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2)
형제의 축구-22화(22/251)
형제의 축구 22화
[이봐!]바그지뉴는 선수들 틈에서 한 사람을 발견하고 말을 걸었다. 익숙한 모국어에 루키앙이 고개를 돌렸다.
“아, 바그지뉴인가.”
루키앙의 말에 바그지뉴가 인상을 찌푸렸다.
[뭐라는 거야?] [아, 미안. 순간 한국말 나왔다. 무슨 일인가?] [뭐, 있겠어?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 친해지려고 말을 건 거지. 여기는 어때? 좀 지낼 만한가?]바그지뉴의 말에 루키앙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김치, 불고기 좋아요.’ 하고, 강남 스타일 춤 출 줄만 안다면.] [그건 또 무슨 말이야?] [그런 게 있다. 지내다 보면 알 거다. 이 나라 사람들은 애국심이 우리 나라보다 투철하다.] [그렇군, 좋은 정보였어. 선수들 실력은 어때? 우리 팀이나, 다른 팀이나?]바그지뉴의 물음에 루키앙은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만만하게 볼 수는 없다. 기술적으로는 다들 뛰어나다. 하지만 유난히 부족한 게 있다.] [뭔데?]루키앙은 누가 듣기라도 하는 것처럼 주변을 둘러보다가 이내 바그지뉴를 바라보고는 머리를 가리켰다가 이내 눈을 가리켰다.
[축구 지능, 시야.]그리고 이어서 가슴을 가리키며 말한다.
[판단, 결정력.]그런 루키앙의 말에 바그지뉴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럼 다 부족하다는 소리 아냐?] [그런가? 근데 그건 아닌 거 같다. 아무튼, 우리 팀 좋다. 재미있다.] [그래, 좋은 정보 고맙네.]루키앙과 바그지뉴는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숙소로 돌아가 짐을 챙겨서 나왔다. 선수들 모두 모이자 버스가 나타나 선수들을 태웠다.
부천의 선수들은 경기와 훈련 모두를 부천 종합 운동장에서 실시했다.
문화 재단에서 그리 멀지 않는 거리에 부천 종합 운동장이 위치해 있었다.
우르르, 버스에서 내려서 로커 룸으로 향한다.
“이야, 로커 룸……!”
정우가 감탄사를 터뜨렸다.
언젠가는 오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부천의 로커 룸 안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로커 룸에는 일찍이 준비한 모양인지 정우의 이름이 새겨진 캐비닛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약간은 곰팡내가 나는 그곳에서 정우는 캐비닛을 열고서 자신의 짐을 하나둘 풀었다.
“막내야, 로커 룸 입성한 느낌이 어때?”
유현우가 그런 정우에게 다가와 물었다.
“네? 좋죠. 정말 좋아요.”
“그래? 좋냐? 곰팡내 쩔지 않아? 여기가 반지하 같은 그런 느낌이라서 그런지 지하실 냄새가 장난 아닐 텐데.”
그런 현우의 말에 정우는 웃으면서 말했다.
“유스 팀은 이런 로커 룸도 없는데요.”
필드 옆에서 훌렁훌렁 옷을 갈아입거나, 미리 입고서 가고 샤워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열악한 유스 팀의 환경에 비하면 이곳은 정말 천국이었다. 운동하고 샤워도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래, 그건 그렇지. 아무튼, 너무 긴장하지 말고, 열심히 뛰어 봐. 너 잘하더만.”
“감사합니다.”
정우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유현우는 자신의 캐비닛으로 향하다 윤석을 바라보고 감탄을 터뜨렸다.
“와, 이놈은 무슨 돌덩어리 같네. 무슨 운동 하냐?”
자신을 향한 현우의 말에 윤석이 현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딱히 하는 운동이라고는 훈련밖에 없는데요.”
“그래? 그런데 무슨 몸이…… 키도 덩치도 그렇고 타고난 거야, 이거?”
“아, 뭐…….”
