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24)
형제의 축구-224화(224/251)
형제의 축구 224화
복귀
한국에서 일정을 모두 끝낸 형제는 가족들과 함께 귀국할 준비를 했다.
“하…… 이대로 가면 또 언제 보려나?”
“아쉽긴 해도, 2년만 참아.”
“무슨 군대냐?”
정우와 주희도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것도 내가 열심히 해야 가능한 거야. 조금만 기다려 줘. 기다려 줄 수 있지?”
“……응.”
“영국에서 이상한 클럽 가서 이상한 여자애들이랑 놀지 말고. 클럽은 가도 되는데, 골빈 여자들이랑 노는 거 보면 바로…… 확! 알지?”
“알아, 내가 바보냐? 클럽 가서 춤이나 추지, 나는 여자랑 안 놀아. 사람을 뭘로 보고.”
“알지, 우리 정우가 안 그런 거, 이 누나가 잘 알지!”
“치워, 내가 애야?”
정우는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주희의 손길을 피하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제 갈 시간 다 된 거 같다. 나 이제 갈게. 어디 가서 이상한 남자 만나지 말고.”
“이 누나 못 믿어?”
“믿지.”
정우는 그리 말하고 주희에게 가볍게 키스하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주희와의 이별이 아쉽긴 하지만 이제는 다시 돌아갈 때였다.
“이번 시즌은 더 잘해야지.”
점점 다가오는 시즌 앞에 정우는 마음을 새롭게 다졌다.
* * *
형제가 한국에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영국으로 복귀하려는 사이.
맨유는 다가오는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여섯 시즌 만에 찾아온 우승 트로피.
긴 시간 만에 되찾은 만큼 맨유의 구단 프론트는 리그 2연패를 원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서 가지게 된 회의에서 무리뉴는 구단주와 퍼거슨, 그리고 다른 모든 스태프들 앞에서 말했다.
“리그 우승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맨시티, 리버풀, 아스날, 토트넘, 첼시…… 그리고 우리 맨유까지. 우승 후보로 간주되는 팀만 여섯 팀입니다. 그리고 다른 팀들 역시 만만치 않죠. 축구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운 리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무리뉴의 말에 퍼거슨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만큼 흥미진진하고 짜릿하지. 내가 10년만 젊었어도 정말 즐겁게 시즌을 맞이했을 텐데 말이지.”
“물론 그렇죠. 저 역시 이번 시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쉽지는 않다 이겁니다.”
그런 무리뉴의 말에 에드 우드워드는 습관처럼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기댄 채로 물었다.
“그래서 하고자 하는 말이 뭡니까?”
“그래도 가능합니다. 우리 팀은 역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교해도 최고의 팀이니까요. 그렇죠, 퍼거슨 경?”
“음…… 어느 정도 인정하는 바이네. 하지만 이제 겨우 리그 우승이나 한 선수를 나의 팀과 비교할 수는 없지 않겠나?”
퍼거슨도 선수들의 면면으로 따져본다면 역대 최고로 손꼽아도 손색이 없는 팀이 지금의 맨유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 준 성과는 아직 미비하다. 형제를 데리고 오고 나서야 간신히 리그 우승을 이뤄 냈으니 말이다.
“그렇습니다. 진정한 최고가 되려면 더한 것을 노려 봐야죠.”
“더한 것……?”
무리뉴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최소 더블. 챔피언스 리그와 리그 우승. 그 이상의 것을 노려 보겠습니다.”
“오호.”
퍼거슨이 흥미로운 표정을 지어 보일 때, 우드워드는 흐린 안색으로 물었다.
“그 말씀은…… 이적료를 더 달라는 이야기겠죠?”
무리뉴는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글쎄요?”
무리뉴는 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7월.
이적 시장이 열리게 되었다.
7월 1일이 되자마자 프리미어 리그는 대형 이적이 성사되고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던 킹슬리 코망을 맨시티가 거액의 이적료를 주고 영입한 것.
거의 형제와 비슷한 수준의 이적료로 맨시티가 코망을 데려오자 말이 많아졌다. 과연 이 선수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 선수인가? 하는 것으로 말이다.
하지만 맨시티는 아랑곳하지 않고 레알 마드리드의 유망한 선수 하키미와, 헤수스 바예흐, 잉글랜드의 신예 리세 옥스포드와 로마의 플로렌치, 에릭 다이어, 그리고 지오반니 로 셀소를 거액을 주고 데려오며 이번 시즌 자신들의 야망을 드러냈다.
