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05)
형제의 축구-205화(205/251)
형제의 축구 205화
여전히 불편한 이웃
[우리 선수들은 매우 잘해 줬습니다. 하지만 한윤석은 처치 불가능의 존재였습니다. 그는 무슨 수를 써도 막지 못하는 자연재해와 같아요.]기자회견에서 하센휘틀은 참담한 표정으로 그리 말했다.
승리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한윤석의 골로 동점이 되었다.
패배하지는 않았지만, 다음 경기가 원정인 라이프치히의 입장에서는 패배만큼 쓰디쓴 무승부였다.
하센휘틀이 맞은편에 앉은 윤석을 바라봤다.
오늘 MOM으로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온 윤석은 여전히 이런 자리가 불편한 얼굴로 잔뜩 굳어서 앉아 있었다.
아까 옛 동료들을 패듯이 돌진해 골을 넣던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기자분들, 윤석은 여전히 기자분들이 어렵나 봅니다.]하센휘틀은 농담 삼아 그리 말하며 자신의 인터뷰를 끝냈다.
하센휘틀의 말을 듣고서 웃음을 터뜨리던 기자들이 이번에는 맨유의 감독인 무리뉴에게 인터뷰를 하고 이어 윤석에게 질문을 던졌다.
[한윤석 선수의 골로 무승부가 되었습니다. 옛 팀과 경기는 어떠셨습니까?] [아, 음……. 지금의 팀을 생각하면 좋은 일이지만, 그렇게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이곳의 동료들을 좋아하고, 이곳의 팬들을 사랑합니다. 라이프치히의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 드려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주 모범적인 답변이시네요, 아직도 라이프치히의 팬들은 듀란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옆에 계신 하센휘틀 감독도 그런 것 같네요. 한윤석 선수는 어떠신가요?] [아직 적응하기 바빠서 그립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많은 것을 준 곳이죠. 언젠가는 다시 레드불 아레나에서 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그래도 과거와 달리 제법 인터뷰가 능숙해진 윤석을 보며 하센휘틀은 그 짧은 반년이란 시간이 상당히 많은 것을 바꿨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기자회견이 끝나고 라이프치히와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선수단은 곧바로 영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쩝, 주희 누나라도 있었으면 좀 더 있다가 간다고 했을 텐데.”
“아직도 한국에 있나?”
공항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탄 정우와 윤석이 대화를 나눴다.
“으응, 누나네 할머니 몸이 많이 안 좋으신가 봐. 시간 내서 한국에 가 봐야 하나…….”
정우의 말에 윤석이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그럴 시간이 어디 있냐.”
“휴, 그건 그래.”
거의 나흘 단위로 경기가 진행되는 빠듯한 일정이었다.
오늘 복귀하면 사흘 뒤에 사우스햄튼과 경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나마 사우스햄튼과 경기가 끝나면 1주일 정도 여유가 생기지만 한국을 오가기에는 촉박한 시간이었다.
그 뒤에 시간적 여유가 더 생기긴 하지만 A매치 기간이었다.
구단에서는 선수들 보호 차원에서 중요하지 않은 친선경기 차출을 거부한 상황이었고, 선수 보호가 중요시 된 요즘 시점에서는 중요한 정식 경기가 아닌 이상 A매치 기간이라고 하더라도 장거리의 위치한 선수를 함부로 소환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한국으로 갈 일이 없었다. 그런 가운데 생각 없이 그 짬을 이용해 휴가를 받아 한국을 간다? 아마 한국에서 뭇매를 맞을 일이었다. 더욱이 구단에서 허락해 줄 일도 없을 테고 말이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데…….”
정우가 걱정스럽게 말하자 윤석은 정우의 어깨를 두들기며 말했다.
“설마 그러겠냐. 맨날 누나가 전화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 아니냐.”
“그지…… 그래도 불안하단 말야. 빨리 결혼을 하든지 해야지…….”
“결혼이 쉽냐?”
“형처럼 하면 되지 않을까?”
속도위반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는 동생의 말을 듣고 윤석은 말없이 창밖을 바라봤다. 오랜만에 찾는 독일의 하늘은 영국과 달리 푸르렀다.
* * *
독일에서 복귀한 이후 휴식 없이 회복 훈련 이후에 사우스햄튼과 일전을 준비했다. 알짜배기 선수로 탄탄한 팀으로 유명한 사우스햄튼은 쉽게 생각했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는 팀이었기 때문이다.
리그 경기 하나하나가 중요한 시점인 만큼 더욱더 말이다.