“대단하네. 주장, 이 자식 좀 봐요. 몸이 아주 그냥 헐크야.”
현우가 주장을 부르자 윤석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큰 키의 삐쩍 마른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 그러네, 대단하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윤석의 깍듯한 인사에 주장, 권지용은 웃으면서 말했다.
“선배님은 무슨, 편하게 형이나 주장이라고 불러.”
권지용의 말에 옆에서 현우가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말했다.
“지드래곤이라고 해도 좋아.”
“야.”
“하하하하.”
부천의 분위기는 유스 팀만큼이나 좋았다.
장난치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 가운데 지용은 윤석을 바라보며 엄지를 내밀었다.
“우리 팀에서 내가 가장 크다고 자부했는데, 이제는 더 큰 애가 있네. 키가 몇이야?”
“음, 193 정도 됩니다.”
“와, 대단하네. 아직 스무 살이니 더 클 거 아니야?”
정말 가공할 만한 피지컬이었다.
K리그에서 몇 시즌이나 보낸 지용의 눈에도 윤석이 같은 피지컬을 지닌 사람들은 없었다. 심지어 외국인 용병 중에서도 말이다.
“그 덩치로 필드 좀 씹어 버려 줘라, 애들 기 좀 죽게.”
현우의 말에 윤석은 그저 조용히 웃었다.
“형은 엄청 얌전하네. 그죠, 주장? 동생은 엄청 까불거려요. 나이도 어린 게 완전 원숭이라니깐요.”
현우의 말에 정우를 바라본 지용은 다시 현우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글쎄, 원숭이는 우리 막내보다 네가 더 닮은 것 같은데…….”
“아, 주장.”
“헤헤헤.”
“너 웃었냐? 이 씨, 잘생겼다고 아주 이게 그냥!”
밝은 분위기 탓에 나름대로 긴장하고 있던 형제는 긴장이 풀리는 걸 느꼈다. 부담을 가지지 않고 마음껏 경기해도 될 것 같았다.
게다가 오늘은 생각보다 몸도 가볍다.
그 몸을 이끌고 마침내 필드로 나섰다.
형제에게는 낯선 천연 잔디가 푸르게 펼쳐져 있었다.
“자, 다들 모여라.”
벤치에서 송진호가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수석 코치가 호명하는 사람들은 조끼를 입고 이쪽으로 온다.”
“네!”
송진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범룡이 선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했다. 호명된 이름은 작년까지 주전으로 뛰던 선수들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다른 코치가 전해 주는 조끼를 입고서 한쪽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멀뚱히 서서 감독을 바라봤다.
“팀은 이렇게 정했다. 그리고 선발은 호명되는 대로 준비하도록 하고.”
반반씩 나누어진 팀에서 이내 선수들 호명이 이어졌다.
윤석은 조끼를 입지 않은 팀에서 선발로 나섰지만, 같은 팀에 있던 정우는 호명되지 않았다. 정우는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는 사이 윤석이 정우를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먼저 나가마.”
“열심히 해, 형.”
형제가 서로를 응원하는 사이.
“자, 조끼를 입은 팀은 편하게 A팀이라고 하고, 나머진 B팀이다. B팀을 내가 감독하고, A팀은 이 코치가 감독할 거야. 그 전에 가뿐하게 한 바퀴 뛰어서 몸 좀 덥히고.”
선발로 나서게 된 선수들이 이 열로 서서 운동장을 달리는 사이 송진호는 B팀의 선수들을 데리고 반대편 벤치로 향했다.
자신의 옆에서 따라 오는 정우를 바라보며 송진호가 물었다.
“선발로 안 뛰어서 섭섭하냐?”
“아니요. 괜찮아요. 그래도 얼른 뛰고 싶긴 하네요.”
당돌한 정우의 말에 송진호는 웃었다.
“껄껄, 그래. 조금만 기다려라. 너도 뛰게 해 줄 테니 말이다. 선수들 모두 교체해서 활용할 거니 말이다.”
