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38)
형제의 축구-238화(238/251)
형제의 축구 238화
-경기 전에 앞서서 오늘의 선발 라인업을 보고 가시겠습니다. 먼저 홈팀인 바이에른 뮌헨입니다.
FW 이헤아나초.
MF 드락슬러, 로드리게스, 뮐러, 고레츠카, 비달.
DF 시디베, 보아텡, 훔멜스, 로베르토.
GK 노이어. 이상입니다. 분데스리가 최강의 전력을 구상하며 안첼로티 감독이 위태로웠던 감독 자리를 굳건히 하면서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마이스터 샬레를 노리고 있는 뮌헨입니다. 더불어 챔피언스 리그까지 탈환하고자 하는 포부를 내세웠죠? 오늘이 그 목표를 이루는 데 가장 어려운 관문이 될 것이라고 안첼로티 감독 스스로가 말한 바 있습니다. 이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입니다.
FW 벨로티.
MF 한정우, 토레스, 그리즈만, 포그바, 한윤석.
DF 루크 쇼, 바란, 라포르테, 헨라취.
GK 데 헤아. 이상입니다. 오늘 베스트 11을 보면, 또다시 부상에 신음하는 에레라를 대신해서 새로운 조합을 내세우게 된 무리뉴 감독입니다. 토레스, 포그바, 한윤석이 모두 같이 뛴 경기는 오늘이 처음인 것 같네요. 한윤석 선수가 자신의 파트너였던 에레라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과연 오늘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기대됩니다.
-네, 경기 시작됩니다. 리그에서는 항상 여유롭고 기세등등하던 선수들의 표정이 그다지 좋지 못하네요. 결연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형제의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여전한가 봅니다.
-뮌헨에게 드물게 치욕을 선사한 형제 아니겠…… 아앗! 말씀드리는 순간!
경기가 시작되고 단숨에 바란에게까지 향했던 공, 바란은 자신의 앞으로 굴러오는 공을 그대로 전방을 향해 차 보냈다.
길게 뻗어 가는 공이 절묘하게 수비진의 뒤로 떨어져 내린다.
뮌헨의 수비수들이 그대로 뒤돌아 공을 차지하려는 순간.
“내 거!”
그들 사이의 좁은 틈으로 다리가 하나 들어왔다.
그 다리가 떨어지는 공으로 가볍게 발등으로 터치해 훔멜스와 보아텡의 머리 뒤로 넘긴다.
-한정우!
해설이 비명처럼 소리 지르는 사이, 뒤늦게 뒤에서 달려오는 한정우를 막기 위해 두 수비수가 몸을 돌렸지만, 이미 그들을 피해 정우는 옆으로 빠져 골대를 향해 달려 나갔다.
[이 빌어먹을 자식!]이제는 전설적인 골키퍼까지 되어 버린 노이어가 질린 목소리로 버럭 외쳤다.
그와 동시에 어느새 골대를 향해 날아오는 공을 막기 위해 벌떡 일어나 공을 막으려고 했지만…….
-고오오오오올!
-경기 8초 만에 정우가 뮌헨을 상대로 골을 만들어 냅니다. 노이어, 얼굴이 터질 것처럼 붉어졌어요!
-세계 최고의 골키퍼인 노이어지만, 한정우는 그에게 정말…… 천적입니다, 천적!
골을 넣자마자 정우는 노이어를 보고서 환하게 웃음을 지어 보이다가 그대로 골대 뒤를 지나쳐 원정석의 팬들에게 자신의 등 번호를 가리켰다.
-맨유의 넘버 7! 한정우입니다, 여러분!
[와아아아아!]관중들의 우레와 같은 환호 소리.
그것은 비단 맨유의 팬들뿐만이 아니었다.
RB 라이프치히에서부터 정우를 좋아했던 사람들이 모두 구경와 정우를 향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알리안츠 아레나에 이렇게 적군이 많이 출입했나요?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보다 원정 팀의 팬들이 더 많은 것 같이 느껴지네요.
1차전 상황에서 기분 좋게 1골을 만든 맨유는 순조롭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과연 바이에른 뮌헨은 만만치 않았다.
비등한 상황을 연출하며 일진일퇴의 공방을 이어 간 것이다.
아니, 오히려 뮌헨이 더 많이 골문 쪽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뮌헨의 공격 시도가 많긴 하지만 유효 슈팅이 없어요. 무분별한 슈팅은 자제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네, 정확도가 떨어지는 슈팅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사실 그만큼 맨유가 견고한 수비로 뮌헨이 더욱더 깊이 들어오지 못하게 잘 막아 내고 있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맨유도 이런 자세는 좋지 못해요. 이런 식이면 언젠가는 뚫리게 되고 동점을 허용할 수 있습니다.
