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25)
형제의 축구-225화(225/251)
형제의 축구 225화
커뮤니티실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친선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줍니다. 비록 상대적 약팀들과 가진 친선경기라고 하지만 선수들의 경기력은 이미 물이 오른 것 같네요. 여섯 번의 경기 모두 전승을 거둔 것도 모자라 바이에른 뮌헨과 마지막 친선 경기도 승리를 거둡니다.
시즌을 코앞에 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3 대 1로 승리를 거뒀다.
오늘 경기에서 후반에 투입되면서 2골을 몰아넣어 팀의 역전 승리를 이끈 정우는 바이에른 뮌헨에게는 과거의 악몽을, 맨유에게는 승리의 기쁨을 안겨줬다.
“역시, 안 죽었네, 한정우.”
윤석은 웃으며 필드에서 퇴장하는 길에 정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뮌헨은 이상하게 만만하단 말이지.”
한때는 레바뮌이라 불리며 세계 최고의 클럽 세 팀 중 하나로 꼽히던 뮌헨은 이상할 정도로 정우 앞에서 작아졌다.
“자, 갑시다.”
정우는 웃으면서 로커 룸으로 들어갔다.
로커 룸에서 퇴근할 준비를 하는 선수들 앞에 무리뉴가 나타났다.
[마지막까지 정말 잘해 줬다. 이제 커뮤니티실드만 치루고 나면 본격적인 리그가 시작된다. 기대되지 않나? 2연패를 하는 모습이.]무리뉴의 말에 정우는 피식 웃으면서 형에게 말했다.
“우리 감독님, 벌써부터 김칫국을 두 사발은 들이켜신 거 같은데?”
“왜 김칫국이야, 인마, 2연패 해야지.”
“누가 뭐래? 그냥 벌써 너무 들뜬 거 같아서 걱정이여.”
윤석은 흘끔 무리뉴를 바라봤다. 목소리도 말도 들뜬 것 같았지만, 눈과 표정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말은 저렇게 해도 속은 차갑다. 지금도 맹렬히 머리를 굴리고 계시지.”
“응? 왜?”
“누구를 선발로 내세울까 하고.”
윤석의 말에, 정우는 흐음, 하고 선수들을 둘러봤다.
“와…….”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거 하나.
지금의 스쿼드, 지난 시즌보다 더 단단하고 두껍다.
어떤 선수를 내세운다 하더라도 프리미어 리그에서 만만히 볼 수 없는 무서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팀이 바로 지금의 맨유였다.
“형…….”
“응?”
“우리…… 아, 아니다.”
정우는 말을 삼키고 피식 웃음을 흘렸다.
형이 무슨 걱정이랴?
형은 팀의 중심이었다. 단 한 시즌 만에 팀의 중심이자 정신적인 리더 역할까지 하고 있었다.
그게 눈에 보이다 보니 이번 시즌에는 부주장까지 맡게 된 그였다.
게다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기복이라는 것을 보여 준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정우는?
물론 시즌 40골, 챔스까지 합한다면 60골이나 되는 득점을 보여 준 그를 선발에서 제외할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 TV 프로그램에서 엘런 시어러의 말이 자꾸 생각난다.
-그는 분명 프리미어 리그, 아니, 현역 최고의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기복이 있죠. 네, 리그 40골이나 넣고 챔피언스 리그 최다 골로 골든부츠를 차지한 그에게 기복이라는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일 수도 있죠. 아, 내 프리미어 리그 최다 골 기록을 경신해서 그를 질투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닙니다. 난 오히려 기뻐하고 있어요. 대단한 선수 아닙니까?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에겐 기복이 있습니다. 측면으로 포지션을 변경하고 지속적인 훈련으로 몸싸움을 이용할 줄 아는 영리함까지 탑재했고, 몸싸움이 있기도 전에 한두 번의 터치로 골이나 결정적인 패스까지 주는 그이지만, 컨디션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는 이 두 가지 무기를 활용하지 못하고 단순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경기에서 그는 완전히 묻혀 공을 만지지 못하는 경우도 보여 주고는 하죠. 물론 자주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하지만 첫 시즌과 달리 이미 그에게 적응한 상대 팀들은 그를 더욱더 연구하고 견제할 겁니다. 아마 컨디션이 저조할 때 보여 주던 모습을 이번 시즌에는 더 자주 보여 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드네요.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실제로 몇몇 경기에서 자신은 자취를 감췄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그 40골을 넣은 주제에 뭔 걱정이냐는 말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완벽하고 싶었다.
