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190)
형제의 축구-190화(190/251)
형제의 축구 190화
정우가 필드로 올라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무리뉴는 포그바를 란지니로 교체했다. 그리고 오늘 분주하게 뛰느라 지친 에레라를 대신해서 윌 휴즈까지 투입하면서 교체 카드를 모두 활용했다.
-무리뉴 감독이 교체 카드를 모두 활용해서 선수들을 투입합니다. 오늘 스토크 시티의 거친 플레이 앞에 어려움을 호소한 포그바가 나가네요. 표정이 그리 밝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시즌 유난히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입지가 줄어드는 포그바!
-포그바는 진작에 교체했어야 합니다. 오늘 한윤석과 동선이 겹치고, 공격 라인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팀을 방해하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네, 그렇죠. 아무래도 오늘 경기가 끝나면 포그바를 향한 질타가 거셀 것 같네요. 그리고 오늘 윌 휴즈 선수가 마침내 필드를 밟습니다. 데뷔전이 되겠네요.
-더비가 챔피언십에 있을 당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스톤 빌라로 이적, 33경기를 뛰면서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매우 좋은 활약을 펼쳐 차세대 잉글랜드를 이끌어 줄 신예로 각광받은 선수인데요, 이번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적지 않은 이적료를 들여서 데려왔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니폼과 어울리는 사나이가 될 것인지 아니면 최근 6시즌 동안 맨유에서 무수히 만들어 낸 실패한 선수가 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윌 휴즈와 란지니, 그리고 정우가 자신의 위치를 향해 들어가는 사이 윤석의 표정이 조금이나마 밝아졌다.
불협화음을 만들어 낸 포그바와 달리 란지니나 윌 휴즈 두 선수 모두 훈련에서 자신과 호흡이 잘 맞았던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정우야 두말할 것이 있겠는가?
윤석이 자신의 뜻대로 판을 벌려 볼 생각에 전의를 불태우는 사이 정우도 필드 위에서 가볍게 뛰면서 자신의 몸을 점검하고는 슬그머니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컨디션이 매우 좋았다.
이런 날에는 뭘 해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고는 했는데, 오늘 이 거친 선수들을 상대로 자신이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선수임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교체한 선수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스토크 시티의 플레이는 더 거칠어지는 기분입니다. 심각한 부상만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거 너무 거칠어요, 토니 풀리스가 포그바가 흔들리는 것을 보니 맨유 전체를 흔들어 보고 싶어 하는 욕심이 생긴 건가요? 아니면 선수들이 토니 풀리스의 의도를 과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건가요?
공을 가지고 2선에서 1선으로 침투하려던 란지니는 노골적으로 자신의 다리를 노리고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하는 스토크 시티의 모습에 식겁했다.
그래도 침착하게 훌쩍 뛰어오르며 태클을 피해 냈지만 태클을 한 에스피노사와 뒤엉켜 바닥을 구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에스피노사는 란지니와 바닥을 뒹굴면서도 강골임을 자랑하듯 곧 바로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슬그머니 란지니의 팔을 밟았다.
명백한 도발.
이건 도저히 못 참겠는지 란지니가 인상을 바짝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달려가려는 순간.
턱.
어느새 달려온 윤석이 란지니를 막아섰다.
[진정해, 어쨌든 파울이야. 괜히 흥분해 봤자 쟤들이 의도하는 대로 되는 거야. 참아.] [끄으응…… 알았어.]란지니는 윤석의 만류를 뿌리칠 수 없었다.
그런 란지니를 보며 가볍게 숨을 내쉬던 윤석은 골대를 바라봤다. 골대와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다.
[어서 프리킥 준비해.] [음…… 나는 프리킥은 그다지 자신 없어.] [그럼…….]윤석은 정우를 바라봤다.
본인이 원하지 않는 프리킥은 가까운 거리에서는 정우가 차기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정우는 이미 자신이 찰 것을 알았다는 듯 다가오고 있었다.
[어떻게 차 줄까? 머리 위로? 아니면 바로 골대로?]자신감 가득한 정우의 말에 란지니와 윤석이 동시에 웃음을 흘렸다.
[네 맘대로.]윤석이 그리 말하며 정우의 가슴에 공을 쿡 하고 찔러 넣었다.
정우가 그 공을 받아 드는 사이에 주심이 파울 위치에 스프레이를 뿌렸다.
-프리킥이 주어집니다. 이건 상황에 따라서 카드가 나올 수도 있었던 반칙이에요. 공이 아니라 누가 봐도 란지니를 노린 태클이었습니다. 란지니 선수가 재치 있게 태클을 피해서 다행이지 큰일 날 상황이었어요.
-네, 프리킥은 란지니가 아니라 한정우가 차게 되네요. 프리미어 리그에서 처음으로 프리킥을 차게 되는 한정우.
