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144)
형제의 축구-144화(144/251)
형제의 축구 144화
월드컵 전야
카잔엔 적지 않은 한인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먼 타지에서 열리는 자국의 대표 팀의 친선경기를 보기 위해 카잔 아레나를 찾았다.
헝가리와 친선경기.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는 어느덧 전반이 지나 후반전이 한참 진행되고 있었다.
-아, 네……. 경기 어느덧 후반 19분. 스코어는 여전히 헝가리가 앞서가는 2 대 1입니다.
-선제골로 전반 초반 분위기까지는 좋았는데요. 약점으로 지적되던 부분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어요. 이러면 안 됩니다, 대한민국.
-약점 말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항상 지적되던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의 간격 유지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넓은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데다가, 수비 라인 자체적으로도 호흡이 맞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수비 라인을 조율이 되어야 하는데 서로가 서로를 확인하지 못하고 어긋나고 있어요. 두 번의 실점의 결정적인 원인이 바로 이것입니다. 홍전호 선수가 김영건 선수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하고 두 사람다 한 선수를 놓치는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이러면 곤란해요.
-그렇군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비록 친선경기라고 하지만 이번 경기는 월드컵을 앞두고 최종 점검을 위한 자리에요. 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해서는 안 되는데 지금 선수들, 경기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록 직전에 시즌을 마무리해 육체적으로 지친 상황이라고 하지만 이래서는 안 됩니다.
성공적인 선수로, 그리고 해설로도 위명을 높이고 있는 이형표가 날카롭게 지금의 대표 팀을 질타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첫 번째 친선경기.
비록 유럽 국가의 팀이긴 하지만 피파 랭킹으로도, 그리고 객관적인 전력으로 따져 봐도 결코 뒤져서는 안 되는 헝가리에세 한국이 1점 차이로 뒤지고 있었다.
전반 10분, 황휘찬이 선제골을 넣을 당시에만 해도 상황은 좋았다.
하지만 전반 30분, 34분에 연이어 골을 허락하면서 전세가 뒤집어졌다.
경기 내용 자체는 한국이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 가고 있는 형세였지만, 헝가리의 수비가 제법 만만치 않았다.
“헝가리 아재들이 욕하는 거 아니냐? 이런 팀도 월드컵 나가는데…… 하고 말야.”
벤치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던 이성우의 말에 정우가 풋, 하고 웃다가 정색하고는 말했다.
“이런 팀이라니, 우리가 어때서.”
“왜, 경기 내용만 보면 가관이잖아. 이러니 중국화, 중국화하지.”
“그래도 선배들인데 말조심해.”
“이런 거에는 너 은근 꼰대 기질 보인다?”
“쉿. 쉿.”
어려서부터 해외에서 뛰어 온 성우는 말에 거침이 없었고, 선배라고 해도 못한다면 가차 없이 평가하고는 했다.
“뭣들 그리 말이 많아, 얼른 경기 나설 준비해라.”
그런 그들에게 신태형 코치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올림픽 대표 감독으로서 활약한 신태형은 월드컵을 앞두고 성인 팀에 합류해 스틀링켈을 보좌하고 있었다.
“넵!”
“알겠습니다.”
성우와 정우가 단숨에 군기가 바짝 든 척 자세를 바로 하고 외친다.
그런 두 사람을 보고 신태형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처음에는 서로 간을 보던 녀석들은 성격이 잘 맞은 모양인지 요즘은 둘이서 개그 콤비를 자처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 팀, 선수 교체를 단행하는 것 같네요.
IN 15 / OUT 18
IN 8 / OUT 16
IN 13 / OUT 17
IN 11 / OUT 7
-장결휘 선수가 남태휘 선수를 대신해서 들어갑니다. 한국연을 대신해서 한윤석, 권장훈 선수를 대신해서 백성호, 이어서 손형민 선수 대신 이성우가 들어갑니다. 그리고…… 이어서 오늘 스틀링켈 호의 마지막 교체 선수.
IN 10 / OUT 9
-황휘찬의 자리를 한정우 선수가 대체합니다.
-기다리던 선수들이 모두 들어오네요.
-대한민국 대표 팀의 젊은 피들이 대거 출전합니다!
“와아아아!”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려온다.
모두가 기대하던 젊고 유망한 선수들의 투입이 불러온 함성 소리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들을 기대하고 보는 월드컵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 선수들을 기대할 수밖에 없죠. 적절한 타이밍에 교체입니다.
-특히나 형제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그럴 수밖에요. 대단한 선수들입니다. 한국에서, 아니, 아시아에서 이런 선수들이 없었어요. 어마어마한 선수들입니다. 이런 선수들이 형제라는 게 더 놀랍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유전자죠?
해설들의 분위기조차 밝아졌다.
그만큼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이리라.
