 시간 동안 준비한 만큼 정우의 주특기나 다름없는 라 크로케타에 대한 연구와 대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알고서도 못 막는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비달은 그 말을 실감하고 있었다.
정우는 그가 몸을 돌리며 정우를 쫓으려는 순간 이미 쉬이 잡을 수 없는 위치까지 전진하고 있었다.
-한정우, 달려갑니다!
이번에 나타난 것은 보아탱.
다가오는 보아탱을 바라보며 정우가 급격히 방향을 전환하며 보아탱과 거리를 벌렸다.
보아탱이 게걸음치다가 몸을 돌려 정우를 따라잡으려는 순간에 정우는 보아탱과 거리를 몇 걸음이나 벌리면서 후방에서 지키고 있던 하비 마르티네즈를 보고 있었다.
마르티네즈, 그리고 노이어.
뒤에는 보아탱.
혼자 해결하기에는 무리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근데 이상하게 될 것 같단 말이지.’
정우는 그리 생각하면서 마주 달려오는 마르티네즈를 상대로 발을 놀렸다.
프리플랩으로 그의 균형을 무너뜨리면서 공을 가지고 턴해서 그를 지나쳐간다.
-놀라운 개인기!
-노이어만 남았습니다!
노이어는 하비 마르티네즈가 막아서기도 전에 이미 나와서 기습적으로 정우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노이어의 이런 점이 무서운 것인데, 정우는 그 순간에도 침착하게 노이어와 마주하면서 공을 뒤로 가져간다.
발이 공을 가리는 순간 뒤꿈치는 공을 그대로 차올리면서 노이어의 옆구리를 스쳐 지나가는 플릭을 선보이고 있었다.
옆구리로 빠져나가는 공을 잡지 못하고 노이어가 뒤늦게 몸을 돌리는 순간, 정우는 어느샌가 달려온 람의 슬라이딩 태클 위로 공과 함께 뛰어오르며 지나치고 있었다.
툭, 데구르르.
-오, 맙소사!
-한정우가 해냅니다! 다섯 명을 돌파하며 그대로 골!
-이건 분데스리가 역사에서 회자될 정도에 어마어마한 골입니다!
정우는 짜릿한 골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양 엄지손가락을 곧추 세워 자신의 등 번호를 가리켰다.
9
HAN.J.W
RB 라이프치히의 에이스 스트라이커가 누구인지 각인시키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RB 라이프치히가 또다시 승리를 확실시하는 순간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