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176)
형제의 축구-176화(176/251)
형제의 축구 176화
4-1-2-1-2, 흔히 다이아몬드 진형의 4-4-2라 불리는 포메이션은 많은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포메이션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포메이션이 자주 기용되던 시절의 꽃은 다름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
다름 아닌 지네딘 지단이 전설적인 활약을 펼치던 그 포지션이 대두되던 시절이었다.
지네딘 지단은 물론이고 루이 코스타,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 카카, 미하엘 발락과 같은 선수들이 맹활약했었다.
하지만 최근으로 들어가면서 좁은 공간에서 선수들의 대한 압박이 심해지고 이 자리에 위치한 선수들이 마음껏 활개 치지 못하는 환경이 만들어지자 플레이 메이커로서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활약은 어려워졌고, 점차 그 역할의 대한 임무는 후방으로 내려와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후방 플레이메이커, 혹은 레지스타가 각광받기 시작한다.
지금에 와서 2선에 위치한 이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보다는 후방에서 침투해 골을 만들거나 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수 사이에서 볼을 연계하는 스트라이커가 활약하는 위치가 되어 가고 있었다.
그 자리에 윤석이 자리 잡았다.
윤석은 현대에서 바라마지 않는 미드필더였다.
어디 하나 모자랄 것이 없는, 도형으로 표현하자면 육각형의 플레이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프치히에서도 그를 중앙 미드필더에 두면서 공수 양면에서 두루 활약할 수 있게끔 하고 있는데, 그런 그를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 둔다는 것은 그에게 수비수를 보호하는 또 다른 임무에서 완전히 배제시킨다는 말과 같았다.
그가 2선이나 최전방으로 침투하는 순간을 노려 역습을 만들어 내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윤석을 전방에 두었으니 마음껏 역습하세요, 하고 말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지네딘 지단을 위한 헌정 게임인가요? 윤석을 저 위치에 두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집요할 정도로 롱패스를 통해 압박을 벗겨 내고 있습니다. 윤석을 후방으로 내려서 긴터와 함께 수비수들을 보호해도 모조랄 판인데요……. 일단 경기 지켜보도록 하죠.
다시 재개된 경기.
공을 가지게 된 라이프치히가 볼을 운반하기 시작했다.
후방으로 공을 내리면서 전열을 가다듬고 서서히 전방으로 공을 옮긴다.
긴터에게서 아센시오로, 아센시오가 측면 라인을 타고 올라가다 윤석에게 공을 전달한다.
윤석이 공을 받는 위치.
그 위치는 수비와 간격을 바짝 좁힌 베라티와 카세미루의 사이였고, 그 앞에는 라모스와 바란이, 그리고 측면에는 카르바할과 마르셀로가 위치해 사방이 가로막힌 곳이었다.
게다가 간격도 매우 촘촘하게 좁았기 때문에 자칫 잘못 패스했다가는 오히려 공을 뺏기기 좋은 상황이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
하지만 윤석의 표정은 태연했다.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는 좁은 공간.
과거 이 위치에 있던 선수들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윤석은 그들과 다르다.
공을 가진 윤석이 거침없이 앞으로 나서자 베라티와 카세미루가 윤석을 압박하기 위해 달라붙었다.
베라티가 어깨를 밀어붙이고, 카세미루가 다리를 들이미는 그 좁은 공간에서 윤석은 우직하게 나아간다.
강철 같은 몸으로 베라티를 오히려 밀어 내고, 카세미루가 들이미는 다리를 그보다 훨씬 두껍고 단단한 자신의 다리로 차단하면서 공을 가지고 우직하게 밀고 갔다.
카세미루가 균형을 잃고 쓰러지고, 베라티는 또다시 그에게 달라붙었지만 어림없었다. 보다 못한 바란이 앞으로 나서서 지원하려는 순간.
그 틈에 보이는 공간을 향해 윤석이 힘껏 다리를 휘둘렀다.
쾅! 떠엉!
무섭게 뻗어간 공은 아쉽게도 골 망을 흔들지 못하고 골대를 때리고 골라인 바깥으로 벗어나고 말았다.
-아…… 우리가 지금 잊고 있던 게 있었네요.
-어떤 것 말씀이신가요?
-듀란이라는 것을요.
-아…… 그렇군요. 그렇습니다. 우리가 지금 저 위치에서 뛰는 선수가 누구인지 잊고 있었네요. 집중 견제? 압박? 그런 걸 걱정할 선수가 아니었죠.
