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143)
형제의 축구-143화(143/251)
형제의 축구 143화
월드컵을 향해
대한민국의 월드컵 명단은 다음과 같았다.
GK 김성규(빗셀 고베), 권순태(전북), 김지현(세레소 오사카).
DF 김기휘(상하이 선화), 홍전호(장쑤 쑤닝), 김영건(광저우 헝다), 이룡(전북), 김진서(페네흐바르체), 장헌수(부리), 박주오(함부르크).
MF 기선용(웨스트햄), 이재석(함부르크), 구자천(아우그스부르크), 남태휘(레퀴야SC), 한윤석(RB 라이프치히), 장결휘(본머스), 백성호(세비야), 권장훈(수원), 한국연(카타르SC), 손형민(토트넘).
FW 한정우(RB 라이프치히), 이성우(세비야), 황휘찬(잘츠부르크).
과거의 젊은 선수들은 이제 고참급 선수들이 되었고, 젊은 피들이 대거 수혈되면서 이번 국가 대표는 역대급 재능을 지닌 선수들이 모였다고 칭찬이 자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젊은 핀들이 역대급 재능들을 자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선배들은 요원했던 유럽 진출을 유소년 시절부터, 그것도 유소년 시스템의 최고봉이라는 라마시아에서 보낸 선수들도 있는 데다가,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유럽 리그 득점왕과 도움왕을 차지한 형제와 같은 선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조 편성도 수월하니 그만큼 기대가 높아졌다.
그렇게 모두의 기대를 안고서 러시아로 향했다.
대한민국 대표 팀의 집결지는 카잔.
국제공항이 위치하고 있는 이곳엔 한국의 월드컵 첫 경기인 우루과이를 상대할 카잔 아레나가 있었다. 한국은 이곳과 페름에 위치한 즈베즈다 경기장에서 헝가리와 스위스를 상대로 친선경기를 펼칠 예정이었다.
“러시아라고 해서 엄청 추울 줄 알았더만, 그것도 아니네.”
정우는 공항을 빠져나오면서 크게 숨을 들이켜며 말했다.
“그러게. 형도 러시아라면 다 추운 동네인 줄 알았다.”
선입견이 이렇게 무섭다, 하고 생각하면서 공항을 빠져나오는 순간, 형제는 눈살을 찌푸려야 했다. 적지 않은 스포트라이트가 형제를 향했기 때문이다.
순간 번쩍이는 그 빛에 눈을 감았다 뜬 정우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여기 한국이야?”
“글쎄…….”
그들의 앞에 적지 않은 한국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중에는 외국인들도 섞여 있었지만, 러시아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한국인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그들은 한국에서 온 기자단들이었다.
형제가 오늘 이곳으로 입국한다는 사실을 알고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형제분! 월드컵에 합류하신 기분이 어떠십니까?”
“러시아에 온 소감 한 말씀 들어 볼 수 있을까요?”
“같은 조에 편성된 우크라이나와 웨일스, 우루과이에서 두 분을 경계 대상 1호로 지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신가요?”
“16강 진출은 자신 있으십니까?”
“월드컵 출전 포부를 들어 보고 싶습니다!”
수도 없는 질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알 수 없는 외국어까지 섞여 있었다.
형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다릴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제는 월드컵에서 주목받는 스타 선수들 중 하나였다.
특히 C조에서는 수아레즈, 카바니, 가레스 베일과 함께 C조를 빛낼 스타로 지명되고 있는 판국이었고, 월드컵 골든보이 후보로도 지목되고 있었다.
당연히 한국에서는 최고의 스타였고, 그런 만큼 지금과 같이 수많은 한국 기자들, 그리고 우크라이나나 웨일스, 우루과이의 기자들이 찾아오는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개중에는 러시아 기자들까지 있었다.
“어, 그, 그게…….”
언제나 그렇듯이 카메라 앞에서 윤석이 딱딱하게 얼어붙는다.
형의 바보 같은 모습을 감추기 위해서 윤석의 옆구리를 쿡 하고 찌르며 정우가 입을 열었다.
“월드컵에 처음으로 출전하게 되어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꼭 좋은 성적으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들께 기쁨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윤석은 감탄 어린 시선으로 정우를 바라봤다.