다른 선수들에게 절대로 자리를 내주지 않고 홀로 빛나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이다.
뭘 어떻게 해야 할까?
“형, 꾸준히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샤워를 끝내고 올드 트래포트를 빠져나가면서 정우가 물어오자 윤석은 입을 열었다.
“지금 그대로.”
“응? 지금 그대로? 뭔 소리야, 그게?”
“지금처럼 열심히 하라고. 지금 그대로. 그러면 된 거야.”
“뭐야 그게…….”
정우가 인상을 구기자 윤석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조급할 게 뭐 있어. 네 나이가 몇이냐? 이제 겨우 스물세 살 아니냐? 여기 요 동네 나이로는 스물두 살, 아니, 생일도 지나지 않았으니 스물한 살 아니냐? 그런데도 벌써 최고라는 소리 듣고 있는 거 아니냐. 그래서 그리 조급한 거냐? 축구 판에서 스트라이커에서 전성기라고 할 만한 나이가 몇인지 아냐? 스물일곱 살, 스물여덟 살 정도다. 그리고 서른은 되어야 이제 물이 오른 노련한 선수라는 소리까지 듣지. 아직 한참 남았다는 이야기다. 절대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 지금은 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 잘하고 있으니까.”
“으음…….”
정우는 윤석의 말에 콧잔등을 긁적이다 하늘을 바라봤다.
“그래…… 형 말이 틀린 게 없네.”
“그래, 그러니 시즌 준비나 잘하자고.”
“으응.”
형제는 서로를 툭 하니 치고 격려하며 다가오는 시즌을 기다렸다.
그렇게 20-21 프리미어 리그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무려 여섯 팀의 빅클럽이 경쟁하면서 중국의 역사를 빗대어 전국시대라고까지 불리는 프리미어 리그.
세계적인 명장들이 모두 모이고,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두 모이면서 한때 스페인에게 최고의 리그 자리를 빼앗겼다 다시금 세계 최고의 리그로 거듭난 프리미어 리그를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어느 팀이 우승할 것인가?
[이번에도 우승은 우리다.]무리뉴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래, 우승은 우리다.
그리고…….
[나는 다시금, 아니, 새롭게 최고로 거듭난다.]한때 찬란하게 빛나다 비웃음거리로 전락했던 그다. 그리고 다시 일어설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서 만족하면…….
[무리뉴가 아니지.]무리뉴는 세면대 위 거울을 바라보며 물기가 뚝뚝 흐르는 얼굴을 문지르며 눈동자 한가득 독기를 피워 올렸다.
[나는 스페셜 원이다.]무리뉴의 다짐과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리고 형제의 20-21 시즌이 시작되었다.
시즌의 시작은 커뮤니티실드.
리그 챔피언과 컵 대회 챔피언이 대결을 펼치는, 리그 개막을 알리는 상징적인 대회였다.
상대는 맨체스터 시티.
불편한 이웃과 대결이 시즌의 시작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커뮤니티실드! 맨체스터 더비로 화려하게 시작됩니다.
-네,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는 정말 많은 선수들을 영입하며 이번 시즌 야망을 제대로 드러내고 있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대단하지만, 맨시티 역시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 정책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화려한 선수들이 즐비합니다.
-그래서 그런가 오늘 커뮤니티실드를 보기 위해 관중석이 만석입니다.
-네, 그 기대를 모아 오늘 라인업 보고 가실까요? 먼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입니다.
FW 그리즈만.
MF 한정우, 포그바, 미키타리안, 한윤석, 에레라.
DF 루크 쇼, 바란, 라포르테,카스트로.
GK 데 헤아. 네, 맨유는 지난 시즌 우승을 거머쥐게 만들었던 베스트 11으로 커뮤니티실드를 맞이합니다. 보기만 해도 위력적인 라인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어서 맨시티를 볼까요?
FW 아게로, 레반도프스키, 산체스.
MF 케빈 데 브뤼네, 지오반니 로 셀소, 귄도간.
