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183)
형제의 축구-183화(183/251)
형제의 축구 183화
19-20시즌 개막
이적 시장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프리 시즌이 시작되었다.
형제는 처음으로 맨유의 유니폼과 트레이닝복을 입고서 훈련을 받고 친선경기를 준비하게 되었다.
수많은 언론들의 관심이 이어졌지만, 이번 시즌 단단히 벼르고 나온 무리뉴는 절대로 훈련장을 공개하지 않고 극비리에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 날씨 진짜 우중충하다.”
훈련을 받기 위해 로커 룸에서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나선 정우는 맨체스터의 하늘을 올려다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영국은 날씨가 뭐 이리 변덕스러운지 모르겠다.”
정우와 함께 훈련장을 나선 윤석도 인상을 찌푸렸다.
영국의 날씨는 변덕이 죽을 끓었다. 쨍쨍하니 맑았다가도 갑자기 흐려지고, 난데없이 비가 오는 곳이 바로 영국이었다.
“아, 배고프다…….”
“조금만 참아. 훈련 끝나고 밥 먹고 퇴근하자.”
형제를 괴롭히는 것은 날씨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음식.
세계적으로 최악의 요리를 자랑하는 나라가 바로 영국이 아니던가.
물론 글로벌 시대에서 영국 음식 외에도 다른 나라 음식을 파는 식당들은 많았다. 하지만 매번 나가서 먹기 어려울 정도로 거리가 있었고, 근처에는 죄다 펍 아니면 영국 음식만 파는 레스토랑들뿐이었으며 호텔에도 간의 기별도 안 가는 고급스러운 외국 요리들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거액의 이적료로 데려온 형제들을 위해서 훈련장 식당에서 불고기와 갈비 같은 한식을 준비해 놨다는 거다.
굳이 한식이 아니어도 느글느글한 피시 앤 칩스라거나 정우에게 문화 충격을 준 정어리 파이 같은 것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였다.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독일에 있는 가족들이 그리울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다.
“이러다가 진짜 우리 이번 시즌 망치는 거 아냐?”
정우가 걱정 반, 짜증 반 심정으로 머리를 북북 긁으며 말하자 윤석이 엄하게 말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야지. 이런 일로 휘둘리면 이 주급 받을 자격이 없는 거야.”
“우리보다 더한 새끼도 있는데 뭘…….”
정우는 그리 말하면서 훈련장을 둘러봤다.
나름대로 일찍 왔는데, 그보다 먼저 와서 가볍게 몸을 푸는 사람들이 보였다.
루벤 네베스, 린델뢰프와 같은 형제와 같은 신입생이 있었고, 에레라와 음키타리안이 일찍이 와서 자리 잡고 있었다.
“쟤들은 항상 일찍 오더라. 우리도 더 일찍 올까 봐, 형.”
“그래야지.”
대화를 나누며 걸음을 옮기는 사이에 누군가 휙 하니 두 사람을 지나쳐 간다.
“그리즈놈……!”
정우가 그를 보고 말했다.
7번의 앙심을 품고 있는 그리즈만이었다. 정우는 옹졸하다며 그리즈만에게 그리즈놈이라는 별명을 선사했다.
“쟤도 열심히이긴 해.”
“그렇지. 여유 부리다 7번 뺏길지도 모른다, 너.”
“에헤이, 설마! 날 뭘로 보고!”
정우는 후다닥 달려 나갔다.
그렇게 선수들이 하나둘 모여서 개인 훈련을 하는 사이에 어느새 무리뉴와 스태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감독도 오는데 상전은 아직도 안 오네.”
정우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모든 선수가 와서 무리뉴를 맞이하는 가운데 오로지 한 선수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몸값이 비싸 봤자 우리보다 고작 1백억 정도 비싼 놈이…….”
정우가 투덜거리는 것을 보고 윤석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정우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사이 무리뉴의 뒤에서 누군가 느긋하게 들어오고 있었다.
괴랄하다 싶을 정도의 머리를 하고 있는 사나이, 폴 포그바였다.
