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03)
형제의 축구-203화(203/251)
형제의 축구 203화
-위험천만한 순간이었습니다. 맨유의 위협적인 공격! 하센휘틀 감독, 초조한 표정으로 선수들을 독촉합니다.
-라이프치히는 이런 장면을 생각하지 못했을 거예요. 단 한 번의 움직임으로 지금과 같은 위협적인 상황을 만든 것은 옛 팀 동료 한정우였습니다.
-참 어떤 기분일가요? 옛 동료를 적으로 만나는 것은요.
조나단 타는 스쳐 지나가는 정우의 어깨를 툭 하고 쳤다. 정우는 그런 조나단 타를 보고 윙크를 했다. 동시에 두 선수가 웃음을 흘렸다.
[살살해라, 무섭다.] [X랄.]간단히 대답하고 멀어지는 정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조나단 타는 식은땀을 흘렸다.
[언제 저렇게 큰 거야?]사소한 습관, 단점, 이런 것들을 알만큼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정우와 지금의 정우는 또 다르다. 단 한 번의 경합이지만 움직임이 더 좋아졌다는 것을 느길 수 있었다.
그러다 문득 들어오는 생각.
그렇다며 윤석은?
[어후…….]조나단 타는 한숨을 내쉬면서 움직였다.
거대한 괴물이 어느새 라이프치히의 공을 빼앗아 달려오고 있었다.
한때는 주장 완장을 달고 라이프치히의 황제로, 분데스리가의 폭군으로 군림했던 괴물은 옛 동료를 상대로 가차 없었다.
쿵!
[크윽……!]쉽게 밀려나 바닥을 뒹굴며 케이타가 질린 표정으로 윤석을 바라봤다. 윤석은 케이타를 무심히 지나치며 앞으로 나섰다. 긴터가 다급하게 달려와 윤석의 공을 노리고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다.
휘익.
거대한 덩치라고 믿지 못할 정도로 날렵하게 뛰어오른 윤석이 긴터의 위를 지나쳐 그대로 힘있게 패스를 찔러 넣었다.
-포그바!
공을 받은 포그바가 타의 견제에 등진 상태로 막아 내면서 빙글 돌려 미키타리안에게 공을 밀어 줬다. 미키타리안이 헥토르가 바짝 달려오기 전에 그대로 그리즈만을 향해 크로스를 올린다.
채찍같이 뻗어 간 패스가 그리즈만의 발에 닿았다.
퉁!
그리즈만은 떨어지는 크로스를 가볍게 발을 들이민 것만으로 공이 방향을 바꿔 골대 구석을 향했다. 조 하트가 몸을 쭈욱 뻗어 손을 내밀어 필사적으로 공을 막으려 날아갔다.
텅!
하지만 라이프치히를 구원한 것은 조 하트의 손이 아닌 골대.
공은 골대를 들이받고 도로 필드로 튕겨나간다.
라인 밖으로 벗어나지 않고 필드로 돌아온 공을 향해 선수들이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공을 향해 달려든다.
“내가 더 빠름!”
귀신같이 나타나는 한 사람.
-한정우!
-와!
철썩!
슬라이딩과 동시에 골대 안에서 공과 함께 정우가 나뒹굴었다.
득점을 알리는 주심의 휘슬과 동시에 정우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골…… 아, 아니지.”
골을 넣은 기쁨에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려던 정우는 이내 표정을 굳히고 흘끔 관중석을 바라보고는 말없이 걸었다.
-인자기와 같은 위치 선정! 골이 들어가지 않을 거라는 걸 예측한 건가요? 엄청난 후각입니다! 그대로 골을 만드는 한정우!
-하지만 전혀 기뻐하지 않네요. 표정 없이 다가오는 동료들에게 다가오지 말라는 제스처를 보여 주네요.
-옛 팀을 향한 예우를 다하는 정우, 오히려 라이프치히의 관중들이 박수로 정우를 응원합니다. 보기 좋은 광경이네요, 물론, 라이프치히 선수들 입장에서는 유쾌한 상황은 아니지만요.
해설의 말과 달리 라이프치히의 모두는 생각보다 침착했다.
