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44)
형제의 축구-244화(244/251)
형제의 축구 244화
첼시와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첼시의 선축입니다!
첼시 선수들은 의욕적으로 공을 주고받으면서 경기를 시작했다.
맨유 선수들의 표정은 평소보다 결연했다.
맨유 선수들의 머릿속에는 공통적으로 오늘 이기면 우승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
[으음…… 너무 경직되어 있는 것 같은데.]무리뉴는 선수들을 보면서 인상을 흐렸다.
선수들이 지나칠 정도로 우승을 의식하면서 다소 굳은 것 같았다.
이런 상태라면 좋지 못하다. 의도치 않은 상황이 어이없을 정도로 손쉽게 일어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리뉴의 우려는 점차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다소 경직된 포그바가 지나칠 정도로 포르날스를 의식하면서 후방으로 공을 빼는 포르날스를 따라 앞으로 나서기 시작하면서 맨유의 수비진과 미드필더의 간격이 벌어졌다.
물론 전방 압박도 중시하는 상황인지라 포그바의 행동이 큰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포그바가 앞으로 나갈 경우 윤석이 뒤에서 보조해 줘야 할 터인데, 오늘따라 윤석도 포그바와 함께 라인을 올리고 있었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미드필더들이 올라가는 지금의 상황에서 수비진이 따라 올라간다면 후방이 다소 비기는 하지만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수비진은 공을 뺏어야 한다는 미드필더들의 생각과 달리 골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 골대 앞을 지키면서 간격을 벌려 공간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모두가 문제인 샘.
반대로 뭘 해도 아쉬울 게 없는 첼시는 이 상황을 절묘하게 이용했다.
포르날스가 다가오는 포그바를 피해 캉테에게 공을 찔러 주고, 캉테는 윤석이 더 가까이 오기전에 서둘러 사선으로 가야에게 패스했다.
맨유의 수비진과 미드필더 사이 넓어진 공간에 단숨에 다섯 명의 선수가 들어왔다.
이를 막아야 하는 것은 후방을 지켜야 하는 네 명의 수비수.
뒤늦게 윤석과 포그바가 내려오는 사이, 첼시는 서둘러서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다.
가야가 다시 사선으로 조금 아래로 내려온 도밍게스에게 패스했고, 도밍게스는 쇼와 바란을 불러들이면서 그대로 엠볼로에게 패스했다.
엠볼로를 향해 라포르테가 들어가는 순간, 엠볼로는 라포르테의 뒤로 공을 찔러 넣었다.
그리고 라포르테의 시선을 피한 아자르가 엠볼로가 찔러 준 공을 향해 달려갔다.
-아아, 단숨에 1대1 상황! 데 헤아!
데 헤아가 아자르를 향해 무섭게 들이닥쳤다.
공을 막기 위해 몸을 숙이고 달려오는 데 헤아를 지켜보며 아자르가 침착하게 공을 띄워서 찼다.
-골! 아자르!!
-선제골입니다. 전반 17분, 맨유를 상대로 오랜 시간 작업해 온 것이 결실을 맺네요!
-맨유 선수들, 오늘 전체적으로 호흡이 맞지 않습니다. 간격을 유지하고 서로 협력해야 하는데 각자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아니죠, 그 이전에 우승을 향한 집념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겁니다.
-무리뉴 감독, 골을 먹자마자 흥분해서 라인 가까이 서서 선수들을 다그치고 있습니다.
[다들 정신 차려라! 이래 가지고 뭘 한다는 거냐! 간격 유지하고 서로를 봐야지!]선수들을 향한 무리뉴의 외침.
맨유의 선수들은 손쉽게 헌납한 골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인상을 찌푸린다. 그 가운데 윤석이 손뼉을 치며 말했다.
