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140)
형제의 축구-140화(140/251)
형제의 축구 140화
-아, 한정우! 충돌이 있었는데 견딜 만했나요? 일어납니다.
-그건 아닌 거 같습니다. 이마에 출혈이 있네요. 출혈이 제법 됩니다. 얼굴이 붉게 물들어 가는 한정우.
-파울인가요? 아, 아닌 거 같습니다. 경기 그대로 재개됩니다. 한정우가 잠시 필드 밖으로 나가서 치료받을 것 같네요.
정우가 라인 밖으로 나가면서 분주하게 라이프치히의 의료 팀이 달려온다.
윤석은 그런 동생의 모습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다가 경기에 집중했다. 이 순간에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는 선수들을 목소리로 독려했다.
“아오, 개자식들. 좀 살살하지.”
정우는 투덜거리면서 팀 닥터의 치료를 받으면서도 무서운 눈으로 필드를 바라봤다. 오랜만에 피를 봐서 그런지 독기가 바짝 오른다.
“내가 피를 보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 주마, 자식들아.”
정우가 이를 가는 사이에 경기는 계속해서 진행되었다.
도르트문트가 정우가 빠지면서 수적 열세에 빠진 라이프치히를 향해 거칠게 공격한다.
어수선하니 불만이 있는 상대방 선수들을 공략하려는 속셈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
오히려 라이프치히는 더욱더 거세게 압박해 들어갔고, 로이스에게 향하던 공을 베르나르드가 모처럼 가로채 전방으로 보냈다.
-브란트 공 받고 그대로 베라르디에게 밀어 줍니다.
브란트의 패스를 받은 베라르디는 빙글 돌면서 소크라티스를 벗어나 그대로 골대 쪽으로 접어 들어가다 슈팅했다.
빠르고 날카로운 슈팅이었지만, 뷔르키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손으로 쳐 내 골대 바깥으로 밀어낸다.
-뷔르키의 선방! 라이프치히의 코너킥입니다.
골을 놓친 베라르디가 투덜거리면서도 코너킥 라인으로 공을 가져갔다.
골대를 향해 바라보니 한윤석이 높이 솟아올라 있고 도르트문트는 그런 윤석을 집중 견제하고 있었다.
하지만 베라르디는 애초부터 높은 코너킥을 시도할 생각이 없었다.
가까이에서 대기하고 있던 브란트에게 그대로 패스한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브란트가 공을 받자 도르트문트의 진영이 순간 엉키다가 다급하게 사방으로 퍼지면서 밀고 들어오는 라이프치히의 선수들을 하나하나 견제하기 위해 움직인다.
브란트는 자신의 앞에 소크라티스와 바이글이 가로막자 중앙으로 공을 보냈다.
중앙에는 윤석이 있었고, 윤석은 공을 잡고 버티다가 측면으로 파고드는 할릴로비치에게 공을 밀어주고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파고 들어갔다.
측면 쪽에 치우쳐서 공을 잡은 할릴로비치는 공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가려는 듯 동작을 하다가 다급하게 슈팅 모션을 취한다.
뷔르키가 골대에서 할릴로비치를 바라보고 자세를 잡는 순간.
[흡!]할릴로비치가 그대로 공을 슈팅했다.
하지만 골의 각도는 뷔르키의 정면! 게다가 급하게 찬지라 슈팅의 위력도 약했다.
이대로 공세가 끝나리라 생각되는 순간 누군가가 그 공 중앙에 끼어든다.
베르너가 느릿하게 뻗어가는 공을 향해 인풋을 가져가 방향을 전환한다.
뷔르키는 자신의 옆을 스쳐가는 공을 향해 눈을 부릅뜨며 몸을 돌리려 했지만…….
뷔르키의 뒤에서 자리 잡고 있던 한윤석이 베르너가 방향을 바꾼 공을 향해 가뿐하게 발을 들이밀어 빈 골대를 향해 공을 집어넣고 있었다.
철썩!
-골! 골골골! 한윤석의 골입니다!
-베르너의 절묘한 임기응변이 할릴로비치가 슈팅한 공의 방향을 바꾸고, 한윤석이 마무리 짓습니다! 선수 한 명이 빠진 상황에서 오히려 선제골을 넣는 라이프치히!
