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40)
형제의 축구-240화(240/251)
형제의 축구 240화
이제는 나의 시대
왓포드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가져가면서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간 맨유는 웨스트 브롬을 상대로도 3 대 0 신승을 거뒀다.
그리즈만, 토레스, 정우가 나란히 골을 기록하면서 화려한 득점력을 자랑했고, 이어지는 레딩과 레스터의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윤석은 이 3경기에서 1골 3도움을, 정우는 5골을 넣으면서 여전히 팀을 ‘하드캐리’하고 있었다.
특히 정우는 리그 29라운드가 진행되는 가운데 리그 27경기에서 31골을 기록하면서 또다시 30골의 고지를 넘어서는 위엄을 달성했다.
남은 경기는 11경기.
이런 호흡이라면 어쩌면 정우는 오랜 시간 깨지지 않았던 프리미어 리그 40골의 고지를 깼던 자신의 전무후무한 기록을 또다시 갱신할지도 모를 것 같았다.
그 가운데 이어지는 경기는 다름 아닌 맨체스터 시티.
여전히 앙숙이나 다를 바 없는 상대였다.
그리고 이번 경기는 더욱더 크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이유는 다름 아닌 인종 혐오로 빚어진 폭력 사건의 장본인들이 맨체스터 시티의 팬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였다.
맨체스터 시티가 잘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이 맨시티의 팬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맨유 팬들의 분노는 맨체스터 시티를 향해 있었다.
인종 혐오라는,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을 벌인 것도 문제였지만, 맨유의 팬들 입장에서는 이들 때문에 그들이 사랑하는 형제가 이적까지 고려했다는 것이 더욱더 큰 문제였다.
맨체스터 시티 팬들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었지만, 인종 혐오자를 두둔할 수도, 그렇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기에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맨시티 팬들이 이번 더비를 가볍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들 입장에서도 형제의 등장 이후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데다가 이번 사건으로 단단히 벼르면서 자신들을 비웃고 모욕하는 맨유를 상대로 시원스럽게 이겨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무엇보다 같은 동네에 있으면서도 한 팀은 지난 시즌에 이어서 이번 시즌에도 우승이 유력해진 상황이었던 것에 반해 시즌이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에 와서 맨시티는 4위를 수성하는 것도 분주한 판국인지라 배가 아픈 것도 사실이었다.
지난 시즌에서도 4위, 이번 시즌에서도 4위인데다가 챔피언스 리그는 8강 진출이 실패한 맨체스터 시티.
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구단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맨시티의 구단주는 분노하고 있었다.
여전히 자신의 팀을 향한 무한한 애정을 지니고 있는 만수르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경질까지 고려하고 있었다.
아니, 사실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불리는 그이기에 만수르가 많이 참아 준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 리그 우승을 하고도 경질당한 적이 한두 번이던가.
과르디올라 감독으로서는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경질의 수모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과르디올라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고자 했다.
-여기는 올드 트래포트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맨체스터 더비의 막이 올랐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맨유는 오늘 경기에서 패배하더라도 1위 자리가 굳건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오늘 경기에서 패배하게 될 경우 5위인 토트넘과 승점이 1점 차이로 좁혀지게 됩니다.
-맨시티로서는 오늘 경기가 간절할 수도 있겠네요!
-네, 그렇죠. 그렇다고 하더라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번 경기에 동기부여가 없는 것은 또 아닙니다. 지난 일이긴 하지만, 형제와 관련된 인종 혐오 범죄가 있었죠?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 두 사람이 벌인 인종 혐오 범죄였는데, 다행히 형제의 가족들은 피해를 당하지 않았지만, 지난 사건으로 인해서 형제는 인종 혐오를 반대하기 위해 SNS 활동과 세리머니를 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었습니다. 물론 맨시티와 밀접한 관계는 없지만 그 두 사람의 범죄자들에게 한 방 먹여주고 싶은 마음에서라도 반드시 승리하고 싶다고 한정우 선수가 밝힌 바 있습니다.
-그거 참 두려운 일이네요. 그럼 오늘의 라인업을 보고 가실까요? 우선 홈팀인 맨유의 라인업입니다.
FW 벨로티.
MF 한정우, 토레스, 그리즈만, 포그바, 한윤석.
