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20)
형제의 축구-220화(220/251)
형제의 축구 220화
-아, 젊은 사무라이 재팬…… 무너집니다. 이렇게 큰 차이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한국! 너무 강합니다…….
일본의 해설진이 우울한 목소리로 입을 연다.
그와 반대로…….
-대한민국! 강합니다! 대한민국을 짊어질 젊은 태극 전사들! 이렇게 강합니다.
-사실 일본 대표팀이 황금 세대라고 자부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대한민국의 황금 세대와 비할 바가 되지 못합니다. 세계 최강의 미드필더! 그리고 공격수가 이끄는 팀입니다!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신나서 외치는 대한민국의 해설진들을 일본 해설들이 얄미운 표정으로 바라본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해도 그들의 표정만 봐도 약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 일본과 대한민국의 싸움은 그야말로 유소년 팀과 성인 팀,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일본이 유린당하고 있었다.
스코어는 3 대 0.
대한민국이 거쳐 온 팀들의 스코어를 생각하면 큰 차이가 안 난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경기 내용만으로 본다면 일본은 단 한 차례의 유효 슈팅도 거두지 못했고 점유율도 7 대 3이라는 차이로, 그야말로 한국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었던 것이다.
후반 12분 정도가 지났을 즈음에 신태형은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아, 한정우, 한윤석 선수, 형제가 나란히 교체됩니다. 네, 4강을 위해서는 형제의 체력을 아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굳이 형제가 없어도 대한민국, 충분히 강합니다.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이 필요 없다는 말이 있죠? 애초에 일본을 상대로 형제를 출격시킨 거 자체가 이미 이기고 들어가는 게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김정한 선수와 오장현 선수가 들어가네요. 이 선수들도 한국에서 기대하는 유망주들이죠? 오장현 선수는 아약스에서…….
해설들이 신나서 이야기를 하는 사이.
필드에서 빠져나온 형제는 나란히 김정한과 오장현과 손을 마주치고는 벤치로 들어왔다.
신태형이 밝은 얼굴로 형제를 맞이했다.
“이야, 둘 다 고생 많았다.”
“감사합니다.”
“아아, 일본 진짜 못하네요.”
정우가 히죽 웃으며 하는 말에 신태형은 피식 웃음을 흘리고 정우의 어깨를 두들겨 주었다.
“푹 쉬어라. 앞으로 남은 1경기만 더 하면 메달이다. 알지?”
“이왕이면 남은 2경기 다 이겨야죠.”
“그래, 이왕이면 다 이겨야지. 고생하자.”
신태형은 흐뭇한 얼굴로 형제를 바라봤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보물들이었으니, 예뻐 죽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형제를 빼고 시작한 경기에도 일본은 이미 의욕을 잃은 듯 한국에게 휘둘리며 최종 스코어 4 대 0으로 한국이 4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4강의 상대는 지금까지 만난 팀들 중에서 가장 강한 상대였다.
바로 이탈리아.
이번 올림픽에서 작정하고 금메달을 따려는 듯 와일드 카드조차도 화려했다.
정우가 이적한 뒤 RB 라이프치히의 에이스가 된 베라르디, 맨유를 침몰시키고 빅이어를 들어 올렸던 레알 마드리드의 다니엘 루가니, 그리고 루가니와 함께 이탈리아의 수비 라인을 지키고 있는 알레시오 로마뇰리가 와일드 카드로 출격한 것이다.
그뿐이랴?
부폰의 후계자, 향후 최고의 골키퍼가 될 것이라 주목받고 있는 지안루이지 돈나룸마가 골대를 지키고 있었고, 이탈리아 환타지 스타의 계보를 이을 선수로 주목받고 있는 마르코 마누찌가 있었으며, 멜레고니, 모이세 킨, 로카텔리와 같은 주목받는 젊은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도 한국을 상대로 역부족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너무나도 쉽게 선제골을 먹으면서 흔들릴 줄 알았던 대한민국은 오히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이탈리아를 몰아붙이며 2 대 1로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 진출을 이루게 되었다.
