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12)
형제의 축구-212화(212/251)
형제의 축구 212화
-프리미어 리그 38라운드! 19-20시즌의 마지막 경기가 펼쳐집니다. 이곳은 화이트 록 스타디움입니다.
-마지막 라운드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던 이번 시즌입니다. 오늘 경기가 끝나는 순간 이번 시즌의 우승 팀이 어디인지 알 수 있게 되겠습니다.
-네, 선수들이 입장하는 게 보이네요. 오늘의 선발 라인업 보고 가실까요? 먼저 홈팀인 스완시 시티입니다.
FW 아다미.
MF 그리포, 시구르드손, 캠벨, 힌켈, 로메로.
DF 벤 깁슨, 데나이어, 페르난데스, 로버츠.
GK 파비안스키. 이상입니다. 이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입니다.
FW 그리즈만.
MF 한정우, 포그바, 미키타리안, 한윤석, 에레라.
DF 쇼, 바란, 바일리, 카스트로.
GK 데 헤아. 이상입니다. 마지막 중요한 경기인 만큼 맨유는 총력전을 펼칠 예정입니다.
무리뉴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웨일스에서 맞이하는 하늘은 맨체스터와 다를 바가 없었다. 이어서 필드 위에 선 선수들을 바라봤다.
[잘하자.]차분한 표정으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지만, 누구보다 떨리는 사람은 무리뉴였다.
[프리미어 리그 우승이…… 몇 년 만이더라?]사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감독을 맡은 이후로 FA컵을 제외하고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만약 오늘 승리하게 된다면 첼시에서 물러난 시즌을 포함해 4시즌이 지나 무려 다섯 시즌 만에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비겁한 방법을 동원한 게 아니라 선수들에게 퍼거슨이라는 최대의 명장을 통해 사기를 올리는가 하면 구단주와 논의 끝에 우승 상금을 더 올렸다. 그리고 수도 없이 많은 시간 동안 위닝 멘탈리티를 강조했다.
[이제 그 결실을 맺을 순간이다.]무리뉴는 그리 말하면서 팔짱을 꼈다.
그리고…….
-경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경기가 시작되었다.
스완시 시티의 선축으로 시작된 경기에서 맨유는 그 어떤 때 다 의욕적으로 상대 팀을 맞이했다.
그와 반대로 이번 경기 승패와 상관없이 이번 시즌 14위로 시즌을 마무리 짓게 되는 스완시는 다소 느슨한 태도로 맨유를 상대했다.
하지만 완벽한 전술, 뛰어난 선수들, 그리고 누구보다도 절실하더라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바로 축구공이고 경기였다.
-맙소사!
-이게 들어가네요? 이런 우연이 있을 수가 있나요?
아다미가 생각 없이 찬 듯한 공이 골대를 향해 뻗어 가더니 골대와 거리를 벌린 상황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데 헤아의 머리 위를 지나쳐 골 망을 가른 것이다.
-정말 엄청난 럭키 골입니다.
무리뉴가, 그리고 선수들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골대를 바라봤다.
-불과 9초 만에 스완시 시티가 선제골을 넣습니다. 아, 같은 시각 맨시티는 아스날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었다고 하네요.
-이 사실을 무리뉴 감독이 전해 들었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글쎄요, 적어도 이대로 경기를 끝내고 싶지는 않겠죠. 맨시티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을 바라지 않는 다면요.
때마침 스탭의 말을 들은 무리뉴는 인상을 굳혔지만, 시작부터 선수들을 다그치지 않았다.
정말 기가 막힌 우연이 만들어 낸 골이었고 여기서 다급하게 선수들을 독촉해 봤자 자신이 지금 굉장히 조급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꼴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와, 저게 들어가네. 저렇게만 골 들어가면 골 넣는 게 세상에서 제일 쉬울 겨.”
정우는 허리께에 손을 올리고서는 허허롭게 웃었다.
[뭐라는 거야, 얼른 골이나 넣으러 가자.]지나가던 그리즈만이 정우의 어깨를 툭 하고 치면서 말했다. 정우는 그리즈만을 보고서 말했다.
[내가 먼저 넣을까? 네가 넣을래?] [이왕이면 내가 넣었으면 좋겠는데?]그리즈만의 말을 듣고서 정우는 피식 웃음을 흘리며 걸음을 옮겼다.