DF 루크 쇼, 바란, 라포르테, 헨라취.
GK 데 헤아. 이상입니다. 이번 시즌 베스트 라인업으로 출전했습니다. 당초 이번 시즌에도 에레라가 부재시의 대체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맨유인데요, 토레스와 포그바, 한윤석의 조합을 통해서 그의 오랜 부상 앞에서도 어려움 없이 경기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포그바와 한윤석이 중원에서 보여 주는 호흡도 매우 좋습니다. 무엇보다 포그바가 이번 시즌 보여 주는 퍼포먼스는 놀랍죠. 우리가 기대하던 모습을 지금에 와서야 보여 주고 있다고 평가할 정도입니다. 이어서 맨체스터 시티의 라인업입니다.
FW 레반도프스키.
MF 제수스, 케빈 데 브뤼네, 산체스, 바이글, 귄도간.
DF 베르나트, 리더발트, 존 스톤스, 베예린.
GK 룰리. 이상입니다. 이제는 제수스 선수의 선발이 익숙하네요. 아게로 선수 잦은 부상으로 신음하는 사이 이번 시즌 후반부터는 좋은 모습을 전혀 보여 주지 못하고 있었죠? 아무튼 이번 시즌 최상의 라인업입니다.
해설들이 선수들을 소개하는 사이 경기 준비가 끝나고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에 섰다.
윤석은 슬그머니 관중석을 바라봤다.
“뜨겁네.”
평소보다 관중들의 열기가 더 뜨겁게 느껴졌다.
아니, 실제로도 악을 쓰고 응원가를 부르고 있었다. 맨시티의 팬들이 부르는 응원가가 완전히 묻히도록 말이다.
그리고 한편에는 정우가 세리머니하면서 알려진 ‘우리 모두 살색입니다’가 쓰여 있는 현수막이 휘날리고 있었다.
-경기 시작됩니다!
그 가운데 주심의 휘슬과 동시에 경기가 시작되었다.
“맨시티에게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나…….”
윤석은 크게 심호흡했다.
그래, 맨시티에게 악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꼭 이기고 싶었다.
아마도 유치장 안에 있을 그들이 맨체스터 시티의 패배를 듣고 이를 갈도록, 그리고 많은 맨시티 팬들에게 욕을 먹었음 하는 바람도 있었다.
윤석은 호인일 수는 있지만, 결코 선인은 아니었다.
-한정우, 잽싸게 베예린의 공을 빼앗습니다!
그 가운데 정우가 베예린에게 향하던 공을 가로챘다.
베예린이 다급하게 정우에게 다가오는 사이, 정우는 발바닥으로 공을 굴려 뒤로 주춤주춤 물러서면서 베예린과 거리를 두면서 그를 견제했다.
베예린은 그 특유의 탄력 있는 속도로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 순간 정우의 상체가 흔들린다.
제 자리에서도 놀라울 정도의 속도로 달려 나갈 수 있는 사람이 정우임을 알기에 베예린이 화들짝 놀라 정우가 움직이려는 방향으로 다리를 쭉 하고 뻗었다.
그 순간 절묘하게 다리를 안으로 놀려 활짝 벌려진 베예린의 다리 사이로 공을 밀어 넣는 정우!
베예린이 놀라 몸을 틀다가 균형을 잃고 한쪽 무릎을 꿇는 사이 정우가 측면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베예린을 완벽하게 속이는 프리플랩을 시전한 정우는 측면으로 달려가다가 급격하게 방향을 바꿔 중앙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정우를 경계하기 위해 사선으로 대형을 바꾼 맨시티의 수비 라인이 움직인다.
정우를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스톤스였다.
평소의 정우라면 속도를 이용해 스톤스를 피해 가면서 그대로 드리블하거나 패스를 했을 테지만, 오늘 정우는 그 특유의 속도를 이용하지 않고 그대로 그의 앞에 멈춰 섰다.
-아, 뭐죠?
정우의 독특한 행동을 보며 해설들과 관중들 모두가 의아해하는 사이, 정우는 발바닥으로 공을 굴리면서 스톤스를 유인했다.
주춤주춤 공을 놀리는 사이, 맨시티의 수비진은 완벽하게 자리를 지키고 지역방어를 이루고 있었다. 팀의 빠른 흐름이 깨지는 것을 감수하고 그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려는 것일까?
