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10)
형제의 축구-210화(210/251)
형제의 축구 210화
-한정우가 2차전의 포문을 엽니다!
-정말 기가 막힌 후각입니다. 자칫 노골이 되었을 상황에서 멋지게 골을 만들어 냅니다!
-이렇게 되면 종합 스코어 5 대 3이 됩니다. 갈 길이 머네요. 결승 진출을 위해서 필요한 골은 3골입니다.
-여전히 쉽지 않네요.
분위기를 가져가는 것은 좋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다. 맨유의 선수들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서둘러 하프라인으로 공을 옮겼고, AT 마드리드는 여전히 여유가 넘쳐흘렀다.
기습적인 골로 1골을 가져갔지만, 본격적으로 경기가 시작되자 경기의 주도권은 AT 마드리드가 가져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치 열한 명이 하나의 뇌를 공유하는 것 같았다.
주도권이 넘어가는 것 같은 상황에서 필드 앞에 선 무리뉴의 얼굴은 의외로 침착했다.
그의 눈에는 보였다.
부상에서 돌아온 에레라가 뒤늦게 몸이 풀리기라도 한 듯 뛰어다니기 시작하는 모습과, 윤석이 에레라와 란지니를 적절히 조율하며 서서히 토끼를 몰아가듯 AT 마드리드를 압박해 가기 시작했다.
[확실히 에레라와 윤석이 잘 맞는군.]아니, 정확히 말하면 윤석의 폼을 따라올 지능을 가진 선수가 에레라 정도밖에 없는 게 맞는 것 같았다.
네베스와 윌 휴즈가 있지만, 그들과 함께할 때와 에레라가 있을 때가 달랐다. 에레라가 있는 것만으로도 윤석의 부담이 줄어든다.
그리고 줄어든 부담은…….
-에레라, 공 빼앗습니다! 코케의 패스 미스!
-곧바로 전방으로 패스! 아, 윤석, 2선에서 공을 받네요!
……윤석을 더욱더 공격적으로 만들어 줬다.
윤석이 공을 가지고 달리기 시작하자 무리뉴는 주먹을 불끈 쥐었고, 여유로웠던 시메오네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필드를 바라봤다.
맨유의 핵심이자, AT 마드리드 입장에서 가장 위험한 요주의 인물.
존재 자체만으로 사람을 압도하는 그가 지난 경기를 설욕하듯 진군하기 시작했다.
니게스가 호기롭게 달려들었다가 단숨에 나가떨어졌다.
-하하, 호기는 때론 참사를 부르는 법이죠. 니게스가 윤석을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어요.
-현역 아니, 역대 최고의 힘을 자랑하는 선수입니다. 무리뉴가 말했죠? 그에게 몸싸움을 거는 것만큼 멍청한 짓도 없다고요.
한 마리 사자와도 같았다.
그의 주변에는 란지니와 에레라가 그의 충복이 되어서 주변을 배회하며 그에게 원활한 패스 코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AT 마드리드도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는 않았다.
사방에서 코스를 차단하고 한 사람이 전담해서 윤석에게 붙었다.
지금까지 숱한 팀이 시도한 방법이었지만, 지금까지 단 한 팀도 성공하지 못한 방법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시메오네는 자신 있었다.
축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니 말이다. 그리고 그의 팀은 최고로 화려한 팀은 아니었지만, 그 어떤 팀보다도 하나가 된 팀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메오네도 간과한 게 있었다.
윤석은 팀 그 자체, 팀을 지배하는 선수였다.
윤석의 움직임 하나, 패스 하나에 선수들이 홀리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틈에서 윤석은 경기를 내려다봤다.
시메오네가 자신한 대로 AT 마드리드는 맨유의 선수들을 꽁꽁 싸매고 있었고, 공간을 점유하며 대단한 수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윤석은 더욱더 깊숙이 돌진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크랙이 되어서 움직였다.
천하의 윤석이라도 모두를 다 뚫고 들어가기 힘들겠지만, 오늘은 에레라가 든든하게 후방에서 지원하고 있었고, 란지니도 컨디션이 좋았으며, 다른 공격진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막 공수가 변환되면서 AT 마드리드도 진영을 가다듬지 못하고 수비 라인을 지키는 선수들만이 골대를 막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사오항에서 윤석이 깊이 들어가기 시작하자 위기감을 느낀 AT 마드리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보다 못한 사비치가 움직여 윤석에게 달려드는 순간.