하지만 3월에 접어드는 지금 거의 쉴 틈 없이 출전한 핵심 선수들의 컨디션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었다.
사우스햄튼과 경기에서는 어쩔 수 없이 챔피언스 리그에 나선 선수들 대부분을 제외하고 새로운 선수들로 구성해서 경기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치러진 사우스햄튼과 경기 결과는 1 대 1 무승부.
그리즈만의 1 대 0으로 리드하던 경기에서 투입된 필 존스의 실수로 동점을 허용하면서 경기가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레스터와 원정 경기에서는 막판에 2연속으로 실점을 허락하면서 3 대 2로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정우는 이 경기에서 멀티 골을 기록했지만, 그 활약이 빛을 바랬다.
뼈아픈 패배를 기록한 뒤 맞이한 경기는 FA컵 6라운드, 상대는 지지난 경기에서 상대한 사우스햄튼이었다.
사우스햄튼은 맨유를 상대로 무언가 약점을 잡은 것인지 영감을 받은 것인지 몰라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압도하면서 3 대 1로 압도하며 승리를 차지했고, 맨유는 탈락의 고배를 들이켜야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경기는 라이프치히와의 2차전.
1차전 이후에 1무 2패를 기록하며 팀 분위기가 좋지 못한 맨유였지만, 라이프치히와 경기에서는 정우의 한 골에 힘입어 1 대 0 승리로 8강의 진출하게 되었다.
이 가운데 챔피언스 리그에서 정우의 득점도 어느덧 11골.
7경기 11골이라는 엄청난 활약을 보여 주고 있었으며, 네이마르와 디발라를 제치고 득점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메시와 호날두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15골 이상을 넣어 주는 일 때문에 11골 정도는 우습게 보는 사람들이 많아진 지금이지만, 사실 챔피언스 리그에서 고작 16강만에 11골이라는 것은 어마어마한 득점 행진이었다.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보면 챔피언스 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 컵, 87-88년의 득점왕은 모두 무려 일곱 명으로 득점이 고작 4골에 불과했다.
챔피언스 리그로 탈바꿈한 이후 기록을 찾아봐도 5골로 득점왕이 된 사람이 여럿 있을 정도였고, 메시와 호날두가 집권하는 시대 이전에는 12골의 반 니스텔루이를 제외하면 10골을 넘긴 사람도 거의 없었다.
아무튼 지금만 따져도 대단한 기록임은 확실하다.
이 페이스로 결승까지 진출하게 된다면 13-14 챔피언스 리그에서 호날두가 기록한 17골 대기록을 넘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정우는 점차 축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의 존재로 자리 잡아 갔다.
축구의 불모지, 특히 유럽에서 맹활약한 공격수가 전무하다시피한 곳에서 역대 최고가 될 가능성을 보이는 괴물 선수가 탄생했으니, 아시아 전체적으로 그의 대한 관심이 적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가운데 16강 일정을 마무리 지은 챔피언스 리그는 8강 대진을 발표했다.
16강은 순탄했던 조별 예선과 달리 이변의 연속이었다.
유벤투스가 세비야에게 종합 스코어 2 대 1로 패배했으며, AS 로마가 바이에른 뮌헨을 이겼다. 그중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첼시가 셀틱에게 무릎을 꿇었다는 것이다.
셀틱에는 브라질에서 건너온 19세의 어린 천재가 있었는데, 이 선수가 만들어 낸 극장 같은 골들로 첼시를 무릎 꿇릴 수 있었다.
히바우두 데 데미앙 모레노.
필드 위에서는 데데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폭발적인 스트라이커였다.
아무튼, 이와 같은 일들로 8강을 향한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더 높아지는 가운데 발표된 대진은 다음과 같았다.
세비야 VS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셀틱
바르셀로나 VS AT 마드리드
레알 마드리드 VS AS 로마
어떻게 보면 몇몇 경기는 결과가 뻔히 보이는 경기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지난 16강에서 이변의 주인공들이 보여 준 임펙트가 있었기에 모든 경기가 한 팀이 승리한다고 확신할 수 없었다.
일전에 말한 셀틱도 셀틱이지만, 세비야도 유벤투스를 상대로 철통같이 완벽한 수비로 승리를 거머쥐었고, AS 로마는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하며 그들을 압도했다. 구단의 단장에서 감독이 된 로마의 영원한 주장, 로마의 연인이자 왕자로 불리던 토티가 보여 준 공격 축구는 충격적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비교적 쉬운 상대인 셀틱을 맞이하며 좋아하긴 했지만, 마찬가지로 요주의 인물로 꼽히는 데데를 경계했다.
