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37)
형제의 축구-237화(237/251)
형제의 축구 237화
반가운 상대
형제가 SNS를 만들게 되었다.
그 SNS에는 그들임을 알 수 있는 사진 몇 장과 함께 가장 마지막에 게시된 글이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인종차별.
길에서 무차별 폭력을 당한 중년의 여인과 함께 형제의 가족들이 위협을 받았다는 내용의 게시물은 이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SNS에서 태그하면서 일파만파로 퍼지게 되었다.
사실 거의 매년이나 다를 바 없이 축구계에서는 인종차별 관련된 사건들이 크고 작게 터지고 있었다.
작년에만 해도 이탈리아에서 뛰는 흑인 선수가 또다시 인종차별을 당하면서 세리에 A에 환멸을 느끼며 떠난 전례가 있었고, 얼마 전 독일에서는 터키계 사람들이 중국인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고, 프랑스에서는 이슬람 단체에서 테러를 일으키고, 재작년에 이에 대해 무슬림계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인 보복 폭행이 벌어진 일도 있었다.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줄어들지 않는 인종차별, 아니, 이제는 인종 혐오로 분류되는 이와 같은 일은 이번 해, 형제가 연루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실 다른 나라와 달리 크나큰 인종차별 사건이 최근 벌어지지 않아 잠잠했지만, 영국은 인종차별이 심한 나라로 유명한 곳이었다.
자신들의 보금자리, 일자리를 뺏어 가는 이민자들을 향한 증오, 10대들의 무분별한 폭력 행위, 그리고 이를 말로만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전면에서 나서지 않는 경찰 등.
여러 가지가 맞물려 영국에서는 동남아, 아랍 계열 사람들, 그중에서도 여자와 노인, 어린아이와 같은 약자들은 대낮에도 혼자 다니는 일이 없을 정도였는데, 이번에 형제가 SNS를 통해 지금의 상황을 알리게 되자 맨체스터, 특히 소속 팀인 맨유에서는 난리가 났다.
SNS에서는 영국, 그리고 맨체스터 생활을 계속 이어 갈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는, 이적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구단에서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만, 맨유의 팬들도 심장이 철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무패로 시즌을 이어 가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를 생각하면 형제는 맨유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이었다.
형제의 SNS에는 무수히 많은 댓글들이 달렸다.
-인종차별이라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네요. 자국민으로서 부끄럽네요.
-매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해결하지 않는 정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함.
-나는 마드리드 사람입니다. 스페인에서는 영국과 같은 인종차별이 드물어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 오실 생각은 없나요?
-독일로 다시 돌아와! 뮌헨에서 너희를 기다리고 있어.
-세리에 A를 부흥시킬 생각은 없나요?
-프리메레리가나 분데스리가나 세리에A에서 이들을 데려갈 생각은 접는 게……. 가장 심한 나라 아닌 가, 인종차별이?
-인종차별은 영국이지.
-나는 중국 사람인데, 독일에서 당한 수모를 생각하면 아직도 치가 떨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식당에서 쫓겨나야 했는지……. 형제의 마음이 이해 간다.
-인종 차별은 절대로 하기 싫은데, 나는 중국인이 너무 싫어. 어딜 가도 민폐야, 너무 시끄러워!
-이웃국가인 한국에서도 중국인은 치를 떱니다.
-일본에서도.
-대륙을 무시하는 발언은 삼가는 게 좋다. 변방의 소국들이 너무 무례하군.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사람이 본인 스스로 주변국 차별하는 것 봐라 ㅋㅋㅋ 중국 클라스 ㅋ
-아무튼, 범인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린치를 당한 중년 여인은 괜찮은지 모르겠네.
-듣기로는 형제의 가족들인 것을 알고는 작심하고 공격하려 했다는데, 사실인가요?
-그럼 범인은 맨시티의 훌리건인가? 근본도 없는 맨시티 새끼들…….
-리버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
-요즘도 훌리건이 있다고 생각하나?
