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142)
형제의 축구-142화(142/251)
형제의 축구 142화
폐막
-한정우, 한윤석의 패스를 받아서 다이렉트로 슈티이이잉! 골! 3 대 0! 리그 막바지 경기에서 한정우가 해트트릭을 기록합니다. 시즌 서른세 번째 골!
-대단한 선수에요, 어린 나이에 벌써 한 시즌에 세 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누가 이 선수를 어리고 경험이 없는 선수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기복? 기복이 있다고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0골을 넘어섰어요!
리그 마지막 경기인 34라운드.
쾰른과 경기에서 정우는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하지만 역시 한윤석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오늘 벌써 여덟 번째 태클과 세 번의 인터셉트로 넘을 수 없는 철옹성 역할을 해 주고 있어요. 그 와중에 동생에게 두 번의 어시스트를 해 줬습니다. 공수 양면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 주면서 라이프치히가 칭송하는 듀란다운 모습으로 경기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지난 도르트문트와 싸움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라이프치히의 선수들은 마지막 상대인 쾰른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시선은 필드를 떠나 자꾸 한쪽으로 향하고 있기도 했다.
이기고 있음에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방만한 모습에 한 소리 할 법도 하지만, 오늘은 하센휘틀도 선수들에게 큰소리를 치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시선도 자꾸 한쪽으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경기…… 종료됩니다! 2017-18 분데스리가! 마이스터 샬레의 주인공은 RB 라이프치히입니다!
주심의 휘슬과 동시에 홈 관중들은 크게 환호하며 선수들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리그 처음으로 동독 지역의 팀이 마이스터 샬레를 들어 올리는 순간이네요! RB 라이프치히가 창단 이후 지금 이 순간이 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9년에 불과합니다. 대단한 업적이 아닐 수 없네요.
-비록 막대한 자금력을 등에 지고 지금과 같은 순간을 맞이했다고 비난하는 여론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구서독 지역 사람들만의 축제나 다름없었던 분데스리가를 동서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는 축제와 화합의 장으로 만든 것이야말로 가장 큰 의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경기가 종료되고 퇴장하는 라이프치히의 전사들에게 쾰른의 선수들이 일렬로 서서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장면이네요.
일찍이 우승을 확정 지었지만, 원정 경기였기 때문에 홈에서 치러지는 오늘 경기가 마무리되면서 RB 라이프치히는 마이스터 샬레를 영접할 수 있었다.
아까부터 전시된 마이스터 샬레를 수도 없이 쳐다보던 선수들이 드디어 마이스터 샬레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순간이 찾아왔다.
-여러분, 이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뭘 말인가요?
-바이에른 뮌헨이 주로 우승하면 항상 레전드들이 식전 행사를 치루고 우승 세리머니를 함께 나누고는 하지만 라이프치히에는 그런 행사가 없습니다. 왜냐면 지금 마이스터 샬레를 함께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는 이 젊은 선수들이 바로 라이프치히의 역사 속에 남을 첫 레전드들이 되어 줄 것이기 때문이죠!
-하하, 그렇군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기분이 묘합니다.
단상 위에 선수들이 하나둘 올라서기 시작했다.
조나단 타, 헥토르, 베르나르드, 할릴로비치, 브란트, 케이타와 같은 선수들이 하나둘 입장하면서 관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해설들의 말대로 그들을 축하하는 레전드들은 없었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를 칭찬하며 단상에 오르고 있었다.
-리그 33골! 분데스리가 득점왕, RB 라이프치히의 블리츠! NO. 9, 한정우!
“와아아아아!”
선수들이 입장하고 거의 막바지에 다다라서 정우가 입장했다.
두 번째 외국인 득점왕, 그리고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에 이어 30골의 고지를 넘은 현역 선수이자 골과 관련된 최연소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기록의 사나이가 등장하자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깔끔한 유니폼으로 다시 갈아입고 들어온 정우는 단상 위에 먼저 오른 선수들과 관중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두 팔을 활짝 들어 올리며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
정우의 다음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부상당한 선수들이었다.
젤케와 리뒤거, 로벤이 들어오는 가운데 로벤이 별다른 표정 없이 익숙하게 자리를 잡는 것을 보고 선수들이 수군거렸다.
[로벤은 마이스터 샬레가 반갑지 않은가 봐.] [그럴 만하지, 뮌헨에서 몇 번이나 들어 올렸는데?] [이봐, 그런 말 하지 말라고. 나도 새로 이적한 곳에서 마이스터 샬레를 이리 빨리 들 줄은 몰랐단 말이다.]로벤의 말에 선수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들어오는 하센휘틀.
하센휘틀은 기쁜 표정으로 뛰다시피 단상으로 향하면서 감개 어린 표정으로 마이스터 샬레를 바라봤다가 선수들을 바라봤다.
이 순간 이 장면을 만들어 낸 자신의 선수들.