당당하게 걸어오면서 새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 그를 바라보며 무리뉴의 인상이 꿈틀했다.
정말이지 지난 몇 년 동안 저 지각병과 나태한 생활을 잡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모른다. 징계도 주고 지각하면 벌금까지 걸었지만, 그때뿐이지 쉬이 바뀌지 않은 게 포그바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불만을 품고 팀 내부를 뒤흔들지 않는 것 정도일까?
그것도 자신의 주전이 보장되다시피 해서 그랬고, 거액의 이적료로 데려와서 함부로 내쫓을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막대한 이적 자금을 들인, 저 선수보다 더 뛰어나다 생각되는 선수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그를 중심으로 팀을 꾸려 나갈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를 보조할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이제 포그바도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경쟁을 해야 했다.
지금처럼 방만하게 굴었다간 도태될 수밖에 없었다.
무리뉴는 그런 생각을 하며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포그바를 바라봤다.
[아, 감독님. 늦어서 죄송합니다. 음, 벌금 물면 되는 거죠?] [허허허.]무리뉴는 그냥 웃으며 포그바를 외면했다.
평소라면 엄하게 한 소리라도 했을 그가 그저 웃어넘기자 선수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리뉴는 선수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들 알다시피 이번 전지훈련은 프랑스에서 이뤄진다. 프랑스 유수의 팀들과 한판 붙어 볼 생각이다. 실전은 아니지만, 프리 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줄수록 벤치보다 필드 위에 설 일이 더 많을 거야. 다치지 않는 선에서 경기력을 뽐내 보도록.]무리뉴의 말에 선수들이 힘차게 예, 하고 대답하자 무리뉴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시작되는 본격적인 훈련.
어느 순간부터 포그바는 윤석과 함께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포그바가 윤석에게 자극을 받기를 원하는 무리뉴와 달리, 포그바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지만 말이다.
오늘도 마치 자기 잘난 맛으로 훈련을 하는 포그바를 바라보며 윤석은 그저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할 뿐이었다.
한편, 정우는…….
[이얍! 이겼다, 이번에도!]가뿐한 표정으로 득의양양한 웃음을 짓는 정우의 뒤에서 래쉬포드가 허탈한 표정으로 정우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를 지켜보던 다른 선수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너무 느려, 너!] [허…… 내가 느리면 제시는? 거북이냐?] [제시라고 부르지 마라!] [네 이름이잖아, 인마!] [여자 같아……!]제시 린가드가 버럭 소리를 치며 래쉬포드가 투닥거리는 사이 정우는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찼다.
[어휴, 느린 것들이 연습은 안 하고…….] [시끄러, 정! 호리호리한 게 내 이름보다 더 계집애 같은 게!] [뭐래.]쉽게 팀에 물들어간 정우는 어느새 정이라는 애칭으로 통했고, 윤석은 윤으로 불렀다.
라이프치히에서도 들어 본 적 없는 애칭으로 불리기 시작하면서 형제는 빠르게 동료들과 사이가 돈독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프리 시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지훈련을 위해 맨유는 프랑스로 떠나게 되었다.
프랑스 리그앙은 어느 순간 이탈리아 세리에 A를 제치고 전체 리그 순위 4위를 차지하고 있는 리그였다.
맨유는 프랑스에서 지난 시즌 4위로 시즌을 마무리 지은 보르도와, 6위 몽펠리에, 13위 릴과 총 3번의 시합을 펼치게 되었다.
아무리 리그앙이 세계 4위 규모의 리그라고 해도 맨유와 대결하기에는 수준 차이가 있는 팀들이었는데, 놀랍게도 처음 붙은 릴이 맨유를 상대로 2 대 1 승리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 냈다.
비록 친선경기였고, 맨유의 선수들이 제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 데다가, 원정 경기라는 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릴도 마찬가지로 프리 시즌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패배라고 할 수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뛴 포그바는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며 이번 시즌에서도 또다시 자신의 이적료 거품 논란에 휩쌓여야 했다.
반대로 포그바가 침묵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던 상황에서 후반 20분을 남겨 두고 등장한 윤석의 존재는 압도적이었다.
