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15)
형제의 축구-215화(215/251)
형제의 축구 215화
맨유가 역전한 뒤에도 양 팀 모두 한두 번의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면서 관중들의 심장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흥미로운 게임을 만들어 냈다.
그렇게 전반이 마무리될 무렵.
미키타리안이 필드를 가로지르는 크로스를 올린 것이 정우의 앞에 떨어졌다.
또다시 정우를 놓칠 수 없다는 듯 카르바할과 라모스가 정우의 지근거리에서 정우가 진입할 수 있는 코스를 차단해 들어왔다.
정우는 주변을 빠르게 훑으면서 공을 향해 발을 뻗었다.
[온다.]라모스가 이를 악물고 상체를 숙이려는 순간, 정우는 그런 라모스를 비웃듯 아웃풋으로 공을 차냈다.
퉁!
라모스의 머리 위를 훌쩍 뛰어넘는 크로스가 단 한 번의 터치로 이뤄지는 순간.
그리즈만은 정우와 약속이라도 한 듯 라모스의 뒤로 파고들며 정우가 보낸 공을 잡아 냈다.
[어딜!]그리즈만이 공을 잡아 몸을 돌리는 순간, 쭉 지켜보던 루가니가 그리즈만의 앞을 가로 막고 달려들었다.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이 있다는 듯 득의양양한 루가니의 표정을 보면서 오히려 그리즈만은 고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자신이 직접 득점을 만들어 내지는 못할지라도 승리에는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골만 넣는 스트라이커보다 이타적인 플레이도 할 수 있는 스트라이커일 수록 현대 축구에서는 주목받는 법.
그리즈만은 첨단의 공격수로서 루가니의 시선을 빼앗으며 위협적인 패스를 찔러 넣었다.
누구에게?
아까부터 조용히 기회를 엿보다가 마르셀로를 따돌리며 파고드는 미키타리안에게 말이다.
-미키타리안!
미키타리안이 측면에서 힘껏 공을 때렸다.
나바스가 미쳐 반응하기도 힘든 빠른 슈팅이 골라인을 가뿐하게 넘어서 골 망을 뒤흔들었다.
-이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 정우, 그리즈만, 미키타리안으로 마무리되는 환상적인 연계였습니다! 대단합니다!
-이렇게 되면 스코어는 3 대 1이 되네요! 결승전에서는 치명적인 점수 차입니다. 전반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부담을 가지고 후반을 준비해야겠네요.
단숨에 상황이 반전되어서 맨유 선수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리고 그 밝은 표정 그대로 전반이 마무리되었다.
-전반전이 마무리됩니다. 지단 감독의 고심이 커지겠네요.
-오늘 레알 마드리드, 첫 번째 골을 제외하고는 너무나도 무기력했습니다. 호날두는 고립되었고, 마샬은 지나치게 흥분했으며, 베일은 달리는 것 밖에 못 하는 것 같은 그런 모습이었어요. 디발라도 마찬가지였구요. 물론 전반적으로 맨유의 압박을 벗겨 내지 못한 탓이 크다고 볼 수 있죠. 윤석이 주도하는 맨유의 압박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꼭두각시 같았습니다.
로커 룸으로 들어온 맨유 선수들은 마른 목을 축이고 지치는 몸을 바나나와 같은 과일로 달랬다. 그 가운데 무리뉴는 약간이마나 상기된 표정으로 선수들을 맞이했다.
[지금쯤 레알 마드리드의 로커 룸은 대머리의 고함 소리로 가득하겠군. 우리는 그러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렇지 않나?]무리뉴의 말에 선수들이 지단의 머리를 생각하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런 선수들을 보며 무리뉴는 입을 열었다.
[그렇다고 해도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 레알 마드리드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팀은 아니니까. 전반에 못했다고 하더라도 후반에는 또 달라지는 게 바로 명문의 저력이다. 그렇지만…….]무리뉴는 근엄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도 명문이다. 그런 명문을 짓누를 수 있는 또 다른 명문.]무리뉴는 선수들을 일일이 한 번씩 눈을 마주치면서 말했다.
[가서 저력을 보여 주고 와라.] [예!]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하고 후반전을 준비하고 맞이했다.
필드 위로 올라오는 선수들을 바라보며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하기 시작했다.
-후반전이 시작됩니다. 아직 이렇다 할 선수 교체는 없습니다.
