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196)
형제의 축구-196화(196/251)
형제의 축구 196화
뜨거운 열기, 그리고 함성소리 속에서 맨체스터 시티가 공을 주고받기 시작하면서 경기가 시작되었다.
굴러가는 공을 바라보며 양 팀의 선수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공을 후방까지 돌렸던 맨시티가 서서히 공을 앞으로 전개해간다. 마치 태엽 시계처럼 순차적으로 공을 운반하는 맨시티의 선수들은 사람이기보다는 기계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들을 맞이하는 맨유의 수비라인과 윤석, 에레라는 긴장된 표정으로 그들을 압박해 들어갔다.
현역 EPL 선수들 중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브뤼네, 귄도간과 바이글, 그리고 부상으로 빠지긴 오늘 경기에 투입되지 않았지만,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오가며 활약하는 산체스는 과르디올라가 구현했던 과거 세계 최강, 아니, 어쩌면 역대 최강으로 불려도 무리가 없을 당시의 바르셀로나를 가장 가깝게 구현시켰다고 칭해질 정도로 막강했다.
그뿐이랴?
레반도프스키, 아게로, 제수스로 구성된 공격라인은 세계 최고의 공격수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누군가는 이들이 감독으로 인해 부침을 겪고 있는 MSN 라인을 앞섰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막강한 스쿼드.
그렇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기죽고 있지는 않았다.
이들 만큼이나 지금의 맨유도 만만치 않은 스쿼드를 구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공수 전반적인 밸런스까지 고려한다면 오히려 맨유가 더 단단하다고 볼 수 있었다.
현역 최고의 수비수가 지키는 포 백 라인, 역대 최강의 피지컬을 소유한 윤석, 무리뉴 체제에서 누구보다도 뛰어난 미드필더로 성장한 에레라, 역대 최고의 이적료를 자랑하는 포그바와 맨시티 못지않은 화려한 공격진까지.
맨유 선수들은 자신들이 더욱더 뛰어나다고 믿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위축되지 않고 거침없이 맨시티의 선수들을 압박해 갔다.
하지만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다.
맨유는 이번 시즌에 와서야 지금의 스쿼드를 완성하고 전술이 녹아들고 있었지만…….
맨시티는 이미 지난 시즌, 지지난 시즌부터 지금의 스쿼드가 완성되어 팀워크까지 물이 올랐다는 점이다. 기껏해야 새로 들어온 이적생 레반도프스키가 적응하지 못할까?
하지만 그 역시도 이미 펩의 바이에른 뮌헨에서 펩의 전술에 녹아든 선수였다. 괜히 펩이 레반도프스키를 거액을 주고 바이에른 뮌헨에서 데려온 것이 아니었다.
어찌 되었든…….
맨유의 자신감이 지나쳤다는 듯 맨시티는 공을 뺏기지 않은 상태로 서서히 수비 진영까지 내려왔다.
빠른 템포로 짧게 이뤄지는 패스 속에서 윤석도 별수가 없었다.
에레라와 함께 분주하게 뛰어다녔지만, 왠지 모르게 똥개훈련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그들은 타이밍을 재고 정확한 패스 정확도를 보여 주고 있었다.
그리고 유인을 할 줄 알았다.
브뤼네가 간지럽게 에레라를 상대로 공을 뺏길 듯 말 듯 하면서 자신을 중심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패스를 하기 시작하자 카스트로가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 움직인다.
그 순간 제수스가 안으로 파고들면서 바란의 시선을 끌었고, 아게로가 무사치오의 시선을 잡는 순간, 브뤼네는 무사치오의 등 뒤를 지나가는 공을 찔러 넣었다.
그 공이 향하는 기른 골대였다.
그리고 무사치오의 시선을 벗어났던 레반도프스키는 그 공을 향해 움직여 단숨에 공을 잡았다.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무사치오는 당황하지 않고 뒤늦게 움직였음에도 간신히 레반도프스키를 따라 잡으며 몸싸움을 시도하며 그가 슈팅할 수 없도록 막아섰지만, 레반도프스키의 왼쪽에서 그의 오른발을 제지할 수는 없었다.
레반도프스키는 무사치오에게 몸을 기대면서 그대로 오른발을 휘둘렀다.
펑!
낮고 빠르게 뻗어 가는 슈팅을 향해 데 헤아가 움직였지만, 잔디의 이레귤러로 인해서 공이 굴절되면서 데 헤아의 다리를 피해 그대로 골라인을 넘어섰다.
[와아아아!]맨시티의 관중들이 흥분해 함성을 내지른다.
-이야, 경기 시작 11분 만에 맨시티가 맨유를 상대로 선제골을 만드네요. 환상적인 패스 플레이 끝에 레반도프스키가 멋진 슈팅으로 골을 만듭니다.