-웨스트햄. 그리고 밀월.
-아, 미안. 있었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은 분노하고 있다! 그 새끼들은 이제 얼굴을 들고 맨체스터 거리를 거닐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할 것!
-안타까운 일이네요.
팔로워 수만 해도 단숨에 수만에서 수십, 수백만으로 늘어가는 가운데 수많은 댓글들이 달렸고, 영국 자체에서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룰 수밖에 없어졌다.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서 얼마 가지 않아 그 범인들이 잡히게 되었으며, 그것도 모자라 영국에서는 인종차별을 방지하는 강경책을 펼칠 것을 약속하며 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SNS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핸드폰을 바라보면서 정우가 말하자 윤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안 하다 보니 너무 몰랐던 거지. 그래도 설마 하루 아침 만에 수백만 명이 팔로할 줄은 몰랐다.”
“댓글들 봤어? 자기들도 당했다는 사람들 많더라. 독일에서는 겪어 본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그러게……. 아무튼, 이번 일로 뭔가 좀 달라졌음 좋겠네.”
형제가 사회 이슈의 중심이 된 가운데도 프리미어 리그는 어김없이 진행되었다.
* * *
-한정우! 달립니다!
정우는 달려가는 그대로 라 크로케타로 가볍게 상대를 제치고 달려오는 골키퍼를 확인하고 가볍게 슈팅했다.
철썩!
-이 선수만큼 득점을 쉽게 하는 선수가 지금 어디 있을까요? 또다시 득점입니다! 한정우!
-이번 시즌 17경기 18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수치로만 따진다면 매 경기 1골은 반드시 넣어 준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기록대로라면 이번 시즌 38골, 39골도 어렵지 않다는 소리죠?
-하하, 수치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이 선수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지난 시즌 40골을 넣은 주인공 아니겠습니까?
-오히려 수치대로라면 지난 시즌보다 좋지 못한 기록이 되겠군요. 참, 뭐라 설명하기 힘듭…… 아? 어어?
경기가 다시 시작되고 해설들이 열심히 한정우를 칭찬하는 사이.
순식간에 공을 빼앗은 토레스의 패스를 받은 정우가 원터치로 25밐터 거리에서 찬 슈팅이 그대로 포물선을 그리며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맙소사! 그사이를 못 참고 또 골을 넣네요!
-어메이징한 골입니다! 누가 보면 프리킥을 찬 줄 알 겁니다!
-역대 맨유의 7번 중에서 갑자기 베컴이 생각나네요! 베컴 부럽지 않은 발을 지닌 한정우! 게다가 그는 왼발, 오른발을 가리지 않습니다!
두 번째 골을 기록한 정우는 여기서 그칠 줄 모르고 경기 막바지에 세 번째 골을 추가했다. 리그 세 번째 해트트릭이었다.
-해트트릭, 이번 시즌 리그 세 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하네요!
-챔피언스 리그까지 한다면 네 번의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 저건 무슨 세리머니인가요?
정우와 그리즈만, 벨로티, 포그바가 나란히 서서 웃통을 벗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새하얀 러닝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거기에는 네 사람이 연계된 문구가 적혀 있었다.
[문자][우리의 피부는 모두 살색입니다.] [와아아아!]그들의 세리머니를 보고 관중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그렇죠, 새삼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 선수들의 피부는 모두 살색입니다!
-인종 혐오를 향한 맨유 선수들의 마음이 절로 느껴지네요! 멋진 세리머니입니다!
해트트릭과 함께 어쩌면 역사 속에 길이 남을 세리머니를 선보인 정우와 맨유는 그렇게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음 경기는 리버풀과의 홈경기.
또다시 시작된 더비, 리버풀은 이번에야말로 설욕하겠다고 다짐하고서 맨유를 찾아왔다.
하지만…….
* * *
-아, 리버풀…… 역부족입니다.
-지난 시즌부터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 가며 살아나기 시작한 리버풀이지만,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이상하게 맨유를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하네요.
