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30)
형제의 축구-230화(230/251)
형제의 축구 230화
이니에스타, 사비, 그리고 부스케츠.
바르셀로나의 중원을 책임지면서 메시를 지원하며 바르셀로나의 영광스러운 시대를 이끌었던 미드필더들이었다.
이들이 없었다면 메시도 그만큼 활약을 하지 못했으리라 말했을 정도였다.
어느 정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제 선수로서 황혼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MSN의 메시와 수아레즈는 다른 팀들을 긴장케 하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 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MSN이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는 이유.
이니에스타와 사비가 없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 둘처럼 중원을 장악하고 그들을 지원할 수준급의 미드필더가 바르셀로나에게 없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첫 번째로는 라마시아에서 이니에스타와 사비 같은 선수들을 만들어 내지 못한 탓이 컸다. 물론 이들의 대체자들은 있었다.
가령 예를 들자면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하고 있는 티아고 알칸타라와 같은 선수들.
하지만 그들은 지금 그 자리에 없었고, 공백이 생기면서 이니에스타와 사비와 같은 선수를 시간 들여 키워야 할 시간이 촉박했다. 여전히 라마시아에서는 뛰어난 유망주들이 있었지만, 즉시 전력감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두 번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막대한 중계권료와 각종 이득을 통해서 뛰어난 선수들을 영입할 이적료가 있었지만, 연이은 우승 실패와 때마침 찾아온 내부 갈등으로 인해서 지금 바르셀로나는 MSN의 높은 주급을 감당하는 것도 힘들어진 상황이 되었다.
라마시아의 선수 수급 실패와 자금 문제가 생기자 자연스럽게 바르셀로나는 과거의 영광을 잃어 가는 클럽이 되어 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지금의 MSN에서 메시와 수아레즈가 은퇴라도 한다면 바르셀로나는 더 이상 세계 최강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던 그 시절로 돌아가기 힘들 거라고 말이다. 설령 가능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이다.
아마 그쯤이 되면 네이마르도 이적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캄프 누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은 똑똑히 지켜봐야 했다.
화무십일홍.
화려했던 꽃이 지는 순간을 말이다.
-한정우, 두 번째 골입니다.
-전반 29분, 캄프 누에서 맨유가 2골이나 앞서게 되네요!
-중원에서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설마 바르셀로나가 이렇게 되리라고 누가 예상이라도 했겠습니까?
-사실 이건 모두가 예견한 일이었습니다. 과거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라이프치히와 상대했던 바르셀로나가 이렇게 중원에서 무력한 모습으로 무너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거든요. 그때와 지금, 형제를 상대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그 형제와 함께하는 선수들의 수준은 그때와 다릅니다. 물 만난 고기처럼 형제가 중심이 되어 바르셀로나를 망가뜨리고 있어요.
[벨로벨로, 바르셀로나가 이렇게 약한 팀이었나 싶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팀이 어디였는지 알아?]막간의 시간, 벨로티와 정우가 대화를 나눈다.
[어딘데?] [인테르.] [그래? 근데 갑자기 그 이야기는 왜?] [지금 바르셀로나랑 똑같지 않냐? 망해 가는 거.] [오우.]정우가 히죽 웃으며 벨로티와 손을 마주치면서 경기가 재개된다.
다시 시작된 경기에서도 바르셀로나를 처참할 정도로 중원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보다 못한 MSN이 더 내려왔지만, 견고한 맨유를 뚫기 더 힘든 상황을 연출하고 있었다.
무의미한 티키타카가 터져 나온다.
-이제 티키타카는 낡은 전술이 된 듯싶습니다.
-이게 티키타카라고 할 수 있나요? 그냥 무의미한 패스입니다.
활발하게 뛰어다니는 에레라의 기습적인 커팅으로 앞으로 나아가던 바르셀로나의 패스가 끊기고 다시 맨유의 역습이 시작된다.
에레라에게서 윤석, 토레스, 그리고 그리즈만!
펑!
세 번의 패스가 그리즈만에게 닿아 슈팅으로 이어진다.
슈테겐이 몸을 쭉 뻗어 그리즈만의 공을 막기 위해 움직였지만, 부질없었다.
-골, 그리즈만!
-3 대 0! 캄프 누에서 바르셀로나가 치욕적인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무력합니다! 이렇게 무력할 수가!
무리뉴는 흡족하게 벤치에 앉았다.
강팀을 상대로 이런 여유라니.
