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18)
형제의 축구-18화(18/251)
형제의 축구 18화
감독 대행
부천의 연승 행진은 끝나지 않고 계속되었다.
울산을 3 대 2로 무너뜨리고, 이어서 대구를 3 대 0, 그리고 원수와도 같은 제주를 상대로 8 대 0으로 대승을 거두면서 부천 팬들을 흐뭇하게 만들었고, 지난 시즌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이번 시즌에도 강팀의 면모를 보여 준 강원마저 2 대 0으로 격파하면서 9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하지만 그런 연승 행진도 끝은 있는 법.
오히려 약팀으로 분류되던 경남에게 덜미를 잡혀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결국 부천의 연승 행진이 막을 내림과 동시에 전기 리그도 막을 내리게 되었다.
그렇게 부천은 9승 1무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15년 K리그 주니어 전기 리그 A조의 우승 팀이 되었다.
정우는 A, B조 통합 득점 왕에 오르게 되었는데 10경기를 치른 경기에서 18골을 기록하면서 조금이긴 하지만 K리그 성인 팀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발족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유소년 리그라고 하지만 10경기에서 18골, 경기당 1.8골의 기록은 전무후무한 기록인지라 작게나마 뉴스에도 나오고 K리그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도 유소년 축구 리그에서 천재가 나왔다고 보도될 정도기 때문이다.
아무리 유소년 경기이고 부천의 득점 찬스가 정우에게 집중된다고 해도 정우의 득점력은 타고난 부분이 있었다.
형인 윤석 역시도 득점을 책임진 정우에 비해서는 덜 주목받긴 했지만, 압도적인 피지컬과 경기당 다섯 개의 태클, 10경기 5도움을 기록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아니, 오히려 성인 팀에서는 어린 나이임에도 뛰어난 중원 장악력과 수비력, 그리고 시야를 인정받으면서 앞으로 대한민국 국가 대표감이라고 칭찬이 자자했다.
그렇게 부천 유나이티드 U-18이 돌풍의 주역으로 자리 잡을 즈음, 부천 유나이티드의 성인 팀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면서 최진안 감독이 경질된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는 송진호가 감독 대행으로서 차지하게 되었다.
수석 코치이긴 하지만 부천의 내부에서는 최진안보다 더 한 장악력을 가지고 있었고, 최진안은 없어도 송진호가 없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최하위 팀인 부천의 감독직을 노리는 K리그 감독들은 아무도 없었다.
독이 든 성배도 아니었고, 사약 그릇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부천의 입장에서 K리그 경험이 없는 신임 감독을 내정할 수도 없는 노릇, 오히려 대학 팀에서 감독으로서 지도력을 인정받고 내부에서도 그 장악력을 인정받은 송진호가 감독 대행으로나마 취임하는 게 옳은 결정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부천 팬들의 입장은 비관적이었다.
팀은 더 추락할 곳도 없을 정도로 추락해, 승강제가 K3 리그까지 있다면 K3 리그로 떨어져도 할 말이 없었고, 심지어 K3 리그에서도 우승 비전이 없다고 평가될 정도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여론 속에서도 송진호 감독은 자신감을 보였다.
지금까지 많은 것을 준비해 왔다.
최진안에게는 미안하지만, 선수들의 수준이 아니라 그의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그는 생각했다.
이 선수들을 가지고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
감독이 하나 바뀐 것에 불과한데 부천이 다른 모습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끈끈한 부천의 수비.
그 어떤 팀이 와도 단단한 수비 라인이 실점을 내주지 않으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역습 축구를 제대로 만들어 갔다.
부천 팀을 완전히 포기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천은 승승장구까진 아니더라도, 다크호스로 변모했다.
그 가운데 시작된 K리그 주니어 후반기 리그에서도 형제는 뛰어난 활약을 보이면서 전반기 우승 팀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
전반기 무패의 활약으로 다른 유스 팀들이 부천을 경계하기 시작했지만, 부천 U-18은 전반기와는 또 다른 팀이 되어 있었다.
수비를 통해 역습을 시도하던 것이 다였던 팀에서 새로운 득점원이 생긴 것이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윤석.
