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45)
형제의 축구-245화(245/251)
형제의 축구 245화
후반전은 맨유의 선축이었다.
맨유는 간격을 유지하고 공을 주고받으면서 첼시를 넘봤다.
지난 전반기 당시 첼시는 지금보다 상대하기 쉬운 팀이었다. 확실히 콘테가 작심하고 팀을 다잡고 수비가 견고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가운데 맨유는 서서히 라인을 올리면서 첼시를 압박하고 공을 앞으로 보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역습이 두렵긴 했지만 간격이 깨져서 공간을 내주는 것이 더 두려웠다.
그래서 무리뉴는 후반에는 더 공격적으로 첼시를 밀어붙이길 주문했고, 선수들은 충실히 무리뉴의 지시를 따랐다.
그 기세가 거셌기 때문에 첼시는 라인을 내리고 골대 앞을 지키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윤석과 포그바를 뒤에 두고 수비진들에게 맨유의 공격을 맡길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 가운데 맨유는 간격을 좁혀가면서 첼시의 공간을 차지해 들어갔다.
맨유는 마치 티키타카를 하는 것처럼 정확하고 빠른 패스로 첼시의 혼을 빼놓는다.
무리뉴와 어울리지 않는 방식.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었다.
첼시가 맨유의 전진 패스를 막고 압박하기 위해 마찬가지로 간격을 좁히고 그들을 견제하는 사이에 알게 모르게 미키타리안과 정우는 측면으로 빠져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야와 모제스까지 중원에 가세하는 순간.
포그바가 우측면으로 공을 찔러 넣었다.
기다리던 미키타리안이 잽싸게 측면으로 빠지면서 공을 향해 달려 나갔다.
중원에 가세했던 가야와 세메도가 미키타리안을 따라 공을 빼앗기 위해 달려갔지만, 미키타리안이 한발 더 빨리 공을 차지했다.
몸을 빙글 돌려 두 사람을 확인하며 미키타리안은 그대로 크로스를 올렸다.
목적지는 세메도의 빈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그리즈만이었다.
그리즈만이 골대를 등지고 공을 차지하는 순간 주마가 달려와 그리즈만의 뒤에서 그리즈만을 가로막는다.
몸을 돌려 봤자 본인이 직접 슈팅을 하지 못할 거라고 판단한 그리즈만은 다른 사람을 찾았다.
그런 그리즈만을 향해 윤석이 손을 치켜들며 달려왔다. 그리즈만은 지체할 것 없이 윤석에게 공을 패스했다.
그와 동시에 벨로티는 무사치오와 함께 컷 아웃하며 빠져나갔고, 그 자리를 정우가 치고 들어온다. 윤석은 그대로 정우가 있는 쪽으로 스루패스를 찔러 넣는다.
마치 톱니바퀴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선수들.
그리고 화룡정점으로 이어지는 것은 정우의 슈팅이었다.
윤석의 패스를 왼발로 받고 그대로 오른발로 찬다.
단순한 동작이었지만, 그 슈팅은 매우 날카로웠다.
필드 위로 낮게 깔려 뻗어 가는 공은 쿠르트와가 자세를 잡고 막으려 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철썩!
-골! 골골! 한정우우우우우우! 골입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또다시 역사를 만드는 한정우! 프리미어 리그, 개인이 보유했던 기록을 여기서 경신하네요! 리그 41골! 한정우!
[와아아아아!]우레와 같은 함성 속에 정우가 오연하게 섰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제가 말했죠?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입니다.
-남은 경기에서 넣는 골 모두가 역사가 되는 한정우입니다.
-형제가 함께 만든 골이기 때문에 더욱더 의미가 깊지 않을까 싶습니다. 윤석이 이번 시즌 정우에게 내준 어시스트만 해도 몇 개인가요?
-정확한 통계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제가 해설할 때마다 넣은 것을 생각하면 최소 열 개 이상입니다!
역전을 이뤄 낸 맨유가 기세를 올리며 서로 부둥켜 기뻐했다.
-오랜 시간 야금야금 작업을 한 거죠, 이것은. 첼시 선수들을 중앙으로 몰아넣고 측면을 이용해 첼시의 수비를 단숨에 벌리면서 그 틈에 골을 만들어 냈습니다.