흡족해하며 경기를 지켜다 보니 어느덧 전반이 마무리되었다.
무리뉴는 고심하다가 선수들을 대거 교체하기로 마음먹었다. 정우를 제외하고 래쉬포드를 투입했고, 에레라를 대신해 로 셀소를 투입했다.
[차마 윤석을 제외할 수는 없군.]중원을 장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선수를 제외하지 못했고, 윤석의 체력 부담이 걱정되긴 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이 경기에서는 주전 선수들이 모두 풀타임으로 뛸 것을 예상한 경기였다. 지금도 사치라 생각하며 맞이한 후반.
정우와 에레라가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맨유는 바르셀로나를 압도했다.
경기 내내 바르셀로나를 지배한 맨유는 벨로티의 추가 골로 4 대 0으로 바르셀로나를 진압할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가 더 이상 예전의 바르셀로나가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 경기였고, 한편으로는 바르셀로나를 무력하게 만들 정도로 맨유가 강하다는 것을 느낀 경기이기도 했다.
그렇게 바르셀로나와의 경기를 마무리 지은 뒤, 맨유는 쉴 틈 없이 프리미어리그를 준비해야 했다.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상대는 노리치였다.
오늘 경기는 가벼운 부상에서 회복하고 다시 복귀한 포그바의 날이었다.
포그바가 선제골과 두 번째 골을 넣었고, 후반에는 그의 도움으로 정우가 팀의 세 번째 골을, 마지막은 윤석의 어시스트를 받은 그리즈만이 골을 넣음으로써 노리치를 상대로 4 대 0 대승을 거두게 되었다.
노리치와의 경기를 끝낸 뒤, A매치 데이가 찾아왔다.
맨유는 새롭게 제정된 규칙을 이용해 형제의 A매치 차출을 거부하고 그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1주일이 넘는 기나긴 휴식 시간 동안 모처럼 형제는 가족들과 함께 가족과 단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런던 유람을 떠나게 되었다.
런던에서 유명한 근사한 일식집을 방문하고 런던 시내를 구경하고서 런던의 근사한 호텔에서 하루 머물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맞이한 레딩과 8라운드.
미키타리안과 그리즈만이 부상당하면서 라이트 윙어로 뛰게 된 란지니가 윤석의 도움을 받아 1분 만에 선제골을 넣고 정우가 전반 막판 추가 골을 넣으면서 2 대 0으로 가볍게 승리했다.
프리미어리그 2경기를 치른 맨유의 다음 경기는 챔피언스리그였다.
아약스와의 경기는 바르셀로나마저 굴복시킨 맨유에게 같은 조에선 더 이상 적수가 없다는 것을 보여 준 경기였다. 윤석의 도움으로 정우와 그리즈만이 나란히 골을 넣으며 이번 경기도 2 대 0으로 상대를 제압하며 3승으로 조 1위를 굳건히 지키게 되었다.
“아, 진짜 너무 빠듯하다. 올림픽까지 뛰어서 그런가 더 빠듯한 거 같아.”
정우의 말에 윤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체력 관리 잘해.”
“잘하고 있거든? 형이나 잘해! 요즘 나보다 늦게 자는 거 같아?”
“응? 네가 어떻게 알아?”
“세아가 늦은 시간까지 비명 지르며 뛰어노는 게 다 들리는걸. 세아도 그래, 요즘 너무 늦게 재우는 거 아냐?”
윤석은 한숨을 내쉬었다.
“안 그래도 걱정이다. 얘가 요즘 잠들려고 하지 않아. 나 닮아서 그런가 체력이 너무 좋아. 낮잠을 재우지 말아야 하는데…….”
“그럼 뭐 해, 숨어서 자더만. 나 진짜 깜짝 놀랐잖아, 내 침대 밑에서 숨어서 잔 거 알아? 나 토시오인 줄 알았다.”
“조카한테 토시오가 뭐냐, 토시오가.”
“왜, 토시오가 어때서. 토시오 귀엽잖아. 말 나온 김에 둘째는 아들 어때? 남자 조카도 기대된다. 축구도 가르쳐 주고 싶고.”
“그게 내 뜻대로 되냐.”
“하긴…….”
정우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렇게 형제는 나란히 집으로 돌아갔다.
한적한 동네에서 집 안으로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 세아가 달려온다.
“아빠!”
“아이고, 우리 딸.”