“네, 감독님, 헤헤.”
사실 몸이 근질근질한 정우만큼 송진호도 애가 타고 있었다.
정우가 필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했다. 아직 어려서 경쟁력이 없는 건 아닐지, 자기가 너무 섣부르게 아이를 데려온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했고 말이다.
잠시 고민하는 사이에 어느새 운동장을 한 바퀴 뛰고 온 B팀 선발이 송진호의 앞에 모여들었다. 송진호는 기다릴 것 없다는 듯 그들에게 포메이션과 포지션을 부여했다.
수비진은 희준을 포함한 새로운 선수들이 자리 잡았고, 풀백으로 이번에 콜 업 된 유스 팀 출신 선수와 임대해 온 선수가 뛰게 되었다.
중앙은 윤석이 수비형 미드필더, 그리고 그 앞에 새로운 얼굴은 문지형과 조준석이 위치했고 공격진에는 이번에 새롭게 영입한 용병 이벨튼과 바그지뉴가 윙 포워드로, 중앙에는 황진형이라는 공격수가 자리 잡았다.
A팀을 기준으로 볼 때 수비 라인은 다소 무게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지만, 미드필더는 오히려 더 뛰어나다 생각되었고, 공격진은 대등하다고 판단됐다.
두 팀을 나눴음에도 스쿼드가 탄탄하다는 느낌에 송진호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B팀의 진짜 실력은 아직 모른다.
영상과 직관을 통해서 그들의 실력을 가늠하긴 하지만 지켜본 것과 직접 데리고 활용하는 것은 또 다르니 말이다. 만약 보는 그대로 선수들이 잘 활약해 준다면 명장들도 영입에 실패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송진호 감독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선수들을 필드 위로 올려 보냈다.
B팀의 진영 중앙에 선 윤석은 선수들을 둘러봤다.
아직 선수들의 플레이 스타일이나 개인 기량에 대해서 아는 게 없었다. 그저 짐작하는 거라곤 그래도 유소년 선수들보다는 잘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윤석은 흘끔 송진호를 바라봤다.
송진호가 원하는 플레이는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그가 얘기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일차적으로 수비를 하고 자신이 공격을 이끌어 주기를 바랄 것이다.
몇 번이나 김태웅 감독이 이끄는 U-18을 지켜보면서 윤석에게 별도로 움직임에 대해서 요구하는 부분은 항상 같았기 때문이다.
멀리 내다본 송진호의 가르침을 상기하며 윤석은 잔디를 꾹꾹 밟았다.
아직 추운 겨울이라서 그런지 잔디는 생기 없이 푸석푸석한 느낌이었다. 최대한으로 잔디의 느낌을 익히기 위해 계속 제자리에서 걷거나 어슬렁거리는 사이에 어느새 휘슬이 울렸다.
A팀의 선축이었다.
A팀의 선수들이 능숙하게 수비 진영까지 공을 가지고 갔다가 전체적으로 빌드 업을 해 올라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윤석의 눈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A팀 선수들을 따라 움직이는 B팀의 선수들을 바라봤다.
“브라질 선수들은, 압박을 크게 안 하는 구나…….”
이벨튼과 바그지뉴는 마치 산책 나온 듯 사뿐사뿐 움직이면서 공을 따라다니는 시늉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몸이 가벼운 것이 아마 달리기도 느린 편은 아닐 거고 볼 터치 능력도 준수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브라질 용병의 이미지라는 것 자체가 그러하니 말이다.
그 가운데 공이 미드필더 라인까지 올라오기 시작하자 윤석의 앞에 위치한 조준석과 문지형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그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었다.
한국 선수들은 2002년을 기점으로 압박 축구를 중시 여기는 경향 때문인지 어떻게든 상대편 선수를 몰아넣으려고 했다.
그래도 두 사람의 성향은 다른 듯 보였다.
문지형은 순간순간 자신의 위치에서만 빠르게 움직여 상대를 압박해 나가는 반면, 조준석은 좀 더 많이 움직이고 있었다.