맨유도 이 사실을 모를 리가 없었다.
상황을 지켜보던 맨유는 템포를 올리며 거세게 뮌헨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포그바와 윤석이 후방에서 수비진을 지원해 밀어붙이기 시작하자 뮌헨의 공격진이 수비진과 미드필더 사이에 끼어서 좁은 공간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후방으로 공을 돌리기 시작했다.
-윤석이 공을 빼앗습니다! 그대로 전방으로! 올리베르!
토레스가 공을 잡고 몸을 돌리면서 비달의 눈을 속이며 벨로티에게 공을 밀어 줬다. 공을 받아든 벨로티가 수비진을 마주하는 사이, 측면에서 그리즈만과 정우가 중앙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서둘러야겠네.]벨로티는 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뮌헨의 수비진이 상황을 파악하고 준비하기 전에 속전속결로 끝내야 했다.
그리즈만이 보아텡의 시선을 빼앗으면서 슬그머니 정우를 바라본다.
정우는 그리즈만의 시선을 보기라도 한 것처럼 잽싸게 수비진의 뒤를 노리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본 벨라티의 패스!
직진으로 쭈욱 뻗어간 공이 절묘하게 수비진의 가운데를 가로지르면서 정우가 속도를 올렸다.
누구보다 빠르게 달려간 정우가 수비수들보다 먼저 공을 잡고 다시 골대를 향해 슈팅했다.
철썩!
-한정우, 골입니다! 두 번째 골!
-그렇게 두들겼습니다만, 결국 골을 넣는 건 맨유! 한정우입니다!
-또다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블리츠의 신화가 이어집니다!
-블리츠를 연호합니다! 뮌헨을 비웃듯이 말이죠.
오랜만에 들어 보는 옛 별명에 정우는 환하게 웃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골을 헌납한 뮌헨의 선수들은 그런 정우를 보고 인상을 구기며 경기를 준비했다.
다시 시작된 경기, 골로 기세가 몰린 만큼 경기 자체를 맨유가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중원을 지키는 세 명의 미드필더들이 있었다. 에레라의 위치에서 윤석이 전방위로 움직이고, 포그바 역시도 미친 활동량을 보여 주기 시작한다. 그것은 토레스도 마찬가지.
세 선수가 뮌헨의 미드필더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뮌헨은 공을 앞으로 전개하지 못하고 또다시 공을 빼앗겼다.
포그바가 공을 앞으로 달려가는 윤석을 향해 공을 밀어 준다.
[흡.]공을 잡은 윤석에게 비달이 달라붙었지만, 윤석의 힘 앞에서 볼품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윤석은 그대로 전방을 향해 공을 몰아 달려간다. 그것을 본 토레스가 공격대열에 합류해 수비진을 어지럽게 만드는 사이.
콰앙!
윤석의 호쾌한 중거리 슛이 터져 나왔다.
노이어가 무서운 기세로 뻗어오는 공을 향해 몸을 날리려는 순간, 공이 무서운 낙차를 보이며 뚝 하니 떨어져 필드 위에 한 번 바운드되면서 그대로 골 망을 가른다.
-한윤석의 추가 골!
-이럴 수가 있나요? 두 번째 골이 터진지 고작 4분 만에 추가 골입니다! 스코어는 어느새 3 대 0!
-분데스리가의 왕이 맨유에게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전반 27분, 벌써부터 승부가 결정된 것 같은데요?
안첼로티 감독은 마른세수를 하며 자신의 심정을 그대로 보여줬다.
1차전에서 3골이나 먹은 것은 치명적이었다. 그것도 홈에서 말이다. 아무리 이번 경기를 뒤집고 승리를 거둔다고 하더라도 다음 경기가 원정인 만큼 웃을 수가 없었다.
[역전이나 가능할지…….]덕장, 사람 좋은 감독으로 유명한 안첼로티가 모처럼 얼굴을 붉히며 이를 악문다.
하지만 화를 내기엔 아직 일렀다.
-한윤석! 추가 골!
-이게 참…… 뭐라 할 수가 없네요! 또다시 골입니다!
-오늘 형제가 미쳤습니다! 나란히 두 골을 넣습니다. 형제가 독주해 스코어는 4 대 0! 안첼로티 감독은 챔피언스 리그 진출 실패에 대한 기자회견을 준비해야 할 것 같네요.