-뛰어난 개인 기량이 일부 만들어 낸 골이기 때문에 이건 아무리 준비를 잘했다고 막기 어려웠을 겁니다. 무리뉴 감독도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상황을 보고 있네요. 맨유도 잘해 주고 있었어요. 다만 레반도프스키는 좀 더 견제할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하, 시작부터 기 빠지게.”
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정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불안한 표정으로 VIP룸을 바라봤다.
멀리 있어서 잘 보이지 않지만, 걱정스러워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아씨, 형은 뭐 한 겨.”
괜히 뒤에 있는 형을 원망하면서 툭하니 필드 위 잔디를 찼다.
“음, 잔디는 마음에 드네.”
디나모 키예프의 경기장과 비교하면 구단주가 돈 많다는 것을 자랑하듯 엄청나게 관리 잘된 것도 모자라 적당히 물을 머금고 있는 잔디였다.
이런 좋은 잔디 위에서 경기를 죽 쑨다면 말이 안 되지 않는가.
정우는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서 뛰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그것은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선제골을 먹은 것이 선수들을 제대로 자극해 후끈 달아올랐다.
-맨유가 경기를 재개합니다. 빠르게 공을 돌리는 맨유! 양 팀의 공통적인 전술 바탕은 세 명의 선수들이 삼각형의 대형을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펩이나 무리뉴 두 사람 모두 바르셀로나에서 영향을 받은 부분이라고 볼 수 있죠.
시간이 흐르면서 무리뉴와 펩의 전술은 다르면서도 같은 묘한 구석이 있었다.
단지 무엇을 좀 더 중시하냐 차이일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좁혀지고 있었다.
현대 전술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그래도 확실하게 다른 것은 분명 존재했다.
과르디올라가 압박을 흔히 아는 티키타카를 통해서 풀어 나간다면, 무리뉴는 그 압박을 미끼로 적을 끌어 들여 뒤 공간을 노려 역습 형태로 공격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르디올라는 무리뉴를 상대함에 있어 선수들에게 일정한 활동 범위와 간격을 좁히고 철저하게 맨유의 선수들을 마킹하도록 했다.
하지만 지금의 맨유는 과거와 달리 이런 상황에서 혼자 힘으로 맨시티의 진영을 부숴 버릴 막강한 선수가 있었다.
-한윤석이 공 잡고 달려갑니다! 2선으로 침투한 한윤석의 근처에서 포그바가 그를 보호하고 있습니다만, 글쎄요, 과연 이 선수에게 보호라는 게 필요할까요?
윤석이 공을 가지고 전진하기 시작하자 과르디올라의 인상이 절로 구겨졌다.
[처치 곤란이야……]과거 라이프치히에 있을 당시에도 느낀 거지만 중원에서 큰 키 때문에 유난히 눈에 띄는 저 선수는 말 그대로 처치곤란이었다.
큰 키도 키지만 워낙 힘이 세서 두셋이 몸싸움을 시도해도 공을 뺏기 어려웠고, 그렇다고 기술적으로 상대하자니 그는 저 거대한 덩치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민첩하고 발재간도 좋았다. 그뿐이랴?
-한윤석 패스!
조금의 공간이라도 만들어지면 그는 치명적인 패스를 만들어 낸다.
-그리즈만이 공 잡습니다!
골대를 등진 상황에서 공을 잡은 그리즈만은 몸을 돌리면서 오른쪽에 미키타리안에게 공을 연결했다.
베르나트의 뒤로 파고든 공을 받아 측면 라인에서 골대 쪽을 향해 사선으로 침투해 들어갔다. 1대1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지만, 골대를 향한 각도가 부족했다. 미키타리안은 꾸역꾸역 안으로 들어가며 브라보의 시선을 끌었다.
-아!
브라보도, 그리고 모두의 시선도 미키타리안에게 향한 상황.
그 상황에서 미키타리안이 공의 앞을 밟으면서 절묘한 라보나 패스를 시도했다.
오타멘디도 브라보의 시선도 속인 절묘한 패스.
-포그바!
그 공을 2선에서 들어온 포그바가 잡는다.
하지만 포그바의 정면은 오타멘티와 그리즈만이 가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예전이라면 자신을 과신하고 지금의 상황에서 본인 스스로 해결하려고 했겠지만 포그바는 욕심내지 않았다.
마치 물길이 지나가는 과정인 것처럼 포그바는 굴러온 공에 좀 더 힘을 실어주 듯 원터치로 옆으로 밀어 줬다.
-한윤서어어어억!
콰앙!
해설의 비명 같은 소리와 함께 천둥이 쳤다.
떵! 철썩!
골포스트를 강력하게 때리고 골 망을 갈랐다.
-골! 골골! 동점입니다! 한윤석의 환상적인 캐논포!
-저건 알아도 못 막을 거 같습니다! 골키퍼 킬러라는 소리까지 있는 윤석의 슈팅입니다.
-아, 실감나네요. 공이 찌그러졌습니다. 공을 챙겨든 브라보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공을 바라보네요!