리버풀은 별다른 활약 없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경기가 종료된 상황에서 스코어는 3 대 0.
오늘은 그리즈만과 정우와 벨로티가 골을 넣으며 이번에도 다양한 코스에서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위용을 과시했다.
아쉽게도 다음 경기인 토트넘과 원정경기에서는 1 대 1 무승부로 마무리 지었지만, 이어지는 사우스햄튼, 그리고 토트넘과 리그컵 준결승 2차전, 에버튼과 FA컵 4라운드, 선더랜드, 본머스, 웨스트햄과의 경기에서 모두 2골 차 이상의 점수로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연전연승.
그야말로 무적의 위용을 과시하며 맨유는 이즈음에 어느새 2위 자리까지 차지한 스토크와 점수 차를 14점이나 벌리게 되면서 굳건하게 1위를 지키게 되었다.
아직 리그 경기 일정이 14경기가 남아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 기세를 잃지 않고 방심하지 않는다면 맨유가 우승을 할 것이라고 사람들은 예측했다.
역사에서도 전례가 드물게 이 시점에서 1위와 2위의 승점차이가 14점이나 벌어졌으니 누구나 맨유의 2연패를 예측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가운데 윤석은 12골 24도움, 리그에서만 11골 15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하고 있었고, 정우는 38골 3도움, 리그에서만 25골 2도움으로 부동의 득점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 시즌과 다를 바 없는 무시무시한 페이스였다.
하지만 놀라운 건 형제뿐만이 아니었다.
어느덧 리그가 24경기가 진행되고, 챔피언스 리그와 FA컵, 리그컵과 같은 일정들도 12경기, 다해서 36경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맨유는 모든 대회에서 단 한 번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고 있었다.
특히 리그는 지난 시즌까지 합해서 어느덧 30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 가고 있었다.
아스날이 기록한 전무후무한 무패 기록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었지만, 모처럼 프리미어 리그에서 대단한 무패 행진을 이어 가는 맨유를 주목하지 않을 팀들은 없었다.
이제 더 이상 맨유를 비난하거나 비웃는 사람들도 없었다.
퍼거슨이 이룩한 위대했던 과거를 다시 이어 가는 그 영광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돌아온 것이다.
그 가운데 팀은 노리치를 상대로 무승부를 이루며 31경기 무패, 리그 25경기 무패로 1위를 굳건히 하고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을 준비하게 되었다.
챔피언스 리그 조별 예선에서 1위로 16강에 진출하게 된 맨유의 첫 상대는…….
* * *
“이야, 여기도 참 오랜만이네.”
정우가 매우 반갑다는 표정으로 들어오는 곳이었다.
“그러게…… 너한테는 반가운 팀 아니냐?”
“에이, 그렇게 반갑지는 않아.”
“표정은 그게 아닌데?”
윤석이 웃음을 머금고 정우에게 말하자 정우는 웃음을 흘렸다.
“나는 그냥 그런데…… 이곳은 나를 반기지 않을지도 모르지.”
정우를 극도로 싫어하는.
아니, 극도로 두려워하는 팀.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이 펼쳐집니다. 리그에서 무패행진을 이어 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그에서 오랜 시간 공룡으로 군림하는 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가 잠시 후 펼쳐집니다!
바로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였다.
-형제가 오랜만에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을 방문하게 되네요. 형제의 모습을 지켜보는 관중들이 우렁차게 야유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럴 만하죠?
-분데스리가에서,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에게 있어서 형제, 그중에서 특히 한정우는 악몽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리그에서만 8경기 동안 13골을 넣었던가요?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이런 무지막지한 골을 넣은 선수가 또 있을까요?
-세간에서는 정우와 바이에른 뮌헨이 만났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8강 진출을 축하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과연 오늘도 한정우가 바이에른 뮌헨 킬러로서 면모를 자랑할까요?
-글쎄요, 경기가 시작되면 알게 되겠죠!
바이에른 뮌헨.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니, 한정우와의 경기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