그건 비단 관중과 해설, 대한민국 국민들뿐만이 아니었다.
다만 기대가 아닌, 긴장 어린 시선이지만 말이다.
지금 투입되는 다들 유럽의 빅리그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해 내고 있는 뛰어난 선수들이었다. 무엇보다 독일 득점왕과 도움왕을 무시할 수 있는 선수들이 어디 있는가.
RB 라이프치히의 동료인 윌리 오반은 특히 더욱더.
윌리 오반은 긴장한 표정으로 외쳤다.
[다들 긴장해! 한정우는 발이 빠르지만, 실제로 보면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다!]윌리 오반은 자신의 동료 수비수들에게 그리 외치고 다시 시선을 돌렸다.
수비 라인에게 한정우를 경계하라고 했지만, 가장 위험한 사내는 사실 따로 있었다.
[윤석…….]RB 라이프치히의 듀란.
뭇 사람들은 고작 한 시즌 만에 듀란이라는 호칭으로 그에게 환호하는 라이프치히의 사람들을 비웃을지 모르겠지만, 오반은 그 말이 누구보다도 와닿는 사람이었다.
그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등번호 6번.
그는 그야말로 듀란이요, 황제였다.
[윤석은…….]윤석의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하던 오반은 이내 입을 다물었다.
[윌리, 표정 좀 풀어. 아무리 그래도 지금 같은 분위기면 역전하기 힘들 거야! 우리가 잘하면 그만이야.]동료의 말에 오반은 더욱더 표정을 굳혔다.
그 가운데 경기가 이어졌다.
중원에서 공을 가진 윤석이 좌측에 선 이성우에게 공을 패스했다. 이성우가 단숨에 측면을 피해 중앙으로 파고들어 오다가 정우에게 공을 보낸다.
정우의 앞을 헝가리의 중앙 수비수 한 명이 막아선다.
바짝 붙어오는 그를 바라보며 정우는 웃었다.
[윌리에게 소문 못 들었나 봐?] [음?]수비수의 표정이 기묘하게 변하는 순간, 정우가 사라졌다.
놀란 수비수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뒤를 돌아보니 정우는 질풍같이 달려 나가고 있었다.
[내가 꽤 빠르거든!]정우가 이를 드러내며 웃는 순간.
[어딜!]오반이 정우에게 달려들었다.
[여, 윌리!]정우가 씨익 웃으며 오반의 앞에서 멈춰서는 순간.
[여기는 어렵다.] [글쎄?]정우의 발 앞에 공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아니!]오반의 시선이 옆을 향한다.
언제 달려 나온 것일까?
최전방까지 침투해 들어온 윤석이 공을 받아 그대로 슈팅했다.
콰앙!
공이 터지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요란한 소리와 함께 공이 골 망을 갈랐다.
“와아아아!”
수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윤석이 양팔을 활짝 벌리며 오연하게 섰다. 그 특유의 세리머니 앞에 헝가리 선수들이 멍하니 그를 바라봤고, 오반은 고개를 저었다.
[뭔 말을 해도 막을 수 없지.]골대 앞에 선 뒷모습을 보며 오반은 혀를 찼다. 동료라면 한없이 든든한 모습이지만, 적이라면 두렵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는 윤석의 동점 골과 장결휘의 추가 골로 3 대 2 승리로 마무리하게 되었다. 공격진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수비수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역대급 최악의 수비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이어서 펼쳐진 스위스와 경기.
이날 경기는 공격진의 화려함을 그대로 보여 준 경기였다.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받는 스위스를 상대로 한국은 손형민, 황휘찬, 한정우가 나란히 골을 넣으며 국민들을 기쁘게 했다.
문제라면 여전히 수비.
먹어서는 안 되는 골을 헌납한 것이다.
그나마도 한윤석이 앞에서 버티지 않았다면 더 많은 골을 헌납했을 거라는 의견이 나오는 경기였다. 그런 경기를 보여주고도 스틀링켈은 월드컵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말 그대로 화려한 공격진과 중원을 믿은 것이다.
-경기는 결국 이기면 된다. 우리는 이길 준비가 되어 있다.
그의 포부가 그대로 드러나는 이야기였다.
한편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포털 사이트에서는 수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스틀링켈 포부 보소 ㅋㅋㅋㅋㅋ
-1골 먹으면 2골 넣겠다는 소리? ㅁㅊㅋㅋㅋㅋㅋ
-그럴 만한 공격진 아니냐? 그래도 우리 공격수들은 ㅇㅈ
-미드필드도 괜찮다고 봄.
-한윤석이 혼자 다 해 먹을 수 있을 느낌.
-이렇게 이야기하니 존나 기대되긴 하네. 바르셀로나 라마시아 출신인데다가 프리메라리가에서 주전급 출장하는 선수들에다가 프리미어 리그 선수, 분데스리가 득점왕, 캡틴…… 와, 이렇게 두고 이야기하니 정말 역대급 커리어네.