[그래, 정신 차리자! 우리 너무 우승만 생각하는 거 같다! 오늘 아니어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어! 너무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자고!]윤석의 말에 선수들이 서로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그래! 집착하면 더 나쁜 상황만 나오지 않겠냐!] [자, 가자! 가자!] [차분하게! 서로 보고!] [간격 유지하자!]골을 먹긴 했지만, 맨유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까지 단 한 번도 지지 않을 만큼 서로를 의지하고 믿고 싸워 왔다. 고작 1골로 흔들리기에는 가진 것들이 너무 많았다. 행여 오늘 지더라도 아쉬울 게 없었다. 첼시한테 지는 게 화날지는 몰라도 당장 우승이 물 건너가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음.]콘테는 생각보다 단결이 잘 돼 있는 맨유의 선수들을 보고 침음을 흘렸다.
하지만 이제 첫 골, 두 번째, 세 번째 골을 넣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몰아붙여!]그렇다고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않은가.
맨유가 수비적으로도 완성된 팀이라고 하지만 정말 무서운 것은 위력적인 공격이지, 수비가 아니었다. 두들겨서 골을 넣지 못할 팀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콘테의 주문대로 선수들은 템포를 올려 다시 맨유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아까와 달리 맨유는 차분하게 공을 주고받으면서 첼시를 상대했다.
윤석은 포그바를 살폈다.
자신의 실책을 깨닫고 포그바는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었다.
눈이 마주친 포그바에게 후방을 부탁하고, 포그바가 고갯짓을 하는 것을 본 윤석이 앞으로 나아갔다.
미키타리안이 공을 가지고 있다가 2선으로 나와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까지 온 윤석을 확인하고서 공을 찔러 준다.
-앗! 캉테!
그 순간.
윤석이 공을 향해 다가가는 순간 한발 더 빨리 다가온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은콜로 캉테.
그는 윤석과 거리를 두고 지켜보고 있다가 잽싸게 움직여 윤석에게 향하는 공을 인터셉트한 것이다.
공알 가로챈 캉테는 그 즉시 전방으로 공을 찔러 넣었다.
중원으로 들어오던 모제스가 공을 받고서 도밍게스에게 공을 패스했다.
도밍게스는 스무 살의 어린 선수이긴 했지만, 발이 빠른 편이었고 드리블도 좋고 크로스도 준수해 인사이드 포워드 역할과 정통적인 윙어의 역할을 모두 수행할 줄 아는 월드 클래스로 성장할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었다.
그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그는 엠볼로와 아자르, 둘 다 파고 들어갈 수 있는 절묘한 위치로 크로스를 올렸다.
바란과 라포르테가 몸을 돌려 공을 향해 쫓아갔고, 엠보로와 아자르도 공을 향해 달려 나간다.
그리고 한발 더 빨리 공을 차지한 선수는…….
-엠볼로!
브릴 엠볼로였다.
엠볼로는 떨어지는 공을 향해 우악스럽게 파고들어 와 머리를 들이밀어 땅으로 공을 떨구고 어거지로 자신의 옆에 붙은 라포르테를 떼어 놓고 공을 몰고 골대를 향해 슈팅했다.
쾅!
힘껏 때린 슈팅.
그리고…….
-데 헤아! 선방!
-저걸 막아 내는군요!
데 헤아가 예측하고 가슴에 공을 안았다.
그리고 그는 그 즉시 전방을 향해 공을 찼다.
뻥 소리와 함께 쭈욱 뻗어가는 공을 향해 맨유의 선수들이 득달같이 움직인다.
데 헤아로부터 시작된 역습.
공이 떨어지는 위치에 윤석과 벨로티, 그리즈만이 대기하고 있었고 포르날스와 주마, 세메도도 공을 잡기 위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런 공중 볼 다툼에서 유리한 것은 단연 윤석이었다.
남은 선수들을 모두 밀어 내며 윤석이 높이 떠올라 머리를 들이밀었다.
퉁!
헤딩이지만 비교적 정확하게 공은 커트 주마의 등 뒤로 떨어져 내렸다.
주마의 뒤에는 사선에 위치한 무사치오가 있었기에 주마는 무사치오가 공을 걷어 내리라 믿었다.
하지만 무사치오가 반응하기도 전에 공이 떨어질 것을 예측이라도 한 듯한 선수가 파고 들어와 발을 들이밀고 있었다.
-한정우!
뻥!
평소 정우를 생각하면 슈팅하기에 비교적 먼 거리.
