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185)
형제의 축구-185화(185/251)
형제의 축구 185화
-전반 19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선제골을 기록한 가운데 경기가 다시 시작되려 하고 있습니다.
-마치 퍼거슨 경이 지휘하던 때를 연상케 하는 역습이었습니다.
-홈 팬들도 그리 느끼나 봅니다! Glory, Glory, Man united를 열창하고 있어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영광을 부르짖었다.
열광하는 팬들과 달리 무리뉴의 얼굴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는 선수들한테 목소리를 드높였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어! 다들 집중해! 이제 겨우 1골일 뿐이다!]그리 외치며 무리뉴는 벵거를 바라봤다.
답답한 표정으로 벤치 앞에서 나와 버럭 소리를 지르는 그를 보며 그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사이 하프라인에서 다시 경기가 시작되었다.
아스날 선수들은 선제골을 먹은 것에 불쾌해하면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다시 차분하게 자신만의 플레이를 이어 나갔다.
한편 맨유는 아까와 달리 적극적으로 아스날을 압박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역습을 위해서 기회를 노리던 윤석도 에레라와 함께 중원에서 압박을 시도했고, 선수들 전원이 아스날을 몰아붙여 갔다.
아스날은 그 가운데에도 그들 특유의 패스를 주고받았다.
-한윤석이 철저히 외질을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외질이 더 활발히 움직여 주고나 아래로 내려와야 할 텐데 그러질 않고 있어요.
산체스가 떠나고 이카르디와 함께 팀을 지탱하고 있는 외질은 팀의 핵심이고 에이스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한편으로는 아스날의 독과도 같은 존재가 되어 있었다.
현대 축구에서 적은 활동량과 부족한 수비 가담은 치명적이었는데, 그는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는 선수였던 것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하겠지만, 이제 그의 나이도 서른을 넘긴 나이.
오랜 시간 고착된 자신의 플레이를 바꿀 수는 없었다.
그는 여전히 후방의 선수들에게 보호받아야 했다.
그걸 윤석이 차단하니 그는 필드에서 서서히 지워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아스날의 패스 게임도 흔들리고 있었다.
벵거가 원하는 플레이는 이뤄지지 않고 있었지만, 경기 양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중원에서 꼼짝달싹도 못 하고 있는 가운데 별생각 없이 측면으로 보냈던 아드리엔의 패스가 챔벌레인에게 향했는데, 카스트로가 중원에 가세한 틈에 챔벌레인은 빠르게 측면 라인을 타고 깊숙이 파고 들어갔다.
-챔벌레인이 비어 버린 측면을 공략합니다. 단숨에 최전방으로 올라가는 챔벌레인! 카스티예호와 이카르디가 각자의 위치에서 달려가면서 챔벌레인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바일리가 움직이나요? 챔벌레인 크로스!
챔벌레인의 크로스가 중앙을 향했다.
바일리가 빠져나간 틈에 파고들어 간 이카르디가 그대로 공을 잡고 달려 나가면서 데 헤아만 남은 골대를 향해 슈팅했다.
-고오오오올! 아스날의 동점 골입니다! 전반 39분! 아스날의 동점 골이 터지는 군요!
-중원의 집중된 싸움에 이런 흐름을 만들어 내네요!
-맨유의 두 수비, 바란과 바일리의 호흡이 맞지 않았던 걸가요? 바일리는 바란이 이카르디를 막아 주길 바랐던 것 같습니다만…… 아쉽습니다.
[제길!]무리뉴는 불만스럽게 바닥을 걷어차며 수비수들을 질책했다.
약간의 방심이 이런 상황을 불러 일으켰다는 생각에 수비수들은 정신을 바짝 차렸다.
-전반전이 마무리됩니다. 스코어는 1 대 1! 개막전부터 치열한 양 팀입니다!
-양 팀 모두 사실상 소득 없이 전반을 마무리했는데, 이번 전반전 어떻게 보십니까?
-스코어는 동점을 가리키고 있긴 하지만, 사실 경기 내용 자체는 맨유가 압도하고 있습니다. 외질이 가로막히고 맨유의 선수들이 활발하게 중원을 압박하면서 아스날이 그들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이라면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아스날이 질 수도 있습니다.
로커 룸 안에서는 무리뉴가 열정적으로 선수들에게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집중해라, 집중! 경기 자체는 좋았지만, 단 한 번 집중이 흩어진 것으로 패배할 수도 있어! 아스날이 정신 차리지 못하게 후반에는 더 공격적으로 나선다! 그만큼 집중하지 않으면 단숨에 역습을 허용하게 될 거야! 후반의 최대 과제는 집중이다!]“거, 엄청 열정적이시네.”
정우는 이온 음료를 들이켜며 무리뉴를 바라봤다.
하도 열정적으로 열변을 토하는 바람에 그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기 힘들었던 정우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인거지, 개막전이.”
“그래, 근데 형, 감독님 말 알아들어?”
“어느 정도는? 나도 말을 빨리하면 못 알아듣는다.”