[어쨌든 골을 넣자고. 우리 무리뉴 씨 표정 관리가 안 되고 있어.] [하하하.]시답잖은 이야기로 자꾸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긴장을 다독이면서 다시 경기를 재개한다.
스완시는 선제골을 넣고는 자신들의 역할을 다했다는 듯이 골문을 지켰다. 텐 백이나 다를 바 없이 수비적으로 나서는 스완시를 상대로 맨유가 미친 듯이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그리즈만 슈티이잉!
-아, 빗나가네요.
첫 번째 유효 슈팅이 나왔다.
그리즈만은 한 끗 차이로 골대를 스쳐 지나가는 공을 보고서는 아쉬움에 필드를 걷어찼다.
-미키타리안!
-아, 골포스트 맞습니다. 이게 안 들어가네요.
-골이나 다름없는 슈팅이었습니다. 오늘 파비안스키 운이 좋네요!
[아, 자식들 그것밖에 못 하냐! 제대로 때려야지! 그걸 못 넣으면 어떻게 하라는 겨!]정우의 외침에 미키타리안이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고, 그리즈만이 씩씩거리며 외쳤다.
[그럼 네가 넣어, 자식아!] [그러려고, 헤헤.]다시 경기가 시작되면서 스완시 시티가 지루하게 공을 돌리면서 맨유를 약 올리듯 느린 템포로 경기를 이어 갔다.
[몰아붙여!]윤석이 그리 외치며 2선까지 올라갔다.
포그바와 나란히 하고서 공격진과 함께 압박을 가하며 공간을 좁혀 가자 스완시의 패스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윤석이 몸을 움직여 힌켈을 압박해 어설픈 패스가 이어지는 순간 포그바가 달려들어 공을 인터셉트해서는 그대로 때마침 안으로 접어 들어오는 정우에게 패스했다.
[봐라!]닥쳐드는 데나이어를 마주하고 상체는 왼쪽으로 움직이면서 공은 오른쪽으로 밀어 내는 가벼운 페인팅으로 데나이어의 균형을 무너뜨리며 따돌린 정우는 페르난데스가 다가오기 전에 골대를 향해 슈팅했다.
철썩!
-정우 고오오오오올!
-두 번의 터치! 그리고 골! 역시 한정우!
동점 골을 만들어 낸 정우가 환하게 웃으며 그리즈만을 보고 말했다.
[봤냐? 봤어?] [……할 말이 없네.]그리즈만은 고개를 저었다.
-이 선수, 프리미어 리그에서 마침내 40골을 만들어 냅니다!
-아무도 넘어 보지 못한 40골의 고지를 만들어 냅니다. 가는 곳마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이 선수! 발롱도르의 주인답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여전히 좋지 못해요. 맨시티, 오늘 미쳐가고 있습니다. 전반 18분 정도 흐른 가운데 2 대 0으로 앞서가고 있다고 합니다. 득실차를 따라잡히다 못해 추월당할 상황이기 때문에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우승은 맨시티의 손에 들어가게 됩니다.
골의 기쁨도 잠시, 맨유는 다시 스완시를 거칠게 몰아 붙였다.
스완시는 골대 앞을 단단히 지키면서 맨유를 막아 내려고 애썼지만 역부족인 듯싶었다.
윤석이 공을 빼앗고 좌측의 정우에게 공을 보낸다.
발끝에 공이 닿은 정우는 공을 띄우는 솜브레노로 로버츠를 제치며 그대로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려 보냈다.
-그리즈만!
정확하게 떨어지는 공을 바라보며 그리즈만이 발리 슈팅을 시도했다.
철썩!
파비안스키가 미처 손써 볼 도리가 없는 슈팅은 그대로 골망을 뒤흔들었다.
전반 32분, 스완시 시티를 상대로 맨유가 역전하는 순간이었다.
[오오오, 앙투앙투!]정우가 자신만이 부르는 그리즈만의 애칭을 외치며 그리즈만에게 달려왔다.
[봤냐? 나도 넣는다고!] [역전이야! 이대로 몰아붙이자고!]정우의 외침에 그리즈만이 활짝 웃었다.
-잘생긴 두 사람이 카메라 한 컷에 담기네요. 여성 축구 팬들이 환호하는 소리가 여기서도 들리는 것 같습니다.
-맨시티가 아스날을 향해 전력을 다해 몰아붙이고 있지만, 희망 고문이 되는 순간이네요. 네, 희망 고문입니다.