프리킥으로 직접 득점을 넣은 적도 있던 위치였지만, 이렇게 공중 볼에서 차지한 루스볼이 채 떨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우는 발리로 공을 때렸다.
그리고 놀랍게도 공은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골대를 향해 정확하게 나아가고 있었다.
밖으로 나갈 듯하다가 휘어 들어오는 공을 보고 다급하게 공을 향해 쿠르트와가 뛰어올라 손을 들이밀었다.
치익!
손끝에 걸리는 공.
하지만 발리로 때렸다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스핀을 잔뜩 머금은 공은 손끝을 스치긴 했지만, 방향만 바뀌었을 뿐 골대를 향해 들어가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철썩!
-한정우우우우우!
-아, 이 선수 정말…… 이게 가능합니까? 엄청난 발리슛을 보여 준 한정우!
-스코어는 1 대 1! 그리고 한정우는…… 자신이 기록한 프리미어 리그 한 시즌 최다 골의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됩니다!
-또다시 역사를 만들려는 한정우! 저는 이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리미어 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격수는 한정우입니다!
동점 골을 만든 정우를 향해 동료들이 달려와 그를 축하했다.
좋은 흐름을 타고 두 번째 골을 목전까지 뒀다가 단숨에 단 한 번의 역습으로 동점을 허용한 첼시의 선수들은 허무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시간은 어느덧 전반 29분! 하지만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아직 많은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다시 시작된 경기.
경기 시작할 당시에 다소 경직되어 있던 맨유의 선수들은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듯 활기차게 첼시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공을 소유한 첼시는 동점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기세가 꺾이지는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플레이를 이어 갔다.
그렇게 전반전이 마무리되었다.
-전반전 1골씩 주고받으면서 흥미를 끌었지만, 전반 말미에는 다소 지루한 경기를 펼친 양 팀입니다.
-승부는 후반전에 판가름 날 것 같네요.
선수들이 로커 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무리뉴는 생각에 빠졌다.
4-4-2 포메이션으로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어 가긴 했지만, 이 포메이션에서 윤석과 포그바는 생각보다 좋은 호흡을 보여 주지 못했다.
무리뉴는 포그바를 수비적인 역할을, 윤석에게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했는데 포그바가 수비적인 롤을 잘 소화하지 못한 탓이었다.
그렇다고 두 사람의 역할을 바꾼다?
포그바도 좋은 선수이긴 하지만, 공격의 선두에서 선수들을 장악하고 공을 배급하는 것은 윤석에 못 미친다.
[사실 아무도 그와 같은 모습을 보여 주기 힘들긴 하지만.]윤석이 어떤 선수인지 생각하며 무리뉴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렇다고 오늘 같은 경기에서 윤석에게 수비 롤만 부여하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잠시 고민에 휩싸인다.
모험을 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의 안정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
그런 고민과 함께 로커 룸 안으로 들어서던 무리뉴는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선수를 보고 마음을 정했다.
지금의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다소 아쉽긴 해도 경기가 엉망이 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후반도 그대로 나간다! 다들 마음을 다잡고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 이겨라! 이겨서 즐기자!]무리뉴의 말을 듣고 선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다시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양 팀 모두 필드 위로 올라왔습니다. 선수 교체는…… 없군요.
-전반전에 누구 하나 아쉬울 거 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 줬습니다. 굳이 무리해서 선수를 교체할 필요가 지금 시점에는 없죠.
“라이프치히에서 2연패, 오늘 이기면 맨유에서도 2연패를 하게 되네?”
필드 위에서 형과 함께 걸어 들어오던 정우가 윤석에게 말했다.
“그렇지.”
“이건 이거 나름대로 대단한 일 아니겠어?”
“그렇지.”
“그럼 그 역사적인 순간에 형이 도움으로 해트트릭을 하고 내가 해트트릭을 하게 되면?”
정우의 말을 듣고 윤석이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 피식 웃었다.
“내가 매번 말했지?”
“응?”
“내가 찔러 줄 테니, 넌 때려 넣으라고.”
지난 시간 늘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윤석은 찔러 줄 거고, 정우는 때려 넣으리라.
정우는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