환상적인 속도.
기습적인 움직임.
득점을 향한 놀라운 후각.
이 모든 것을 이미 지난 시즌 충분히 지켜봤기 때문이다.
골을 넣는 것이 당연한 상대가 정우라고 생각했다.
[그것을 최소화하는 게 우리의 임무지. 그리고…….]하센휘틀은 차분하게 필드를 바라봤다.
오히려 골을 1골 먹고 나니까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었다.
[우리가 더 많은 골을 넣는다.]정우, 그리즈만, 미키타리안과 같은 선수들로 구성된 맨유의 공격진의 클래스를 따지고 본다면 지금의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부럽지 않은 최강의 선수진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대 교체 속에서 세계최강 독일의 주전 공격수로 발돋움한 젤케, 정우가 빠진 이후 팀의 주포가 되어 미친 활약을 보여 주기 시작하는 베라르디,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해 잠재력이 터지기 시작한 실바도 만만치 않았다.
그리고 라이프치히가 자랑하는 것.
세대 교체 속에서 독일의 중심 수비진이 되어가는 포백 라인이 있었다.
비록 정우에게 기습적인 1골을 내줬지만, 지금 라이프치히의 포백은 점차 국가 대표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며 세계 최고의 포백이 완성되었다고 할 정도로 기량과 호흡이 남다른 선수들이었다.
지금에 와서는 맨유의 수비진이 더 손색이 있다고 할 정도로 이들의 라이프치히의 수비는 무시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하센휘틀은 자신 있었다.
-한윤석! 또다시 공을 빼앗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 불가능한 존재가 있었지만 말이다.
[윤석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지.]사실 하센휘틀의 경계 대상 1호는 정우가 아닌 윤석이었다.
공수를 모두 책임지며 경기를 지배하는 선수.
말 그대로 듀란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저 선수는 하센휘틀로서도, 아니, 그 어떤 감독이라도 대응하기 힘든 존재였다.
듀란의 진군이라고도 불리던 그 모습 그대로, 하지만 예전과 다른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서 윤석이 전진했다.
포그바라는 든든한 우군을 얻은 윤석은 더욱더 무서울 게 없어 보였다. 케이타와 긴터가 분주하게 움직여도 중원의 힘은 도저히 맨유를 따라잡기 어려웠다.
아센시오가 내려오고 헨라취와 헥토르가 중원에 가세해도 쉽지 않았다.
오히려 라이프치히가 준비했던 것들이 하나둘 깨지는 것 같은 상황, 무엇보다 헨라취와 헥토르가 중원에 가세한 것은 좋지 못한 판단이었다.
무리뉴가 가장 중시하는 포지션, 윙어들이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한윤석의 패스가 측면으로 향합니다! 그대로 한정우에게!
노골적으로 정우를 향하는 패스, 이런 부분은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는 듯 쉴레가 달려든다. 지난 반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하더라도 정우는 정우, 쉴레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정우를 자신도 모르게 떠올리며 힘 있게 정우에게 달라붙었다.
골 냄새를 기가 막힐 정도로 잘 맡던 이 괴물의 유일한 약점, 피지컬로 압도하기 위해서.
하지만 역시 예전의 정우가 아니었다.
퉁!
쉴레를 등진 상태로 정우가 발등으로 공을 터치했고, 공은 그대로 정우와 쉴레를 지나쳐 그대로 수비 라인의 빈 공간으로 향했다.
[엇!]쉴레가 놀라 고개를 돌려 공의 행방을 찾는 순간 타를 따돌린 그리즈만이 공을 잡았다.
거리도, 위치도 골대를 향해 슈팅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위치였다.
펑!
망설일 것 없이 그리즈만이 그대로 공을 때렸다.
철썩!
[와아아아아아!]원정석의 함성과 동시에 그리즈만이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고오오오올! 그리즈만의 골입니다!
-한정우의 원 터치 패스! 쉴레는 예전의 정우를 쫓은 듯합니다. 피지컬이라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정우는 많은 것들을 발전시켰지만, 이중에서 가장 으뜸인 것은 지금 보신 것과 같은 원 터치 패스, 슈팅입니다! 프란체스코 토티, 혹은 바티스투타를 연상케 하는 지금의 모습을 쉴레는 상상도 할 수 없었을 겁니다!