아스날에서는 인테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준 바르보사, 엠폴리의 말테즈, 밀란의 로카텔리를 데려오면서 이탈리아 커넥션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 줬고, 토트넘은 AT 마드리드에서 활약하던 루안, 보르도의 가이치, 삼프도리아의 그루이치를 데려왔으며, 리버풀에서는 발렌시아의 페를란 토레스, 본머스의 루이스 쿡, 헤르타의 토일란 정도를 데려오며 나름대로 알찬 영입을 했다.
의외로 첼시는 맨유에서 자리를 잃어 가는 무사치오와 AT 마드리드의 다비데 산톤을 데리고 오는 것으로 조용히 시즌을 마무리하며 사람들의 의문을 샀다.
그리고 맨유.
맨유가이적 시장에서 가장 먼저 영입한 선수는 바로 에미릭 라포르테였다. 프랑스의 국가 대표급 수비수인 라포르테는 프리메라리가 아슬레틱에서 활약하던 유망한 수비수였고, 이를 데려온 것에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어서 데려온 선수는 리카르도 마르키차. 23세의 이 선수는 로마에서 뛰던 라포르테와 마찬가지로 수비수였다. 린델뢰프와 바란, 바일리, 무사치오의 연달은 부상으로 고생한 데다가, 필 존스와 같은 기존의 맨유 선수들이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더욱더 고생한 무리뉴는 수비수를 가장 먼저 보강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를 잃은 필 존스가 팀을 떠나게 되었다.
이어서 무리뉴는 풀백 자원을 보강했다.
RB 라이프치히에서 형제와 호흡을 맞췄던 헨라취를 데려왔다.
양쪽에서 모두 플레이가 가능한 헨라취는 중요한 자원이 될 예정이었다.
중원의 보강도 이뤄졌다.
란지니와 윌 휴즈, 네베스가 있었지만 타이트한 일정에서 이들만으로는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컵 대회 등 빡빡한 일정을 모두 소화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무리뉴의 선택은 지난 시즌 포르투갈의 스포르팅에서 5골 10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던 젤송 마르틴스, ATM에서 자리를 잃고 포르투로 임대되었다가 이적하면서 오히려 좋은 모습으로 큰 구단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올리베르 토레스를 데려왔다.
그리고 공격수.
무리뉴는 중앙에서 뛰어 줄 수 있는 전문적인 스트라이커를 원했다.
그런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한 선수.
일찍이 눈독을 들이고 있었지만, 유벤투스에서 디발라가 떠난 자리를 대신해서 데려가 절대로 내놓지 않던 선수였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팀과 불화로 재계약이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그가 FA로 풀려나게 된 것이다.
물론 그를 노리는 구단은 많았다.
유벤투스에서 지난 시즌과 지지난 시즌 2연속으로 득점왕을 한 데다가 뛰어난 연계력과 수비 가담, 빌드 업 능력 등 현대 축구에서 원하는 다재다능한 스트라이커인 그를 가만히 두고 볼 클럽은 없었던 것이다.
프리미어 리그 유수의 구단은 물론이고 독일, 스페인에서 그의 영입을 노렸다.
하지만 결국 그가 선택한 곳은 맨유.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하고 챔피언스 리그 결승까지 올라가며 이번 시즌 한껏 기대를 모으고 있는, 다시 살아난 맨유가 그의 구미를 당기게 한 모양이었다.
[이번 시즌도 퍼즐이 얼추 맞춰졌군.]무리뉴는 자신이 영입한 선수, 그리고 기존의 선수들이 함께 뛰는 것을 보며 즐겁게 웃었다.
정우, 그리즈만, 미키타리안, 더불어 포그바와 윤석까지.
2선의 자원들을 한껏 살릴 수 있는 공격수를 데려왔고, 현역 세계 최강의 미드필드 진영과 한층 더 보완된 수비 라인을 구축했다.
그것도 큰 이적료 없이 말이다.
[이번에는…….]프리미어 리그 우승 하나만으로 끝나지 않으리라.
더블, 나아가서 트레블까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시작한 무리뉴였다.
* * *
“와, 여기가 맨유 훈련장인가?”
준형은 감격한 표정으로 맨유의 훈련장을 바라봤다.
“훈련장 같은 곳은 처음 와 봐요?”
“맨유는 처음이지. 들어가는 것만 해도 영광이랄까?”