정우는 어느새 이런 상황에서도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 있었다.
“한정우 선수! 개인적으로 목표가 있으신가요?”
정우는 그 물음에 잠시 생각하다가 씨익 웃었다.
지금 질문을 던진 여기자의 마음을 ‘심쿵’ 하게 만들 웃음이었다.
“목표는 크게 잡을수록 좋겠지만, 괜한 말로 구설수를 만들긴 싫어요. 그냥 좋게 봐 주세요. 기자 누나, 그럴 수 있죠?”
“아, 네…… 네…….”
붉어진 얼굴로 물러서는 여기자를 바라보며 다른 기자들이 감탄을 터뜨렸다.
역시 사람은 잘생기고 볼 일인가!
어느새 정우는 한국에서 팬덤이 형성되고 많은 여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축구계의 왕자로 등극한 상황이었다. 공식 팬 카페의 이름은 번개 왕자 후원회인가 하는, 다소 오글거리는 이름이었지만, 아무튼 정우는 요즘 대세라 불리는 배우들 뺨칠 미청년으로 주목받고 있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팀에 합류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우는 형과 함께 인파를 헤치고 나왔다.
수많은 사람들을 뒤로 하고 간신히 빠져나온 형제를 티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여어, 형제들.”
“티스 씨!”
“여기까지 직접 올 줄은 몰랐네요.”
티스는 형제의 말에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최대 고객들을 두고 내가 어딜 가나? 월드컵 기간 중에도 이적 문의가 쇄도하고 있어서 옆에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지. 형민이도 그렇고.”
“아, 그래요?”
티스는 그저 웃었다.
형제는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뒤에서 그들을 챙겨야 하는 티스는 형제의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었다.
시즌이 마무리되기 전에도 들어오던 이적 문의가 이제는 폭주하고 있었다. 빅클럽이라는 빅클럽은 모두 형제를 원하는 것 같을 지경이었다. 심지어는 둘 다 모두 데려가고 싶어 하는 클럽도 있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 않은가.
그 와중에 형제의 계약 기간이 이제 1년 반을 남겨 둔 상황인지라 RB 라이프치히도 형제를 붙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RB에서 주급 12만 유로, 그리고 고액의 계약금을 제시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
형제를 태우고 대한민국 선수들이 머물고 있는 호텔로 향하면서 티스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왔다.
“12만 유로면 얼마야, 1억 5천 정도? 그 정도 되네요?”
“그게 계산이 되냐?”
단숨에 환율을 계산하는 정우를 보고 윤석이 놀라서 물었다.
“후후후, 내가 알고 보니 셈이 빠르더라고.”
“돈독이 제대로 오른 거군.”
윤석은 돈에 있어서는 천부적인 감각을 가진 정우에게 감탄사를 터뜨렸다.
그것은 그거고…….
“제안이 아무리 좋더라도… 솔직히 말씀드리면 다른 곳으로 가고 싶어요.”
윤석이 말했다.
분데스리가도 훌륭한 리그고, RB 라이프치히도 훌륭한 구단이었다.
하지만 윤석은 더 큰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데스리가 그 이상.
계약이나 규모가 아니라 더 많은 뛰어난 선수들이 뛰는 그런 곳에서 성장하고 싶었던 것이다.
“정우, 너는?”
“저도 형과 같은 생각이죠.”
형제의 대답을 들은 티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분데스리가보다 큰 무대라면 프리메라리가와 EPL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대세를 꼽자면 역시 EPL이었다. 각 리그에서 명장이라 불리던 감독들이 몰려들었고, 세계적인 선수들이 두루 포진하며 다른 리그에 있다면 리그 상위나 우승을 노려볼 팀들이 못해도 다섯 곳 이상이나 되었다.
우승을 위해 마지막까지 여러 팀이 치열한 유일무이한 빅리그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중국 자본, 오일 머니 등이 뒤섞이면서 점점 더 선수들을 갈퀴로 쓸어가고 있어서 클럽들의 재정 규모도 다른 리그와 스케일이 달랐다.
“EPL에서도 자네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지. 맨유, 아스날, 토트넘, 맨시티, 첼시, 리버풀…….”
“잠깐, 그거 지금 리그 팀들 나열하는 거 아니죠? 정말로 우리를 요구하는 곳인 거죠?”