-황금 세대는 지금을 두고 하는 이야기인가요?
-황금 세대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2002년만큼은 불가능할 듯.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지, 현실을 직시할 때가 되지 않았냐? 언제 적 2002년이냐?
└맞음. 아무리 잘해도 그런 성적은 힘들다는 거 누구나 알고 있음.
└난 8강 진출만 해도 대단하다고 생각.
-아무튼 기대된다.
사람들의 기대감은 갈수록 커져갔다.
그리고 마침내.
-여기는 카잔 아레나! 기다리던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월드컵 C조 첫 경기! 대한민국 대 우루과이의 경기가 잠시 후 펼쳐집니다.
-오늘 많은 교민들이 카잔 아레나를 찾아와 줬습니다.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힘이 되어 주리라 생각되네요. 이곳 시간이 현재 오후 1시, 대한민국의 시간으로는 오후 7시가 되겠습니다. 광화문 거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길거리 응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서 오늘 대한민국 대표 팀의 승리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이형표 위원님, 오늘의 경기 결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네, 우루과이는 절대로 만만한 팀이 아닙니다. 현 시점에서 피파 랭킹은 4위로 대표적인 선수는 루이스 수아레즈가 있습니다. MSN 라인의 한축을 구성하고 있는 이 선수는 호날두와 메시 그다음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대단한 선수입니다. 그 외에 에딘손 카바니, 호세 히메네스, 디에고 고딘, 가스톤 라미레즈와 같은 선수들이 있습니다. 우리 대표 팀은 수아레즈와 에딘손 카바니를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통상적으로 이런 선수들 때문에 뛰어난 공격진만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팀의 수비진도 쉽지 않습니다. AT 마드리드에서 활약하는 호세 히메네스, 디에고 고딘이 중심이 되는 탄탄한 수비벽을 뚫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우리 대표 팀의 공격력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이 선수들을 잘 공략해 선제골을 만들고 우루과이의 공세를 잘 막아 낸다면 승리도 가능할지 모릅니다.
-네, 그렇게 말씀하니 기대가 됩니다. 아, 이제 양 팀의 국가가 울려 퍼지고 이어서 경기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그 전에 오늘 선발 라인업을 보고 가시겠습니다. 먼저 대한민국입니다.
FW 한정우.
MF 손형민, 구자천, 이성우, 기선용, 한윤석.
DF 김진서, 김영건, 홍전호, 장헌수.
GK 김성규. 이상입니다.
-스틀링켈 감독이 우루과이를 상대로 최고의 라인업을 구상했습니다. 풍부한 경험과 실력을 겸비한 구자천과 기선용, 손형민, 그리고 분데스리가 득점왕인 한정우를 전방에 투입하면서 공격력을 강화하고 중원에는 한윤석이 있습니다.
-네, 정말 기대할 수 있는 스쿼드 같습니다. 이어서 우루과이의 라인업입니다.
FW 수아레즈, 카바니.
MF 가스톤 라미레즈, 마티아스 베치노, 토레이라, 알바로 곤살레즈.
DF 가스톤 실바, 디에고 고딘, 호세 히메네스, 막시 페레이라.
GK 무슬레라. 이상입니다. 우루과이도 세대 교체가 한참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연륜 있는 선수들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기를 운영할 생각인 것 같습니다. 우루과이 감독은 C조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로 우리 대한민국을 지목한 만큼 단단히 준비한다는 느낌이네요.
-가레스 베일이 있는 웨일스가 아닌 우리나라를 더욱더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요?
-가레스 베일, 램지와 같은 선수가 있는 웨일스도 분명 쉬운 팀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평균적인 선수들의 수준을 생각한다면 우리나라의 선수들의 객관적인 전력이 더 앞설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수아레즈 선수가 직접 언급할 정도로 형제를 매우 경계하고 있기도 합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형제에게 당한 전력이 있어서 형제를 잘 알고 있거든요.
-새삼스럽게 형제가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그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2골을 집어넣으면서 결국 챔피언스 리그 실버 부츠를 차지한 한정우 선수 아니겠습니까?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어요, 8강에서 탈락했지만 무려 13골, 이와 같은 기록을 가지고 있는 스트라이커도 드뭅니다. 공격수 가뭄에 시달리는 우리나라에 한정우 선수는 국보나 다름없어요.
이형표는 기대되는 얼굴로 자신의 후배들을 바라봤다.
멀리서 보이는 선수들은 과거 자신이 달고 있던 태극 마크를 달고서 월드컵에 나서고 있었다.
불안한 부분도 사실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할 수밖에 없는 스쿼드.
“잘해라…….”
해설 중 마이크를 꺼 둔 사이 이형표는 후배들을 응원했다.
그렇게…….
월드컵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