-한정우의 프리킥은 꽤 정교한 것으로 분데스리가에서 정평이 나 있습니다. 프리킥을 자주 찬 것은 아니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프리킥 골을 성공하는 확률이 높은 선수입니다.
정우는 스프레이가 뿌려진 잔디 위에 공을 꾹 하고 누르다시피 내려놓으며 앞을 바라봤다. 가까운 거리에서 골대의 빈 공간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디로 찰까요?”
정우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면서 자세를 잡았다.
-한정우의 무서운 점은 왼발, 오른발 가릴 것 없이 정교하다는 겁니다. 양발을 사용하는 것도 놀라운데 말이죠!
-그리 말씀하니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말씀드리는 순간 휘슬 울립니다. 어느 발로 차나요?
정우는 뒷걸음질 쳐서 물러났다가 달려가 그대로 공을 걷어찼다.
왼발이었다.
왼발의 프리킥이 무섭게 휘어 들어가면서 수비벽을 지나쳐 골대 안으로 감아 들어간다.
엄청난 각도로 휘어 들어가는 공을 향해 잭 버틀랜드가 쭈욱 팔을 뻗는다. 그 순간 공이 잭 버틀랜드의 손을 피해 아래로 뚝하니 떨어져 내린다.
퉁, 철썩!
바닥에 한 번 바운드된 공이 골 망을 흔들었다.
“와아아아아아아!”
관중석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 가운데 정우가 주먹을 불끈 쥐고 짧게 포효하더니 이내 관중석 쪽으로 달려가며 자신의 등을 가리켰다.
HAN.J.W
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입니다. 득점자는 등 번호 7번…….
“한, 정, 우!”
장내 아나운서와 관중이 동시에 정우의 이름을 외쳤다.
-환상적인 골입니다! 저는 순간 베컴이 다시 돌아온 줄 알았어요!
-선배 7번을 연상시키는 멋진 골이었습니다! 5경기 5골!
-프리미어 리그에서 피지컬이라는 약점을 드러내며 우려를 사고 있지만 기록 자체만으로 본다면 매우 준수합니다! 경기당 1골을 꾸준히 넣어 주고 있어요!
-그렇죠. 하지만 저는 지금 이 순간만을 보고 싶습니다! 진짜 옛 향수를 느끼게 하는 프리킥이었습니다!
정우의 프리킥으로 경기는 다시 맨유가 앞서게 되었다.
동점으로 경기를 지속하다 상황이 바뀌자 맨유의 기세가 살아나는 듯했지만, 그것도 잠시.
스토크 시티는 더욱더 열정적으로 맨유를 거칠게 대하기 시작했다.
윌 휴즈와 린델뢰프가 협력해서 임볼라의 공을 가로채는 순간.
임볼라가 벌떡 일어서 린델뢰프가 가지고 있는 공을 향해 그대로 돌격했다.
뻑!
길게 뻗은 두 다리 중 하나는 공을 가로챘지만, 또 다른 다리는 린델뢰프의 무릎을 그대로 가격했다.
엄청난 통증과 함께 린델뢰프가 자신의 무릎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누가 봐도 파울인 상황에 주심이 휘슬을 불며 달려왔고, 놀란 무리뉴는 팀 닥터들을 서둘러 내보냈다.
린델뢰프의 무릎 상태를 확인하던 팀닥터는 무리뉴에게 교체 싸인을 보냈고, 무리뉴는 그것을 보고 인상을 굳혔다가 이내 인상을 구겼다.
주심이 임볼라를 향해 옐로카드를 내밀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이게 레드카드가 아니라고?]무리뉴가 험한 목소리로 버럭 소리를 치는 가운데, 이번 판정이 마음에 들지 않은 맨유 선수들이 항의하듯 주심에게 달려온다.
-레드카드가 나와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역시 오늘 주심 관대합니다. 임볼라에게 옐로카드를 베푸는 아량을 보여 주네요.
-정말 오늘 주심, 스토크 시티와 궁합이 아주 잘 맞습니다. 물 만난 고기처럼 반칙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스토크 시티와 이를 눈감아 주는 주심이랄까요?
선수들의 항의 속에 관중석에서도 야유 소리가 들려왔다.
[주심, 너 이 새끼 돈 먹었냐?]……라는 소리는 기본이었고, 주심의 가족까지 거침없이 욕하는 관중들까지 있었다.
그것을 지켜보며 정우는 혀를 내둘렀다.
“명불허전이네, 프리미어 리그.”
이렇게 거칠고, 거친 파울에 관대한 나라가 또 있을까?
정우가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 가운데, 주심은 거침없이 자신에게 다가와 항의하는 에레라에게도 옐로카드를 내밀었다.
