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134)
형제의 축구-134화(134/251)
형제의 축구 134화
바르셀로나
FC 바르셀로나.
세계 최강의 팀이라고 불려도 과언이 아닐 압도적인 팀이었다.
축구 역사상 최초로 6관왕과 두 번의 트레블을 달성한 이 팀에 대해서 축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지난 시즌 비록 리그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왕좌를 내주면서 무릎을 꿇었지만,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여섯 번째 빅이어를 들어 올리면서 이번 챔피언스 리그에서 디펜딩 챔피언으로 챔피언스 리그 2연패를 노리는 팀이었다.
그런 팀을 상대로 RB 라이프치히가 나서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 아니, RB 라이프치히 내부는 물론이고 연고지 팬들조차도 승리를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하센휘틀은 호기롭게 말했다.
-비록 우리가 상대적 약팀이라고 하지만, 축구공은 둥글다. 언제든지 이변은 만들어지는 것이고, 우리는 지금 8강에 오르기까지 많은 이변을 만들어 왔다.
……라고 말이다.
유벤투스를 격파하고 맨체스터 시티를 격파한 RB 라이프치히이기에 가능한 말이었다.
그것도 큰 점수 차로 이겼으니 말이다.
게다가 지금의 라이프치히에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득점 1위를 다투고 있는, 그래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시대의 축구 천재, 정우가 있었다.
그 뒤에는 팀의 패스를 주도하며 필드를 지배해 이제는 폭군이라는 단어가 점차 리그를 넘어 유럽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윤석도 있었으며, 챔피언스 리그 빅이어를 들어 올린 경험이 있는 로벤과 빅클럽들이 탐낼만 한 재능을 지닌 베라르디, 사비처, 포스베리와 같은 선수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발언이 상대가 바르셀로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전히 무서운 위력을 과시하고 있는 MSN라인과 이를 받쳐주는 선수들은 RB 라이프치히의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감히 도전하기엔 가진바 커리어와 능력이 너무나도 높은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가 가장 무서운 것은, 그들의 능력뿐만이 아니라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 완벽한 팀워크와 뼛속까지 깊이 새겨진 팀 전술이라고 볼 수 있었다.
물 흐르듯 손쉽게 경기를 지배하고 골을 넣는다.
그게 바르셀로나였다.
그런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RB 라이프치히는 캄프 누 경기장으로 향해야 했다.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특히 이번 시즌, 아니, 지난 시즌에도 바르셀로나가 단 한 번의 패배도 거두지 않았던 그들의 홈, 캄프 누 경기장에서 챔피언스 리그 1차전이 펼쳐질 예정이었다.
“와, 스페인은 또 처음 와 보네.”
“바다를 끼고 있는 동네라서 그런가? 독일이랑은 기후가 다른 것 같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정우와 윤석은 경기장으로 향하는 길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와 푸근한 날씨에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누비고 있었다.
그 길에 끝에서 마침내 캄프 누 경기장으로 들어간 선수들은 로커 룸에서 경기를 준비했다.
필드에 나서 일찍이 몸을 푼다.
“와, 저거 봐, 형! 메시다, 메시!”
“음, 어디?”
몸을 풀기 위해서 공을 주고받던 형제의 시선이 일제히 반대쪽 필드로 향한다. 바르셀로나의 트레이닝복을 입은 한 사나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리오넬 메시였다.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우며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기억될 선수.
그가 한 필드 위에 선 것이다.
“와, 작긴 오지게 작은디?”
정우의 말에 윤석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보기엔 너랑 비슷한데?”
“에이! 아무리 그래도! 내가 좀 더 크지!”
“그래 봤자 도토리 키 재기지.”
“와, 키 크다고 막말하네? 축구는 키 작은 사람이 잘하는 거야. 메시나 마라도나 봐!”
메시라는 이름이 컸던 것일까? 메시의 시선이 형제 쪽을 향한다. 그 시선에 형제가 움찔하고 놀라고 만다.