-열띤 공방을 주고받았지만, 효율은 맨유가 앞섰습니다. 하지만 후반에는 또 다를지도 몰라요. 유효 슈팅은 거의 비슷하거든요.
-맞습니다.
보송보송한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올라온 윤석은 상대방 선수들을 바라봤다.
스코어는 2점이나 뒤쳐지고 있었지만, 그들은 결코 경기를 포기했거나 기죽어 있지 않았다. 오히려 의욕적인, 또는 도전적인 표정으로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레알은 레알인가.”
그 어떤 팀보다 챔피언스 리그가 익숙한 팀.
한때 기적 같은 연속 골로 라데시마를 달성하는 레알 마드리드를 보며 윤석도 주먹을 불끈 쥐며 흥분하던 때가 있었다.
생각해보면 정말 꿈만 같은 순간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그 경기 한가운데 자신이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 심지어 골까지.
“아…… 그러고 보면 정우가 최초인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골을 넣은 선수가 정우가 되었다는 생각에 윤석은 피식 웃었다.
거지 같던 형제가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모두가 환호하는 그 현장에서 전설을 만들어 낸다.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생기는 거지.”
이리 생각하면 앞으로 남은 더 많은 삶에서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을지 기대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지고 가자, 빅이어.”
윤석은 맨 앞에서 여유롭게 건들거리는 정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홀로 말했다.
욕심이라고 해도 좋다.
꼭 가지고 싶다, 빅이어를.
그 생각과 동시에 후반전을 알리는 휘슬 소리가 들려온다.
레알 마드리드가 공을 굴리면서 양 팀 선수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금의 전세를 뒤집기 위해서 공격적으로 나섰다. 그런 레알을 상대로 맨유는 수비적으로 나서지 않고 전방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하기 시작했다.
베라티와 크로스, 그리고 포 백 라인이 공을 돌리면서 앞으로 공을 전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공격진은 물론이고 포그바와 윤석이 나서는 맨유의 압박을 벗겨 내고 전진 패스를 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 맨유의 압박 앞에 쉬이 앞으로 공을 전개하기 어렵습니다. 무의미한 점유율만 높여 가고 있네요.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 맨유의 압박이 제대로 자리 잡은 것 같네요. 물이 올랐습니다.
베라티, 크로스,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선수들.
레알 마드리드는 화려함을 잊지 않았지만, 지단도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맨유가 보유한 핵심 미드필드는 세계 최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윤석과 윤석을 만나면서 각성하기 시작하며 뒤늦게 자신의 남은 재능을 모두 끌어 올린 포그바, 그리고 뒤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지원하는 에레라의 조합은 완벽했다.
중원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자 상황을 지켜보던 지단은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아, 레알 마드리드, 선수 교체를 합니다. 마르셀로가 빠지고 말랑 사르가 투입합니다.
-스물한 살, 아직 한참 어린 선수이지만, 프랑스 국가대표에서 레프트 백과 센터 백을 오가면서 주전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선수입니다. 지단이 눈여겨보다 이번 시즌 데려오며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한 친구죠?
-네, 그렇습니다. 빌드업이 매우 능한 선수로 마르셀로와 라모스의 대체자로 생각하고 데려온 선수입니다만, 마르셀로를 밀어내기 시작하면서 점차 주전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선수입니다. 탈압박과 볼 간수 능력이 뛰어나지만, 이 선수의 최대 장점은 바로 날카로운 패스입니다. 그중 롱패스는 보아탱, 훔멜스와 같은 선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놀라운 발전을 보이고 있죠.
마르셀로가 지친 표정으로 나가면서 말랑 사르가 투입되었다.
아직은 이런 큰 무대 경험이 없는 이 선수가 경기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보여 줄까 싶은 마음 탓에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를 경계할 필요가 있었다.
무리뉴가 지금과 같은 압박 상황에서 가장 경계했던 인물, 세르히오 라모스.
라모스가 할 수 있는 일을 말랑 사르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측면에서 말이다.
-말랑 사르, 공 받고 그대로 전방으로 롱패스!
간격을 좁힌 양 팀의 진영에서 측면으로 홀로 빠져나와 공을 받은 말랑 사르가 전방을 향해 횡으로 롱패스를 찔러 넣었다.
바짝 압박하고 있던 맨유의 진영을 훌쩍 넘어 바란과 바일리 마저 지나쳐 뒤로 떨어지는 공을 향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진들이 달려들었다.
바란과 바일리가 다급하게 몸을 돌려 공을 쫓는 사이, 그 틈에서 먼저 알고 달려든 호날두가 가장 앞서 공을 향해 발을 들이민다.