새로운 수비형 미드필더로 1학년 신인이 훈련에서 괜찮은 활약을 보이자 윤석을 중앙 미드필더에 배치하게 되었는데, 중앙에서 위치한 윤석은 수비형 미드필더에 위치했을 때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수비적인 롤로 움직이긴 하지만 공격 시에는 본인 스스로가 공을 가지고 공격 템포를 조율하면서 때때로 공격수보다 앞으로 나서와 일전에 골키퍼의 손을 부러뜨린 캐논포로 골을 넣으면서 ‘미들라이커’의 면모를 보여 주었다.
게다가 넓디넓은 시야로 공격의 활로를 만들어 주고, 정우가 상대편 수비진을 제대로 흔들기 시작하니 측면 자원들도 살아나기 시작해 다양한 곳에서 득점이 터져 나왔다.
그렇다고 정우의 득점 행진이 멈춘 것은 아니었다.
K리그 주니어에서는 자신의 상대가 없다는 듯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발도 느리고 요령과 경험이 없는 수비수가 정우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듯싶었다.
그렇게 부천 U-18의 후반기 리그도 막을 내리고 있었다.
부천은 후반기에서 단 1패를 기록하면서 8승 1무 1패로 A조 우승을 차지해 고교 왕중왕전에 출전하게 되었다.
그 가운데 형제의 집에는 문제가 생겼다.
신앙촌에서도 오래된 축에 속하는 형제의 집.
지금도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게 용한 집이지만, 형제에게는 할머니 밑에서 말 그대로 죽지 않고 지금 이렇게 축구를 할 수 있게 해 준 소중한 장소였다.
하지만 대대적인 신앙촌 재개발로 인해서 예의 어린 시절 친구들처럼 집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찾아온 것이다.
왕중왕전을 앞두고 형제는 부랴부랴 집을 찾았다.
“주말도 안 되었는디 왜 왔누? 몸 고생하게, 숙소서 편하게 쉬지 그랬어.”
미리 연락을 받은 할머니는 반가운 얼굴로 손주들을 맞이했지만, 말로는 아쉬운 소리를 했다.
그런 할머니를 품에 안으면서 정우가 말했다.
“할머니, 걱정돼서 왔지!”
“뭘 걱정혀! 괜히 집 얘기했구먼?
“에이, 그러면서 이거 무슨 냄새야? 닭백숙 냄새인데?”
“그눔, 먹으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를 눔이 냄새는 기가 막히게 잘 맡네. 얼른 들어와! 닭 삶았으니 씻고 닭 묵어!”
할머니가 그리 말하며 안으로 들어가자 형제는 웃으며 할머니를 따라 들어갔다.
함께 축구를 하는 아이들은 닭장이라 그러면서 욕하는 숙소가 궁전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형편없는 집이었지만, 형제에게 있어서는 편안한 내 집이었다.
훌렁훌렁 옷을 벗어 던지고 부엌 겸 샤워장인 곳에서 대충 몸에 물만 묻히고 안으로 들어가자 뽀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닭 네 마리가 접시도 아닌 쟁반에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닭이다, 닭!”
환호하며 형제가 자리에 앉자 할머니가 닭다리를 하나씩 쭈욱 뜯어서 형제의 손에 쥐여 줬다.
“많이들 묵어. 내 새끼들 잘 묵어야 건강하지.”
“움, 움.”
닭 네 마리는 분명 적은 양은 아니었지만, 형제는 게 눈 감추듯 단숨에 두 마리씩 닭을 해치웠다. 살점 하나 없이 앙상하게 남은 닭 뼈를 가지고 간 할머니는 뼈를 헹궈서 새로운 냄비에 넣어 물을 붓고 끓였다. 그걸 본 정우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할머니, 먹던 거로 뭐 하려고?”
“이것도 끓이면 허옇게 육수가 나와.”
“그러지 말고 버리지, 왜…….”
“떽! 아깝게 이런 걸 왜 버리고 그려! 벌받어!”
“참…….”
손주들이 숙소에서 생활하면서 군입이 줄어 예전보다는 아주 조금이나마 형편이 나아졌을 법도 한데 할머니는 여전히 허리띠를 잔뜩 졸라매고 있었다.
그 모습이 안타깝지만, 아직 돈도 벌어다 주지 못하는 판국에 할머니에게 편하게 살라고 할 수도 없어 정우는 아쉬움에 입맛만 다셨다.
그사이 할머니가 다시 방 안으로 들어와 앉자, 윤석이 물었다.