-그렇습니다. 그는 듀란이니까요.
윤석의 위력적인 돌파와 기습적인 슈팅은 관중들을 흥분으로 몰아가기에 충분했다. 관중들이 환호성을 터뜨리는 사이 윤석은 골을 넣지 못한 아쉬움에 혀를 찼지만, 베라티와 카세미루는 그를 보며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으음…….]그것은 지네딘 지단도 마찬가지였다.
예전 친선 경기 때 봤던 윤석은 지단의 기억에 각인되어 있었다.
그때도 뛰어난 선수였고,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였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윤석은 더욱더 많은 성장을 이루고 있었다. 당장 레알 마드리드로 데려오고 싶을 정도로.
아니, 데려온다면 전설적인 선수로 남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말이다.
그것은 그것이고…….
[적인 만큼 참으로 골치로군…….]윤석의 볼 간수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압도적이어서 열 번 중 두세 번 공을 뺏을까 말까 할 정도로 뛰어난 모습이었다.
피지컬적으로도 볼을 컨트롤함에 있어서도 정상급 능력을 지녔기에 가능한 일이었는데, 그것만으로도 경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말 그대로 폭군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지금의 포메이션으로 전환하면서 여러 가지 장점이 생겼다.
긴터는 온전히 수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윤석은 물론이고 풀백과 측면 미드필더들이 마음껏 중원과 측면을 오가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이 밀집하는 곳을 지원하게 되면서 레알이 롱패스 플레이를 하는 데 어려움을 주고 있었다.
아니, 애초부터 윤석이 공격을 주도해 나가면서 롱패스 자체를 시도하지 못하고 점유율마저 빼앗기고 있었다. 레알의 수비가 윤석에게 집중되면서 다른 공격수들이 여유가 생긴 탓에 위협적인 장면이 계속 연출되었다.
그래도 꾸역꾸역 막아 내면서 전반이 마무리된다.
고작 전반이 흘렀음에도 치열한 공방을 펼친 양 팀 선수들은 피로가 겹친 듯 피곤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전반이 마무리되는 지금 1 대 1로 막상막하의 경기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라이프치히가 총공세로 선제골을 넣고 우세하다 싶더니, 레알 마드리드가 롱패스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고, 다시 라이프치히가 윤석을 전방에 배치하면서 다시 상황을 뒤집어 놨습니다. 정말 오늘 경기 흥미진진하군요.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만 보면 라이프치히가 불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금 이 상황에서 경기를 끝낸다고 해도 홈이란 이점을 가지고 2차전에서 라이프치히를 상대할 수 있지만, 라이프치히는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하는 입장입니다.
애초부터 전력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훨씬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이었다. 대부분의 도박사들은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을 점쳤고, 그것은 전문간들 역시 마찬가지.
라이프치히는 대체 불가능한 윤석의 존재로 상황을 타파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어지는 후반전에도 윤석의 존재는 대체 불가능, 처치 불가능의 존재였다.
[뭐 이런 괴물 같은 자식이…….]또다시 윤석에게 밀려난 카세미루가 혀를 내두르며 어이없어하는 사이.
윤석은 꾸역꾸역 선수들을 헤치고 페널티에어리어까지 근접해 올라갔다. 지금 이 상황에서 윤석을 막지 못한다면 어차피 골로 연결되는 상황.
바란은 슬쩍 마르셀로를 확인하고 눈이 마주치는 순간 로벤과 젤케를 맡기며 윤석에게 달려들었다.
준족의 수비수 바란이 빠르게 윤석의 앞을 점거하고 발을 들이미는 순간 윤석은 공을 옆으로 접고서 바란을 피해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의도치 않게 윤석과 몸을 부딪치면서 바란은 이를 악물었다.
필드 위에 뿌리를 내린 듯 안간힘을 써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윤석은 그런 상황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슈팅까지 시도하려는 모션을 취했다.
[이익!]바란이 그 와중에 슈팅 코스를 방해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발을 뻗고, 나바스마저 얼음이 되어 윤석의 슈팅을 긴장하며 기다리는 그 순간.
윤석은 앞을 향해 휘두르던 다리의 방향을 바꿔 가볍게 옆으로 밀어 줬다.
데구르르, 굴러가는 공은 정우의 발에 걸리며 우아하게 휘어서 들어갔다.
-고오오오올! 한저웅의 골! 두 번째 골입니다! 레알 마드리드를 따돌리는 골!
