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42)
형제의 축구-242화(242/251)
형제의 축구 242화
수비형 미드필더를 활용할 뿐 포백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 한 가지, 그것은 중원의 무게를 가볍게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중원에서 점유율을 가져가지 못한다면 공격진조차 살아날 수 없었고, 그렇다고 공격수의 수를 줄이기에는 이 3골 차를 적은 공격진으로 따라잡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과르디올라는 생각한 것이다.
무리하게 점수 차를 따라잡으려다가 측면의 활용도가 높은 맨유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맨시티의 중앙을 뚫는 것은 쉽지 않았다.
다섯 명의 선수가 골대 앞을 단단히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에서처럼 측면을 내주고 중원을 지키고 간격을 좁혀 중앙에서 티키타카를 통해 활로를 만들 생각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한정우는 과르디올라가 포기한 측면 수비 진영에서 눈을 빛내고 있었다.
“이 넓은 공간에서 뭘 할까?”
정우가 히죽 웃으면서 슬그머니 과르디올라를 바라봤다.
그리고…….
정우는 과르디올라가 믿었던 것을 깨부수기 위해 움직였다.
맨시티의 선수들이 분주하게 맨유에게서 공을 빼앗기 위해 움직이는 가운데, 맨유는 그런 맨시티 선수들을 약 올리듯 빠른 템포로 공을 주고받으면서 소위 말하는 똥개 훈련을 시켰다.
점차 이를 압박하기 위해 맨시티의 라인이 어느 정도 올라오는 순간, 때마침 공은 윤석의 발 앞에 있었다.
윤석은 라인이 올라오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맨시티의 수비 뒤 공간을 노리고 공을 찔러 넣었다.
콰앙!
쉽게 건드리기 어려운 슈팅이나 다를 바 없는 패스가 빠른 속도로 뻗어 나갔다.
맨시티 선수들이 허공에서 뻗어오는 공을 확인하며 몸을 돌리는 순간, 측면에서 한 선수가 파고들어 왔다.
-한정우!
정우였다.
정우는 형이 보낸 공을 누구보다 빠르게 따라잡고 있었다.
수비진이 따라잡으려고 해도 따라잡기 어려운 거리, 이미 예측한 듯 룰리가 공과 정우와 간격을 좁히며 달려오고 있었다.
통!
힘 있게 뻗어 온 공이 정우의 발이 닿기 전에 필드 위에 떨어지며 크게 바운드되어 떨어진다.
-아, 공의 힘이 너무 강했어요!
-룰리는 지근거리에 있습니다! 공을 수습하기에는…… 아!
공을 수습해서 슈팅하기에는 다가오는 룰리가 막아 내기 충분할 것 같은 상황.
정우는 떨어지는 공과 룰리를 바라보며 그대로 등을 돌려 뛰어올랐다.
뻥!
[허엇!]기습적인 오버헤드킥!
공은 룰리의 손을 간발의 차이로 비켜 가며 그대로 골 망을 갈랐다.
-맙소사!
-한정우의 원더 골!
-네 번째 골입니다! 이 선수 오늘 작정했나요?
맨시티 선수들이 좌절 어린 표정을 짓는 가운데 필드 위에 떨어진 정우는 아픈 줄도 모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저 공을 저렇게 처리하네요!
-한정우는 저 상황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정확도를 보여 주네요!
-저 상황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는 건, 골을 향한 놀라운 침착성 덕분인가요? 아니면 놀라울 정도의 볼 터치 능력에서 기인한 것인가요?!
정우를 향해 동료들이 달려들어 그를 번쩍 들어 올렸다.
정우가 네 번째 골을 넣은 직후 맨시티는 정우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지금 이 시점에서 4골이나 넣은 선수를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더욱이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베르바토프의 1경기 5골이 최다 기록이었고, 4골이 흔치 않을 정도였다.
타이트하고 거친 수비가 만만치 않은 만큼 4골을 넣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러고 보니 지난 시즌, 맨시티와 마지막 경기에서 한정우가 맨시티를 상대로 4골을 넣었었죠?
-아, 그 이전 경기에서도 해트트릭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한정우는 이미 맨시티를 상대로 두 번의 해트트릭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정우는 맨시티를 상대로 4경기에서 11골을 기록한 것이다.
-이거 놀라운데요? 확인해 보니 맨체스터 더비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것은 11골의 웨인 루니였는데, 이걸 한정우가 고작 2시즌 만에 갱신하게 됩니다.
-아까 말한 것처럼 정말로 한정우는 선수 생활 동안 프리미어 리그의 모든 골 기록을 갈아치울 모양입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항상 윤석이 무섭다고 말한 바 있었는데. 오늘은 그 동생이 무서웠다.
메시, 아니, 그 이상의 소름 돋는 퍼포먼스를 보여 주고 있었다.