“영어 공부를 더 해야겠네. 형이나 나나.”
“음…….”
[거기, 알아들었나, 형제들?]자신이 열변을 토하는 와중에 형제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목격한 무리뉴의 물음에 화들짝 놀란 정우가 냉큼 기합 가득한 목소리로 외쳤다.
[알아들었슴다! 집중!] [그래, 집중이야, 집중!]자신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또다시 집중을 외치는 무리뉴를 바라보며 정우는 말없이 빨대를 물었다.
-후반전이 시작됩니다. 필드 위에 선수들이 나오는군요. 아스날에서는 선수 교체가 있었습니다. 램지를 대신해서 카솔라가 나왔군요. 노장이지만 경력도 실력도 뛰어난 선수입니다. 아직까지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선수죠.
-어디까지나 지난 시즌 이야기 아닌가요? 지난 시즌 초반에는 멋진 활약을 보여 줬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고 결국 교체 선수로 활용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조차도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였고, 기량 저하가 의심되는 상황까지 나왔습니다. 이번 시즌이라고 다를 바가 없다고 보입니다만.
카솔라의 나이만 해도 서른네 살, 이제는 은퇴를 고려해야 할 나이의 선수가 필드 위에 섰다.
“외질이 나가야 하지 않으려나?”
상황을 지켜본 윤석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램지보다 필드 위에서 가장 엉망인 것은 외질이었기 때문이다.
“형이 벵거도 아니고 뭔 신경이야.”
옆에서 지나가던 정우의 말에 윤석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렇게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후반은 맨유의 선공이었다.
공을 잡은 맨유가 볼을 돌리면서 아스날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맨유의 패스는 윤석에게서부터 시작되었다.
중원에서 윤석이 에레라에게, 또는 전, 후방 선수들에게 오고 가면서 아스날의 빈틈을 노렸다. 카솔라는 폼이 돌아오지 않은 듯 갈피를 잡지 못하고 버벅거리는 느낌이었고, 아드리엔은 팀에 적응하지 못한 듯 겉도는 느낌이었으며, 외질은 여전히 정승 같았다.
이럴 때에는 느린 탬포로 상대방에게 기회를 주기보다는 더 빠르게 움직이면서 상대방을 교란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가지고 있는 시간보다 빠르게 패스를 돌리기 시작하면서 점차 템포를 올리기 시작했다.
에레라는 그런 윤석의 속셈을 알기라도 한 것처럼 정신없이 움직이면서 아스날의 진영을 흔들기 시작했고, 그것은 전방에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빠른 템포 속에서 적들의 공을 가로채기 힘들어진 아스날의 라인이 점차 내려가기 시작했다.
점차 좁아지는 간격 속에서 아스날의 동선이 겹치기 시작했다.
겹쳐지는 동선 속에는 반드시 빈 공간이 생기게 마련이다.
윤석은 빈 공간을 향해 계속해서 공을 밀어 줬다.
빈 공간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공간으로 공이 들어가는 이상 동료들이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선수들은 윤석의 의지대로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며 윤석의 공을 받아 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점차 공이 앞으로 향하기 시작한다.
그것에 맞춰 윤석도 점차 앞으로 향했다.
램지와 아드리엔 사이에서 골대가 가깝게 느껴진다 생각될 무렵.
“가 볼까.”
윤석은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자신의 발 앞에 놓인 공을 가지고 힘차게 앞으로 전진했다.
-한윤석이 공을 가지고 전진합니다! 아드리엔이 윤석에게 붙습니다!
아드리엔은 윤석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들었다.
[컥!]-윤석에게 달려가 몸싸움을 시도한 아드리엔! 볼품없이 나뒹구네요!
-저 선수에게 몸싸움을 걸다니, 그 용기는 가상하다 말하고 싶네요!
……겁 없는 행동이었다.
무너진 아드리엔을 뒤로하고 달려가는 윤석의 눈에 카솔라가 보였다.
윤석은 지난 경험을 토해서 한참 젊은 선수들보다 이따금 경험 많은 왕년의 스타가 더 무섭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윤석은 각별히 그를 경계하면서도 전진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 앞에 수비수들 사이에서 분주하게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는 래쉬포드와 정우, 그리즈만이 아직 결정적인 위치를 잡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센 아스날의 수비 속에서 특히나 정우는 집중 견제를 받고 있었다. 이미 지난 챔피언스 리그에서 정우에게 호되게 당한 벵거가 그를 집중적으로 마크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시간 라이프치히에서 상대방에게 무수히 많은 견제를 받아 왔던 정우는 이 상황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을 지나치게 견제하면 그때는 직접 골을 넣는 게 아니라 미끼가 되어 줘도 괜찮다.
정우는 자신에게 찰싹 달라붙은 무스타피를 의식해서 바깥쪽으로 빠져나간다. 무스타피는 그것이 자신을 유인하기 위한 컷 아웃 움직임이라는 것은 생각지 못하고 정우가 자신을 지나쳐 자신을 제치려는 것인 줄 알고 그를 따라 달려 나섰다.
