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26)
형제의 축구-226화(226/251)
형제의 축구 226화
새로운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커뮤니티실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 대 1 승리였다.
양 팀 모두 시즌 전 최종 점검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으로 베스트 라인업으로 전력을 다해 붙은 이번 경기에서 웃은 것은 맨유인 것이다.
“고생하셨습니다.”
커뮤니티실드가 끝나는 날.
지루하기도 했고, 불편하기도 했지만, 항상 따라다니던 류준형과 VJ가 떠나는 날이 되었다. 정우와 윤석은 VJ의 카메라가 자신들을 향하는 가운데 마지막 촬영을 진행하고 있었다.
“커뮤니티실드, 우승한 기분이 어때? 처음이잖아.”
준형의 말에 정우는 씨익 웃었다.
“별 의미 없는 거기는 해도, 우승하니 기분은 좋네요.”
“그래? 아무튼, 진짜 고생 많았다.”
류준형의 공치사에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와 보송보송한 얼굴을 한 윤석이 입을 열었다.
“고생은요. 이제 시작인데.”
윤석은 그리 말하면서 가볍게 스트레칭했다. 어떻게 풀타임으로 경기를 뛰기는 했는데 천하의 윤석도 몸이 삐끄덕거리는 게 피곤하기 그지없다.
“넌 괜찮냐?”
윤석이 정우에게 물어오자, 정우는 크게 숨을 들이키며 말했다.
“폐를 쥐어짜는 거 같아. 폐도 근육통이라는 게 있나?”
“으음.”
커뮤니티실드를 우승으로 장식했지만, 정우의 말에 윤석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왜 그래, 윤석아?”
준형의 말에 윤석이 입을 열었다.
“이제 시즌 시작인데 풀타임도 제대로 소화 못 해서요. 저도 그렇고…… 정우는 더욱더. 이대로 가다가는 프리미어 리그 일정을 다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허, 그거 심각한 거 아니야?”
준형이 걱정스럽게 말하자 윤석은 심각하게 대답하려다 돌아가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니요, 감독님께 이야기하고 좀 더 쉬든지 해서 컨디션을 조절해야죠. 우리 몸이 홀몸도 아니고.”
윤석의 말에 정우가 말했다.
“홀몸이 아닌 건 형뿐이고. 나는 홀몸인데?”
윤석이 정우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표정으로 모르면 가만히 있으라는 시늉을 한다.
“아야…….”
강력한 형의 공격에 정우가 인상을 찌푸리는 사이.
윤석은 카메라를 의식하며 말했다.
“아무래도 온 국민이 기대하고 있으니까요. 국민들이 기대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요. 그리고…… 지난번 부천에서 보고 느낀 게 있거든요.”
“어떤 거?”
“우리를 보고 축구를 꿈꾸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요. 걔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롤 모델 역할을 해야죠. 혹시 모르잖아요. 저희를 보고 저희보다 더 잘하는 축구 선수들이 나중에 태어날지.”
윤석의 말을 듣고 준형은 미래를 생각해봤다.
형제를 보고 꿈을 키우고, 그보다 더 훌륭한, 아니, 하다못해 그를 쫓아가는 그런 선수가 태어나는 미래.
“너희들이 등대가 될 수도 있구나.”
“우리 대로 한국 축구가 끝날 수는 없으니까요.”
윤석의 말에 정우는 으웩, 하고 카메라의 시선을 피하며 토하는 시늉을 했다.
저런 오글거리는 말을 다 하다니.
그래도 엔딩으로 쓸 만한 괜찮은 장면을 구했다.
준형도 VJ도 뿌듯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공식적인 촬영이 끝나고 마침내 카메라가 꺼지자 정우는 힘차게 기지개를 켰다.
“고생했다.”
준형이 형제에게 어깨를 토닥거리자, 형제는 마주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그리고 이내 정우가 인상을 다시 구기며 입을 열었다.
“형, 그 오글거리는 말은 뭐야. 갑자기 애국지사라도 된 겨?”
“애국자는 아니지만…… 진짜 부천에서 느낀 게 많아서 그래.”
윤석은 어린 선수들에게 자신들이 희망이자 미래가 되고 있다는 것을 부천 유나이티드 유소년을 보면서 느끼게 되었다.
