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159)
형제의 축구-159화(159/251)
형제의 축구 159화
천적
레드불 아레나가 활기차다.
만석의 경기장에서 홈 팬들의 응원 소리가 한가득 울려 퍼진다.
서로를 마주 보는 황소의 깃발 아래 라이프치히 팬들이 열정적으로 응원가를 부르는 지금.
-9라운드! RB 라이프치히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가 펼쳐집니다! 분데스리가 최대의 빅매치입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인 필립 코쿠는 말했습니다. RB 라이프치히를 상대로 하는 치욕적인 과거를 오늘 청산하겠다고 말이죠!
-치욕적입니다. 지지난 시즌, 한정우에게 4골로 무너진 이후 바이에른 뮌헨은 단 한 번도 리그에서 RB 라이프치히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3연패!
-그리고 그 모든 경기에서 골을 넣은 것은 다름 아닌 RB의 블리츠, 한정우입니다. 한정우는 리그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고작 세 번 만났을 뿐이지만 통산 8득점으로 RB 라이프치히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로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뮌헨의 입장에서 연속으로 해트트릭을 헌납한 유일무이한 상대이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뮌헨 킬러입니다! 뮌헨의 선수들, 팬들은 한정우를 보면 경기를 일으킬 겁니다.
바이에른 뮌헨이 이렇게 고전한 상대가 누가 있을까?
분데스리가에서는 적수가 없다고 불리는 최강의 팀임에도 불구하고 RB 라이프치히를 만나면 바이에른 뮌헨은 마치 고양이 앞의 쥐라도 된 것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오늘 레드불 아레나를 찾은 사람들은 오늘 경기도 그렇게 되리를 기대하면서 열을 올리고 있었던 거다.
[다들 알다시피 바이에른 뮌헨은 오늘 정말로 단단히 준비하고 나왔을 거다. 게다가 이 녀석들은 우리 뒤를 바짝 추격해오고 있는 경쟁자지. 귀찮은 녀석들인 만큼 오늘 우리는 반드시 이 녀석들을 이겨서 귀찮음을 덜어 내야 할 거야.]하센휘틀이 선수들에게 열변을 토했다.
3연승.
이렇게 된 거 바이에른 뮌헨에게는 절대로 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하센휘틀이었다.
그것은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분데스리가 최강, 분데스리가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 팀이었다.
이들을 이기고 주어지는 쾌감, 성취감은 분명 다른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것 이상일 게 분명했다.
[정우, 특히 너를 경계할 거니 조심하도록. 부상을 입혀서라도 너를 무릎 꿇릴 생각일지도 모른다, 저 녀석들은 말이지.]하센휘틀의 말에 정우가 어깨를 으쓱했다.
[경계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오히려 좋죠. 제가 미끼라도 되어 줄까요?]정우의 자신감 어린 말에 하센휘틀이 씨익 웃었다.
[그거 괜찮네. 녀석들이 너만 보고 질질 끌려 다니는 것을 상상만 해도 유쾌해지는데?] [하하하.]정우와 선수들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8연승, 포칼컵과 챔피언스 리그까지 합치면 무려 12연승을 달리고 있는 자신들이었다.
자신 있었다.
그게 아무리 바이에른 뮌헨, 아니, 바이에른 뮌헨이기에 더더욱 말이다.
-오늘의 선발 라인업입니다. 홈팀 RB 라이프치히의 라인업입니다.
FW 한정우, 젤케, 로벤.
MF 한윤석, 긴터, 브란트.
DF 헥토르, 조나단 타, 쉴레, 헨라취.
GK 조 하트. 이상입니다. 4-3-3이라는 공격적인 포메이션에 독일 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네요. 바이에른 뮌헨을 잘 아는 만큼 효율적인 공격이 기대됩니다. 이어서 바이에른 뮌헨입니다.
FW 뮐러.
MF 로드리게스, 이스코, 헤나투 산체스, 알칸타라, 키미히.
DF 알라바, 훔멜스, 보아탱, 로베르토.
GK 노이어. 이상입니다. 중원을 단단히 해 두는 뮌헨입니다. 윤석을 경계한다고 보는 게 맞겠죠?
-그렇습니다. 헤나투 산체스, 알칸타라, 키미히 모두 볼 배급 능력이 뛰어나고 중원의 두 미드필더는 공격적인 성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비적인 능력도 출중한 미드필더들입니다. 윤석을 압박하고자 하는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에게 항상 중원을 내주고 밀리는 것을 대비한 거죠.
뮌헨의 선수들이 결연한 표정으로 필드 위에 올랐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지난 시즌에도 바이에른 뮌헨에 있었고, 치욕적인 순간을 맞이하고 고개를 숙였던 선수들이었다.