윤석에게서 사비, 이니에스타와 같은 향기를 느꼈다면, 정우에게는 메시와 같은 향기가 느껴졌다.
아니, 확실히 그 이상.
[메시도 저 나이에는 저 정도는 아니었어.]적어도 메시가 전성기를 누릴 시점에 함께했던 과르디올라는 단언할 수 있었다.
모두가 메시 이후에 그를 능가할 사람이 없다고 단언했고, 그것은 그를 직접 가르친 과르디올라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 믿음이 흔들리더니 오늘 기어코 깨지려고 하고 있었다.
놀라웠던 메시와 호날두의 시대.
그리고 지금…….
그 시대의 뒤를 잇는 새로운 시대가 기지개를 켜고 활짝 만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대를 이끄는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드.
맨시티는 그들을 상대로 그 어떤 저항도 할 수 없었다.
-골! 골골! 한윤석의 어시스트를 벨로티가 득점으로 만듭니다!
-5 대 0이네요!
맨유의 다섯 번째 골이 터져 나왔다.
골을 넣은 벨로티가 윤석에게 올라타며 환호하고, 올드 트래포트의 맨유의 팬들도 우렁찬 응원가를 부르며 맨유를 응원했다.
이미 기가 꺾일 대로 꺾인 것도 모자라 이미 오늘의 경기가 가망이 없다고 판단한 맨시티의 팬들이 관중석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후반 19분, 맨시티의 팬들이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합니다.
-최악의 상황이죠. 아마 펩은 다음 시즌 더 이상 프리미어 리그에서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도 불리던 명장인데요, 형제를 만나서 제대로 굴욕을 당하네요.
경기 중 팬들이 외면할 정도로 오늘은 처참했다.
그 가운데 맨시티를 향한 맨유의 공격은 잔인할 정도로 계속되었다.
-포그바가 달려가다가 그대로 올리베르 토레스에게 보냅니다. 토레스, 측면의 그리즈만에게!
그리즈만이 공을 받고서 곧바로 수비진의 뒤로 공을 찔러 넣었다. 그 가운데 벨로티가 리더발트와 에릭 다이어의 시선을 빼앗는 사이 토레스가 그 틈으로 파고 들어와 그대로 다이렉트 슈팅을 시도했다.
펑!
토레스의 위협적인 슈팅은 룰리가 동물적인 반응을 보이며 손으로 쳐 냈다.
하지만 워낙 다급하게 움직여 골대 뒤로 쳐 내지 못한 상황, 공은 그대로 앞으로 튕겨 나갔다.
골을 기대하던 관중들이 손을 번쩍 들어 올리다 아쉬움에 탄성을 터뜨리려는 순간!
펑!
귀신같이 나타난 정우가 루즈볼을 다이렉트로 슈팅했다.
철썩!
-고오오오올! 이럴 수가, 한정우! 5골!
-최다 골 기록 타이를 이뤄 냅니다!
-베르바토프와 아게로, 그리고 한정우!!!
정우가 한 손을 활짝 폈다.
오늘 5골을 넣었다는 과시.
그리고 다시 뒤를 돈 정우는 자신의 등 번호를 가리켰다.
-5골을 넣은 주인공이 자신이라는 것을 자랑하는 세리머니네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이제 더 큰 것을 욕심낼 겁니다.
-어떤 것을 말이죠?
-바로 여섯 번째 골이죠! 프리미어 리그 1경기 최다 골 기록을 홀로 차지하는 겁니다!
해설이 기대하는 것.
그리고 관중들도 기대하기 시작했다.
올드 트래포트에서 팬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치기 시작했다.
Six! Six! Six! Six!
숫자 6, 정우의 여섯 번째 골을 바라는 외침이었다.
이미 스코어는 6 대 0으로 맨체스터 시티 최악의 참사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맨유의 팬들이 바라는 것은 더욱더 큰 치욕이었다.
몇 년 뒤, 아니, 수십 년이 지나도 불편한 이웃에게 모욕을 줄 수 있는 역사적인 기록을 가지고 싶어 했다.
그건 무리뉴도 마찬가지였다.
[뭐, 더할 나위 없지.]그리고 선수들도 마찬가지.
동료들이 정우를 지나칠 때마다 말했다.
[내가 밀어 줄게, 골을 넣어!] [오늘 기록 한번 만들어 봐, 내가 도와줄게!] [찔러 주마!] [형만 믿어라.]형과 동료들 모두가 정우에게 그리 말했다.
그리고 정우로선 사양할 이유가 없었다.
그 역시도 욕심이 나는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망신살이 뻗친 맨시티였지만, 더 이상의 치욕은 감당할 수 없었다. 맨시티의 선수들은 필사적으로 맨유의 공격을 막기 시작했다.