최소 은메달을 확보한 대한민국은 올림픽 3연속 메달을 확정지으며 올림픽 축구의 강자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금메달을 향한 결승전.
상대는 프랑스였다.
프랑스도 이번에는 메달 욕심이 있었던 모양이다.
와일드 카드로 폴 포그바, 뤼카 디뉴, 앙토니 마샬이 참여했고, 우스만 뎀벨레, 킬리안 음밤페, 알반 라퐁트, 에두아르와 같은 차세대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남은 경기는 단 1경기다. 그토록 원했던 금메달이 코 앞으로 다가왔어. 그만큼 지금까지 경기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할 수 있지. 단 한 번의 실수로 금메달이냐 은메달이냐 갈라지게 될 거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긴장하라는 건 아니지만…… 음, 내가 너무 이랬다저랬다 했나? 그냥 열심히 해라. 면제가 전부가 아니라는 거 알지? 나태한 모습을 보이면 지금까지 받았던 칭찬이 순식간에 욕으로 바뀌게 될 거다.”
예전과 달리 애국심이나 투지가 많이 떨어졌다는 것은 신태형도 안다. 그렇다고 해서 승패를 가볍게 생각한다면 그건 축구 선수로서 기본 소양이 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은메달도 상관없다는 듯 해이한 모습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자, 이제 1경기다. 최선을 다하자.”
그 결의가 묻어 나오는 목소리와 함께 선수들이 필드를 나섰다.
“형…… 금메달 가자.”
필드를 나머셔 정우가 형에게 말을 걸었다.
“음, 그래. 따야지, 반드시.”
윤석의 말에 정우가 결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군 면제를 확정 지은 가운데도 승부욕으로 가득 찬 정우의 모습에 윤석이 괜히 흐뭇해져 정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가운데 정우는 진지한 목소리로 형에게 물었다.
“형…… 은메달보다는 금메달이 연금이 세겠지?”
“……기승전돈이냐?”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지. 아무튼, 갑시다!”
정우의 말을 들은 것은 윤석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선수들도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음을 흘리며 필드로 나섰다.
한층 부드러워진 분위기 속에서 마침내 필드 위에 올라선 선수들.
맞은편에 보이는 프랑스 올림픽 대표 팀을 바라보는 사이에 선수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필드 위치를 정한 다음 교차하듯 지나가며 악수를 주고받았다.
[여어.]포그바가 윤석을 보고 환하게 웃으며 손을 꼭 잡는다. 윤석은 그런 포그바에게 피식 웃어 보이면서 말했다.
[은메달 축하해.] [하, 글쎄?]윤석을 지나가며 포그바가 으르렁거리는 순간, 이어서 포그바의 손을 잡은 정우가 말했다.
[연금 타면 밥 한 번 살게.] [뭐라는 거야?]괴이한 표정을 짓고 있는 동료를 바라보며 형제가 나란히 사악한 미소를 짓는다.
포그바는 다른 한국의 선수들과 악수를 하면서도 형제의 웃는 모습을 보며 하나도 닮지 않았던 것 같은 형제가 알고 보면 누구보다 닮은 형제라고 생각했다.
-한국 대 프랑스! 결승전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역사상 첫 금메달을 향해 도전하는 우리 젊은 태극 전사들! 반드시 승리하길 바랍니다.
-네, 그 어느 때보다 우승의 확률이 높다고 평가되는 우리 대표 팀 아니겠습니까? 지금까지 다섯 번의 경기 모두 전승을 거두며 이곳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자랑스러운 우리 젊은 태극 전사들의 라인업 보고 가시겠습니다.
FW 한정우.
MF 이강운, 백성호, 이성우, 한윤석, 오장현.
DF 이기제, 이민혁, 한용수, 이우현.