그런 만큼 오늘 경기를 맞이하는 그들의 마음가짐이 결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또다시 패배는 없다.
그런 마음으로 말이다.
반대로 들어오는 라이프치히의 선수들은 여유로웠다. 이미 세 번을 이긴 상대, 게다가 11연승으로 인해 자신감이 극에 달한 모습이었다. 아무리 상대가 강해도 질 것 같지 않았다.
휘슬소리가 울려 퍼지는 동시에 경기가 시작되었다.
RB 라이프치히의 선축이었다.
젤케와 로벤이 공을 주고 앞으로 달려 나갔고, 로벤은 후방으로 공을 돌리며 자신 역시 앞으로 나아갔다.
공이 빠르게 뒤로 이어지면서 라이프치히가 진영을 가다듬는 사이에 바이에른 뮌헨도 분주히 앞으로 밀고 올라와 압박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율리안 브란트, 쉴레에게, 쉴레가 헨라취에게! 바이에른 뮌헨은 분주하게 공을 쫓습니다.
오늘 양쪽 미드필더로 나선 이스코와 로드리게스는 본래 있어야 할 위치보다 가운데로 몰려서 간격을 좁히고 중앙에서 활동하는 모습이 강했다.
그런 그들의 자리에는 로베르토나 알라바가 올라와 측면 윙어처럼 움직이며 최전방에 다섯 명의 선수들이 라이프치히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 뒤에는 알칸타라와 산체스가 긴터를 가운데에 두고 움직이고 있었고, 그 뒤에는 키미히가 보조하고 있었다.
이들이 파도처럼 밀고 들어와 압박한다면 그 어떤 팀이라고 해도 부담 받을 수밖에 없는 위력적인 진영이었다.
라이프치히도 마찬가지였다.
수비 라인은 자신들의 양옆에서, 그리고 앞에서 압박하고 들어오는 바이에른 뮌헨에게 부담을 느꼈다.
-바이에른 뮌헨이 시작부터 공격적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합니다. 후방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거의 모든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리스크가 큽니다. 로베르토와 알라바의 체력 소모가 상당히 클 것 같은데요. 하지만 효과는 있습니다. 라이프치히가 앞으로 볼을 전개하지 못하고 있어요.
중원으로 공을 보내면 언제 최전방에 있었다는 듯 좁은 간격을 통해 빠르게 후방으로 내려와 중원을 압박하는 이스코와 로드리게스 덕분에 쉽게 공을 앞으로 전개하지 못하고 다시 수비 라인이 공을 받아 볼을 돌리는 상황이 생겨났다.
윤석도 그 틈에 어떻게든 탈압박을 시도하려 했지만, 윤석이 공을 잡자 알칸타라, 산체스, 키미히는 물론이고 다른 선수들까지 모두 달려와 윤석을 압박하는 통에 윤석도 마음대로 뭔가를 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단숨에 10분이 흘러갔다.
윤석은 혀를 내둘렀다.
“진짜 단단히 벼르고 왔나 보네.”
상황이 여의치 않자 라이프치히는 공격진들까지 내려와 공을 어떻게든 앞으로 전개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그런 상황이 바이에른 뮌헨의 모든 선수들이 하프라인 너머까지 올라와 더욱더 간격을 좁히는 결과를 낳았다.
시작부터 거친 그들의 압박은 라이프치히의 생각 이상으로 어려웠다.
그 가운데 볼을 뺏기지 않은 것은 대단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공을 계속 간수하기란 어려운 법.
기어코 알칸타라가 조나단 타에게서 공을 빼앗으면서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이 이어졌다.
공을 뺏자마자 자신의 몸을 추스를 틈도 없이 알칸타라가 이스코에게 공을 보냈고, 이스코는 그대로 쉴레의 뒤로 공을 찔러 넣었다.
뮐러가 쉴레를 밀어 내면서 앞으로 달려 나와 공을 잡기 위해 움직인다.
-조 하트!
하지만 아쉽게도 조 하트가 한발 빨리 달려 나와 공을 전방으로 차 낸다.
킥력이 좋은 조 하트이기에 공은 단숨에 하프라인을 넘어 수비 라인의 뒤로 떨어져 내린다.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좋아하는 선수가 있어요!
-블리츠!
그 틈에 정우가 눈을 빛내며 미친 듯이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로베르토가 다급하게 정우를 마크하며 따라 달렸지만, 정우와 간격이 순식간에 벌어지기 시작한다.
보아탱과 훔멜스도 분주하게 달려가면서 다가오는 정우를 견제하면서 공을 잡기 위해 움직인다.
다행히 너무 멀리 뻗은 탓에 정우가 미처 달려 나가기 전에 노이어가 멀찍이 나와서 측면라인 바깥으로 공을 걷어 낼 수 있었다.