“할머니, 집 비워야 한다면서요, 어떻게 하실 거예요?”
이제는 어른이 되었다고 짐짓 어른스럽게 존댓말로 물어 오는 윤석의 물음에 새삼 손주가 다 컸다 생각하며 할머니가 입을 열었다.
“나가라면 나가야지 별수가 있겠냐.”
“나가면…… 갈 곳은 있구요?”
“거 뭐냐……. 이 집 넘기는 조건으로 돈은 준다고 하드라. 긍께 너무 걱정하지 말어. 이 할미가 알아서 집 구혀서 살 터이니.”
“그거 얼마나 된다구요…….”
“그랴도 2천은 준다고 하드라.”
“…….”
부동산에 대해서 아는 게 없는 윤석으로서는 이 집이 2천만 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아니면 그 이상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2천으로는…….
“그 돈으로는 어디 가서 전세도 못 구하지 않아요?”
“그눔 참, 궁금한 것도 많네! 이 할미가 알아서 한다니까? 걱정 말어! 모아 둔 돈도 있고, 정 모자라면 모아 둔 돈 보태서 집 구하믄 되지!”
“음…….”
윤석은 할머니의 큰소리에 조금이나마 안심할 수 있었다.
할머니는 거짓말을 잘 못 하는 성격인지라 금방 티가 나는데 저렇게 자신 있게 말씀하시는 거 보니 큰 걱정은 없을 것 같았다. 하긴 부천이라는 곳 땅값이 아파트가 아닌 바에야 그렇게 비싼 곳도 아니어서 단독주택 전세 정도는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내심 짐작하며 정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는 훌쩍 커 버려 오히려 내려다봐야 하는 집 안 장롱을 치우고 옛날부터 동생이랑 열심히 돈을 모아 둔 상자를 꺼내 들었다. 지금도 조금씩 용돈이 생기면 쓰지 않고 모아 둬서 상자도 처음 그 조그마한 상자가 아니라 제법 커져 있었다.
“이거 받으세요, 할머니.”
“이게 뭐시여?”
“예전부터 저랑 정우랑 돈 생기면 차곡차곡 모아 둔 거예요. 이것도 보태서 쓰세요.”
윤석이 상자를 열어 보이자 할머니의 주름져 처진 두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아니, 이 큰돈을 언제 이리 모았댜? 되었다, 너희들 쓰고 싶은 데 써야지, 이런 돈을 왜 할미한테 주구 그려!”
“그러지 말고 받으세요. 어차피 전세 자금으로 보태는 건데요, 나중에 돌려주신다고 생각하시면 되죠.”
“그래두…….”
형제가 정말 악착같이 모아서 번 돈은 할머니가 보기에 제법 되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형제는 어린 시절부터 훈련과 학교를 가지 않을 시에는 항상 하루 일당으로 신문 배달이나 전단지 돌리는 일을 해 왔던 것이다. 비록 매일같이 하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게 6년 가까이 되었으니 그 돈이 어느덧 5백을 넘어서고 있었다.
형제나 할머니에게는 절대 적지 않은 돈이었다.
형제가 준 돈을 소중하게 쥐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서 정우는 울컥해서 말했다.
“할머니 나중에…… 나중에 나랑 형이 돈 많이 벌어서 이런 돈은 껌값같이 느끼게 해 줄게. 전세 걱정 없이 궁궐 같은 집도 사 줄게.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 알았지? 우리 꼭 성공할게.”
“헐헐헐, 이 할미가 그때까정 살까 모르겄다.”
“아, 그런 말 하지 말래두!”
“할머니도 참…….”
형제가 야유를 부리자 할머니는 더 크게 웃음을 흘렸다.
새삼 그런 할머니의 모습을 보니 등은 더 굽었고 왜소해졌으며, 주름도 깊어지고 어느새 이빨도 몇 개 빠져서 구멍이 숭숭 보였다. 돈도 없어 치과도 제대로 가질 못하니 이빨이 성할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그런 할머니를 보니 괜히 가슴 언저리에서부터 무언가 콱 틀어 막히는 기분이다.
“두고 봐, 꼭 성공할게, 할머니.”
정우가 다짐하듯 말하는 그 목소리에 맞춰 윤석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정우보다 먼저 프로의 세계로 들어서게 될 거다.
얼마 전, 송진호 감독이 윤석을 따로 만났더랬다.