선수단이 흔들리면서 더욱더 흥분하는 사이, 이성의 끈을 붙잡고 있던 몇몇 선수들이 흥분한 선수들을 말리면서 경기가 다시 재개되었다.
린델뢰프를 대신해서 그 빈자리를 바일리가 채우게 되었다.
거친 플레이에 기가 죽을 법도 하건만, 동료가 부상을 당하고 임볼라가 고작 옐로카드를 받은 것으로 끝나자 맨유는 더욱더 전의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경기 자체가 싸움판이나 다름없게 되어 버렸다.
“얼씨구?”
위치를 잡으며 공이 오기를 기다리던 정우는 윌 휴즈가 프로페르를 상대로 달려가다가 프로페르가 거칠게 밀어붙이자 그대로 팔을 휘둘렀는데, 그게 프로페르의 얼굴을 때리고 말았다. 보통이라면 그 순간 얼굴을 감싸 쥐며 파울을 유도할 법도 하지만 프로페르는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그대로 윌 휴즈를 밀어 버린다.
-이러다가 난투극이라도 일어나겠습니다.
-지금 두 사람을 말려야 해요!
윌 휴즈와 프로페르가 으르렁거리며 서로를 향해 머리를 들이미는 것을 보며 선수들이 우르르 몰려든다. 자칫 잘못하다간 정말로 싸움이라도 날 것 같은 상황.
맨유의 소방수가 되어 버린 윤석이 그 사이에 껴서 말리기 시작했고, 주심은 두 선수에게 구두로 경고를 내리는 것으로 상황이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공은 다행스럽게도 맨유의 것이 되었다.
-다시 프리킥 상황이 주어지네요. 이번에는 거리가 좀 멉니다. 한정우가 차나요? 아, 아니네요. 이번에는 한윤석이 프리킥을 준비합니다.
“후우…….”
답답한 경기였다.
선수들은 제멋대로 움직이고, 플레이는 엉망이 되었으며, 스토크 시티는 사람의 성질을 아주 박박 긁어 내는 그런 경기.
윤석은 눈앞에 놓인 공을 무섭게 노려보다가 쌓인 분노를 담아 그대로 찼다.
콰앙!
공이 낮게 뻗어 수비벽을 향해 전진했다.
얼굴이라도 맞을까, 수비벽을 형성했던 스토크 시티의 선수들이 화들짝 놀라는 사이, 공은 위로 뻗어 수비벽의 머리를 한 끗 차이로 스쳐 지나갔다.
등골이 서늘한 와중에도 바뀐 방향 때문에 공이 골대와 한참 먼 거리로 벗어났으리라 생각하며 안도하던 수비벽은 이내 들려오는 환호성에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골! 골골골!
-공이 위로 뻗었다가 다시 아래로 떨어져 골 망을 뒤흔듭니다! 동생과는 다른 무서운 무회전 프리킥이네요! 얼마나 강하게 때렸으면 이런 변화를 보여 주나요? 그야말로 마구입니다!
-오늘 이 형제가 또 한 건 합니다!
가볍게 박수를 치며 골을 자축한 윤석은 유유히 하프라인으로 걸어갔다.
이기고 있지만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경기였다.
3 대 1로 앞서는 시점에서 경기의 양상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집요한 스토크 시티는 걸어 잠그고 거친 플레이를 일삼다 얻어걸린 골로 1골 추격하긴 했지만 그것뿐.
경기는 3 대 2로 스토크 시티를 상대로 맨유가 승리를 거두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날 경기의 MOM은 윤석이 되었다.
윤석은 경기가 종료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소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 경기는 이겼지만 매우 불쾌한 경기였습니다.]짧지만 스토크 시티를 향한 윤석의 진심이 담겨져 있는 한마디였다.
윤석은 그 말을 한 후 입을 꾹 닫은 반면, 윤석에 이어 발언한 무리뉴는 토니 풀리스를 맹목적으로 비난하며 스토크 시티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퇴출되어야 할 수준의 팀이라고까지 했다.
싸움꾼, 토니 풀리스는 그런 무리뉴에게 비싼 돈으로 승리를 가져가는 주제라며 그를 비꼬았고 이는 시즌 내내 두 사람의 설전이 지속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시끄러운 5라운드가 마무리된 가운데, 맨유는 고작 사흘의 휴식을 취하고 리그컵에 나서야 했다.
상대는 웨스트 햄, 쉽지는 않은 팀이지만 그리즈만과 미키타리안의 골로 2 대 0으로 승리를 거두었고, 이어지는 프리미어 리그 6라운드에선 왓포드와 경기에서 래쉬포드의 골로 간신히 1 대 1 무승부를 거두었다.
이 2경기에서 포그바는 출전하지 못하면서 점차 벤치에서도 여유가 사라지고 있었고, 무리뉴는 그런 포그바를 바라보며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