-기습적인 역습 상황에서 바이에른 뮌헨의 간담이 철렁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노이어가 나오지 않았다면 수비수들을 따라잡고 정우가 공을 잡고 달려 1대1 상황을 만들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노이어는 눈을 부릅뜨며 멀리서 입맛을 다시는 정우를 바라봤다.
[이번에는 절대로 골을 안 내줄 거라고.]세계 최고의 골키퍼.
무실점 선방부터 연속 무실점 행진 등등 자신이 왜 세계 최고인지 보여 주며 부폰의 뒤를 이어 시대의 골키퍼로 자리 잡은 노이어였지만, 그에게도 치욕적인 커리어가 있었다.
단 한 선수에게 3경기 만에 무려 8골이나 헌납한 치욕적인 커리어.
그 주인공이 아쉬운 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어찌 전의가 불타오르지 않겠는가.
[오늘은 막는다.]한국에서 만만한 상대를 밥이라고 표현한다는 것을 알고 한 기자가 노이어는 정우의 밥이라는 칼럼을 냈었고 그 칼럼이 실린 신문을 갈기갈기 찢는 걸 SNS에 개재할 정도로 한정우 트라우마에 빠진 노이어였다.
[저 자식, 나 좋아하나?]눈에 불을 켜고 자신을 바라보는 노이어를 보고 정우는 질색이라는 표정으로 그리 말하면서 걸음을 옮겼다.
한껏 진지한 상황에서 정우의 말을 들은 보아탱이 빵 터져서 웃는다.
-아, 정우가 뭐라 말하고 그걸 들은 보아탱이 웃음을 터뜨립니다.
-무슨 이야기가 나왔던 걸가요? 보아탱이 한정우를 보고 엄지를 내밀었다가, 노이어를 바라보며 다시 웃네요. 노이어와 정우와 관련된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노이어는 한정우 트라우마를 자처할 정도로 한정우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렇게 많은 골을 매 경기마다 먹었으니 그럴 수밖에요. 가장 최근 경기에서는 더 이상 한정우에게 실점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큰 소리쳤다가 1골을 먹고 패배해서 조롱거리가 되었죠?
-그때 노이어가 은퇴 선언할 뻔했다고 하네요.
-그 정도로 한정우에 대해서 이를 갈고 있다는 소리일 겁니다.
바이에른 뮌헨은 정말 열심히 라이프치히를 파고들었다.
이번에는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듯 화려한 공격진들이 이곳저곳 들쑤시기 시작했다.
라이프치히는 공격적인 포메이션과 달리 몸을 웅크리고 라인을 내린 상태로 그들의 공격을 받아 내고 있었다.
평소라면 저돌적으로 밀고 나갔을 라이프치히가 수세에 몰린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센휘틀은 팔짱을 낀 채 태연하게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번 시즌 풀백을 포함해서 다섯 명의 선수들이 수비 라인을 압박하면서 최전방에서 공을 탈취해 빠른 시간 안에 골을 넣는 것이 바이에른 뮌헨의 패턴이었는데, 케이타보다 수비적인 모습이 더욱더 강한 긴터는 수비수로서도 뛸 수 있는 선수인 만큼 수비 라인과 일직선상에서 단단하게 그들의 압박을 버텨 내는 데 일조하고 있었다.
반대로 이와 같은 상황에서 수비에 적극 가담하고 있는 윤석이 그 앞에서 지원하는 수준에 그쳐 있었다.
이쯤 되자 코쿠 감독도 라이프치히가 무엇을 노리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쉬이 공을 뺏기지 않을 자신 말이다.
설령 공을 뺏긴다 하더라도 그 공이 누구에게 갈지도 간파하고 있었다.
바로 윤석.
하지만 알칸타라, 산체스, 키미히의 압박을 윤석이 쉬이 벗겨 내 역습을 이어 가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그들에게서 공을 지켜 낼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역습이 지연되고 그사이 풀백들은 내려가고, 공격진들도 내려와 공을 뺏기 위해 압박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피지컬만으로도 탈압박 능력으로는 세계 최고라고 손꼽히는 한윤석이라도 어쩔 수 없으리라.
-라이프치히, 이대로 가다가는 득점을 허용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입니다.
-평소와 다르게 너무 지나칠 정도로 수비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라이프치히네요.
-아니죠, 바이에른 뮌헨의 패스와 압박이 환상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간에서 가로채기도 힘들 정도로 정확한 패스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를 잘 차단하고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라이프치히의 수비 라인도 대단하긴 합니다.
해설이 라이프치히의 수비 라인을 칭찬하기 무섭게 상황이 바뀌었다.