-한윤석이 2선에 위치한 것만으로도 이렇게 달라집니까! 대단하네요!
후반이 시작하고 레알 마드리드를 다시 앞서간 것은 윤석이 공격에 집중한 덕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센휘틀은 자신의 작전이 적중한 것에 작게 주먹을 움켜쥐며 기뻐했다.
지네딘 지단은 윤석을 착잡한 표정으로 바라봤지만, 그렇다고 지금 상황을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윤석은 분명 뛰어난 선수다.
[하지만 축구는 열한 명이 하는 게임이지.]지네딘 지단의 자신감은 몇몇의 선수를 제외하고 지금 자신의 팀이 기량 면에서 더욱 뛰어나다는 자신감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충실히 자신의 공격 지시를 따라 줄 것이다.
그런 지네딘 지단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으려는 듯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공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들은 절대로 백 패스를 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윤석이 있는 곳으로 공을 전달하지 않고 꾸역꾸역 앞으로 전진 패스를 이어 갔다.
베일이 자신 있게 안으로 파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와 적절한 완급 조절이 뛰어난 이 선수는 아직 자신에게 안 된다는 듯 헥토르를 쉬이 무너뜨리고 중앙으로 치고 들어왔다.
조나단 타가 베일의 코스를 차단하기 위해 움직이는 사이, 베일은 크로스에게 공을 패스했고, 크로스는 원터치로 타가 벌려 준 공간으로 공을 찔러 넣었다.
-디발라!
-그대로 달려갑니다! 리뒤거 따라가나요?!
-디발라가 더 빠릅니다!
리뒤거를 달고서 달려가던 디발라가 지그재그로 움직이면서 조 하트의 시선을 빼앗다가 조 하트와 거리가 먼 골대 빈 공간을 노리고 낮고 빠른 슈팅을 시도했다.
-동점으로 따라붙는 레알 마드리드! 디발라의 슈팅이 제대로 들어갑니다!
-확실히 윤석의 공백이 느껴지는 수비 라인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세계적인 선수를 감당하기에 라이프치히의 어린 선수들이 아직 이른 느낌이랄까요?
-분데스리가에서 적수를 찾을 수 없는, 그래서 라이프치히의 장벽이라고까지 불리던 포백 라인이 허무하리 만치 농락당하네요.
후반이 중반을 넘어서는 시점에서 동점 골은 치명적이었다.
라이프치히는 지금 상황을 타개하고 다시 승리를 가져가기 위해서 움직였고, 윤석은 2선에서 여전한 위력을 보여 줬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추가 실점을 막겠다는 듯 필드 위에 선 선수들 모두가 후방으로 내려와 수비에 전념하면서 필사적으로 막아섰다.
“음…….”
윤석은 이를 악물고 자신을 집요하게 괴롭히기 시작하는 크로스와 베라티, 카세미루를 밀어 내면서 전방을 바라봤다. 정우와 젤케가 수비수들 사이에, 그리고 측면에서 로벤과 아센시오가 파고들어 가고 있었다.
누구에게 공을 줄 것인가 판단하려던 윤석의 눈에 라모스와 슬그머니 거리를 벌리면서 돌파를 준비하는 정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받아라……!”
윤석의 발끝에서 공이 떠나갔다.
정우가 몸을 돌리며 수비수들을 비집고 움직이는 순간.
-앗! 인터셉트!
-마르셀로가 공을 막아 냅니다! 어디 있다가 나타난 건가요, 이 선수!
공이 가로막혔다.
순간 놀란 라이프치히의 선수들이 허겁지겁 마르셀로를 압박하기 위해 움직이는 그 순간 마르셀로는 거침없이 전방을 향해 롱패스를 보냈다.
뻥!
힘껏 찬 공이 필드 위 선수들의 머리를 넘어서 라이프치히 수비수의 뒤 공간을 노리고 나아가기 시작했다.
베일과 마샬, 디발라, 거기에 크로스까지 전력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다.
[제발……!]하센휘틀이 주먹을 불끈 쥐며 이번 역습을 막아 내길 바랐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나 공이나 그런 라이프치히, 하센휘틀의 바람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들은 야속하리만치 손쉽게 수비 라인을 따돌리며 조 하트를 넘어서 빈 골대를 향해 공을 욱여넣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1차전 마지막 득점이었고, 라이프치히를 무릎 꿇리는 결승 골이었다.
그렇게 1차전 홈에서 라이프치히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3 대 2로 무릎을 꿇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