GK 권순재. 이상입니다. 마지막 경기, 신태형 감독이 신임하는 열한 명의 선수들이 모두 나옵니다. 이기제와 권순재를 제외하면 모두 23세 유스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어서 프랑스입니다.
FW 메이슨, 에두아르.
MF 음밤페, 폴 포그바, 시사코, 담벨레.
DF 뤼카 뒤뉴, 레비, 옹귀니, 가브리엘.
GK 라퐁트. 이상입니다. 공격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마샬이 컨디션 문제로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선수가 마샬이었는데, 신태형 감독의 입장에서는 한시름 놓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팀 어딜 봐도 빠질 것 없이 완벽한 황금 세대를 구축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쉬운 부분이 바로 포백 라인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경험이 많고 기술이 좋은 마샬은 우리 수비진이 감당하기에 부담스러운 존재였습니다. 그렇다고 메이슨과 에두아르를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한국 나이로 올해 20세인 메이슨 선수는 지난 시즌 툴루즈로 임대되어 38경기 17골을 넣으며 원소속 팀인 모나코에서 이번 시즌에는 은퇴하게 된 팔카오의 대체자로 낙점된 선수입니다. 에두아르는 22세, 파리 SG 소속으로 지난 시즌 볼프스 부르크로 임대되어 34경기 24골을 넣으며 분데스리가 득점 2위까지 오르면서 다가올 시즌에는 원소속 팀에서 주전으로 기용되지 않을까 생각되는 선수입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경기 시작됩니다! 운명의 결승전!
모두가 긴장된 마음으로 지켜보게 되는 결승전.
프랑스의 선축으로 시작된 경기에서 한국은 침착하게 프랑스를 상대해 나갔다.
후방에서 공을 주고받는 사이 포그바가 중원에서 공격진까지 치고 올라가는 순간 프랑스의 롱패스가 터져 나온다.
뎀벨레가 파고 들어가다 이를 받고 단숨에 포그바에게 패스하면서 포그바가 공을 잡고 단숨에 수비수 하나를 돌파하며 1대1 상황을 만들려는 순간.
[늦어.]어느새 나타난 윤석이 포그바의 공을 여유롭게 빼앗아 간다.
-한윤석이 실점 위기를 벗어나게 만듭니다! 폴 포그바를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은 한 팀에서 호흡을 맞춰 나가는 한윤석이죠! 포그바가 어떻게 움직일 것을 예상한 듯 치고 들어와 단숨에 공을 빼앗아 가네요!
-네, 말씀드리는 순간 윤석이 공을 측면으로 보냅니다. 이강운 받고 달립니다!
프랑스의 공을 빼앗은 한국이 공격에 나선다.
드리블도 좋은 선수였지만, 마치 같은 소속 팀 출신의 다비드 실바를 연상케 할 정도로 강운은 측면의 플레이메이커로서 활약이 뛰어난 선수였다.
가브리엘을 꼼짝 못 하게 할 정도로 속인 뒤 그는 옹귀니를 향해 달려가며 옹귀니의 시선을 사로잡고서 그의 뒤로 공을 찔러 넣었다.
옹귀니가 강운의 발에서 공이 떠나간 것을 알고 뒤늦게 몸을 돌렸을 때에는 이미 공은 옹귀니를 지나쳐 수비 라인을 뒤쪽으로 뻗어 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옹귀니가 벌려 놓은 센터백 사이의 간격으로 정우가 파고든다.
이번 올림픽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 준 강운과 정우의 공격 패턴.
정우는 레비가 따라잡을 수 없을 속도로 달려 나가 라퐁트와 1대1 상황을 맞이했다.
-한정우, 슈우우우우웃! 골!
-전반 4분! 한정우의 선제골!
-역시 한정우네요!