윤석은 달려온 세아를 번쩍 안아 들었다. 순식간에 높이 올라와 세상을 내려다보며 세아가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아빠 더! 더! 높이!”
“그래, 그래.”
윤석은 피곤해 하면서도 세아가 바라는 것 그대로 높이 들어 올렸다.
세아에게 아빠는 놀이공원이나 다를 바 없었다.
“그리도 아빠가 좋누?”
할머니가 흘흘 웃으면서 모습을 드러내자 세아가 응! 하고 외쳤다가 잠시 멈칫하고는 할머니에게 손을 활짝 펼치며 말했다.
“하머니두 조아!”
“어이구, 이 영악한 것! 어찌 이리 눈치가 여우 같을꼬?”
할머니는 여우짓도 할 줄 아는 증손주가 마냥 예뻐 웃었다.
“응? 와이프는 어디 갔어요?”
윤석이가 퇴근했는데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보네를 보며 의아한 듯 물었다. 새삼 손주 며느리가 옆에 없는 것을 안 할머니도 의아한 듯 말했다.
“글쎄다…… 아침부터 맹하니 정신을 놓더니, 일찍이 자러 들어갔나?”
“흐음…… 올라가 볼게요.”
“그랴.”
윤석은 할머니와 세아, 정우를 뒤로 하고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은 아주 조그마한 가족실을 가운데 두고 한쪽에는 발코니, 한쪽에는 방이 있었는데 이곳이 윤석과 이보네가 사용하는 곳이었다. 아무래도 부부다 보니 두 사람만의 공간을 둔 것이었다.
윤석이 쿵쿵거리며 3층으로 올라가 슬그머니 방문을 열었다.
이보네가 방문을 등지고 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
“자기야?”
뭔가 묘한 분위기에 조심스럽게 윤석이 이보네를 불렀다.
“아, 왔어?”
윤석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이보네가 고개를 돌려 윤석을 바라봤다.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치고는 표정이 밝아 보였다. 아니, 밝다 못해 묘한 희열? 그런 느낌이 들어왔다.
“무슨 일 있어? 방 안에 혼자 그렇게 있어, 왜?”
윤석의 물음에 이보네는 답변을 하지 않고 윤석의 품에 안겼다.
“왜 그래? 진짜 무슨 일 있었어?”
“무슨 일? 있었지. 무슨 일.”
“뭐? 진짜? 뭔데?”
윤석의 품에 안겼던 이보네가 빼꼼히 고개를 들어 보인다. 여전히 아름다운 자신의 아내를 윤석이 심각하게 바라보는 사이, 이보네는 그 아름다움을 더욱더 돋보이게 만드는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뭐야, 도대체 뭔데 그래?”
“축하해, 자기야.”
“으응?”
윤석의 얼굴이 더욱 묘해지는 가운데.
윤석에게서 살짝 떨어지며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며 이보네가 말했다.
“세아 동생이 생겼어.”
동생?
동생은…….
“정우……가 아니지. 세아의 동생?”
정신을 쏙 뺀 윤석이 얼빠진 반응을 보이자 이보네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날이 안 와서 테스트기를 해 봤는데…… 동생이 생겼더라구. 두 번이나 했는데도 그래. 내일 병원에 가 봐야 확실하겠지만…… 세아 동생이야.”
“둘째…….”
윤석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짜르르하고 전율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맙소사! 둘째라니! 하하, 와하하하하!”
좀처럼 격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윤석인데, 모처럼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이보네의 얼굴을 봤다가 배를 바라본다.
“뭐야, 무슨 일이야?”
격한 윤석의 반응에 놀란 정우가 3층까지 올라와 방문 앞에서 묻는다. 윤석은 그런 동생을 보고서도 와하하, 하고 크게 웃으며 동생을 부둥켜안았다.
“왜 이래, 이 양반이? 이보네, 우리 형 왜 이래요?”
“축하해, 정우!”
“뭐야, 무슨 소리야? 뭘 축하해?”
“둘째 조카가 생겨서 축하해!”
이보네의 말에 정우는 형처럼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형을 보고는 마찬가지로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와! 대박! 아까 조카 얘기했는데, 둘째 조카는 양반되기 글렀나 본데?”
“그러게나 말이다, 둘째란다!”
“양반? 글러? 무슨 소리야?”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 이보네가 인상을 구기는 사이.
형제는 나란히 서서 흐뭇한 표정으로 이보네를 바라봤다.
가족이 늘어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