경기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도록 맨시티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공격을 막아 냈다. 열 명의 선수들이 모두 수비수가 되어 골대 앞을 지켰다.
-더 이상의 치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건가요? 맨시티 선수들 필사적으로 맨유의 공격을 막아 냅니다!
-불과 2년 전입니다. 맨시티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겁니다. 맨시티 팬들이 무너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팬들을 조롱하던 장면이 생각나네요. 그랬던 시절이 있었는데, 순식간에 이렇게 입장이 뒤바뀌게 됩니다.
-오늘 경기를 보면…… 영광은 함께 하다가도 사라지고, 사라졌다가도 되돌아오는 것인가 봅니다. 반대로 외면받던 팀이 영광스러운 팀으로 발돋움하는 경우도 있죠. 스토크 시티가 대표적입니다. 이번 시즌 3위를 차지하면서 빅6를 빅7으로 만들었습니다.
벌써부터 맥주 파티를 열며 붉어진 얼굴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올드 트래포트를 파티장으로 만든 관중들, 그리고 이미 승리가 확실시되는 경기에 다른 이야기를 하는 해설들.
그 가운데 한정우는 역사를 만들기 위해 움직였다.
형, 윤석이 2선까지 올라왔다.
괴물 같은 피지컬을 과시하며 바이글을 밀어 내고 맨시티 수비 라인의 틈을 발견한 윤석은 그대로 공을 찔러 넣었다.
윤석의 패스를 따라 정우가 달렸다.
막기 위해서 에릭 다이어가 필사적으로 달려간다. 극도의 집중, 그리고 윤석이 공을 차 내는 순간 곧바로 몸을 돌리며 정우에게 붙은지라 정우와 나란히 달리며 정우에게 몸싸움을 걸 수 있었다.
에릭 다이어의 무게와 견제가 있자 정우는 속도를 제대로 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예전처럼 정우는 쉬이 튕겨나가지 않고 볼을 간수했다.
“흐읍……!”
에릭 다이어를 밀어 내려는 듯 정우가 힘을 줘 어깨를 들이민다. 정우가 힘을 주자 에릭 다이어는 우습다는 듯 더욱 힘을 줘 정우를 짓누르려 했다.
그 순간.
휙!
정우가 상체를 숙인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버텨야 할 정우가 상체를 숙이자 에릭 다이어는 균형을 잃고 정우 쪽으로 휘청거렸다.
정우는 공을 옆으로 굴려 옆으로 피하면서 에릭 다이어가 완전히 무너지도록 빠져나갔다.
이제 걸릴 것은 없었다.
옆에서 리더발트가 다가오고 있었지만, 걸릴 게 없어진 정우에게 거리가 있는 상대는 경계해야 할 상대가 아니었다.
-한정우, 달립니다!
정우가 골대를 향해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이미 6골, 정우에게만 5골을 먹힌 룰리는 평소 모습과 달리 갈피를 잡지 못하고 당황하고 있었다. 자신감이 극도로 낮아진 지금, 나서서 막아야 할지 골대를 지켜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판단하지 못하는 룰리를 상대로 정우가 좀 더 가까이 달려오자, 룰리는 그제야 정우에게 달려왔다.
골대와 가까운 거리, 한 박자 느린 대응은…….
[와아아아아!]-한정우, 고오오오오올!
실점으로 연결되었다.
-프리미어 리그 1경기 최다 득점 선수의 기록을 정우가 오늘 갈아치웁니다! 6골! 더블 해트트릭입니다!
-위대한 역사가 지금 이뤄지네요!
좌절하는 룰리를 뒤로 하고 정우가 관중석을 향해 달려가다 펄쩍 뛰어올랐다가 포효했다.
-오늘 맨유와 한정우! 미쳐 돌아가고 있습니다!
-형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한정우! 윤석의 키 패스가 없었다면 지금 골을 나오지 않았을지 모르죠! 형이 동생의 골을 도운 거나 다름없습니다!
완벽한 득점을 확인한 무리뉴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선수 교체를 준비했다.
남은 시간은 인저리 타임을 고려하면 5분 정도가 남았지만, 조금이라도 이 귀한 선수들의 체력을 아껴 둬야겠다는 판단이었다.
-형제가 동시에 교체됩니다.
-그만큼 소중한 선수들이라는 거죠, 단 1분이라도 이제는 무의미해진 오늘 경기에서 뛰게 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형제를 향해 맨유 팬들의 기립 박수가 이어집니다!
[정말 놀라운 활약이었다. 훌륭해!]무리뉴는 모처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우는 무리뉴의 말에 씨익 웃으며 벤치에 앉는다.
그렇게 형제가 빠져나가고, 맨유는 지금 상황을 유지하면서 결국 경기가 종료되었다.
최종 스코어는 7 대 0.
맨시티에게는 다시는 기억하기 싫은 역사적인 경기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