그런 송진호 감독이 한 말.
“팀의 중원을 책임질 친구가 없다. 요즘 죽을 맛이야. 네가 얼른 올라와야겠어, 기다리고 있을 테니 컨디션 관리 잘하고 있어라.”
드래프트를 통해서 반드시 자신을 콜 업 하겠다는 소리였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송진호 감독의 말이라면 신뢰가 간다. 오랜 시간 자신들의 재능만을 보고서 자신의 돈까지 투자하면서 형제를 키운 사람이 아니던가.
작은 시작이지만…….
윤석의 주먹이 굳게 쥐어졌다.
* * *
고교 왕중왕전에서 부천 유나이티드 U-18은 8강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부천의 얇은 스쿼드가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 세 명이나 부상을 입은 데다가 주전 선수들 모두가 지칠 대로 지친 상황에서 주전과 2군의 격차가 매우 크다 보니 그들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안타깝게 승부차기에서 패배하고 말았다.
그래도 3년 연속 꼴찌를 차지하던 팀이 단번에 우승을 일궈내고 왕중왕전에서는 64강전 중에서 8강까지 진출했으니 엄청난 성과라고 볼 수 있었다.
부천 유소년을 위한 투자가 늘어날 예정인 만큼 모두가 이를 즐겁게 받아들였다.
한편, 부천 유나이티드의 성인 팀은 송진호가 감독 대행으로 부임한 이후 최소 실점을 기록하면서 놀랍게도 꼴찌에서 치고 올라와 5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기만 한다면 K리그 프리미엄 진출도 꿈은 아니었다.
시즌 중반에 부임한 감독이 이룩한 성과니 송진호를 향한 부천의 신임은 더욱더 커졌고, 결국 내년부터는 정식 감독이 되는 계약을 마무리 지었고, 그 기세를 이어 1부 리그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K리그 프리미엄의 진출은 요원했다.
이제 막 K리그 챔피언십에서 3년 차를 보내고 있는 부천 유나이티드에게 1부 리그 진출은 어림도 없다는 듯 부천은 허무하게 플레이오프 승강전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K리그 챔피언십에서 최소 실점률 2위에 오를 정도로 탄탄한 수비를 구축했던 송진호와 부천이었지만, 그들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바로 빈약한 중원과 그로 인한 허술한 중원 장악력이었다.
중원을 점령하고 공격해 들어오는 팀에게는 그 엄청났던 경기력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단순하게 수비 진영에서 공격 진영으로 공을 연결하는, 막말로 뻥축구 수준으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그렇게 허무하게 승격의 기회를 놓친 부천이었지만, 송진호 감독은 낙담하지 않았다.
“나에게는 내년이 있기 때문이지.”
송진호, 송 감독은 들뜬 얼굴로 그리 말했다.
빈약한 재정, 얇은 선수층의 부천이지만, 내년에는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리려고 했다.
공격진도 벌써부터 이탈 조짐을 보이고 핵심 선수 몇몇도 다른 구단으로 이적을 준비하는 낌새가 보이고 있었지만 송진호는 좌절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들은 최진안 감독의 그늘일 수도 있었다.
그런 선수들을 벗겨 내고 보다 더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을 데리고 오면 그만이다.
“돈이 문제이긴 하지만…….”
시즌을 마무리한 시점에서부터 벌써부터 분주하게 선수를 물색하고 있었다.
스카우트를 통해 브라질 시장을 확인하고, K리그에서 저렴하지만 가성비가 좋을 만한 선수들을 살펴본다.
힘든 일이었지만, 그는 즐거웠다.
그토록 원하던 K리그의 감독직이었다.
비록 2부 리그라고 하더라도 팀도 자신의 친정이나 다름없는 부천이다.
뭐 하나 마음에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중원은…….”
그리고 그가 기대하는 것 또 하나.
오랜 시간 공들여 키워 온 아이 중 하나가 마침내 스무 살이 된다.
벌써부터 고교 축구에서는 이보다 뛰어난 선수가 없다고 정평이 날 정도였고, 다른 K리그 팀, 심지어는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신예.
“윤석이가 책임진다.”
윤석이가 K리그에서 중원을 지배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그의 가슴은 부풀어 올랐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생각지도 못한 옵션, 그것도 아주 소중한 옵션이 생겨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