괜히 콧잔등이 시큰해지는 이 기분은 뭘까?
[감독님, 아직 마이스터 샬레도 안 들었는데 울지 마세요!] [메달도 목에 거셔야죠! 걸고 들어오십쇼!] [아, 아차.]하센휘틀은 어색한 표정으로 메달을 수여받았다.
그런 하센휘틀을 보고 관중들이 웃음을 터뜨리는 사이, 드디어 마지막 사람이 들어올 차례가 되었다.
통상적으로 감독이 가장 마지막에 들어오지만, 라이프치히는 그렇지 않았다.
라이프치히의 우승 최대의 공신.
-네, 마지막 입장입니다. RB 라이프치히의 심장! 우리를 지배하는 단 한 사람! 누구일까요?
장내 해설의 말에 관중들이 일제히 외친다.
“듀란!”
-네, RB 라이프치히의 폭군! NO.6 한윤석!
“와아아아아!”
윤석의 이름이 호명되자 관중들이 그 어느 때보다 우레와 같은 함성을 질렀다.
제3 주장이지만, 어느 순간 실질적인 캡틴이 되었고, 후반기 들어서는 공식적인 주장 자리에 오른 분데스리가 최초의 한국인 주장.
열아홉 개의 도움과 경기 평균 여덟 번의 태클, 두 번의 인터셉트를 기록하며 RB 라이프치히를 이끌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선수에게 모두가 박수를 아끼지 않을 수 없었다.
-네, 모든 선수들이 입장했습니다. 2017-18 분데스리가 그 영광스러운 우승은 바로…….
장내 아나운서의 말에 윤석이 중심이 되어 선수들이 일제히 마이스터 샬레를 바라보며 들어 올릴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RB 라이프치히!
“와아아아아!”
그리고 마침내 라이프치히의 우승을 선포하는 순간, 우레와 같은 함성 소리와 함께 윤석이 은빛 접시를 높이 들어 올렸다.
* * *
[RB 라이프치히, 창단 8년 만에 우승!] [득점왕 한정우, 도움왕 한윤석, 분데스리가를 점령한 형제!] [분데스리가 개편 이후 동부 지역 클럽의 첫 우승!] [RB 라이프치히의 젊은 선수들, 라이프치히의 전설이 되다.] [형제는 위대했다.] [형제를 향한 빅클럽들의 러브콜, 형제의 행방은?]RB 라이프치히의 우승 이후 한국에서는 난리가 났다.
형제가 기록한 모든 것들이 한국인 선수로서는 최초로 있는 일이었고, 그 위대한 차붐을 넘어선 것들도 적지 않았다.
-유럽가서 최초로 득점왕 차지하는 수준ㄷㄷ
-ㅁㅊㄷㅁㅊ 이대로 EPL이나 프리메라리가 가는 거 아니냐?
└최소 5백억 이상은 받지 않는 이상 넘기지 않을 듯?
└너무 비싼 거 아니냐?
└ㅈㄹ 데파이 이적료가 22.5M이었음. 우리나라 돈으로 치면 5백억이 안 됨. 데파이가 이 정도인데 한정우라고 그 돈 못 넘길 것 같음?
└다른 곳도 아니고 분데스리가 득점왕임, 5백억이 뭐냐, 6, 7백억도 가능할 듯.
-그럼 한윤석은 얼마 정도?
└에펨에서는 한 시즌 돌리면 둘 다 불만 떠서 합쳐서 2백억이면 삼.
└에펨 패치되면서 능력치 상향된 거 모름? 둘 다 오지게 비쌈. 안 보내려 함.
└이례적으로 에펨 패치에서 능력치 완전하게 뒤바뀐 형제 ㄹㅇ
└RB에서 1천억을 줘도 안판다고 했는데, 확실하지 않음. 계약 기간도 문제고, 본인 의사에 따라서 결정되지 않겠냐?
-이야, 진짜 얘들 때문에 월드컵 기대하게 됨.
└월드컵? ㅋㅋㅋㅋㅋㅋ 형제가 다 해 놓으면 수비가 망칠 그 월드컵? ㅋㅋㅋㅋ
└중국화돼서 어렵다고 봄. ㄹㅇ
└손형민, 이성우, 백성호, 장결휘, 여기에 형제까지. 기대해 볼 만하지 않냐?
└조편성 보면 가능할지도…….
-이성우, 백성호, 장결휘 어디 있냐, 지금?
└이성우, 백성호는 세비야 임대, 윙포워드로 9골 넣어 줬더라 괜춘. 백성호도 ㅍㅌ
└백성호는 다음 시즌 완전 이적한다고 그러는 듯. 장결휘는 본머스 임대.
└다들 ㅍㅌ는 치고 있구나, 다행이네. 축알못인데 한동안 월드컵 봐야겠다.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형제의 대해서 이야기 나오면 기대를 모으는 것이 있었다.