드디어 라인이 깨지면서 공간이 생겨났다.
윤석은 그 틈을 비집는 패스를 찔러 넣었다.
지면 위에 살짝 떠서 레이저처럼 뻗어 나간 공을 향해 달려가는 것은 다름 아닌 정우.
이미 예측한 듯 브르살리코가 정우를 따라 달려 나갔지만, 전속력으로 달리는 정우를 따라잡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정우는 단숨에 공을 발 앞으로 가져간 것도 모자라 그대로 골대를 향해 슈팅했다.
오블락이 몸을 활처럼 쭉 펴며 공을 향해 손을 핀다.
아슬아슬하게 오블락의 손끝을 스쳐 지나간 공이 골포스트를 때리고 바깥으로 튕겨 나간다. 튕겨 나가는 공을 향해 오블락은 네발로 기다시피 달려가 공을 코너킥 바깥으로 걷어 냈다.
-아, 아쉽습니다. 간발의 차이로 골을 놓칩니다! 하지만 위협적이었습니다! 골이 나와도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AT 마드리드, 너무 방심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
-지난 경기와 달리 이번에는 맨유가 AT 마드리드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코너킥을 준비합니다. 미키타리안이 코너킥을 찰 준비를 하네요.
미키타리안이 공을 내려놓고 페널티 에어리어를 바라봤다.
그 안에는 수많은 선수들이 있었지만, 역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윤석이었다.
마치 차를 타고 지나가도 훤히 보이는 송전탑처럼 홀로 우뚝 서 있었다.
미키타리안은 망설일 것 없이 윤석의 머리를 조준하고 공을 찼다.
공이 빠르게 뻗어 나가는 순간 선수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뭐 이런 녀석이…….]뒤에서 힘으로 윤석을 밀어붙이면서 사비치는 질린 표정이 되었다. 아무리 밀어도 꿈쩍하지 않는다. 그것은 앞에 있는 고딘도 마찬가지였다. 위치를 잡아도 도저히 윤석을 밀어 내고 공을 따낼 자신이 없었다.
누군가에게는 버거울 수비수들의 사이에서 윤석은 홀로 솟아올라 공을 향해 머리를 들이밀었다.
도저히 헤딩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대포알과 같은 슈팅이 골대 구석을 노리고 떨어져 내린다.
이번에도 전력을 다해 다리를 뻗은 오블락이었지만, 공은 그런 오블락을 비웃듯 통통 튀기며 골라인을 넘어섰다.
-골! 한윤서어어억! 맨유의 두 번째 골!
-종합 스코어가 5 대 4가 되는 순간입니다! 전반 18분! 이제 승부는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맨유가 2골만 더 넣는다면 AT 마드리드를 상대로 기적 같은 결승 진출을 이뤄 내게 됩니다!
이쯤 되자 AT 마드리드 선수들의 표정도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해졌다.
3 대 0으로 오늘 경기가 끝난다면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서 무조건 AT 마드리드가 진출하게 되지만, 거기서 단 1골만 더 넣게 되도 손에 쥐었던 결승 티켓을 버리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되기 때문이었다.
여전히 2골이나 더 넣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희망을 본 이상 맨유는 더욱더 간절하게 골을 노리게 될 것이다.
하프라인으로 분주하게 공을 옮기는 사이.
필드 위에 선수들만큼이나 간절한 무리뉴가 필드 가까이에서 선수들에게 이것저것 지시를 내리는 모습이 보인다.
-희망을 본 무리뉴 감독, 누구보다도 열정적이네요. 필드 위 선수보다도 더욱더 말이죠.
다시 재개된 경기.
맨유는 기세를 잡은 만큼 더욱더 AT 마드리드를 몰아가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 단순하게 에레라만이 추가된 것 같은데 경기 양상이 많이 다릅니다. AT 마드리드는 지난 1차전에서 보여 준 모습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하고, 맨유는 지난 경기보다도 더욱더 타이트한 압박을 자랑하고 있어요.