역전 골을 허용한 스완시 시티는 순식간에 의욕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남은 전반의 시간 동안 추가 골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스완시는 맨유에게 끌려다니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주며 전반을 마무리 지어야 했다.
[자, 우승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방심은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 스완시의 첫 골을 생각해라.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 우연같이 골이 터지는 경우가 생기는 걸 두 눈으로 봤지? 오늘 경기에서 또 그런 골이 터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윤석, 우리가 그런 골을 대비하고도 이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때 아닌 무리뉴의 물음에 윤석은 하던 일을 멈추고 무리뉴를 바라보며 곧장 대답했다.
[골입니다. 넣고 또 넣어서 그런 골이 나와도 지지 않으려면 골밖에 없습니다.] [그래! 골이다! 공격하고 또 공격해라. 지금에 안주하지 마라. 알았나?]선수들이 힘차게 예! 하고 대답한다.
이제 남은 45분.
1시간도 채 안 되는 그 시간이 맨유의 우승을 결정짓게 된다.
“형, 생각해 봤는데…….”
“뭘?”
다시 필드로 나서며 정우가 윤석에게 말을 걸었다.
“내 인생에서 존나 후달리는 후반전인 거 같아, 오늘이.”
“……말 좀 이쁘게 해라, 인마.”
“히히.”
정우는 윤석의 말에 그저 웃었다.
‘후달린다’고 말하는 사람치고는 여유가 넘쳐흐르는 것 같았다.
“가자, 우리도 치성이 형처럼 우승해 봐야지.”
“그래, 퍼기 영감한테 초밥도 얻어먹어야 하고. 할 게 많아. 치성이 형도 맛난 거 사 준다고 했어.”
“치성이 형이랑은 또 언제 연락한 거야.”
“헤헤, 아무튼, 가자.”
푸른 필드가 형제와 동료들을 반겼다.
새하얀 유니폼의 스완시 선수들을 마주한 맨유는 의욕적으로 움직였다.
꿈에도 그리던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삐익, 삐익, 삐이익!
마침내 울려 퍼지는 주심의 휘슬 소리.
그 소리와 함께 무리뉴가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했고, 그것은 스태프들도 마찬가지.
그뿐일까?
필드 위에 선 선수들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서로에게 달려들어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경기 종료됩니다! 3 대 1! 정우, 그리즈만, 포그바의 골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스완시 시티를 제압합니다! 그리고…… 맨유가 24승 11무 3패, 승점 83점으로 프리미어 리그 왕좌에 오릅니다! 19-20시즌 프리미어 리그, 챔피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 순간을 수많은 맨유의 팬들이 기다려왔습니다. 무려 여섯 시즌이나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선수들도 무리뉴 감독도 지금 이 순간 기뻐하지 않을 수가 없겠죠!
참으로 오랜 시간 기다려 온 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사령탑이 되면서 당연히 우승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압박과 싸우면서 비난과 조롱을 들어야 했던 무리뉴는 마침내 웃을 수 있었다.
무리뉴가 웃으며 선수들에게 다가가자 선수들은 그런 무리뉴를 들어 올려 헹가래를 하기 시작했다.
그 무리 속에 환하게 웃는 선수들도 있는가 하면 감격에 겨워서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도 있었다. 그리고 오늘 우승의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 찾아온 맨유의 팬들 중에서도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오늘 자리가 홈이 아니라 원정이라는 점이 아쉬운 순간이네요. 시상식은 오늘이 아니라 다음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드 트래포트에서 진행될 것 같습니다.
-선수들이 원정 온 팬들에게 다가가 기쁨을 나누고 있습니다. 고생한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는 팬들!
기쁨을 나누는 것도 잠시, 필드에서 퇴장하기 위해서 빠져나가는 맨유 선수들을 향해 스완시의 선수들이 도열해서 박수를 쳐 줬다.
이런 건 또 처음이어서 감회가 새로워 정우가 입을 열었다.
“형, 우리 우승한 거 맞지?”
“왜? 실감 안 나냐?”
“뭐랄까, 독일이랑은 느낌이 다르네.”
“그냥…… 우승은 기쁜 거야, 무조건.”
“무조건?”
“그래, 무조건.”
“우리 할머니 또 자랑할 거리 생기겠네.”
기쁜 순간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을 얘기하며 정우는 히죽 웃었다.
그것은 윤석도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