이스코가 조나단 타의 뒤를 노리고 공을 찔러 넣은 공이 조나단 타가 무심코 뻗은 다리에 맞아 차단당한 것이다.
혹시나 싶어 뻗은 발이 공을 막아 내자 조나단 타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그는 자세를 바로잡고 간신히 공을 수습하면서 어느새 자신의 앞으로 달려온 이스코와 로베르토를 피해 윤석이 있는 쪽으로 힘 있게 공을 패스했다.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지근거리에 있던 알칸타라와 산체스, 키미히가 움직인다.
윤석은 그들의 위치를 쓰윽 훑어보며 뒤로 돌아 공을 오른발로 낚아채 다시 빙글 돌아 앞을 바라보며 오른발이 가져온 공을 왼발로 힘껏 찼다.
세 사람이 다가오기 전에 단숨에 공은 그들의 머리 위를 지나 전방을 향해 뻗어갔다.
윤석을 압박하기 위해 미드필더가 올라간 상황인지라 보아탱과 훔멜스만이 지키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의 진영에 정우가 바람같이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힘껏 찬 것 같지도 않은 공은 보아탱과 훔멜스가 따라잡기 힘든 위치에 떨어지고 있었다.
그 위치가 절묘해 노이어가 달려 나가 공을 수습하기에도 시간이 걸리는 곳이었다.
그런 공을 차지하기 위해 정우가 달리고, 보아탱과 훔멜스가 달린다.
좀 더 가까운 보아탱과 훔멜스였지만, 정우는 단숨에 그들을 따라잡았다.
보아탱이 정우를 의식하고 몸을 움직여 정우 쪽으로 바짝 붙어 온다.
정우는 보아탱을 바라보지 않았다.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공을 향해 발을 내밀고 있었다.
그 순간.
턱!
보아탱도 공을 향해 발을 내민다.
정우는 순간 눈을 빛내며 보아탱이 내미는 다리에 자신의 다리를 내밀었다.
쿵!
정우가 마치 보아탱의 다리에 걸려 넘어지는 것 같은 상황이 연출되었다.
다분히 의도한 상황.
이런 상황을 겪어 본 기억이 나면서 보아탱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정우가 필드 위에 나뒹굴다 자신의 다리를 붙잡고 고통을 호소한다.
삐익!
주심이 다급하게 다가와 그런 정우와 보아탱의 사이에 서서 보아탱을 엄한 눈으로 바라본다.
보아탱은 억울하다는 듯 정우가 일부러 저러는 것이라며 항의했지만, 주심은 엄한 얼굴로 그대로 카드를 내민다.
-레, 레드카드! 주심이 보아탱에게 가혹한 형벌을 내립니다!
-옐로카드라면 모르겠는데, 레드카드는 너무 엄격한 기준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이건 어드밴티지를 감안하더라도 너무 과하지 않나 싶습니다!
붉은색 카드를 본 홈 팬들이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사이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주심에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보면서 선수들을 다독여야 할 주장 노이어였으나, 오히려 그가 제일 붉어진 얼굴로 주심에게 나서고 있었다.
항의가 계속되고 그들이 더욱더 흥분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자 주심은 노이어에게 다시 옐로카드를 내밀었고, 이어서 훔멜스에게도 옐로카드를 내밀었다.
주심이 강건하게 상황을 수습하는 사이 정우는 젤케가 내민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결정은 번복할 수 없습니다. 바이에른 뮌헨, 침착해야 해요.
-주심이 옐로카드로 상황을 수습하면서 프리킥 위치에 스프레이를 뿌립니다. 페널티에어리어에서 6미터가량 떨어진 정면 위치인데요, 잘하면 득점으로 연결될 수도 있는 위치입니다.
[프리킥, 네가 찰 건가?]로벤의 물음에 정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친 곳은?] [없어, 괜찮아.]정우가 씨익 웃음을 흘리자 로벤도 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레드카드는 정우가 의도한 게 아니었지만, 반칙은 정우가 유도한 것인 만큼 지금 상황이 재미있게 돌아가고 있었다.
뮐러와 알라바가 중재하면서 항의를 멈춘 뮌헨의 선수들이었지만 여전히 잔뜩 붉어져 흥분한 상태로 수비벽을 만들고 경기에 임할 준비를 한다.
프리킥을 찰 준비가 얼추 되자 주심은 휘슬을 불었다.
정우는 주심의 휘슬과 함께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정우가 한 곳을 유심히 바라본다.
그 시선 끝에는 노이어가 씹어 먹을 듯 흉신악살과 같은 표정을 하고서는 정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우는 그런 노이어를 보고서 씨익 웃으며 그대로 달려 나갔다.
뻥!
공이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골대를 향해 뻗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