윤석이 골대 밖에서 치료를 마무리 짓고 있는 윤석에게 다가가 포효했다.
“봤냐!”
“오오오, 형!”
“선제골이다, 얼른 들어와! 추가 골 넣어야지!”
윤석의 외침에 정우는 씨익 독기 가득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아, 도르트문트 홈에서 선제골을 허락하고 마네요.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RB 라이프치히가 오늘 마이스터 샬레를 들어 올리게 됩니다.
-경기는 어느덧 전반 27분이지만, 남은 시간이 더 많습니다. 아직 방심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양 팀입니다.
선제골을 넣는 것을 보고 환호하던 하센휘틀은 이내 정신을 수습하고 선수들에게 열성적으로 집중할 것을 요구하며 선제골을 넣었을 때 플랜을 상기시켰다.
선제골을 상대에게 헌납하면 더 거세게 압박하고 공격하도록 지시했지만, 반대로 선제골을 라이프치히가 먼저 넣을 경우에는 지공 상황에서 느린 템포를 유지하며 볼을 간수하고 체력을 최대한 회복하다가 역습할 것을 주문했던 하센휘틀이었다.
선수들은 그런 하센휘틀의 지시를 생각하면서 경기에 집중하며, 도르트문트의 공격을 맞이해 단단히 골대를 걸어 잠근다.
후방으로 내려오며 RB 라이프치히가 수비적인 모습을 취하자 도르트문트도 쉬이 공격을 가하지 못하고 지루한 시간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상대방의 의도가 보이자 도르트문트는 흥분하면서도 거센 공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게헤이로, 쉬를레에게 밀어 주고, 쉬를레, 헥토르를 앞에 두고 한 번 접고서 그대로 중앙으로 크로스! 아우바메양!
공격수로 전환하면서 무서운 득점력을 자랑하던 아우바메양이 떨어지는 공을 향해 머리를 가져가려는 순간, 조나단 타가 한발 더 빠르게 움직여 그 공을 가로챘다.
아우바메양이 아쉬움에 필드를 걷어차는 사이, 조나단 타는 빠르게 전방으로 공을 차 냈다.
-공이 단숨에 전방까지 연결됩니다! 공 잡은 베르너, 헤딩으로 할릴로비치에게 밀어줍니다, 할릴로비치 앞에 파슬락! 아!
할릴로비치는 공을 받은 직후 파슬락이 자신을 가로막자 멈칫했다.
그 순간 할릴로비치의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윤석이었다.
윤석의 목소리를 들은 할릴로비치는 그대로 공을 뒤로 굴렸다.
한윤석은 할릴로비치의 백 패스를 받고서 정면을 바라봤다.
바르트라를 바깥쪽에 두고 안쪽에서 자세를 잡는 정우와, 소크라티스를 앞에 두고 자세를 잡는 베라르디가 보인다.
윤석은 그 한가운데로 힘 있게 패스했다.
중앙으로 파고들어 가는 공.
베라르디는 그 공을 가로채기 위해 움직이는 소크라티스를 곁눈질로 확인하고 그를 등으로 막아 내며 버텼다.
정우도 바르트라가 앞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버티는 사이.
베라르디가 공을 가져가려는 듯 발을 뻗는다.
그것을 본 바르트라의 시선이 베라르디의 발로 향하는 순간.
베라르디의 발은 공을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다리를 벌려 가랑이 사이로 공이 지나가게 내버려 두었다.
[엇!]바르트라가 놀란 순간 바르트라와 바짝 붙어 힘껏 바르트라를 밀어 붙이던 정우가 옆으로 한 걸음 물러서며 버티던 바르트라의 균형을 무너뜨리면서 그대로 공을 가로채 골대를 향해 달려갔다.
-베라르디 절묘한 페인팅! 그대로 지나친 한윤석의 패스를 한정우가 잡습니다. 그대로 슈우우우우웃!
정우가 잽싸게 감아 찬 공을 향해 뷔르키가 팔을 휘둘렀다.
퍼억!
그리고 절묘하게 그의 손에 맞아 골대 밖으로 튕겨 나가는 공.