전반 만에 4골을 헌납한 뮌헨은 기세가 완전히 죽어 버린 것 같았다.
선수들이 고개를 푹 떨군 채 힘없이 하프라인으로 공을 옮기는 가운데, 형제는 서로 부둥켜안고 지금 상황을 즐겼다.
“이거 나란히 해트트릭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냐?”
“뮌헨은 우리랑 전생에 악연이라도 있나 봐, 형!”
형제가 서로 바라보고 웃으면서 원래 위치로 돌아간다.
경기는 다시 시작되었지만, 전반에 기가 완전히 눌린 뮌헨은 막는 데 급급했고, 맨유는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하면서 전반전이 마무리되었다.
세계적인 강팀들의 대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싱거운 전반전이었다.
[다들 훌륭한 전반이었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너무 형제에게 골이 집중된다고 생각하지 않나? 이러다간 형제 유나이티드 정도로 팀 이름을 변경해야 할지 모르겠는데?]무리뉴의 농담을 듣고 선수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자, 후반에도 지금처럼만 해 다오. 설마 지나친 방심으로 역전당하는 일은 없겠지?]무리뉴의 말과 함께 선수들은 다시 필드 위로 나섰다.
시작되는 후반전.
뮌헨은 이헤아나초를 모라타로 교체하고, 로드리게스를 대신해서 이스코를 투입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부정확한 골을 넣는 공격진도 문제였지만, 우왕좌왕하는 수비진과 맨유의 미드필더 라인을 제대로 커버하지 못하는 중앙 미드필더들에게 있었다.
아무리 선수를 교체한다고 해도 포그바와 윤석, 그리고 토레스가 보여 주는 호흡은 중원의 점유율을 뮌헨이 가져가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포르투에서 뒤늦게 포텐을 터뜨리고 맨유로 오면서 전성기를 맞이하기 시작한 토레스가 멋지게 비달을 제치고 공을 찔러 넣었다.
공을 받은 주인공은 다름 아닌 정우.
정우의 앞에는 진짜 죽일 것 같은 살기를 피우고 있는 보아텡이 있었다.
“오랜만이라 반갑지?”
정우는 보아텡에게 못 알아들을 한국말로 말을 걸면서 다리를 놀렸다.
눈을 어지럽히는 정우의 다리를 보면서 보아텡은 이를 악물었다. 정말이지 짜증스러운 녀석이었다. 이를 악물고 막아보려고 해도 기가 막힌 타이밍에 생각도 못한 기술을 선보이며 농락하지 않는가.
바로 지금처럼.
[빌어먹을!]보아텡이 소리치며 넘어지는 가운데, 정우는 레인보우 플릭으로 보아텡 머리 위로 넘긴 공을 정우는 다이렉트로 슈팅했다.
뻥!
크게 휘면서 공이 그대로 골 망을 가른다.
또다시 힘껏 몸을 날려 공을 막아 보려 애썼던 노이어는 그대로 필드 잔디 위에 얼굴을 묻었다.
-이제는 노이어가 불쌍하게 여겨질 정도입니다. 해트트릭! 한정우의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의 두 번째 해트트릭입니다!
-아, 5 대 0입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와중에 무리뉴 감독은 여유롭게 해트트릭을 기록한 한정우를 교체합니다.
-지금 이 경기보다 다음 경기가 더 중요하다는 거죠,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한정우를 활용하려면 그의 체력을 관리해 줘야 합니다!
정우는 뮌헨의 모든 관중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퇴장했다.
팀의 대한 비난, 그리고 이 경기장에서 유난히 위대해지는 한 선수를 위한 아낌없는 박수갈채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경기.
맨유는 점유율을 7할이나 가져가면서 뮌헨을 희롱했다.
뮌헨은 더 이상 무언가를 시도해 보지 못하고 그저 맨유의 추가 득점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
보아텡과 훔멜스, 현역 최고의 센터백이라고 할 수 있는 그들이 이를 악물고 막은 결과 맨유에게 더 이상의 추가 득점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삐익, 삐익, 삐이이익!
-경기, 종료됩니다! 스코어는 5 대 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바이에른 뮌헨의 홈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2차전은 올드 트래포트에서 열리죠? 아무래도 맨유의 8강 진출은 확정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뮌헨의 선수들, 그중에서 노이어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멍하니 서서 하늘을 바라보는 가운데, 맨유의 선수들이 그런 뮌헨의 선수들을 스쳐 지나가며 환하게 웃는 얼굴로 박수를 치며 들어갔다.
희비가 교차하는 챔피언스 리그.
맨유는 무패 행진을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이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