DF 베르나트, 존 스톤스, 바예흐, 베예린.
GK 헤르니모 룰리. 이상입니다. 새롭게 이적한 로 셀소와 바예흐의 활약이 기대되네요.
-네, 선수들 입장하고 이제 경기가 시작되려 합니다. 모두가 주심을 지켜보고 있어요. 얼른 휘슬을 불기를요!
주심이 필드를 둘러봐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경기를 시작할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한다.
그 가운데 정우는 필드에서 껑충껑충 뛰면서 불편한 이웃들을 바라봤다.
“이야, 비싼 애들이 한눈에 들어오네.”
특히 그 앞에 있는 공격진은 정우가 데뷔하기 이전에도 세계적인 선수로 자리 잡았던 선수들이었다. 축구를 하는 것 외에는 유명한 선수들이라고는 호날두, 메시 정도만 아는 정우였지만, 연락이 되는 친구들에게는 지금도 동경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선수들이 바로 눈앞의 선수들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저들을 제치고 발롱도르를 딴 자신을 뒤로하고…….
“사인을 받아오라고?”
정우는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친구들, 옛동료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김태웅 감독까지.
가까울수록 귀한 줄 모른다더니…….
그사이 주심의 휘슬이 울려 퍼진다.
[뭐 해? 얼른 공 줘!]잠시 딴 생각을 하는 사이에 그리즈만의 말에 정우는 뒤늦게 정신을 퍼뜩 차리로 공을 돌리고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양 팀 팬들의 응원 소리와 동시에 맨체스터의 선수들이 모두가 분주한 가운데.
선축인 맨유는 서둘러 공을 뒤로 돌렸다.
그 공이 닿은 곳은 바란.
바란은 자신의 발 앞에 공이 오자마자 뻥! 하고 차 버렸다.
허공을 가르고 빠르게 뻗어 가는 공을 향해 맨시티가 다급하게 라인을 뒤로 물리면서 움직인다.
[이런…….]과르디올라 감독의 얼굴이 굳는다.
시작부터 공격적으로 밀어 붙여 선제골을 노렸던 터라 수비 라인이 높게 올라온 상황.
마치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바란의 롱패스와 동시에 정우가 맨시티의 수비라인에서 빠르게 파고 들어갔다.
[놓치지 마!]과르디올라가 수비수들에게 버럭 소리쳤다.
놓치면 본인이 실수하지 않는 이상 절대로 따라잡을 수 없는 게 바로 정우가 아니던가.
하지만…….
“이미 늦었지롱!”
정우는 허리 높이 위치로 떨어지는 공을 향해 발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수비수들보다 한발 더 빠르게 움직여 공마저 먼저 차지한 정우는 골대를 등진 상태로 공을 뒤로 넘기며 몸을 빙글 돌려 골대를 바라봤다.
룰리가 반사적으로 정우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정우는 자신이 뒤로 넘겨 이제는 앞으로 떨어지는 공을 향해 왼발을 들어 올린다.
[엇!]룰리가 화들짝 놀라며 멈춰 서며 폴짝 뛰어오른다.
하지만 마치 그것마저 계산한 듯 높이 솟아오른 공은 룰리의 손을 피해 머리 뒤로 넘어가며 골대 안으로 통통 튕겨 들어갔다.
점프했다 뒤로 넘어지며 다급하게 몸을 뒤로 돌린 룰리는 골라인을 넘어서는 공을 보고 신경질적으로 필드를 주먹으로 때렸다.
-……7초! 놀라운 맨유가 기습적인 공격으로 선제골을 만들어 냅니다! 한정우우우!
-바란에게서 이어진 공을 두 번의 터치로 골을 만듭니다! 역시 한정우!
커뮤니티실드, 번개같이 빠르게 골을 만들어 낸 정우가 맨유의 팬들을 향해 달려가 자신의 등 번호를 가리켰다.
-네, 맨유의 7번이 7초 만에 골을 만들고 팬들에게 자신을 각인시키네요!
-맨유의 7번을 다시 살린 계승자! 자랑스러운 한정우입니다!
골을 넣은 정우는 다시 지인들을 떠올렸다.
아게로, 레반도프스키, 산체스.
그래, 사인을 원할 정도로 대단한 선수이긴 하다.
하지만.
“내가 더 잘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