-와, 동물적인 감각! 어마어마한 선방을 또다시 보여 주는 뷔르키!
-한정우, 이거는 골이나 다름없었어요! 뷔르키가 미친 듯이 잘 막아 준 겁니다! 대단한데요, 뷔르키!
-위기의 순간에 팀을 구원하는 것이 공격수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아, 미친…….”
정우는 머리를 감싸 쥐며 옛날 즐겨하던 축구 게임을 떠올렸다.
가끔 가다 컴퓨터가 이런 미친 선방을 보여 주는 날이 있었다. 마치 그런 기분이었다.
“괜찮아, 침착해. 우리가 앞서가고 있어.”
어느새 1선까지 올라왔던 윤석이 괴로워하는 정우의 머리를 툭 치고 지나가며 말했다.
“알아!”
정우는 그리 말하면서 흘러내리는 땀을 닦기 위해 얼굴을 쓸었다.
“아.”
이마에 자리 잡은 밴드를 느끼며 정우는 새삼 자신이 오늘 피를 봤다는 것을 생각해 낸다. 얼마나 흥분했는지 아픔도 느껴지지 않았고, 피도 나지 않고 있었다.
“좋아.”
피를 빼서 그런지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다. 오히려
상쾌한 기분으로 필드를 밟는다.
코너킥이 이어진다.
이미 한 번 코너킥 상황을 빌미로 선제골을 내준 도르트문트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줬지만, 그들의 선택지는 여전히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윤석을 최대한으로 견제하는 것이었다.
그 가운데 슈멜처가 코너킥을 준비하는 베라르디의 옆에서 대기하는 브란트를 전담 마크했다.
그것을 흘끔 바라본 베라르디는 이번에는 그대로 페널티에어리어 중앙을 향해 크로스를 보냈다.
빠르게 뻗어 나오는 크로스를 바라보며 윤석이 수비수들을 밀어내고 그대로 떠올랐다.
‘자세가 별로군.’
골대를 비스듬히 등진 상황.
머리를 놀려도 정확하게 골대로 넣지 못할 것 같았다. 그 가운데 눈에서 레이저를 줄줄 뿌리는 정우의 모습을 곁눈질로 확인한 윤석은 이를 드러내 웃으며 공을 향해 머리를 가져가 정우에게 떨궈 준다.
높은 위치에서 떨어지는 공을 보면서 정우가 위치를 바꾸려는 순간 자세를 고치지 못하도록 바르트라가 바짝 달라붙는다.
이것 봐라?
정우는 눈을 빛내며 펄쩍 뛰어오른다.
헤딩 타이밍을 놓쳐 이미 머리를 지나 등 뒤로 공이 떨어지는데 뜬금없이 정우가 뛰어오르자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바르트라.
그가 보지 못하는 위치에서 정우가 뛰어오른 동시에 뒤꿈치에 공을 가져갔다.
정우의 힐에 맞은 공이 그대로 방향을 전환해 절묘하게 뷔르키를 비켜 가며 골라인을 넘어섰다.
툭, 데구르르르.
뷔르키가 뒤늦게 팔을 뻗어 보지만, 공은 야속하게 골라인을 넘은 뒤였다.
“우우우우우.”
도르트문트의 야유 속에서 정우가 악동같이 혀를 낼름 내밀며 환호한다.
-힐 킥!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슈팅으로 시즌 서른 번째 골을 만들어 내는 한정우!
-왼발, 오른발도 모자라 이제는 발뒤꿈치로도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기상천외한 상황을 연출하는, 이 시대의 판타지스타 한정우!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RB 라이프치히가 2 대 0으로 앞서갔다.
오늘 도르트문트는 이상하리만치 무력해보였다.
하지만 경기의 분위기는 분명 도르트문트가 가지고 있었다. 점유율도, 유효슈팅도 사실 도르트문트가 라이프치히를 압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라이프치히는 평소와 달리 철저하게 수비를 견고하게 하면서 웅크리고 있다가 단 한 번의 기회가 생길 때를 기다렸다. 비록 뷔르키의 미친 선방으로 역습은 막혔지만, 코너킥 상황을 이용해 다양한 방법으로 도르트문트의 골대를 공략하고 있었다.