[이게 사람이 찬 공이야?]브라보는 한쪽이 움푹 들어간 공을 바라보며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럴 수가 있는가. 이런 슈팅이 가능은 한가?
[이걸 막아……?]잘못 막는다면 내 손은?
순간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끼며 브라보는 서둘러 공을 볼 보이에게 건네고 새 공을 전달받았다.
-경기는 다시 원점이 되었습니다. 전반 23분, 오늘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알 수가 없네요. 양 팀 막상막하의 실력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흥미진진한 경기입니다!
[이 괴물!]골을 넣고 포효하는 윤석에게 미키타리안이 웃으며 매달렸다. 윤석은 미키타리안을 매단 그 상태로 웃으면서 포그바에게 다가가 주먹을 내밀었다.
[나이스 어시스트.] [응, 으응.]포그바는 모처럼 칭찬에 히죽 웃으면서 윤석과 주먹을 마주쳤다.
흥분한 선수들을 향해 무리뉴가 소리쳤다.
무리뉴의 목소리를 들은 윤석이 박수를 치며 말했다.
[감독님 말씀이 맞다, 다들 집중해! 상대는 맨시티라고!] [오오!] [이긴다! 이기자!]하지만 흥분한 선수들은 윤석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고 있었다.
“이거 어째 불안한데…….”
윤석은 왠지 모를 불안함에 볼을 긁적이면서도 자신의 위치를 찾았다. 어떻게든 막아 봐야지 하는 심정이었다.
그렇게 다시 경기가 시작되었다.
맨시티 선수들은 침착하게 공을 주고받으며 자신들의 플레이를 관철시켰다.
[그래, 1골 정도는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 다들 당황하지 말고 지금대로 해!]과르디올라는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런 감독의 마음을 이해하듯 맨시티 선수들은 토끼몰이하듯이 맨유의 골대를 향해 공을 몰아갔다.
한층 더 빨라진 패스 템포 때문에 맨유의 수비 라인은 정신없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완성된 패스워크를 상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수스에게 있던 공이 어느새 귄도간에게 향하고 귄도간이 가지고 있던 공이 브뤼네에게, 그리고 단숨에 아게로에게 향한다.
정상급 기량을 가진 이 괴물 같은 아르헨티나 선수는 단숨에 카스트로를 바보로 만들어 버리면서 맨유의 라인을 붕괴시키면서 자신은 물론이고 지금 공격을 몰아붙이는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맨유 선수들, 집중해야죠!
언제 골이 들어가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은 상황.
아게로는 레반도프스키와 함께 무사치오까지 바보로 만들면서 그대로 반대쪽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제수스에게 공을 패스했다.
빠르게 뻗어 가는 공이 제수스의 발에 닿는다면 골을 먹어도 할 말이 없는 상황.
제법 높이 솟아오른 그 공을 향해 제수스가 달려가는 순간, 제수스는 자신에게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올리자 보이는 것…….
[우왁!]사람을 기죽이는 거대한 거인이었다.
-한윤석의 인터셉트으!
원정석이 환호하는 순간, 윤석은 그대로 전방을 향해 롱패스를 시도했다.
쾅!
중거리 슈팅을 하듯이 힘차게 때린 공이 허공을 가르고 빠르게 전방을 향한다.
맨시티의 선수들이 분주하게 뒤로 물러가는 사이, 공은 어느새 하프라인을 넘어서 우측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정우.
정우는 떨어지는 공의 위치를 확인하고 주변을 훑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빠른 발의 풀백, 베예린이 정우에게 달려와 바짝 붙는다. 그리고 언제 달려온 스톤스 역시도 정우의 앞을 가로 막는다.
베예린을 따돌리고 스톤스를 제쳐서 달려 나갈 수 있을까?
베예린의 달리기 속도는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기량이 물이 오른 스톤스를 제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욕심내서 달려간다고 둘 중 하나를 처리할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정우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정우는 떨어지는 공을 향해 발을 들이민다. 그 타이밍에 맞춰서 베예린이 힘껏 몸싸움을 시도하면서 정우의 몸이 휘청였지만, 정우는 공을 받을 수 있었다.
단 한 번의 터치.
정우는 무리뉴가 열심히 보라고 시켰던 로마의 왕자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
톡.
가벼운 터치 한 번에 공이 스톤스의 머리 옆을 스쳐 지나간다.
스톤스가 놀라며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 공은 그리즈만의 발 앞에 도착했다.
그리즈만은 오타멘디가 자신에게 오기 전에 그대로 골대를 향해 슈팅했다. 브라보가 몸을 쭈욱 뻗어 공을 막아 보지만 손끝을 아슬아슬하게 스치며 골 망을 갈랐다.
[와아아아아!]원정석에서 열광하는 사이.
과르디올라는 당황한 듯 코를 쓰윽 훑으며 말했다.
[뭐, 2골 정도는 예측했으니까.]……경기는 계속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