-그렇죠! 대단한 선수입니다. 빠른 발을 이용해 1대1 상황을 많이 맞이하는 한정우인데, 지난 시즌 맨유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득점 성공률이 무려 80% 육박하고 있는 한정우입니다. 열 번을 슈팅하면 두 번을 제외하곤 거의 다 득점을 가져간다는 거죠! 무서운 침착성이 아닐 수 없습니다!
[봤냐?]정우가 골을 넣고 기뻐한 뒤 포그바를 바라보며 물었다.
포그바는 똥 씹은 표정으로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지만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정우를 외면하고 한참을 걸어가고 나서야 포그바는 입을 열었다.
[괜히 올림픽 나간다고 해서는…….]형제, 특히 윤석이 나간다는 말에 그리즈만도 캉테도, 대부분 선수들이 거부했던 와일드 카드가 되었다.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팀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는 포그바는 자신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젊은 선수들을 데리고 자신을 시험해 본 것이다.
이 팀을 이끌고 결승까지 오른 지금.
가장 붙어 보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장 두려운 상대를 마주하게 되었다.
뒤에서 정우가 골을 넣는 것을 봤기에, 나란히 서서 윤석이 경기를 지배하는 것을 봤기에 누구보다 그들이 대단하다는 것을 포그바가 가장 많이 알고 있었다.
[그렇게 경고했건만…….]어려서 누구보다도 자존감 강하고 자만심이 강한 프랑스 올림픽 대표 팀의 동료들은 자신의 경고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아직도 불만이 가득하다.
하지만 점차 느낄 것이다.
왜 형제가 세계 최고라 불리는 것인지를.
[그래도 최선을 다한다.]불과 한 시즌,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포그바는 묵묵히 최선을 다해 필드를 뛰었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1골이 2골이 되고, 2골이 3골로 이어졌으며, 그 골을 모두 윤석이 어시스트한 것도 모자라 경기 자체를 지배하기 시작했을 무렵.
프랑스의 선수들은 나라라도 망한 듯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필드 위에 서 있어야만 했다.
[아직 후반 20분이나 남았어! 기운 내라!]포그바가 목소리를 높였지만,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후…….]그런 선수를 바라보며 포그바는 문득 생각했다.
[나도 이랬던가…….]이끄는 입장이 되고 나서야 더욱더 절실히 느껴지는 현실.
포그바는 자신도 모르게 윤석을 찾았다.
“좀 더 힘내라!”
주장 완장을 차고서 선수들을 독려하며 윤석은 가장 열심히 뛰었다.
그런 윤석의 지휘 아래…….
-이제 남은 시간은 불과 5분! 선수들 3 대 0으로 프랑스를 압도하며 경기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축구 금메달! 사실 어떤 나라에서는 큰 의미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릅니다! 지난 12년! 그리고 더 오랜 과거부터 한국은 금메달을 따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해 왔습니다. 런던에서 동메달, 브라질에서 은메달! 그리고 지금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차지하기 위해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뛰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현역 시절 두 번이나 올림픽에 나섰지만 단 한 번도 손에 거머쥔 적이 없었는데요, 비록 제가 끼진 않았지만, 후배들이, 지금의 자랑스러운 태극 전사들이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을 이곳 현장에서 지켜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프랑스는, 아니, 포그바는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듯 2선에서 직접 볼을 몰아 골대를 향해 달리다 그대로 슈팅했다.
텅!
수비까지 제치고 골키퍼의 손도 피했지만 불행히도 골대를 맞고 튕겨 나가는 공을 보고 포그바가 무릎을 꿇는 순간.
주심은 더 이상 경기가 무의미하다는 듯 경기 종료 휘슬을 불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금메달은 대한민국입니다!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려 왔습니까! 금메달입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와아아아!”
오늘 경기를 찾은 한국 사람들이 우렁찬 환호성을 질렀다.
그 아래.
형제는 서로의 손을 맞잡고 금메달의 기쁨을 나눴다.
비록 올림픽 대표라고 하지만, 형제가 국가 대표 유니폼을 입고서 처음으로 차지하는 우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