다시 시작된 경기.
투헬 감독의 얼굴이 구겨졌다.
[거북이도 아니고…….]라인을 내리고 단단히 걸어 잠근 라이프치히를 바라보며 투덜거렸다.
조나단 타는 물론이고 케이타가 수비수로서 의외로 아주 잘해 주고 있는데다가, 그 앞을 지키는 한윤석이 괴체를 철저하게 마크하면서 중원 공략이 어려운 상태였다.
애초부터 라이프치히의 약점이라 볼 수 있는 우측면을 공략하고 있었지만, 크로스는 윤석이 막고, 중앙으로 침투는 케이타가 절묘하게 막아서고 있었다.
그렇게 되자 베르나르드는 중원에 가세해서 역습의 첨병이 되어 주고 있었다.
하지만 공세를 계속하면서 도르트문트는 기세를 잃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전반 43분, 인저리 타임을 포함하더라도 3, 4분 정도 남겨 둔 상황에서 로이스의 크로스가 반대편 쉬를레에게 떨어지고, 헥토르를 지나치며 파고들어 온다.
조나단 타가 이를 막으려는 순간 조나단 타의 머리를 넘기는 패스가 아우바메양의 발끝에 닿았다.
아우바메양은 원 터치로 로빙슛을 시도했다.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로빙슛이 골 망을 가른다.
철썩!
-골! 도르트문트의 추격 골이 터집니다!
-2점으로 벌어졌던 점수 차를 좁히는 추격 골! 그것도 전반 종료를 앞두고 터집니다!
-아, 이러면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모르죠.
묵묵히 골대를 향해 공을 옮기던 도르트문트가 마침내 그 결실을 맺었다.
아직 점수 차는 1점 뒤지고 있었지만, 아직 후반전이 남아 있었다.
하센휘틀은 차분하게 선수들을 독려하며 남은 시간을 잘 지켜 내길 지시했다.
골을 먹으면서 공을 가지게 된 것을 이용해 볼을 뒤로 벌리며 전반전 시간을 벌도록 했다. 그렇게 전반전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종료를 앞뒀다 생각하는 순간.
인저리 타임도 끝났다고 생각한 듯, 가볍게 케이타에게 공을 패스하려던 베르나르드의 앞으로 로이스가 파고들어 공을 가로챈다.
베르나르드가 화들짝 놀라는 사이, 로이스는 지근거리에 케이타를 향해 가벼운 상체 페인팅으로 균형을 잃게 만들면서 골대를 바라봤다.
로이스가 페널티에어리어를 넘어서려는 순간.
촤아아악. 퍼억!
잔디를 가르며 누군가의 거친 태클의 로이스의 종아리를 때렸다.
[커헉!]로이스가 허공에 붕 떴다가 바닥에 구르며 그대로 고통을 호소한다.
잔인한 태클이었다.
[헉, 헉…….]태클을 시도한 베르나르드는 숨을 몰아쉬다 뒤늦게 자신의 만행을 깨닫기라도 한 듯 당황한 눈으로 주심을 바라봤다.
주심은 그런 베르나르드를 바라보며 냉정한 얼굴로 카드를 꺼내들었다.
피보다 붉어 보이는 레드 카드였다.
RB 라이프치히의 선수들 모두의 표정이 구겨지는 순간이었다.
-아, 레드카드입니다.
-이러면 라이프치히, 불리해지죠. 필드에서 아홉 명이 열 명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찾아왔습니다.
-수비에 대한 강박관념이 베르나르드를 폭발시킨 걸까요?
-그건 모르겠지만, 이건 알겠네요.
-무슨……?
-퇴장하는 베르나르드를 바라보는 하센휘틀의 표정이 매우 싸늘하다는 걸요.
코앞으로 다가왔던 마이스터 샬레가 와장창, 깨진 기분이었다.
하센휘틀이 마른세수를 하며 선수들을 바라보는 사이.
도르트문트의 프리킥을 굴라치가 필사적으로 막아 냄과 동시에 전반전이 마무리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최악의 상황에서 맞이해야 할 후반전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