“봤지, 우리 본 거 같지?”
“아, 그러게 왜 이름을 그렇게 막 외치고 그러냐, 자식아.”
천하의 윤석이라도 메시의 앞에서는 간이 쪼그라드는 모양이었다.
“형답지 않게 왜 그래?”
“아무리 그래도…….”
“호날두 앞에서도 안 그랬잖아?”
“몰랐나?”
“으응?”
윤석은 시선을 돌려 바르샤 선수들이 워밍업을 하는 것을 바라봤다.
어떻게 보면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유니폼이지만, 그들이 입었기에 멋있게 보일 정도의 유니폼. 그리고 하나하나 너무나도 익숙한 얼굴의 선수들.
비록 실제로 본 적이 없지만, 윤석은 수도 없이 그들을 지켜봐 왔다.
“어려서부터 열혈 꾸레였다.”
“꾸레? 그거 욕 아니야?”
“아니다, 자식아. 뭘 모르면 조용히 해.”
“형이 바르샤 팬이었다니. 의외네……가 아니라 그럴 만하겠다.”
형이 축구를 하면서 봐 왔던 선수들이 누구인지 기억이 났다. 사비 알론소나 마이클 캐릭과 같은 선수들도 많이 봐 왔지만, 윤석이 가장 많이 지켜본 선수는…….
“근데 지금 그 사람 없지 않나?”
“그지 사비는 없지. 근데 아직 이니에스타는 있잖아.”
바르셀로나를 떠난 사비는 현역에서도 은퇴를 앞두고 있지만, 이니에스타는 아직도 바르셀로나에 남아 있었다.
윤석이 어려서부터 가장 좋아했던 선수가 바로 이 두 선수였다.
그런 윤석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정우 자신도 모르게 라 크로케타나 프리플랩 같은 기술을 배우게 된 것이다.
프리플랩은 외계인으로 불리던 호나우지뉴가 즐겨 사용하던 기술 중 하나였고, 라 크로케타와 같은 경우는 라우드럽부터 메시와 이니에스타, 사비와 같은 선수들이 사용하던 가장 간결하고 빠른 개인기였다.
“그런 팀이랑 싸운단 말이지.”
어려서는 잠깐 보는 것만으로도 입을 벌리게 만들던 괴물 같은 팀.
시간이 흘러서 그들을 상대하게 되었다.
“이런 걸 격세지감이라고 해야 하나?”
부담감이 없으면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이상하게 설렜다.
* * *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 바르셀로나와 RB 라이프치히의 경기가 펼쳐집니다. 여기는 캄프 누입니다.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이 보이네요. 바르셀로나 선수단의 표정이 여유롭게 보이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글쎄요, 제가 봐도 그렇게 보입니다. RB 라이프치히, 독일 리그에서도 마찬가지이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깜짝 활약으로 다크호스이자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진 바르셀로나의 전력이 더 앞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조 추점 당시에도 많은 바르샤의 팬들이 RB 라이프치히를 상대한다는 것에 환호했을 겁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RB 라이프치히의 승리를 생각할 수 없네요.
스페인의 해설진들도 주변의 예상과 마찬가지로 RB 라이프치히가 절대로 이길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 * *
로커 룸을 나서기 전.
하센휘틀은 선수들을 맞이했다.
[다들 알다시피 열 명이면 열 명이 우리의 패배를 점치고 있다. 알고들은 있지?] [……네.] [그래, 너희들 중에도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나?] […….]선수들은 서로를 바라보면서도 하센휘틀의 물음에는 대답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심 뜨끔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선수들을 바라보며 하센휘틀이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사실 나도 조 추점 당시 제발 바르셀로나만은 만나지 않게 해 달라고 빌었다. 부질없는 짓이었지.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어떻게 해야겠나?]하센휘틀은 씨익 웃었다.