-윌 휴즈와 네베스가 아직까지는 맨유에 녹아들지 못했다는 소리겠죠. 아니, 그것보다도 에레라의 왕성한 활동량을 따라가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에레라가 있음으로서 완성되는 게 한 가지 있는데, 그게 바로 윤석의 최전방 침투입니다. 수비가 좋지 못하면 윤석은 공격적으로 나서기보다 후방에서 지키는 플레이를 자주 보여 주거든요? 여기서 에레라가 왕성한 활동량으로 수비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면 윤석은 굳이 내려와서 수비 라인을 보호하지 않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두 선수의 궁합이 잘 맞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의 유일무이한 단점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었다.
상대 팀이 위협적이고, 우리의 팀이 수비 상황이 좋지 못하면 신중한 윤석은 공격적으로 나서서 맞불을 놓기보다는 후방으로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는 버릇이 있는데, 때에 따라서는 시기적절하게 올라가야 하는 상황임에도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윌 휴즈와 네베스는 그런 윤석의 불안을 덜어 주지 못했다.
그 불안을 덜어 주는 에레라가 윤석의 뒤를 지원하는 가운데 경기는 계속되었다.
2골이나 얻어맞은 AT 마드리드는 정신을 바짝 조인 듯 아까와 다르게 쉽게 공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윤석과 란지니를 위시한 공격진이 연신 전방 압박을 가하며 AT 마드리드의 전진 패스를 방해했지만, AT 마드리드도 쉽사리 공을 빼앗기지 않았다.
시작부터 화끈한 골 잔치를 선보이던 경기가 일순 지루하게 흐르기 시작했다.
-전반이 다 끝나가는 상황, 초반과 다르게 양 팀 모두 이렇다 할 것 없이 경기가 진행됩니다.
-AT 마드리드가 쉽게 공을 내놓지 않고 있어요. 공을 뺏기더라도 윤석에게 가기 전에 어떻게든 공을 빼앗아 다시 공격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맨유도 쉽게 뒤 공간을 내주지 않고 있죠. 지루해 보일 수 있는 경기지만, 그만큼 선수들의 집중력이 높다는 소리입니다.
-네…… 전반 끝납니다! 남은 후반전, 결승 진출 팀이 가려지게 되겠습니다.
선수들이 로커 룸으로 들어갔다.
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포그바의 퇴장과 윤석을 포함한 선수들의 부담 가중으로 엉망이 되었던 지난 경기와 달리 이번 경기에서는 선수들 하나하나가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고, 컨디션들도 굉장히 좋았다.
[좋아, 모든 게 좋게 돌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하나.]무리뉴는 자신을 바라보는 선수들에게 힘 있게 말했다.
[이기고 돌아오자.]무리뉴는 돌아오라고 하지 않았다. 자신도 함께한다는 것을 강조하듯 돌아오자고 말했다.
그리고 선수들은 무리뉴를 감독이기 이전에, 함께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후 선수들이나 무리뉴, 그리고 스태프들 모두가 경기와 관련된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말없이 바나나를 먹고 유니폼을 갈아입고 후반전을 준비했다.
그렇게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AT 마드리드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 주지 못한 가이탄을 빼고 안드리야 지르코비치를, 그리고 비에토를 대신해 케빈 가메이로를 투입했다.
-수비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AT 마드리드는 공격적인 자세로 경기를 이어갈 것 같습니다.
-수비적으로 몸을 웅크리고 끌려 다니는 것보다는 공격을 이어 가며 단 1골이라도 넣게 되어도 맨유에게 더욱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판단일 겁니다. 이게 통할지는…… 지켜봐야 하겠죠?
-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으니까요.
AT 마드리드는 그리고 맨유는 서로 상대의 골문을 노리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란지니의 패스를 이어받은 미키타리안이 중앙으로 침투해 들어가면서 맨유에게 기회가 생겼다.
미키타리안이 고딘을 무너뜨리고 깊숙이 침투하는 순간, 사비치가 그의 앞을 막아섰다.
사비치를 피해 안으로 접어들려던 미키타리안은 순간 미끄러지면서 균형을 잃었다. 하지만 미키타리안은 포기하지 않았다.
넘어지는 그대로 필드를 손으로 짚으면서도 필사적으로 다리를 움직여 공을 옆으로 밀어 냈다.
-정우!