“그래. 아니면 바르셀로나나 레알 마드리드는 어떤가? 그쪽에서도 관심을 보이던데.”
형제는 티스의 말에 입을 허, 하고 벌렸다.
거의 모든 팀들이 형제를 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은가.
“으음…… 일단은 생각해 보겠습니다.”
윤석은 그리 생각하며 신중하게 생각했고, 정우는 환한 얼굴로 말했다.
“돈을 가장 많이 주는 곳으로!”
“으이구.”
그렇게 이적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어느새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 안에는 선수단 모두가 없었고, 예약된 방에 짐을 푼 형제는 곧 바로 나와서 대표 팀이 훈련을 하는 곳으로 향해야 했다. 피곤하긴 했지만, 오늘 훈련을 하지 않더라도 얼굴을 비추기 위해서였다.
[오, 윤석! 정우!]그 둘을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스틀링켈이었다. 스틀링켈 감독이 환하게 웃으며 양팔을 벌려 두 사람을 맞이했다.
수많은 선수들이 있지만, 스틀링켈에게 있어서 최고의 복덩이들이 아니던가.
[자네들이 오기를 기다렸지.] [안녕하세요, 감독님.]능숙한 독일어로 자신에게 인사를 건네는 형제를 스틀링켈은 흐뭇하게 바라봤다.
[이제 내 선수들이 모두 모였군.]스틀링켈은 그리 말하며 부푼 가슴으로 형제를 바라보다 훈련장에서 공을 주고받고 있는 선수들을 바라봤다.
형제는 물론이고 유럽 무대에서도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다. 이 정도면 정말로 아시아 최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월드컵의 강팀들도 감히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문제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중원에서부터 공격진만큼은 세계 어디를 내놓아도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는 팀인 것은 사실이기도 했다.
그 가운데 감독과 대화를 나눈 뒤 형제는 대표 팀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정우를 보고 선수단이 하던 훈련을 멈추고 웃으며 형제를 반겼다.
“이야, 득점왕이다!”
황휘찬의 외침에 정우가 어깨를 활짝펴며 으쓱했다.
“나도 못 해 본 걸, 대단한 녀석이 오셨네.”
손형민이 그런 정우를 보고 웃었다.
“어째 윤석이는 더 큰 것 같다?”
기선용이 윤석을 보고 말했다.
“한…… 1센티미터 큰 거 같아요.”
“……그만 커.”
기존의 선수들은 형제를 반겼지만, 라마시아 출신의 세 선수는 어색한 얼굴로 뒤에서 형제를 바라봤다. 기이하리 만치 국가 대표 팀에서도 마주친 적이 없어 또래임에도 불구하고 안면식도 제대로 없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경쟁 심리도 있었다.
한때만 해도 비교도 되지 않았던 형제였고, 한국의 주목도는 라마시아 삼인방에게 향해 있었다. 그게 불과 한 시즌 만에 달라지고 말았다. 그들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았고, 형제를 향한 주목도는 갈수록 올라가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삼인방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 주고 있어서 원래라면 그들에게 많은 기대와 관심을 가졌을 법도 하지만, 형제가 보여준 임팩트가 너무나도 강했다.
한국, 아니, 아시아에서 형제와 같은 활약을 보여 준 선수가 전무하다시피 했으니 말이다.
아시아에서 이룩한 모든 기록을 이번 시즌에 몽땅 갈아치우다시피 한 형제가 아니던가.
“와, 크긴 크다.”
그 가운데 장결휘가 감탄 섞인 목소리로 말하며 윤석을 바라봤다.
그야말로 거인이었다.
“그러게, 몸싸움하다가 골로 가겠네.”
“으음…….”
동년배 친구들을 유심히 보는 그들과 마찬가지로 형제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지 못한 그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안녕?”
정우가 먼저 나서서 라마시아 삼인방에게 인사를 건넨다.
순간 당황해 우왕좌왕하던 차, 이성우가 당당하게 앞으로 나서며 정우에게 손을 내민다.
“그래, 안녕. 뛰는 건 TV에서 잘 봤다.”
“나도 봐서 알지. 반갑다.”
정우가 성우의 손을 마주 잡았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선배들은 웃음을 지었다.
지금은 비록 막내이지만,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가야 할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