-네, 괜히 무패로 이번 시즌 승승장구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해설들의 칭찬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시 경기가 시작되었다.
첼시는 자신들의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맨유를 상대한다. 하지만 풀린 몸과 함께 기세도 오른 맨유를 상대로 공을 앞으로 전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전방에서부터 후방까지 맨유가 거센 압박을 하며 다시 간격을 좁혀 들어간다. 모제스와 가야가 맨유에서 그랬던 것처럼 측면을 활용하려 했지만, 3-4-3보다 4-4-2의 측면 활용도가 높았다. 측면으로 공을 돌릴 때마다 쇼와 헨라취, 그리고 정우와 미키타리안이 모제스와 가야를 앞뒤로 압박해 들어간다.
진퇴양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첼시가 무의미한 패스를 이어 간다.
이렇게 되면 선수들은 점차 자신의 페이스를 잃고 집중력이 떨어지게 마련.
포르날스가 공을 가지고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포그바가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그에게 달려들었다.
[헛!]놀란 포르날스가 헛숨을 들이키는 순간 포그바는 깔끔하게 그의 발 앞에 공을 따내 윤석에게 밀어 준다.
다시 맨유의 공격진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윤석을 공을 가지고 그대로 전방을 향해 달려 나가다 조금 아래로 내려온 벨로티에게 공을 패스했다.
벨로티가 공을 가지고 몸을 빙글 돌리며 앞을 바라보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단단하군.]세 명의 센터백이 골대 앞을 단단하게 지키고 있었다.
벨로티는 센터백의 간격을 넓히기 위해 공을 가지고 측면으로 빠져나간다.
정우와 벨로티가 왼쪽에 좁은 간격으로 함께 있자 무사치오가 그 자리를 지키고 선다.
측면에서 들어오는 맨유의 공격이 무서웠기 때문에 골대 앞을 마냥 지키기만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정우와 벨로티가 공을 주고받으면서 무사치오를 가지고 노는 사이 모제스가 가세하자 벨로티는 측면으로 빠지는 척하다가 윤석에게 공을 패스했다.
공을 받은 윤석이 골대를 향해 달려 나가기 시작하자 주마와 세메도가 다급해졌다.
캉테도 이를 보고 다급하게 윤석을 따라간다.
-한윤석이 2선과 최전방에 있을 경우에는 위험합니다!
-살인 슈팅이 나오나요!
윤석이 다리를 크게 휘둘렀다.
그 공포 앞에 순간 움찔하는 전방의 수비수들, 그리고 휘둘러지는 윤석의 다리!
하지만 그것은 슈팅이 아니었다.
그 수비수들을 바보로 만드는 빠른 패스였다.
주마가 아차 싶은 마음에 발을 들었지만, 이미 공은 주마가 뻗은 다리보다 빨리 그를 스쳐 가 수비의 뒤 공간으로 파고든 뒤였다.
-아, 한정우 어느새!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공, 그리고 놀라운 속도로 정우가 그것을 따라잡는다.
쿠르트와도 동시에 공을 향해 달려 나갔지만, 정우가 한발 빨랐다.
통!
아까와 마찬가지로 바닥에 낮게 깔리는 공.
아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마치 물수제비처럼 통통 튕기면서 크게 휘어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쿠르트와가 당황하며 몸을 쭈욱 뻗어 그 공을 막아 보려 했지만, 스핀을 먹은 공은 이미 골라인을 넘어서 골대를 뒤흔든다.
[와아아아아아!]-골! 골입니다!
-이제는 놀랄 것도 없습니다. 당연하다는 듯 해트트릭! 이번 시즌 리그 다섯 번째 해트트릭입니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해트트릭의 주인공인 앨런 시어러와 동률을 이루는 한정우!
-앨런 시어러는 자신의 기록이 또다시 한정우에게 갈아치워지는 모습을 보고 있겠네요.
-하하, TV 칼럼에서 그가 어떤 말을 할지 기대됩니다. 그리고 같은 경기에서 또다시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깹니다. 이 선수가 골을 넣을 때마다 바빠집니다. 통계 자료를 미리 준비해야 하겠어요.
해트트릭을 상징하는 세 손가락을 높이 치켜든 정우가 환하게 웃는다.