미키타리안의 공을 잡은 것은 중앙까지 달려온 정우였다. 정우는 허리 높이로 다가온 공을 확인하면서 앞을 바라봤다. 어느새 산톤이 달려와 정우의 앞을 가로막기 위해 다가오고 있었고, 공을 수습하고 산톤을 제친다 하더라도 사비치나 고딘이 자신을 가로막기 충분한 시간.
정우는 다리를 들어 미키타리안이 밀어 준 공을 사선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즈만!
정우의 패스는 그리즈만의 발에 닿았다.
그리고 공을 잡은 그리즈만은 망설임없이 다리를 휘둘렀다.
철썩!
-고오오오올! 오블락이 손쓸 틈도 없이 골로 연결됩니다!
-3 대 0! 종합 스코어가 5 대 5로 같아지면서 AT 마드리드에게 위기가 찾아옵니다!
-이렇게까지 맨유가 따라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AT 마드리드가 1차전에서 워낙 좋은 모습을 보여 준 탓도 있지만, 쫓아야 하는 입장에서 원정 경기에서 이렇게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 준 팀이 어디 있겠습니까? 맨유, 대단합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시메오네의 표정이 굳었다.
굳은 표정은 무리뉴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필드, 그리고 관중석, 벤치까지 모두가.
단 1골.
승부를 가르는 것은 이제 단 1골이 될 터였다.
“후…….”
점점 지쳐 가는 가운데 정우는 전광판을 바라봤다.
시간은 어느덧 후반 38분.
인저리 타임까지 더한다고 하더라도 10분도 되지 않는 시간만이 남은 상황이었다.
“1골.”
그 골을 되뇌는 사이 그리즈만이 서둘러 하프라인으로 공을 가져가며 다시 경기가 시작되었다.
남은 시간과 상황이 상황인 만큼 시메오네는 카라스코를 빼고 카마초를 투입하면서 수비를 단단히 하며 걸어 잠갔고, 맨유는 그런 AT 마드리드에게 골을 넣기 위해 공격적으로 밀어붙였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맨유, 필드 위 모든 선수가 공격에 나섭니다!
-한윤석!
윤석이 공을 가지고 달려 나가다 공을 찔러 넣었다.
란지니가 비켜서면서 공은 그리즈만의 발끝에 걸렸다.
-1대1 찬스!
해설이 비명처럼 소리를 지르는 순간 그리즈만이 공을 슈팅했다. 오블락을 피해 공은 정확하게 골대 구석을 파고들었고, 그 순간 원정석이 떠나갈 듯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리즈만도 활짝 웃으며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치려는 순간.
모두의 표정이 굳었다.
부심이 깃발을 들고 있었고, 주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아…… 이건 애매한 판정이네요.
-맨유 선수들이 항의하고 나섭니다.
애매한 판정 앞에 선수들이 항의하고 나서는 가운데 주심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불과 몇 발자국 차이였지만, 그리즈만이 수비수보다 더 뒤에 위치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미 결정된 사항은 바뀌지 않는 법.
맨유 선수들의 항의는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극적인 상황에서의 골이었고, 이게 무효가 되자 선수들은 힘이 빠진 기분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몇 분 최선을 다해 뛰었다.
-한정우, 달립니다!
정우는 이를 악물고 달리며 생각했다.
라이프치히에서 아쉽게 탈락했던 순간들.
항상 간절히 염원했지만 결국에는 결승 문턱까지 올라가 본 적이 없었다.
이번에도 같을 것인가?
절대, 절대로 그럴 수 없었다.
그런 정우의 앞에 사비치가 가로막았다.
“비켜, 자식아!”
정우는 버럭 소리치면서 그대로 사비치를 향해 돌진했다. 빠른 속도로 달려드는 정우를 보며 사비치가 긴장한 표정으로 자세를 낮추는 가운데 카마초와 니게스가 수비 라인을 지원하는 탓에 여유가 생긴 고딘이 사비치를 지원해 그 뒤에 섰다.
사비치는 고딘의 목소리를 듣고 안심하며 정우에게 달려들었다. 자신이 뚫리더라도 고딘이 지켜 줄 것이고, 그동안 벌어 준 시간에 다른 선수들도 지원해 정우를 막으리라 생각하며 말이다.
사비치가 마주 달려오는 순간, 정우의 발 앞에서 공이 사라졌다.