[허허…….]하센휘틀은 혀를 내둘렀다.
저런 모습을 맨유와 경기 영상에서 보긴 했다. 하지만 영상과 실제로 본 것은 다른 법.
저 정도로 정교한 패스가 가능할 줄이야…….
[그것도 반년 만에.]하센휘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계획은 틀어지고 스코어는 어느덧 2점이나 벌어졌다.
그렇게 전반전이 마무리되었다.
전반전에서 2골이나 허용한 라이프치히가 이 상황을 타파할 방법을 구상하고 라커룸에서 열변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생각보다 순조롭게 진행한 전반전 덕분에 분위기가 좋았다.
이 상황에서 역전의 빌미를 주지 말 것을 당부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작전 지시도 없었다.
-후반전이 시작됩니다. 라이프치히가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궁금해지는 후반이네요.
-아마 어렵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중원에서 이미 맨유와 라이프치히 사이에 격차가 크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어요.
-라이프치히에서 선수 교체가 있습니다. 케이타 선수가 나가고 이 선수가 들어오네요. 마르코 카이저입니다. 4-1-2-3 포메이션으로 변경되네요. 긴터가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로 내려갑니다.
마르코 카이저.
도르트문트에서 독일의 신예로 급부상한 그가 라이프치히의 유니폼을 입고서 등장했다.
독일 최고 이적료를 갱신하며 도르트문트를 떠나 라이프치히로 온 그는 아센시오와 함께 라이프치히의 중원을 책임지며 핵심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었다.
이번 경기에서 케이타와 긴터를 활용해 포그바와 윤석을 저지하며 역습을 하려고 했던 하센휘틀은 이 카드가 아예 먹히지 않자 마음을 바꿔 먹고 그를 출격시킨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충격적인 이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거액의 이적료가 저 어린 선수에게 투입된 것도 투입된 거지만, 도르트문트를 떠나 라이프치히로 오고 싶어 한 마르코 카이저의 선택도 놀라운 일이었거든요.
-그만큼 라이프치히의 위상이 하루아침에 달라졌다는 거죠. 마르코 카이저는 지금 라이프치히를 이끄는 핵심 선수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천재적인 재능을 더욱더 폭발시키고 있습니다.
“카이저 자식.”
정우는 하프라인 너머에서 카이저의 모습을 봤다.
도르트문트의 프렌차이즈 스타가 되리라 예상했던 녀석은 하루아침에 변절자가 되어서 라이프치히의 유니폼을 입고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왜 이적한 걸까? 돈?”
사실 정말 의외에 이적이기에 문득 궁금한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정우는 관심을 접었다.
중요한 것은 오늘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설마 한 선수가 투입된 것만으로 상황이 반전될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그건 비단 정우뿐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형제가 예전 형제가 아니듯이, 마르코 카이저도 예전의 마르코 카이저가 아니었다.
정우와 마찬가지로 단점은 그대로 안은 채로, 그는 자신의 장점을 더욱더 갈고 닦았다.
-마르코 카이저!
그것은 경기가 시작되고 몇 번의 경합 끝에 라이프치히가 공을 잡았을 때 드러났다.
하프라인 인근에서 공을 잡은 마르코 카이저는 그대로 몸을 빙글 돌리며 맨유의 선수가 마킹하기 전에 그대로 공을 전방으로 찔러 넣었다.
대지를 가르는 패스.
“엇……!”
정우와 윤석의 두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마치 빙판 위처럼 매끄럽게 뻗어 나가는 공.
필드 절반을 가로지르면서도 속도가 전혀 줄어들지 않은 채로 선수들이 미처 대응하기 전에 수비의 틈까지 파고든다.
그리고 마르코 카이저가 반드시 이런 패스를 주리라 예상한 듯 맨유의 수비 뒤로 파고 들어가는 한 사람.
-베라르디!
철썩!
-깔끔한 마무리! 라이프치히가 1점 따라잡습니다!
“허허…….”
뭔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