그 웃음이 힘겨워 보이는 것은 왜일까 모르겠다만, 한편으로는 비장함을 엿볼 수 있었다.
[붙어야지. 붙어서 후회 없이 싸워야지. 그리고…….]하센휘틀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겨 봐야지. 안 그러냐? 저런 팀을 이긴다고 생각해 봐라. 아마 맨시티나 유벤투스를 이기던 당시보다 더욱더 짜릿할 거야. 근데 그거 아는가? 맨시티나 유벤투스도 바르셀로나보다 손색이 있을지 몰라도 절대로 만만하게 볼 수 있던 팀이 아니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들도 압도적인 스코어로 이겼는데, 바르셀로나한테 1골 차 승리 정도는……. 바라도 되는 거 아니겠나?]하센휘틀의 말을 들으며 선수들 일부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준비한대로, 그리고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도록 해라. 그러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본다.]하센휘틀은 그리 말하고 로커 룸을 벗어났다.
선수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은 더 없었다. 그저 선수들이 부담과 긴장을 떨치고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랄 뿐이었다.
하센휘틀의 일장연설을 듣고서 선수들은 로커 룸을 빠져나와 필드로 나서는 입구 앞에 일렬로 섰다.
흘끔 눈짓으로 옆을 보니 대단한 선수들이 보인다.
메시와 수아레즈, 네이마르나 부스케츠와 같은 선수들.
-네, 선수들 입장합니다. 경기 시작 전에 선발 라인업을 보고 가실까요? 우선 바르셀로나의 라인업입니다.
FW 네이마르, 수아레즈, 메시.
MF 이니에스타, 부스케츠, 라키티치.
DF 알바, 음티티, 피케, 페르난데스. 최상의 전력을 가지고 출전하게 되는 바르셀로나입니다. 마리오 페르난데스 같은 경우 이번 시즌 이적하면서 오른쪽 풀백 자리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이면서 로베르토를 밀어내고 선발 기회가 많이 주어지고 있는 선수죠? 반대로 이번 시즌 점점 자리를 일어가고 있는 이니에스타지만, 중요한 경기에서는 이 선수가 반드시 출전합니다.
-주전 출장 기회가 적은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주리라 생각했는데, 홈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두고 비교적 부담 없이 원정 경기를 치를 생각인 것으로 보이네요.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이어서 RB 라이프치히의 라인업을 볼까요?
FW 한정우, 젤케.
MF 사비처, 한윤석, 케이타, 로벤.
DF 헥토르, 조나단 타, 리뒤거, 디에고 드메.
GK 굴라치. 이상입니다. RB 라이프치히는 안정적인 4-4-2 포메이션에 주전급 선수들이 모두 나왔습니다. 하지만 공격적인 상황에서 항상 투입되던 우측 풀백 클로스터만이나 베르나르드가 나오지 않고 디에고 드메가 나왔다는 것은 수비를 중시한다는 반증이 될 것 같네요.
선수들이 필드 위에 올랐다.
선축과 필드 위치를 정하고 선수들이 위치를 잡는 것까지 확인한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바르셀로나의 선축으로 경기 시작됩니다!
[가자!]정우가 힘 있게 소리치며 달려 나갔다.
그 가운데 공을 받은 메시가 공을 뒤로 돌리고는 전방을 향해 차츰 나아갔고, 다른 선수들도 호흡을 맞춰서 빌드 업하기 시작했다.
수비 진영까지 내려간 공이 빠른 템포로 다시 전방으로 옮겨지기 시작한다.
윤석이 공을 잡은 부스케츠에게 달려가는 순간.
보스케츠는 빠르게 이니에스타에게 공을 패스했고, 이니에스타는 그 즉시 측면으로 파고 들어가는 네이마르에게 공을 찔러 줬다.
-공 받은 네이마르, 그대로 들어갑니다. 네이마르, 중앙으로 들어갑니다!