맨유의 팬들은 자신의 팀에서 위대한 선수로 기억될 이 선수를 향해 아낌없이 찬사를 보내며 그의 응원가를 불렀다.
-스코어는 3 대 1! 남은 시간은 이제 10여 분 정도 되나요?
-첼시, 오늘 경기에서 맨유의 우승을 뒤로 미루게 하겠다고 했는데, 그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무리뉴는 차분한 표정으로 벤치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지만, 심장은 이미 두근두근 뛰고 있었다.
슬그머니 눈동자만 굴려 시간을 확인하면서 경기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이 얼마나 통쾌한 순간이란 말인가!
창피할 정도로, 굴욕적일 정도로, 선수들의 태업과 함께 쫓겨난 팀을 상대로 리그 2연패를 이루게 된다.
그 당시 태업에 동참했던 선수들이 아직도 저 팀에 남아서 자신을 상대하고 있었다.
봐라, 너희들보다 더 뛰어난 선수들로 나는 리그를 점령한다.
[으음…….]지난 몇 년의 시간보다 지금 이 몇 분 안 되는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진다.
그만큼 기대되는 순간.
하염없이 시간을 바라보기 뭐해서 자리에서 일어나 선수들에게 남은 시간까지 집중할 것을 요구한다.
굳이 그가 말하지 않아도 지금 맨유의 선수들은 집중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삐익! 삐익! 삐익!
마침내 종료 휘슬이 울렸다.
휘슬이 울리자 맨유 선수들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환호하거나 옆에 있는 선수를 부둥켜안았다.
그것은 관중석의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환호성을 터뜨리며 서로를 부둥켜안고 자랑스러운 자신의 선수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무리뉴는 긴 기다림 끝에 두 주먹을 불끈 쥐어 어퍼컷하면서 함성을 질렀다.
-경기 종료됩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우승입니다!
-리그 2연패!
-혼돈의 프리미어 리그, 강팀이 즐비해 누가 우승을 할지도 알 수 없는 이곳 프리미어 리그에서 결국 웃게 되는 팀은 맨유가 되었습니다!
-무리뉴 감독, 여섯 시즌이나 무관으로 고생하던 맨유를 이끌고 2연패! 다시 영광의 팀으로 돌려놓습니다!
-아, 저기 보이시나요? 관중석에서 좋아하는 퍼거슨 감독의 모습이 보이네요!
-하하하, 진짜 어린아이처럼 좋아합니다! 저 모습 그대로 오랜 시간 맨유를 지켜봐 줬으면 합니다!
패배의 아픔을 뒤로하고 첼시 선수들은 로커 룸으로 들어가는 입구 앞에 나란히 서서 퇴장하는 맨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매년 보는 모습이지만, 보기 좋네요. 우승 팀을 향한 상대 팀의 박수는요.
-그렇습니다. 맨유 선수들 자랑스러울 것 같네요. 저희는 잠시 뒤 우승 시상식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로커 룸으로 들어갔다 다시 나온 맨유의 선수들이 이내 시상식을 위해 하나씩 나오기 시작한다.
-선수들의 표정이 밝습니다.
-아, 마지막으로 무리뉴 감독이 입장하네요. 고생했던 시간을 보상받고 있는 무리뉴 감독, 그를 질타하던 팬들이 이제 그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하며 박수를 아끼지 않습니다.
-2연패입니다. 그럴 수밖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2연패는 시작이길 바랍니다. 앞으로 더 큰 영광이 맨유와 함께하길 바라겠습니다! 이왕이면 형제도 함께요!
-하하하, 그렇죠. 형제가 함께해야 합니다. 제발 맨체스터에서 재미있는 일들만 가득해서 형제가 이곳에서 떠나고 싶어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모두가 단상 위에 오르고, 장내 아나운서가 외쳤다.
-2020-21 시즌! 프리미어 리그 우승 팀은…….
일순 조용해지는 올드 트래포트.
그리고.
-바로 우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입니다!
[와아아아아아!]우승이 발표되는 순간 주장인 데 헤아가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올드 트래포트는 함성 소리로 가득 찼다.
샴페인이 선수들을 흠뻑 적시는 가운데, 이제 맨유에게 남은 것은 무패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와 FA컵이 남아 있었다.