포그바와 마찬가지로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 있었지만 그는 활발하게 움직이며 상대를 압박했고, 공을 갈취해 그리즈만이 득점하는 데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사람들에게 역시 듀란이라는 칭찬을 듣고야 말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두 번째 경기.
이번 상대는 리그앙에서 4위를 기록한 보르도와 대결이었다.
이날 경기에선 윤석이 중앙 미드필더 위치에서 에레라와 호흡을 맞췄고,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마누엘 란지니, 그리고 원톱으로 정우가, 양쪽 윙어로는 음키타리안과 그리즈만이 출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윤석은 공수를 조율하며 공격의 선봉에 섰다가도 수비에 나서 결정적인 인터셉트로 역습을 지원했다.
그 압도적인 활동량과 피지컬, 패스, 경기를 지휘하는 능력은 사람들의 감탄을 불러 모았다.
-이 선수가 독일에서 듀란이라고 불렸다죠? 그럴 만 합니다! 그 활동량은 엠버서더 박치성을 생각나게 하고, 플레이 메이커는 피를로를, 공격을 이끄는 매끈한 드리블은 지단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선수 괴물이네요!
해설이 연신 감탄을 떠뜨린 이날 경기에서, 정우 역시도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윤석에게서 공을 받은 음키타리안이 수비 라인의 뒤를 노리고 찔러 준 패스를 빠른 속도로 따라잡아 깔끔한 골을 만들어 냈다.
그리즈만, 음키타리안, 그리고 후반에 투입된 래쉬포드와 윌휴즈와 같은 선수들도 제 몫을 다하면서 이날 경기는 3 대 0으로 맨유의 승리가 되었다.
3골 모두에 관여한 윤석은 이날 친선 경기의 MVP가 되면서 맨유의 핵심으로 부각되었다.
이어지는 몽펠리에와 시합에서는 다시 포그바가 나왔는데, 준수한 활약을 보여 주긴 했지만 윤석이 보여 준 놀라운 화합력과 지배력을 생각하면 확실히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제발 자극을 받았으면 좋겠는데…….]무리뉴는 표정 없는 얼굴로 벤치를 스쳐 지나가는 포그바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누가 뭐래도 재능은 충분한 선수였다.
하지만 가진바 재능에 비해서 노력이 너무 없는 이 선수가 자극을 받아서 늦게나마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기를 바라는 무리뉴였다.
제멋대로인 포그바를 잡고 윤석 중심의 팀을 꾸리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무리뉴이긴 하지만, 최종적인 목적지에는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윤석과 환상적인 호흡을 맞추는 포그바의 모습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긍정적인 프리 시즌을 보낸 맨유가 다시 영국으로 돌아갈 때 즈음.
맨유만큼이나 프리미어 리그 타 구단들도 대대적인 영입에 돌입했는데,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것은 역시 맨시티였다.
맨유와 함께 형제를 영입하기 위해 애를 쓰던 맨시티는 형제가 맨유의 품으로 들어가자 차선책으로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그리고 율리안 바이글을 뮌헨과 도르트문트에서 거액의 이적료를 주면서 데려오면서 화제를 불러 모았다.
맨시티가 맨유에게 있어서 최대의 적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맨유의 적수가 맨시티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첼시, 토트넘, 리버풀, 아스날과 함께 BIG 6를 자처하는 강팀들이 우승을 위해 피터지는 혈투를 이어 가는 곳이 바로 프리미어 리그였고, 이 치열한 리그에서 맨유는 어느덧 6시즌이나 우승을 놓치며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말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뿐이랴?
강팀들마저도 패배의 고배를 들이켜게 만드는 중위권 팀들의 전력도 탄탄했으며, 이따금씩 리그의 분위기를 바꿔 버리는 도깨비 같은 팀들도 있었다.
그야말로 춘추전국의 리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프리미어 리그였다.
아무도 자신의 팀이 우승하리라 장담할 수 없는 리그.
그 리그에서 형제는 19-20시즌을 맞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