자신 형제가 박치성을 보고 꿈을 키웠듯이, 지금의 아이들은 자신들을 보고 꿈을 키우고 있었다.
“제2의 한윤석, 한정우가 우릴 보고 나오지 말란 법이 없잖아.”
“으음…….”
“대한민국이 아니라, 우리 같은 아이들을 위해 모범이 되려는 거야.”
윤석은 그리 말하면서 머리를 굴리다가 말했다.
“우리 같은 아이들을 위한 축구 장학 재단을 만드는 건 어떨까?”
“으음…… 다른 선배들처럼?”
축구 장학 재단은 적지 않은 선배들이 만들고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게 몇 개나 되는지 모르잖아. 좀 더 크고 화려하게 해서 우리 같이 가난한 아이들을 화끈하게 지원하는 거야. 사실 우리 주급만으로도 어린애가 프로 선수가 될 때까지 지원할 수 있을걸?”
윤석의 말에 정우는 호오, 하고 턱을 만지작거렸다.
“그거 괜찮은 생각이네.”
“이야, 돈독 오른 놈이라고 하지 않았어?”
그것을 듣고만 준형이 의외라는 듯 말하자 정우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남 도우는 일은 돈 가지고 인색하게 굴지 않아요. 돈으로 고생해 봤으니까.”
“멋지네.”
“형, 다음에 우리가 공개적으로 후원하거나 하는 행사 있으면 꼭 참석해 주세요. 알겠죠?”
“그래, 당연히 참석해야지. 불러만 줘라!”
준형이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자 정우는 씨익 웃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형제가 사귀게 된 연예인 친구는 성공한 축덕이었다.
그리고 그는 기나긴 다큐 촬영을 마무리 짓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언젠가 방속될 다큐가 기대되는 가운데…….
마침내 20-21시즌이 개막했다.
* * *
리그 1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상대는 선더랜드였다.
맨유는 커뮤니티실드 이후에 체력적인 부담을 염려한 무리뉴가 형제와 포그바에게 1주일의 추가적인 휴가를 준 상황에서, 선더랜드를 상대로 벨로티, 올리베르 토레스, 마르틴스 등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여 벨로티의 골과 래쉬포드의 골로 2 대 0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맨유는 순조롭게 시즌을 출발했지만, 이번 1라운드, 개막전 경기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왓포드가 맨시티와 2 대 2 기적 같은 무승부를 만들어 냈고, 토트넘도 사우스햄튼과 무득점으로 무승부를 만들어 내며 예상외 경기 결과를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가장 충격적인 결과는 아스날과 미들즈브로의 경기였다.
이번 시즌에도 물러서지 않고 감독으로서 나선 웽거는 허더스필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며 지지난 시즌 막바지 미들스브로의 감독이 되어 기적같이 팀을 잔류시키고 지난 시즌에도 팀을 잔류시키며 잔류왕으로 불리기 시작한 자신과 같은 이름의 다비드 웽거 감독을 상대로 끌려다니며 3 대 0 대패를 당한 것이다.
이쯤되자 사람들은 더 이상 웽거는 감독으로서 부족하다고 역설하며 그를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옛 감독으로 비난하는 여론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웽거는 여전히 아스날 감독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는 듯했다.
그 어느 때보다 아스날이 감독 문제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는 사이, 빠르게 1주가 흘러가며 2라운드가 시작되었다.
이번 경기에서도 형제는 선발로 나서지 못했고, 그 자리를 윌 휴즈와 란지니, 지난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준 올리베르 토레스가 출격한 가운데 팀은 아스날을 침몰시키며 화제의 중심이 되었던 미들즈브로를 상대로 그리즈만과 올리베르 토레스의 골, 그리고 정우와 윤석이 후반 15분을 남겨 두고 투입되면서 윤석의 도움으로 정우가 골을 넣으면서 팀을 3 대 0 승리로 이끌며 선발로서 출격할 준비가 되었음을 과시했다.
한편, 이번 라운드에서도 아스날은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선제골을 먹은 상태로 내내 끌려 다니다 경기 막판 이카르디가 개인 기량을 통해 극적인 동점 골을 넣으면서 무승부를 만들어 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선수들을 이끌고 좋지 못한 성적을 낸 웽거는 더욱더 거센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노쇠한 감독.