드메가 긴장한 표정으로 네이마르를 마주하는 순간, 네이마르는 드메를 상대로 중앙으로 들어가면서 멋진 레인보우 플릭을 선보였다.
드메가 공이 보이지 않자 당황하며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 네이마르는 그대로 떨어져 내리는 공을 가지고 중앙으로 들어간다.
드메가 따라오는 사이, 리뒤거가 드메와 합심해 네이마르를 상대한다.
네이마르는 깊이 그들을 유인했다가 중앙으로 패스했다.
공은 빠르게 굴러가 그대로 수아레즈의 발에 닿았다.
발끝으로 공을 맞이한 수아레즈는 편한 발로 공을 밀어 주고 그대로 슈팅했다.
철썩!
“와아아아아!”
캄프 누에 요란한 함성 소리가 울려 퍼졌다.
수아레즈의 간결한 동작이 골로 연결된 것이다.
-전반 10초도 되지 않아 바르셀로나가 골을 넣습니다! 대단하네요!
-아, 모두의 예상대로 경기가 흘러가는 겁니까?
예상대로 흘러간다.
아니, 그 이상의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아, 전반 10분! 또 골이 들어갑니다! 수아레즈, 두 번째 골이 들어갑니다!
불과 10분 만에 추가 골이 터졌고, RB 라이프치히는 무력했다.
바르셀로나는 RB 라이프치히 특유의 빠른 역습이나, 윤석이 주도하는 지공 모두를 허락하지 않았다. 점유율을 가져가고, 압박을 통해 RB 라이프치히의 선수들을 걸어 잠갔다.
그리고 쉴 새 없이 공격을 몰아쳤다.
-메시가 후방으로 내려와 공을 잡습니다. 한윤석이 호기롭게 그를 맞이하네요.
윤석은 자신보다 한참은 작은 메시를 바라봤다.
정말 작았다.
이런 선수가 축구계 역사에 남을 그런 선수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메시는 윤석을 바라보지 않았다. 눈을 굴리며 주변을 훑어보다 이내 윤석을 바라보며 공을 한쪽으로 툭 하고 찬다.
윤석이 차분하게 그쪽을 차단하면서 메시의 움직임을 막으려는 순간.
메시가 기습적으로 공을 반대로 차고 나가기 시작했다.
‘그 정도는 예상했다고!’
윤석은 힘 있게 나서 메시를 짓눌렀다.
몸싸움을 시도한 순간.
윤석의 두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분명 자신은 사람을 짓누르고 있었는데, 아무도 없는 것처럼 윤석의 몸이 앞으로 쏠리고 있었던 것이다.
절묘한 타이밍에 메시가 몸의 균형을 이동하며 윤석을 끌어당긴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너무나도 절묘했기에 윤석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균형을 잡고 버티려는 차에, 이번에는 메시가 힘껏 윤석을 밀었다. 그것도 타이밍이 절묘했다. 윤석이 어느 순간에 힘을 쓰고, 어느 타이밍에 버티려고 한다는 것을 안다는 듯이 말이다.
휘청.
윤석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균형을 잃는 수밖에 없었다.
메시는 그런 윤석을 비웃듯 유유히 앞으로 전진해 나갔다.
믿었던 윤석이 메시를 허무하게 놓친 것에 충격을 먹은 것일까?
리뒤거, 핵토르, 조나단 타.
모두가 메시를 막아섰지만 허무하리 만치 손쉽게 메시를 놓치면서 굴라치가 메시를 맞이하는 상황이 되었다.
메시는 달리다가 그대로 갑작스럽게 방향을 전환하면서 굴라치를 따돌리고 가볍게 골대를 향해 공을 차 넣었다.
-바르셀로나의 세 번째 골……!
-전반 28분 만에 3 대 0으로 앞서갑니다! RB 라이프치히, 암울한 순간이네요.
RB 라이프치히가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날 RB 라이프치히는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계속해서 두들겨 맞으면서 3 대 0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희망이 사라지는 것 같은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