활동량에 많은 차이가 났다.
가장 후방에 위치했던 윤석은 미드필더 진에서 공을 빼앗지 못하자 슬그머니 압박에 가담했다.
중앙에서 윤석이 앞으로 치고 나오자 순식간에 경기장이 꽉 들어찬 느낌이었다.
상대편은 4-4-2 포메이션을 활용하고 있는 만큼 중앙에서 머릿수가 하나 더 많은 B팀에게 자연스럽게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다.
공은 어느새 측면으로 빠져서 A팀의 왼쪽 윙어 진정후가 공을 몰고 측면을 공략해 들어왔다.
윤석도 재빨리 아래로 내려오면서 윙어와 함께 밀고 올라오는 미드필더 진을 견제하면서 상대편 공격수들의 공간을 죽여 나갔다.
측면은 B팀보다 A팀의 기량이 더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듯 진정후가 손쉽게 돌파해서 코너킥 라인까지 올라가 채찍같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띄웠다.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공중 볼 경합이 벌어지려는 순간이었다.
루키앙은 B팀의 수비수들 사이에서 허릿심으로 버텨 내면서 무릎을 굽혔다.
어떻게든 루키앙을 잡아 두려고 희준과 다른 센터 백 하나가 힘겹게 버티며 혀를 내둘렀다.
루키앙의 몸싸움은 제법이었다.
비집고 들어가려고 해도 요령껏 온몸을 써서 상대방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저 크로스를 뛰어서 헤딩한다면.
루키앙의 시선이 골대 구석을 바라봤다.
‘목표는 저기.’
가볍게 방향만 바꾼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이내 떨어지는 크로스를 향해 뛰어오르려는 순간.
쿠웅.
“헉!”
루키앙은 뒤에서 묵직하게 밀고 들어오는, 마치 돌덩이 같은 무언가에 밀려 앞으로 몇 걸음이나 밀려나고 말았다.
그리고 공중 볼은…….
“좋아.”
윤석이 차지하게 되었다.
떨어지는 공을 발바닥으로 밟아 반발력을 죽인 상태로 윤석은 그대로 전방을 바라봤다.
윤석이 공을 잡으리라 생각하지 못한 모양인지, 아직 합이 맞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B팀의 선수들은 제법 깊이 내려와 있었다.
이 상황에서는 역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윤석은 그대로 공을 페널티에어리어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던 조준석에게 보냈다.
지금 상황에서는 활동량이 문지형보다 많은 조준석에게 보내는 것이 맞았다.
그걸 증명하듯 조준석은 부지런히 공을 가지고 움직이면서 앞으로 전진해 나갔다.
윤석도 그걸 보조하기 위해 서둘러 앞으로 나섰다.
윤석의 발은 덩치를 생각하면 절대 느리지 않았다.
어느새 준석의 근처에서 준석의 코스가 막힐 경우 활로를 터주기 위해서 자리 잡고 있었다.
이내 상대편 중앙 미드필더와 윙어가 자신을 압박하자 조준석은 윤석에게 다시 공을 돌리고 자신은 그 선수들을 벗겨 내려고 부지런히 움직였다.
윤석은 그 공을 그대로 드리블해 앞으로 나서며 지형을 바라보며 눈짓했다.
‘알아들었나?’
윤석이 무얼 원하는지 알았다는 듯 문지형은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머리가 좋은 편인가 보군.’
적은 활동량에 축구 지능은 뛰어나다면…….
윤석이 머리를 굴리는 사이 A팀의 미드필더도 놀지는 않겠다는 듯 문지형을 향한 패스 코스를 차단하고 윤석에게 달려들었다.
“어이, 신입! 쉽게는 못 가지.”
비죽거리며 웃는 사내는 주영우.
지난 시즌 팀의 주전 미드필더였던 사내였다.
윤석은 왠지 모르게 비겁하게 웃는 것 같은 주영우를 말 없이 바라보며 묵묵히 공을 앞으로 끌고 갔다.