준형의 말에 정우는 씨익 웃었다.
어느덧 밀착 다큐의 촬영도 막바지.
밀착 다큐가 가장 바랐던 장면, 형제가 구단에서 훈련을 받고 생활하는 모습을 담기만 하면 심심했던 이 다큐도 마무리된다.
“들어가요.”
정우와 윤석을 따라 준형이 선수들은 물론이고 팬들이라면 한 번쯤은 방문하고 싶어 하는 맨유의 훈련장에 입성하게 되었다.
물론 외부로 공개되는 장소는 국한되어 있었지만 이렇게라도 촬영 허가가 난 것은 형제의 입지가 굉장히 큰 덕도 있었지만, 이제 막 소집되어 경기와 관련 없는 가벼운 적응 훈련부터 시작되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축구 팬으로서는 최고의 영광이 아닐 수 없었다.
‘배우하길 잘했다…….’
유명해져서 정말로 성공한 ‘축덕’의 길을 제대로 걷고 있는 준형은 이곳에 와서 자신의 직업 선택이 옳았다고 뿌듯해하고 있었다.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형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는 가운데 정우가 멈칫한다.
“형.”
“응?”
“배고프지 않아?”
“그러고 보니…… 아침을 안 먹고 왔네. 급하게 나오느라.”
촬영 때문에 평소 패턴대로 아침을 챙기지 못한 형제가 나란히 준형을 바라보고는 이내 서둘러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어, 어디로 가는 거야?”
“밥 먹으러요.”
“바압?”
이놈의 형제는 다큐를 먹방 프로그램으로 만들 일이 있나, 벌써 VJ와 함께 촬영하는 동안 먹은 끼니가 몇 끼란 말인가.
준형이 못 말린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맨유에서 선수들에게 어떤 음식을 주나 싶어 따라나서 본다.
훈련장의 식당은 으레 그렇듯이 뷔페식이었는데 과일에서 부터 고기, 샐러드, 밥, 빵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음식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그중에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단연 한식.
“한식도 있네?”
불고기와 갈비, 잡채를 보고 신기한 듯 말하자 정우는 그것들 중에서 갈비를 담아 가며 말했다.
“아무래도 우리가 있다 보니…… 유럽권 선수들은 몰라도, 다른 대륙 선수들을 위한 해당 국가 음식들은 두세 개씩은 있어요. 향수병 걸릴까 겁나서 그런다나 뭐라나. 그리고 중요한 건…….”
“중요한 건?”
“여기 쉐프는 영국인이 아니라는 거죠.”
“…….”
준형이 아무런 말도 못 하는 사이 형제는 음식을 적당히(?) 담고서 자리에 앉아 먹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식당 입구 쪽이 소란스럽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한 선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 그리지!] [웬일이야, 아침을 여기서 먹고?]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그리즈만.
그리즈만은 카메라와 낯선 한국인과 동석하고 있는 형제를 보고 의아한 얼굴을 하다 이내 궁금한 듯 물었다.
[무슨 촬영하는 거?] [한국에서 우리 둘을 취재하러 온 거야.] [오!]그리즈만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이내 VJ가 카메라를 자신에게 비추자 입을 열었다.
“불코기, 마시써! 난 그리즈만임니다. 캄사함다!”
“오오……!”
류준형이 좀처럼 보기 힘든 그리즈만의 한국어를 보고 감탄하는 사이, 정우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한국어 실력은 늘지를 않는군.] [그래도 이 정도면 잘하는 거 아닌가? 말 나온 김에 불고기나 먹어야겠어.]그리즈만은 질긴 갈비보다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하는 달콤한 불고기를 좋아하는 편이었다.
[그래…… 어라? 쟤는 또 여기 웬일이래?]정우가 의아한 듯 말하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입구 쪽을 향한다.
[미키미키!]정우의 장난스러운 별칭에 미키타리안이 씨익 웃으며 손을 들어 올린다.
[웬일이야?] [배고파서.] [그래, 식당 올 일이 배고파 밖에 더 있냐?] [똥 마렵다고 아침 안 먹잖아.] [아, 밥 먹는데…….]그리즈만이 인상을 찌푸리고, 미키타리안이 히죽 웃는 사이.
자신이 동경하던 선수들도 이런 소탈한 이야기를 하는가 싶어 준형은 멍하니 그들의 대화를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자신이 끼어들 틈은 없었지만, 새삼 캐스팅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 아주 잘한 일이라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