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21)
형제의 축구-221화(221/251)
형제의 축구 221화
[대한민국 남자 축구 올림픽 금메달!] [형제가 이끈 올림픽, 금빛으로 물들다] [올림픽 12골, 발롱도르의 한정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다] [대표 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캡틴, 한윤석을 이야기하다] [형제의 올림픽]금메달을 획득한 남자 축구 대표 팀을 향한 한국의 관심은 매우 컸다. 금메달을 따는 순간부터 특집 방송이 계속해서 방영되는가 하면, 다음 날에도 축구 금메달을 향한 이야기가 온갖 매체를 통해서 나오고 있었다.
당연히 인터넷 댓글이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닭 잡는 데 다이아 깎는 칼을 들이밀면 게임이 되냐?
-ㅋㅋㅋㅋㅋㅋ프랑스 애들 경기 시작할 때 표정 봤냐?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존나 낄낄거리면서 다 이긴 것처럼 군거지?
└아시아라고 존나 깔본 거 아니냐?
└프로 불편러 오지구요
└불편러가 아니라, 사실이 그래. 주요 선수 네, 다섯 명 제외하고 쟤들 우리나라 애들 존나 무시했다. 한정우랑 한윤석만 막으면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하고 있었음. 추가로 이성우랑 이강운 같은 애 조금 조심하고. ㅇㅇ
└하지만 막을 수 없어서 못 이김. ㅠㅠㅠ 프랑스니뮤 ㅠㅠㅠㅠ
-진짜 이 선수들은 다르다는 걸 체감한다. 새삼스럽게. ㄷ
-이 애들이 성인 대표 팀에서 경험도 쌓고 그러면 진짜 월드컵에서도 경쟁력 좀 생길 듯.
└운 좋으면 월드컵 우승도 노려 볼 만함.
└ㄹㅇ 운 좋으면. ㅋㅋㅋㅋ
└못해도 닥 16강은 확정 아닐까?
└닥 16강도 확실하지 않다. 월드컵은 이변이 너무 많아. ㄷ
-이변을 생각하기엔 형제는 너무 반칙 같다……. ㄷ
-얘들 군대도 안가고, 지금 그대로 잘 커 주기만 하면 더할 나위 없겠구먼…… ㅉ
-이강운은 이번에 바르셀로나 간다는 소리가 있던데?
└ATM 아니냐?
└정우 존나 좋아해서 프리미어 리그 갈 수도 있음.
└발렌시아에서 쩔어 줘서…….
└생각해 보면 이강운도 존나 불쌍함. 형제만 아니었음 진짜 역대급 재능이라고 존나 빨렸을 텐데, 형제 때문에 임팩트가 없어 보임. ㅋㅋㅋㅋ
-프랑스 수비수 가지고 노는 것보다 난 일본 가지고 놀 때가 개통쾌하더라. ㅋㅋㅋ
└일본 진짜 우승이니 뭐니 설레발치더니…… 한국 만나서 제대로 호되게 당함. ㅋㅋㅋㅋㅋㅋ
└사무라이 재팬은 얼어 죽을 노비 재팬이라고 하더라. ㅋ
└누구 일본 인터넷 반응 번역해 줄 사람?
└내가 올림. ㅇㅇ
뒤늦게 한국전에서 대패를 당한 일본의 반응이 한국 인터넷에 번역되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춍은 무섭습NIDA.
-WWWWW죽어라 일본.
-한 씨 형제는 꿈도 희망도 모두 가져갔다. 넘을 수 없는 벽 같았어.
-이것이 바로 세계 레벨이다, 일본인들아, 정신 차려라.
-정말 엄청나다는 말밖에…….
-박치성, 손형민…… 그리고 형제. 한국은 도대체 뭘 어떻게 하기에 이런 선수들이 즐비한 거지? 이제는 세계 레벨, 아니, 세계 최고 레벨까지…….
-그걸로도 모자라 이성우, 백성호, 그리고 저 어린애, 발렌시아 에이스 노릇까지 하던데, 한국은 황금 세대를 넘어서 백금 세대인 것 같아.
-미친다. WWW 한정우, 웃으면서 골 넣는 거 봤어?
└수준 차이가 너무 나서 화도 안 나더라…….
└한윤석, 진격의 거인이다!