그런 윤석에게 주영우가 다가섰다.
“프로 축구 판이 그렇게 쉬운 건 아니다, 꼬맹아!”
그리 외치며 주영우가 윤석의 오른 발 바깥에 있는 공을 향해 발을 뻗는 순간, 윤석이 발끝으로 공을 안으로 끌어들여 주영우의 발을 피하면서 주영우의 몸을 등지면서 휙 돌아서 주영우를 따돌려냈다.
“저 덩치에 날렵하게도 크루이프 턴을 하네!”
그걸 지켜본 송진호가 감탄하는 사이, 유려한 개인기로 주영우를 벗겨 낸 윤석은 주영우를 끌어내림으로 인해 A팀 미드필더의 압박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1선 가까이 올라가는 문지형에게 공을 패스했다.
공은 잔디 위를 미끄러지듯, 빠르고 강하게 뻗어 나갔다.
문지형은 그 공을 바라보며 혀를 내둘렀다.
“저놈 봐라?”
자신보다 한참은 어린 녀석이 꽤나 당돌하게 패스했다.
자칫 잘못하다간 바보같이 공을 튕겨 내거나 흔히 말하는 알까기를 할 수도 있는 힘 있는 패스였다.
자신의 볼 트래핑 능력을 시험하려는 것이나 다름없는 패스였다.
“오냐, 자식아!”
‘시험을 받아 주마!’ 하고 생각하며 지형은 왼발 안쪽으로 그 공을 받고서 튕겨 오르려는 그 공을 그대로 오른발로 차서 우측 측면으로 찔러 넣었다.
센터 백과 풀백 사이에서 어중간하게 자리 잡고 있던 바그지뉴가 그 공을 보고서 눈을 빛내며 안으로 파고들었다.
[머리가 없다더니!]바그지뉴는 상대방 수비진의 틈을 뚫고 예리하게 들어오는 패스를 받아 내면서 감탄했다.
루키앙은 한국 축구를 바보 취급(까지 한 건 아니지만, 바그지뉴는 그리 받아들였다.)했는데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패스를 보냈다.
윤석과 지형으로 이어진 패스의 힘을 발놀림으로 가볍게 죽이면서 바그지뉴가 빠르게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걸 본 현우가 바그지뉴와 공간을 죽이기 위해 앞으로 달려 나온다.
바그지뉴는 빠르게 대처하는 골키퍼를 바라보면서 흘끔 옆을 바라봤다.
황진형은 들어오지 못했고, 이벨튼이 자신을 따라 깊이 들어온 상태였다.
바그지뉴는 다시 전방을 바라보는 척하면서 노 룩으로 이벨튼에게 공을 패스했다.
“앗!”
유현우가 생각지 못했다는 듯 다급하게 멈춰 서서 옆을 바라보는 순간.
이미 이벨튼이 공을 받아서 골대를 향해 슈팅하고 있었다.
뻐엉!
다만 그 힘을 미처 죽이지 못하고 골대를 벗어나는 슈팅이었다는 게 문제였지만 말이다.
어처구니없이 빈 골대가 아닌 골대 위를 훌쩍 넘기는 슈팅을 한 이벨튼이 아쉽다는 듯 발을 동동 굴렀다.
“아, 저걸…….”
누가 봐도 넣었어야 하는 골인지라 모두가 아쉬움에 탄성을 내질렀다.
하지만 이벨튼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어쭙잖은 드리블을 하다가 공을 뺏기는가 하면, 먼 거리에서 정확하지 않은 슈팅으로 공격을 허무하게 날려 버리는가 하면, 중간중간 다른 사람의 위치에 중복되면서 경기의 흐름을 뚝뚝 끊어 먹었다.
보다 못한 송진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선수 교체를 알려 왔다.
그리고 B팀의 벤치 선수 중 유일한 공격수는…….
정우였다.
등 번호 11번, 정우가 마침내 부천 종합 운동장의 필드를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