다름 아닌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월드컵에 진출한 나라는 대한민국, 일본, 호주, 이란과 카타르였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단골 진출국들이 진출하게 된 것이고, 이번에도 출전하지 못한 축구굴기의 나라 중국은 분루를 삼키며 그들만의 축제를 지켜봐야 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충격적이라 할 수 있는 일은 네덜란드가 탈락하면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총 32개국의 팀이 조를 짜게 되었고, 이 중에서 죽음의 조라 부를만한 곳은 가나, 멕시코, 스페인, 포르투갈이 붙은 B조와 독일, 잉글랜드, 칠레, 이란이 붙은 D조라고 볼 수 있었다.
대한민국은 우루과이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웨일스와 C조로 편성되면서 비교적 수월한 조에 속하게 되면서 16강 진출의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이와 관련해서 우루과이와 비기고 남은 두 팀과 승리라는 공식으로 세 팀이 같은 꿈을 꾼다며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한국도 무시할 수 있는 팀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형제가 있었기에 경계하는 사람들도, 그리고 자국에서는 기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기대를 부담감으로 떠안고서 형제는 제대로 쉬어 보지도 못하고 월드컵을 위해 출국해야만 했다.
“복순아, 자식들 잘 보고 있고. 나 없다고 슬퍼하면 안 된다? 할머니 말 잘 듣고!”
멍! 멍멍!
알아들은 것처럼 꼬리를 흔들며 짖는 복순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정우는 시선을 돌려 복순이의 젖을 물기 위해 바동거리는 여섯 마리 강아지들을 바라봤다.
그사이에 제법 커서 이제 젖을 먹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아직까지도 젖을 찾는 토실토실한 녀석들의 엉덩이를 바라보며 정우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이구, 이 귀여운 것들 두고 내가 어디를 가누.”
“호들갑은! 비행기 늦겠다, 얼른 안가누!”
그런 정우를 보고 할머니가 버럭 소리를 쳤다.
“가야지, 갈 거야. 아아, 피곤한데 또 비행기라니 최악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한국을 거치지 않고 러시아로 곧 바로 가게 된다는 점이었지만, 이 점도 마뜩치 않은 정우였다.
처음에야 비행기라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어서 좋았지만, 이제 와서는 매번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할 때 마다 몰려오는 피로 같은 것들 때문에 비행기 타기가 죽기보다 싫었다.
“아, 다리 팅팅 부을 것 같은데. 스타킹 신으면 갑갑하고.”
“엄살은! 큰일 할 눔이 그런 엄살을 부림 어쩌누! 에 가지 못혀?”
“아, 할머니, 진짜 손자 힘든 건 생각도 안 하구! 미워!”
“나는 벌써 백만 년 전부터 미웠다, 이눔아!”
“흥!”
정우는 할머니의 말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캐리어 가방을 손에 쥐었다. 그런 정우를 흘끔 본 할머니가 입을 열었다.
“라면이랑 김치 넣어 뒀응께, 가서 입맛 없을 때 묵어!”
“엥? 김치 터지면 어쩔?”
“담근 김치 말고 슈퍼에서 파는 거 넣었으니 괜찮어! 포장된 거!”
“하하, 역시 우리 할머니 센스 짱! 다녀올게요, 잘하고 올 테니 걱정 말구!”
“그려.”
할머니와 작별 인사를 나누는 사이에 윤석이 올라와 문을 열었다. 이제는 배가 제법 부른 이보네와 함께 들어온 윤석이 정우를 보고선 물었다.
“준비는?”
“당연히 완료지.”
“그래, 할머니, 저 다녀올게요.”
“그랴! 우리 장손. 아이구, 새아가랑 증손주 두고 맘 편히 갈랑가 모르겄네!”
“할머니 있는데 뭔 걱정이에요? 이보네, 이보네도 할머니 혼자 있지 않게 같이 잘 지내고 있어.”
한국어와 독일어를 섞어 두 사람에게 말을 한 윤석은 그래도 내심 마음에 걸리는 이보네의 머리를 쓸어 주며 살포시 키스해 줬다.
[내 걱정은 하지 말고 다녀와. 잘할 거라 믿어.] [물론, 당연하지.]윤석은 이보네를 보면서 씨익 웃음을 지었다.
그런 형을 바라보면서 정우는 내심 자신의 여자 친구를 떠올렸다. 지금쯤 한국에서 잠을 자고 있을 주희를 생각하니 문득 보고 싶어진다.
‘하, 장거리 연애가 이리 힘들 줄이야.’
보고 싶을 때 보지 못하고, 연락하고 싶을 때 연락하지 못하는 홍길동 같은 연애로 정우의 시름은 나날이 커져나고 있었다. 이번 대회가 끝나면 짬을 내서 그녀와 여행이라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가자, 월드컵.”
“으응.”
월드컵이 가장 중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