다른 선수들은 빅리그에서 탐낼 정도로 뛰어난 선수는 없었지만, 그들은 전술의 충실했으며, 무엇보다 데데를 다양하게 살리는 법을 알고 있었다.
그것을 바탕으로 데데는 첼시를 상대로 데데는 1차전 해트트릭과 2차전 멀티 골로 도합 5골을 넣으며 챔피언스 리그 득점랭킹 3위에 오르게 되었으니 무시할 수 없었다.
첼시를 상대로 2경기 5골을 넣는 것은 맨유에서도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셀틱과 경기를 대비하기 위해서 데데의 영상을 지켜본 무리뉴는 그를 단 한마디로 평가했다.
-아드리아누. 딱 그가 생각나는군.
한때 세리에 A를 주름잡으며 월드 클래스의 공격수로 주목받았던 괴물 선수, 아드리아누.
압도적인 피지컬과 브라질리언 특유의 기술을 모두 겸비하며 가장 완벽한 공격수로도 꼽혔던 그를 데데가 연상케 했다.
그도 그럴 것이 191센티미터나 되는 키와 두껍고 단단한 몸으로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연상시키는 플레이를 하다가도 상황에 따라서는 2선으로 내려와 진두지휘를 하고, 필요하면 날렵한 드리블과 개인기로 상대를 제치는 크랙 역할까지 모두 소화했다.
게다가 극단적인 왼발잡이었던 아드리아누와 달리 그는 양발을 모두 사용할 줄 알았으며, 아직 어리긴 하지만 누구보다 일찍 훈련을 와서 가장 늦게 나간다는 일화만 봐도 멘탈만으로도 아드리아누를 앞설 선수라고 짐작케 했다.
아직 나이가 어려 경험적으로는 부족할지 몰라도, 그것은 챔피언스 리그에서 보여 준 그의 활약만으로도 경험을 문제 삼기 어려웠다.
[우리 팀도 조심해야겠어.]무리뉴는 데데를 위험인물로 지목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그를 막는 것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힘? 무리뉴에겐 윤석이 있었다.
결정력? 단점이 많은데도 무지막지한 골을 넣어 주는 정우가 있다.
원 맨 팀은 완벽할 수 없다.
무리뉴는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챔피언스 리그 일정을 준비하는 가운데 프리미어 리그, 본머스와 대결이 이어졌다.
본머스는 이번 시즌 좋은 활약을 보여 주면서 리그 중위권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이어 가는 팀이었다.
본머스와 경기를 준비하는 와중, 그리즈만이 2주 부상을 당했으며, 린델뢰프가 돌아와 과부하가 걸린 수비진의 여유를 줄 것이라 생각하던 와중에 이번에는 바일리가 3주 부상을 심지어 무사치오가 장염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되면서 컨디션이 돌아오지 못한 린델뢰프와 필 존스가 중앙을 책임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경기는 장기 부상으로 이번 시즌 일찍이 아웃을 당해 단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한 스몰링과, 바란, 바일리, 무사치오와 같은 선수들이 그리워지는 경기였다.
일찍이 정우와 로메로가 각각 1골씩 넣어 2골 앞서던 맨유는 후반에서 린델뢰프의 체력저하, 그리고 필 존스의 하락한 기량이 환상적인 궁합을 이뤄 내면서 무승부를 건지게 된 것이다.
그렇게 맨유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3경기나 승리를 챙기지 못하면서 또다시 2위인 맨시티에게 바짝 추격을 당하게 되었다.
승점 차는 단 2점.
단 한 번만 패배해도 역전이 가능할 정도가 되었다.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맞이한 30라운드의 상대는 웨스트 햄.
FA컵과 리그컵, 그리고 리그까지 유난히 접점이 많은 이 팀은 지난 FA컵 5라운드에서 맨유에게 4 대 0으로 대패를 당한 팀이었다.
어렵지 않게 승리를 가져갈 거라는 사람들의 기대 그대로 웨스트 햄은 다른 팀들과 같은 이변을 연출하지 못하고 포그바, 정우, 래쉬포드의 골로 3 대 1 대패를 당하게 되었다.
이 경기에서 윤석은 3골 모두 어시스트하면서 경기를 지배했다는 극찬과 함께 프리미어 리그에서 드문 평점 10점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경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그 우승의 향뱡을 결정지을 수 있는 상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다름아닌 맨체스터 시티.
여전히 승점 2점 차로 바짝 쫓아오며 모처럼 리그 우승의 희망을 훼방 놓으려고 하는 불편한 이웃과의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