└그 거인 옆에 난쟁이들, 드워프 재팬. WWW
-향후 10년간 한국>>>>>>>>>>>>>>>>>>>>>>>>>>>>>>>>>>>>>일본
-오늘도 넷우익들은 열폭하는군. 이건 열폭할 일이 아니다. 형제가, 그리고 한국 선수들이 해외에서 잘하면 아시아 전체 위상이 올라가는 일이다. 중국 리그나 기웃거리는 일본 리그는 반성해라. 이 형제에게 자극받은 미래의 훌륭한 선수들이 나와야 한다.
└중국 리그 기웃거리는 것은 아시아 모든 나라가 마찬가지…….
-그저 부럽다, 이 말밖에는…….
일본 반응은 안쓰러우면서도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던 한국 축구 팬들에게 기쁨을 줬다.
한편, 올림픽 경기를 마무리한 대한민국 대표 팀 일부는 일찍이 한국으로 귀국했다.
앞으로 일정을 생각하면 폐막식을 볼 수조차 없는 바쁜 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그중에는 형제도 있었다.
형제는 한국에서 광고 촬영이 예정되어 있었고, 영국으로 귀국해도 마찬가지로 한국과 영국의 광고 촬영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뿐이랴?
이례적으로 형제는 방송 촬영 일정이 잡혀 있기도 했다.
“으아…… 공항 탈출!”
한국으로 돌아오고도 공항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1시간이 넘도록 인터뷰에 응했던 형제는 피곤한 얼굴로 티스가 몰고 온 차에 올랐다.
“기자회견을 무시할 수는 없었어. 금메달리스트 아니냐.”
티스는 운전하면서 형제에게 말했다.
“그건 그런데, 아무튼 큰 고민거리 하나 덜었어요.”
“나도 그래. 네가 군대라도 가야 할까 봐 얼마나 조마조마하던지.”
티스의 말에 정우는 유쾌하게 웃었다.
그래, 언제나 걸리던 병역 의무가 해결되니 이리 기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단순하게 군 면제 때문만은 아니기도 했다.
애국심?
사실 그런 것은 정우에게 없었다.
굶주리던 어린 시절, 자신들과 할머니를 지켜 준 것은 나라가 아니라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기뻐하기를, 기특해하기를 바라며 열심히 뛰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자랑스러워할 한 사람.
“할머니한테 먼저 가는 거죠?”
할머니가 미친 듯이 보고 싶었다.
“주희 누나가 아니라?”
윤석이 장난스럽게 물어오자 정우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물론 누나도 같이 있다고 하지만…… 제일 먼저는 할머니지. 안 그래?”
“음, 글쎄…… 나는 세 사람 다 같이 보고 싶다.”
“햐, 가장 클라쓰.”
“하하.”
정우와 윤석은 웃었다.
각자 보고 싶은 사람들을 그리며 말이다.
“근데 사실 나도 조카도 보고 싶긴 하다. 세아 잘 있겠지?”
“한국을 엄청 신기해하던 거 같던데.”
“한국말 하는 사람들이라곤 가족 말고 없었는데, 여기는 죄다 한국말 하니 신기할 법도?”
“그것도 그러네?”
형제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어느새 도착한 아파트.
“아니, 이게 뭐야?”
형제는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도대체 어떻게 알고?”
극비리에 구입했고, 들어가는 것도 극비로 했던 아파트에 엄청난 수의 기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가서 필요한 짐만 가지고 나오자. 할머니랑 가족분들은 여기 안 계셔.”
“아아…….”
정우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나의 드림하우스가…….”
“드림하우스는 무슨…… 가족들 다 같이 있으니 잠 잘 곳도 없는 좁은 아파트를…….”
윤석이 고소하다는 듯 바라보자 정우는 두 눈을 부릅뜨고 형을 흘겨보며 말했다.
“내 아파트 무시하지 마! 이렇게 되면 아파트 2호로 가야 하나…….”
“아파트 2호도 있어?”
“당연하지. 살면서 살고 싶었던 집들이 한두 곳인 줄 알아?”
정우의 말에 윤석은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어쩐지 틈틈이 한국어로 어딘가 통화하더라니…….
“그게 다 공인중개사와 통화한 거였냐?”
“후후후, 난 이미 갓물주다.”
윤석은 기가 차다는 얼굴로 정우를 바라봤다.
세금이라는 세금은 다 내면서 그저 무식하게 돈을 모으던 윤석과 달리 정우는 할머니 모르게 한국의 건물들에 손을 대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의 집은 형이랑 같이 구매한 것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할머니의 분노를 피하기 위한 미끼인 셈.