트렌드를 읽지 못하는 감독.
옛 전술의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감독.
완전히 돌아선 여론에 결국 아스날의 보드진은 웽거를 경질하게 되었다.
오랜 시간 아스날을 이끌며 프리미어 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무패 우승을 했던 감독의 쓸쓸한 퇴장이었다.
아스날의 전설 같은 감독을 경질한 아스날은 그날 바로 새로운 감독을 역임했다. 마치 이미 준비되었다는 듯이 말이다.
지금의 아스날 체제를 완전히 바꾸려는 듯 아스날은 웽거와 전혀 스타일이 다른 새로운 감독을 데려온 것이다.
그의 이름은…….
랄프 하센휘틀.
RB 라이프치히를 이끌고 바이에른 뮌헨이 지배하던 분데스리가에서 2연패를 이뤄 낸 신예 감독이 프리미어 리그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와…… 하센휘틀 감독이 아스날로 올 줄은 몰랐다.”
이 사실을 접한 정우는 놀란 듯 형에게 말했다.
의외로 윤석은 놀라지 않았다.
“예전부터 아스날이 눈독 들이고 있었어. 웽거 감독을 내쫓지 않고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거지. 아니었음 우리보다 먼저 프리미어 리그로 왔을걸?”
“그랬어? 아무튼…… 기분이 묘하네. 옛 스승을 적으로 맞이해야 한다니.”
“우린 그냥…… 우리만 잘하면 되는 거야.”
윤석은 그리 말하며 세아를 안아 들었다.
부쩍 큰 세아는 말도 많아지고, 웃음도 많아졌으며,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을 누구보다도 좋아하는 딸 바보 메이커가 되어 있었다.
“아빠, 더더!”
“그래, 우리 세아! 아이구, 예뻐라!”
윤석이 그런 세아를 번쩍 들어 올린다.
그런 부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정우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리그 3라운드.
맨유의 상대는 아스톤 빌라였다.
웨스트 햄에게 대패를 당하고, 아스날과 무승부를 만들어 낸 아스톤 빌라는 맨유를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무엇보다 이날은 형제와 포그바와 같은 맨유의 베스트 라인업이 모두 출격한 경기.
정우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그리즈만, 포그바, 래쉬포드의 골로 아스톤 빌라는 4 대 0으로 무기력하게 패배했고, 맨유는 가볍게 리그 3연승을 챙기며 리그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하센휘틀도 이날 처음으로 프리미어 리그 감독으로서 데뷔하게 되었는데, 그 상대는 다름 아닌 리버풀, 아쉽게도 패배하게 되었지만 달라진 축구 스타일은 팬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기 충분했다.
하지만 그만큼 리버풀의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었다.
이렇다 할 선수 보강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은 이번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마찬가지로 3연승을 일궈 내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승점으로 리그 2위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정하고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1승 2무로 부진한 시작을 한 맨시티, 그리고 2승 1무를 나란히 기록하고 있는 첼시, 토트넘과 다르게 리버풀은 맨유 못지않은 공격력을 선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핵심은 점차 하락하는 기량과 동시에 웽거와 마찰로 리버풀로 깜짝 이적을 선보이며 사람들을 놀라게 한 외질, 그리고 리버풀의 에이스 쿠티뉴와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한때는 유망주로 불리던 디보크 오리기, 사디오 마네의 활약 덕분이었다.
지난 시즌 리그 4위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음에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리버풀은 지난 시즌 순위가 단순히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 주고 있었다.
-리그 4라운드! 이번 시즌 첫 노스웨스트 더비가 잠시 뒤 펼쳐집니다! 지난 시즌부터 과거의 명성을 찾아가는 노스웨스트 더비인데요, 이번 시즌에도 관심이 뜨겁죠?
-네, 그렇습니다. 양 팀 모두 리그 3연승! 비록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두 팀 모두 상승세를 타면서 나란히 1위와 2위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여 주고 있죠.
-네, 그렇습니다. 신진 감독으로 다른 빅클럽에서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며 명장의 반열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자르딤 감독과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가는 무리뉴 감독의 대결입니다. 오늘 경기 최후에 누가 웃게 될 것인지, 기대됩니다!
노스웨스트 더비가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