그 순간 윤석은 벌어지는 틈 사이를 바라봤다.
그리고 동시에 그 공간을 바라보는 공격수 한 명.
숨죽이던 그리즈만이 코시엘니를 의식해 움직이는 사이, 윤석의 발끝에서 공이 떠나갔다.
빛살처럼 빠르게 뻗어 가는 공을 향해 누군가 빠르게 달려간다.
-래쉬포드!
뻥!
래쉬포드가 골대를 향해 힘껏 슈팅했다.
그 순간 보호 헬멧을 착용한 불굴의 노장, 체흐가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다.
뻑!
체흐의 손에 맞은 공이 그대로 튕겨 나간다.
골을 놓친 래쉬포드가 얼굴을 감싸 쥐었다.
-노 골!
해설이 외치는 순간 이 순간에도 끝까지 상황을 지켜보던 누군가가 악착같이 라인을 벗어나려는 공을 향해 달려들었다.
통!
다리를 쭉 뻗어 라인 밖으로 나가려는 공을 안으로 다시 불러들인 뒤, 그대로 훌쩍 뛰어올라 다른 다리를 앞으로 내밀며 공을 향해 발끝을 가져간다.
퉁!
두 번의 터치.
데구르르…….
구르는 공.
이 순간 체흐도 예상하지 못한 골이 만들어졌다.
-고, 고오올! 모두가 포기했던 순간 한 사람이 골을 만들어 냅니다!
-한정우! 언제 저기 나타난 겁니까? 놀라운 골! 집착이 만들어 낸 환상적인 골!
골을 넣은 주인공, 정우는 그대로 양팔을 벌리며 달려 나가 포효했다.
정우가 골을 넣는 순간 벌떡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었던 무리뉴가 그대로 라인 가까이 서서 정우를 향해 아낌없이 박수를 쳤다.
그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을 지켜보던 수많은 홈팬들 역시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정우의 골에 환호했다.
[봤냐, 집중? 집중!]정우는 다가오는 동료들을 향해 외쳤다.
집중이라는 말에 누구를 겨냥하고 이야기하는 것인지 안 동료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정우에게 달려들었다.
-누가 이 선수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적응하기 힘들 거라고 했습니까?
-그렇죠! 피지컬이 좋지 못하면 어떻습니까? 다른 선수들이 따라올 수 없는 빠른 발, 그리고 놀랍도록 무서운 집중력과 결정력을 가진 선수입니다! 데뷔전에서 멀티 골! 훌륭합니다!
-어마어마한 이적료를 기록하며 데려온 보람이 있습니다! 한윤석, 한정우 이 두 형제 정말 물건입니다! 아스날을 무너뜨리고 있는 그 중심에는 형제가 있습니다!
무리뉴는 상기된 얼굴로 선수들을 독려하고 다시 마음을 안정시키며 생각했다.
[이거야.]자신이 원하던 그림.
한 선수는 분주히 움직이며 공을 따내고 키 패스를 보낸다, 한 선수는 경기 자체를 조율하면서 상황에 따라서 전방으로 나서며 공격한다. 그 가운데 반드시 골을 넣을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공격수와 그를 지원하는 측면의 공격수들까지.
[란지니는 조금 아쉽군.]데뷔전에서부터 화려하게 터뜨리고 있는 형제와 달리 란지니는 아직 적응하지 못한 듯 경기에서 두드러지지 못하고 있었다.
상황에 따라서 중원에서 스위칭하면서 환상적인 중원의 조합을 보여 줄 남은 하나의 퍼즐 조각이 필요하다.
무리뉴는 시선을 돌려 그 퍼즐 조각을 바라봤다.
비싼 돈으로 들여 온 그는 벤치에 앉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가 넘치는 표정으로 지루하다는 듯 하품을 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 간절함이 없어진…… 잠자는 포그바가 거기 있었다.
남은 하나만 갖춰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텐데…….
무리뉴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필드를 바라봤다.
한윤석이 더 폭발하길 바라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런 그의 기대에 부응하듯 윤석이 폭발했다.
재개된 경기에서 카솔라와 아드리엔을 바보로 만들고 또다시 앞으로 전진한 윤석이 공격수들을 미끼로 벌어진 아스날 수비수들 틈을 노리고 힘껏 슈팅했다.
콰앙!
분데스리가에서 보여 주던 그 호쾌한 중거리 슈팅이 낮게 깔린 채 무섭게 골대를 향해 뻗어 간다.
마치 전차가 뿜어낸 포탄처럼 뻗어 간 공은 체흐의 손이 닿기도 전에 골 망을 무섭게 파고들었다.
-아스날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중거리 슛! 체흐도 막지 못하고 그대로 골로 연결됩니다!
-한윤서어어억! 분데스리가를 평정한 침략자가 이제 프리미어 리그를 점령하고자 합니다! 오늘의 골은 선전포고에요!
당금 축구계에서 이런 괴물이 또 없다고 평가되는 괴물 중에 괴물.
윤석이 슈팅한 그 자리에서 크게 포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