모두가 그를 바라보는 순간, 그는 스톤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스톤스가 타이밍을 맞춰 다리를 뻗는 순간, 정우가 날렵하게 드래그 백으로 그의 다리를 피해 낸다. 스톤스는 이마저 예측한 듯 한 번 더 다리를 내미는데, 이번에도 정우는 또 한 번의 드래그 백으로 스톤스의 다리를 피하고 다시 스톤스에게 다가가 그를 밀어 냈다.
평소라면 스톤스의 몸 하나 밀어 내지 못할 정우였지만, 무게중심이 하체로, 그것도 앞으로 쏠려 있는 스톤스인지라 정우가 몸을 들이밀자 버티지 못하고 균형을 잃었다.
정우는 그런 스톤스를 뒤로하고 골대를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정우가 시간을 끄는 사이 스톤스와 지근거리에서 대기하던 리더발트가 정우의 앞을 가로막으며 그대로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다.
정우는 그 순간 툭 하고 공을 띄워 올려 리더발트의 몸을 지나치게 만들면서 자기도 그대로 훌쩍 뛰어올라 리더발트의 슬라이딩 태클을 피해 내면서 그대로 착지해 공을 건드렸다.
착지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
조금만 잘못 착지해도 발목이 나갈 수도 있는 그런 상황에서 정우는 오른 다리 하나로 몸을 버텨 내면서 그대로 왼발을 휘둘렀다.
펑!
공의 옆을 극도로 깎아 찬 슈팅이 크게 휘면서 골대를 향해 나아갔다.
철썩!
-고, 고오오오올!
-저런 상황에서 다이렉트 슈팅! 그것도 모자라 골대 상단 구석, ‘야신존’이라 불리는 곳을 그대로 관통하는 예리한 슈팅이었습니다! 한정우의 어메이징한 골!
-베예린, 스톤스, 리더발트, 그리고 대기하던 헤르니모 룰리까지 바보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건 대단한 겁니다! 속도와 볼 터치, 그리고 속도를 이용한 개인기를 통해서 경기를 풀어 나가던 한정우인데요, 지금 모습은 평소 스타일과 완전히 다릅니다. 순전히 개인기, 그리고 영리한 몸싸움으로 맨시티 선수들을 말 그대로 농락! 농락하고 넣은 골이에요!
-맨시티를 도발하는 골이 되겠군요, 이건!
-아니죠, 두렵게 만드는 골입니다! 뭘 해도 자신은 골을 넣는다는 것을 보여 준 거예요!
골을 넣은 정우는 맨시티의 팬들이 앉아 있는 원정석을 산책하듯 걸어가며 바라봤다.
윤석은 그런 정우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저놈은 호인도 아니고, 악인일지도.”
순전히 일부러 자극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짜릿하니 전율이 일어났다.
그토록 기대하던 동생의 재능이 완전히 만개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쩌면…….
-다시 경기가 재개됩니다. 경기 시작한 지 고작 3분, 스코어는 맨유가 앞서갑니다.
공이 하프라인으로 향하는 사이, 맨유의 관중들은 돈 없는 아시아 여성에겐 폭력을, 돈 있는 아랍인인 만수르는 찬양하는 맨시티 팬이라는 내용의 응원가를 부르며 맨시티와 팬들을 비꼬았다.
원정석에서 맨시티 팬들이 붉어진 얼굴로 맨유의 관중석을 향해 욕을 하고 삿대질을 하는 게 보인다.
-아, 관중석이 지나치게 과열되는 것 같은데요? 경찰력을 더욱 동원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죠, 이렇게 과열된 경기는 유혈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과열된 관중들.
그리고 한 선수에게 농락당한 맨시티의 선수들도 흥분하기 시작했다.
다시 재개된 경기, 사실상 경기가 채 5분도 안 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맨시티는 거칠게 맨유 선수들을 상대했다.
[으음…….]무리뉴는 시즌 막바지인 만큼 행여나 선수들이 부상을 당할까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호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리뉴는 가까이 선 헨라취에게 작전을 지시했다.
[맨시티 선수들을 자극해 파울을 유도해라.] [아, 알겠습니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전해!]무리뉴는 선수들의 퇴장을 유도해 경기를 이어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