“솔직히 몇 채나 샀냐?”
“뭘 몇 채나 사? 쉽게 사지 못하더라. 한국도 땅값이 장난 아냐. 물론 런던만큼은 아니라는 거 같지만.”
“런던 땅값까지 알고 계셔? 대단하시네, 정말.”
윤석의 말에 정우는 그저 씨익 웃으며 훌쩍 집을 향해 달려 나갔다.
그런 정우를 보고 혀를 차던 윤석도 정우를 따라 집으로 향했다.
아파트에서 가족들이 놓고 간 자신들의 물건 몇 개를 챙긴 형제는 다시 차 위에 올라타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곳으로 향하게 되었다.
할머니와 이보네, 세아는 주희의 집 근처 위치한 호텔에서 머물고 있었다.
“아빠!”
호텔 안으로 들어가자 기다렸다는 듯 세아가 윤석에게 안겨 왔다.
윤석은 세아를 번쩍 안아들며 볼에 키스했다.
“아이고, 우리 딸! 아빠 기다렸어?”
세아는 윤석의 말에 활짝 웃었다.
“아아니!”
“응? 진짜? 섭섭한데?”
“아빠, TV! 나와!”
“다 본 거야?”
“응응! 세아 다 봐써! 세아가 봐써!”
세아의 말에 윤석은 흐뭇하게 웃었다.
그사이에 하나밖에 없는 딸의 말솜씨가 더 늘어난 것 같다.
“여보.”
흐뭇하게 세아를 보고서 이번에는 이보네를 바라본다. 윤석은 씨익 웃으면서 이보네를 안고 키스했다.
“다녀왔어.”
“고생했어. 안 피곤해?”
“잠깐 다녀온 건데, 뭐.”
“정우는?”
“응? 아…… 이 자식 할머니 여기 없는 거 알고 먼저 갔나보네. 우리도 서둘러 가야겠는데?”
“아이고, 정우!”
“아이고? 하하하하.”
윤석이 할머니의 말투를 따라하는 이보네를 보며 웃음을 터뜨리는 사이.
정우는 허겁지겁 주희의 집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프랑스와 경기할 때보다 더 빠르게 단숨에 호텔에서 주희의 집으로 간 정우는 대문에서부터 버럭 소리쳤다.
“주희야! 할머니! 나 왔어!”
동네가 떠나가도록 큰 목소리가 연신 터져 나오자 이내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대문도 함께 열렸다.
끼익! 쾅!
열린 대문을 힘차게 열고서 정우가 대문 안으로 들어온 순간.
현관에서는 익숙한 두 사람이 정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할머니, 누나!”
정우는 밝은 얼굴을 하고서 현관을 열고 나온 할머니와 주희에게 달려왔다.
“아이고, 내 새끼!”
할머니는 정우를 보자마자 펑펑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런 할머니를 바라보며 정우는 품에서 고이고이 모셔 왔던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할머니, 이것 봐!”
번쩍번쩍 빛나는 메달.
형도 가져다주지 못했던 금메달을 할머니에게 내밀며 정우가 환하게 웃는다.
“금메달이야!”
“그려, 봤다! 고생혔네, 고생혔어!”
할머니의 말에 정우는 자신의 금메달을 할머니의 목에 걸어드렸다.
“고생은 무슨! 할머니가 고생했지. 금메달리스트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했어, 그것도 둘이나!”
정우의 말에 할머니는 왈칵 눈물을 흘리면서도 손사래를 쳤다.
“뭔 고생이랴, 니들이 알아서 잘 큰 게지. 어찌 이리 잘 컸누. 니 애비가 살아서 이걸 봤음 얼마나 좋아할꼬.”
“아부지는…… 따로 가서 보여 줘야지. 할머니야말로 고생했어. 나 같은 애 키우느라. 정말. 고마워, 할머니.”
정우는 그리 말하며 할머니를 꼬옥 끌어안았다.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주희는 코끝이 찡해져 괜히 하늘을 올려다봤다.
오랜만에 보는 남자친구가 자신은 뒷전이고 할머니만 챙기는 게 야속할 법도 했지만, 워낙 고생을 많이 하고 큰 정우, 그리고 고생하며 그런 정우를 키워 온 할머니를 잘 알기에 뭐라 말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주희를 안다는 듯.
“주희 찡!”
정우가 주희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오랜만에 보니까 환장하게 이쁜데?”
“……뭐래, 바보.”
……단 한마디로 사람 마음 흔드는 정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