네이마르도 울고 갈 감쪽같은 레인보우 플릭을 선보이며 사비치를 비켜 낸 정우의 앞에 이번에는 고딘이 마주한다. 고딘이 정우의 앞으로 떨어지는 공을 향해 달려가는 순간 정우는 다시 발을 가져갔다.
[헛!]바깥쪽으로 밀어 내는 것을 파악하며 그쪽을 향해 다리를 들이미는 순간.
정우의 발은 밀어내던 공을 스쳐 지나가며 다시 공을 안으로 접어 들어갔다.
놀라운 공중 프리플랩.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고 펼쳐지는 정우의 마법에 고딘마저 균형을 잃고 한쪽 무릎을 꿇었고, 정우는 그대로 골대를 향해 돌진했다.
-1대1!
-오블락!!
순식간에 두 사람을 제친 터라 다른 선수들이 정우를 마크하지 못하고 단숨에 1대1 상황.
하지만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들어선 것이 아니라 거리가 제법 되었다.
여기서 슈팅할 것인가 아니면 더 깊숙이 들어갈 것인가.
그 순간이었다.
-언제 여기까지 왔나요, 저 선수!
해설이 비명처럼 외치는 가운데 정우는 가까이서 들리는 발소리에 흘끔 시선을 돌렸다.
필사적으로 달려온 것 같은 브르살리코가 정우를 향해 들이닥치고 있었다.
정우는 다급하게 브르살리코를 달고서 골대를 향해 달려갔다.
오블락이 브르살리코와 호흡을 맞춰 정우에게 짓쳐 든다.
좁아지는 골 각도,
단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이 틀어질 수도 있는 상황.
[정우!]그 순간 구원투수처럼 그리즈만이 달려와 손을 번쩍 드는 게 보였다. 오블락의 시선이 순간이지만 그리즈만 쪽을 향하는 사이.
정우가 눈을 빛내며 속도를 내 오블락의 다리 사이로 공을 밀어 넣으면서 잽싸게 오블락을 지나치며 오블락의 다리 사이를 지나온 공을 가볍게 터치했다.
그리고 터져 나오는 함성.
떠나갈 듯 울려 퍼지는 원정석의 함성 소리가 홈 팬을 압도했다.
-이럴 수가!
-지, 지금 이 순간 기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정우의 두 번째 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4 대 0, 종합 스코어 6 대 5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따돌립니다!
AT 마드리드 선수들이 참담한 표정으로 필드 위에 섰다.
마침내 AT 마드리드를 따돌린 맨유의 선수들은 그와 반대로 지금까지 참아 왔던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정우가 원정석을 향해 달려가 자신의 등 번호를 가리키는 순간.
맨유의 팬들은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고, 선수들이 감격한 표정으로 정우에게 달려들었다.
-NO.7! 맨유의 7번 전설이 지금 이 순간 다시 살아납니다!
-7번, 맨유의 상징과도 같은 에이스 번호의 주인다운 활약입니다, 한정우! 챔피언스 리그 열일곱 번째 골! 놀랍게도 자신의 선배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챔피언스 리그 최다 골 동률을 이루면서 어린 나이에 수많은 전설들을 앞지릅니다!
골을 넣은 뒤 하프라인으로 공이 이동하는 것을 보며 정우는 전광판을 바라봤다.
남은 시간은 단 1분.
하지만 인저리 타임이 5분이나 불어난 상황이었다.
6분이라면 충분히 동점 골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무리뉴는 기쁨도 뒤로한 상태로 선수들에게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필드 위에서도 마찬가지.
[집중하자!] [가자, 결승!] [7분이야, 7분!]맨유의 선수들은 서로를 응원하면서 집중력을 높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삐익! 삐익! 삑!
주심이 종료를 알리는 휘슬과 동시에 벤치에서 선수들과 스태프들이 뛰쳐나왔고, 필드 위 선수들은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챔피언스 리그 4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AT 마드리드의 대결, 승자는 맨유입니다! 놀랍게도 3점이라는 큰 점수 차를 원정 경기에서 따라잡으면서 기적을 연출합니다!
-하하, 선수들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기뻐합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죠? 먼저 치러진 4강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박살 내면서 레알 마드리드가 결승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네,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결승이 기다리고 있긴 하지만, 모처럼 결승 티켓을 거머쥔 무리뉴도 밝은 표정으로 선수들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