[흐!]바란은 가소롭다는 듯 호날두를 쫓았다.
빠른 드리블을 자랑하던 호날두는 왕년의 이야기.
그는 예전처럼 빠르지도, 그렇다고 파괴적이지도 않았다.
그와 한 팀에서 뛰었던 만큼 그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그의 생각대로 바란은 손쉽게 호날두를 따라잡고 그에게 몸을 들이밀었다.
하지만 선수로서 노쇠했다고 하더라도 그의 피지컬은 여전했다. 힘으로 그를 버텨 낸다.
조금 힘겹긴 하지만 그가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근육량을 줄이면서 다시 되찾은 게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정교한 기술.
힘을 줄이고 다리가 현란하게 움직이면서 힘을 주는 바란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바란이 한쪽으로 휘청하는 사이, 만일을 대비해 달려들던 바일리가 호날두에게 태클을 시도했다.
-호날두!
해설이 비명처럼 외치는 사이, 호날두는 바일리의 슬라이딩 태클이 닿기 전에 슬쩍 공을 옆으로 밀어 내며 측면에서 안으로 들어오던 베일에게 공을 밀어줬다.
베일은 호날두의 공을 받자마자 다시 공을 앞으로 패스했고, 그 뒤에서 부지런히 달려온 디발라가 공을 잡아 그대로 달려 나가 슈팅했다.
철썩!
-골! 레알 마드리드가 추격 골을 성공합니다! 디발라의 골!
-이거죠. 전방 압박을 벗겨 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로 롱패스를 들 수 있고, 무리뉴도 이를 경계해 롱패스 성공률이 좋은 라모스를 경계했거든요? 하지만 말랑 사르는 측면에 위치한 데다가, 측면으로 빠져서 시도하는 그의 패스를 경계하다간 압박이 무너지게 됩니다. 그만큼 말랑 사르의 압박이 느슨하고, 이렇게 되면 말랑 사르의 롱패스 정확도나 성공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죠. 지금 그 패턴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골을 넣은 레알 마드리드는 아주 잠깐 기쁨을 나누고 곧바로 공을 가지고 하프라인으로 돌아갔다. 시간은 후반 19분, 아직 후반이 절반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동점 골, 재역전 골을 넣기 위해서는 빠듯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서둘러 경기가 재개되었다.
맨유는 레알 마드리드가 쫓아오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을 관철했다.
여전히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며 레알 마드리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지만, 그것은 레알 마드리드도 마찬가지였다.
애초부터 전반전 스코어의 차이였을 뿐 경기력은 비슷했고, 연달아 2골을 먹으면서 기세를 넘겨줬지만, 새로운 패턴 하나가 더 생겨나자 레알 마드리드가 다시 활력을 되찾은 것이다.
게다가 롱패스와 압박을 동시에 시도하는 레알 덕분에 전방에 치중하던 맨유도 지나치게 라인을 올릴 수도, 그렇다고 너무 내릴 수도 없어 애매모호해진 상황이 되어 레알 마드리드가 더욱더 기가 살아나게 만들었다.
그리고 후반 29분.
말랑 사르가 또다시 측면으로 빠져나가 공을 받는 순간 맨유가 이를 경계하기 위해 간격을 넓혔고, 말랑 사르는 가뿐하게 미키타리안의 견제를 벗겨 내면서 측면 라인을 타고 빠르게 올라가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빌드 업이 시작되었다.
-위험합니다! 말랑 사르! 달리기 시작하면서 에레라가 앞을 막는데요, 아,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토니 크로스!
토니 크로스가 공을 잡고서 윤석이 오기 전에 디발라에게 공을 밀어 준다.
디발라의 발아래 공이 있자,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진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선수들이 톱니처럼 맞물려서 공격하는 레알 마드리드, 이번에는 좀 달랐다.
디발라의 패스가 곧장 호날두에게 향했고, 호날두는 공을 옆으로 굴리며 바일리를 피해 내고 힘껏 골대를 향해 슈팅했다.
[와아아아!]-호날두우우우우우우! 골입니다! 동점! 또다시 승부가 원점이 됩니다! 이야, 대단합니다!
-한 치 앞도 파악 안 되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3 대 3입니다!
형제는 물론, 맨유 선수 모두가 한숨을 내쉬는 순간이었다.
코앞으로 다가온 빅이어가 다시 흐릿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